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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화

“설아 아가씨, 혹시 설아 아가씨예요?”

음산하고 쉰 목소리는, 설레는 말투로 차설아를 향해 끊임없이 다가갔다.

차설아는 제대로 놀라, 두 손을 흔들며 크게 소리쳤다.

“경고하는데 나한테서 떨어지는 게 좋을 거야. 내 팔자가 얼마나 단단한 줄 알아! 나한테 함부로 한다면 도사를 찾아가서 너를 거두어 영원히 사라지게 만들 거야!”

“무서워하지 마세요, 아가씨, 저예요. 늘 제 옆에 붙어 계셨잖아요. 민이 이모예요.”

뼈만 앙상한 ‘여자 귀신’은 한 손으로 차설아의 손목을 잡아 당기고 다른 한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린 검고 긴 머리카락을 양옆으로 넘겨 하얗게 질린 얼굴을 보였다.

“민이... 이모?”

차설아는 갑자기 조용해지더니 조심스럽게 눈을 떴다.

‘여자 귀신’의 얼굴을 보고 믿기지 않는 표정을 지었다. 차설아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이모, 어떻게, 어떻게 지금까지...”

민이 이모는 차설아 집의 집사이자, 어릴 때부터 차설아를 키운 유모였다.

어떻게 보면 차설아의 엄마보다 더 친한 관계였다.

차씨 가문이 파산한 후, 부모님은 투신하여 자살했고, 수많은 빚쟁이가 집에 찾아왔다. 민이 이모는 끝까지 집을 지키려다가, 한 패거리가 휘두른 몽둥이에 맞아 난장소에 던져졌다.

물론 이런 소식은 차설아가 성가에 시집와서 들은 것이다.

그녀가 차가로 돌아갔을 때, 이미 너무 늦어버린 뒤였다. 차설아는 난장소에 달려가 사흘 밤낮을 뒤졌지만, 이모의 시체를 찾지 못했다.

차설아는 돌아가서 몸살이 났다. 거의 보름 동안 흐리멍덩해서 잠만 잤고, 입에서 온갖 귀신에 홀린 듯한 말을 했다.

그때부터 소영금은 차설아를 불길한 사람이라며, 주위 사람에게 불운을 가져오는 재수 없는 존재라고 했다.

차설아는 언젠가 민이 이모의 복수를 하리라 다짐했다.

최근에 마침 민이 이모를 때려죽인 몇몇 사람을 찾아내 손을 쓸 생각이었다.

설마 민이 이모는 차설아의 진심을 느끼고 신통력을 발휘한 것일까?

“아가씨, 겁먹지 마세요. 전 귀신이 아니에요. 보세요. 체온이 있잖아요.”

민이 이모는 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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