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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7화

차설아는 기쁜 마음에 다급하게 물었다.

“어디 있어요? 얼른 갖다주세요.”

젊은 하인은 겁에 질린 얼굴로 우물쭈물하며 말했다.

“사모님, 상자가 언제 지하실로 옮겨졌는진 모르겠지만... 한 번 직접 가보세요!”

“지하실에 있다고요?”

차설아는 어이가 없었다.

힘들게 여러 군데를 찾아봤는데 가장 먼저 찾아야 할 곳을 간과했다니, 역시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하지만 여자의 얼굴을 보니 일이 그렇게 간단치 않을 것이다.

차설아는 계단을 내려가 지하실로 향했다.

성도윤도 눈살을 찌푸리더니 긴 다리로 묵묵히 차설아의 뒤를 따랐다.

성씨 가문 본가의 지하실은 지하 2층에 있었는데 굽이굽이 계단을 내려가야 했다. 어떤 재난이 일어났을 때 대피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기에 지하실은 캄캄하고 공기가 탁해 평소에는 사람이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

지하실 앞에 도착하자 차설아는 문이 약간 열려있는 걸 발견했다. 그 안에는 어두운 붉은색 빛이 뿜어져 나왔는데 으쓱한 기운이 풍겼다.

“바, 바로 이 안이에요!”

젊은 하인이 문밖에 서서 한사코 들어갈 엄두를 내지 못했다.

차설아도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지만 여기는 결국 그녀가 4년 동안 묵은 집이라 두려울 것도 없어 그냥 문을 밀고 들어갔다.

“아악!”

눈앞의 장면이 너무 기괴해서 차설아는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몸을 휘청거리며 금방이라도 바닥에 주저앉을 것만 같았는데.

“소리는 왜 지르는 거야!”

성도윤이 긴 팔로 차설아의 가느다란 허리를 꽉 잡았다. 넓은 가슴팍은 그녀에게 무한한 안정감을 가져다줬다.

차설아가 뒤돌아봤다. 잔뜩 겁에 질린 그녀는 차가운 남자와 눈을 맞췄다.

‘이 녀석은 언제 따라온 거야! 귀신인 줄 알았네, 소리도 없이 따라와서!’

그녀는 겨우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는 지하실에 널려있는 기괴한 물건들을 가리키며 물었다.

“이 물건들 도대체 누가 이렇게 놓은 거야? 무섭지 않아?”

성도윤은 차가운 시선으로 지하실을 한 바퀴 둘러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무섭긴 하네.”

백여 평의 지하실에는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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