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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선 이혼, 후 집착: Chapter 171 - Chapter 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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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화

“큰사모님 얘기가 궁금한 거예요?”민이 이모는 차설아를 보더니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한숨을 푹 쉬었다.“그럼 미안하게 되었네요, 저도 큰사모님에 대해선 잘 몰라요. 한 번밖에 보지 못했거든요...”“한 번밖에 보지 못했다고요?”“네!”민이 이모는 회상에 잠기더니 차근차근 말하기 시작했다.“저는 어려서부터 집안의 가르침을 받았어요. 모씨 가문은 평생 성씨 가문을 모시며 살아야 한다고요. 그래서 큰사모님께서 저를 찾아오시고 저에게 차씨 가문의 집사일 외에 그당시 임신한 사모님과 곧 태어날 아가씨를 돌볼 것을 제의하셨죠. 저는 무조건 큰사모님의 지시를 따랐습니다.”“큰사모님은 워낙 신비로운 분이셨어요. 그 어떤 공식 석상에서도 얼굴을 비추시지 않으셨고 저를 만날 때도 베일을 쓰고 계셨어요. 큰사모님을 뵌 건 딱 그 한 번뿐이었어요.”“큰 사모님께선 특별한 분위기를 풍기셨죠. 단지 ‘아름답다’는 말로만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독특한 매력을 가지셨어요.”“제가 처음 차씨 가문으로 왔을 때 큰사모님께서는 이미 떠나셨어요. 어디로 떠나셨는지는 어르신, 선생님, 그리고 사모님 모두 함구하셨어요. 그 이후로 아무도 이 얘기를 꺼내지 않았죠...”차설아가 의기소침하게 말했다.“그래요, 할아버지도 할머니에 대해 전혀 얘기하지 않으셨잖아요. 집에는 할머니 사진도 없고요. 하지만 엄마, 아빠, 그리고 할아버지 모두 할머니를 그리워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 그동안 할머니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기에 사랑하는 가족을 부득이하게 떠나야 했는지 알고 싶어요.”민이 이모한테서 유용한 정보를 얻으려고 했는데 어쩌면 민이 이모가 알고 있는 것이 그녀보다도 많지 않을 것이다!그녀는 여러 가지 경로로 겨우 짜깁기하여 조금의 정보를 알아냈었다.할머니 성이란은 머나먼 해주시의 가장 오래되고 신비로운 가문인 성씨 가문 출신이었다.이 가문은 한때 무한의 영광을 누렸지만 어떤 특별한 이유로 지금은 세월의 연륜 속으로 사라져 아무도 감히 언급할 수 없는 존재로 되었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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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화

민이 이모는 차설아의 배를 보더니 선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지금 가장 중요한 일은 바로 뱃속의 아이를 안정시키고 건강하게 아이를 낳는 거예요.”아이의 아버지가 누구인지에 대해서 차설아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지만 민이 이모는 이에 대해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차설아는 민이 이모를 굳게 믿고 있었다, 민이 이모도 워낙 입이 무겁기에 차설아의 허락을 받지 않은 한 이 비밀을 영원히 지킬 것이다.그 후 며칠간, 차설아는 모든 활동을 미루고 아이의 안정을 위해 집에서 휴식을 취했다.민이 이모도 그녀를 정성껏 보살폈다.민이 이모는 역시 의학 가문 출신이었다. 탕약을 몇 첩 마시더니 차설아의 사소한 병들은 다 나았다. 더는 걸핏하면 피곤해지는 일이 없었고 전보다 활력이 넘쳤다. 심지어 입맛도 살아 하루에 식사를 여러 끼나 먹었다.이날, 민이 이모는 아침 일찍이 장을 보러 나갔다. 차설아는 아직 침대에 누워 잠을 자고 있었고 따스한 햇빛이 몸에 내리쬐어 편안함을 안겨줬다.그렇게 차설아는 다짐했다, 이제 비즈니스가 안정기에 들어서면 그녀는 아이와 민이 이모를 데리고 외국에 가서 생활할 계획이었다.그때면 차설아는 전혀 금전적인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고, 온종일 느릿느릿 여유롭게 생활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쾌적한 기분은 오래 유지되지 못했다. 집 밑에서는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려왔다.“겁내지 말고 다 부숴!”“죽은 사람이 산 사람을 괴롭힐 수도 있나? 오늘 여기 제대로 부수지 않으면 너희들 다 나한테 죽도록 맞을 각오해!”차설아는 미간을 구기더니 불만의 표정을 지으며 눈을 떴다.소리가 점점 커지더니 물건이 부서지는 소리까지 들렸다. 그래서 차설아는 확신할 수 있었다, 이건 환각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 누군가가 집에 쳐들어와 소란을 피우고 있다.그녀는 묵묵히 침대에서 일어나 아무 가디건을 밖에 걸치고는 슬리퍼를 신은 채 상황을 살피러 나갔다.아래층에는 흰색 양복을 입은 남자가 쇠 파이프를 든 건달 네, 다섯 명을 지휘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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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화

“내가 몸조리를 다 하고 당신들을 찾아가 제대로 죗값을 치르게 할 생각이었는데 알아서 찾아오다니... 눈치는 있네.”차설아는 여유로운 표정으로 계단을 내리면서 말했다. 손가락에서는 ‘뚝뚝’ 소리까지 났다.그녀는 4년 전에 민이 이모를 생매장한 사람이 바로 소씨 그룹 사장인 소건우의 심복, 한진규라는 사실을 이미 알아냈었다.그녀는 한진규가 반드시 그 죗값을 치르게 하리라 다짐했다.그리고 그녀의 눈앞에 있는 흰색 양복을 입은 남자는 바로 한진규였다.한진규와 건달들은 소리를 듣고 시선을 차설아에게로 돌렸다. 그러고는 피식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하하하, 누군가 했는데 겨우 살아남은 천한 차씨 집안 핏줄 아니야?”“우리 사장님은 일찍이 차씨 집안의 뿌리를 뽑고 싶어 하셨는데 4년 전에 성씨 가문의 체면을 봐서 한 번 봐줬을 뿐이야. 하지만 지금 넌 이미 성도윤과 이혼한 사이지. 그 누구도 네 뒤를 봐줄 수 없을 것이라고. 마침 네년의 목숨을 끊어 사장님한테서 상을 받아야지!”차설아가 입꼬리를 씩 끌어올렸다.“개도 간식을 얻고 싶으면 주인한테 재롱을 떨어. 당신한테는 그런 재주라도 있어? 입을 함부로 놀리기 전에 먼저 옷을 처리하는 게 좋을 텐데...”“아까 오줌을 싼 멋진 모습은 이미 동영상으로 녹화했어. 소건우는 심복인 당신이 관건적인 시각에 이렇게 겁에 질려하는 모습을 보면 무슨 생각을 할까? 더군다나 당신은 방금 소건우를 배신하기까지 했어.”차설아가 말하고는 휴대폰을 열었다. 그리고 가장 큰 음량으로 방금 한진규가 민이 이모을 보고 겁에 질려 오줌을 지린 동영상을 반복 재생했다.“푸하하하!”건달들은 참다못해 웃음을 터뜨렸다.“정말 겁쟁이가 따로 없네!”민이 이모도 배를 끌어안으며 깔깔 웃었다.아마 고생만 4년 동안 하다가 처음으로 이렇게 마음 놓고 웃었을 것이다.한진규의 안색은 한껏 어두워졌다. 그는 표독스러운 얼굴로 차설아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X발, 감히 나한테 장난을 쳐? 내가 오늘 반드시 널 다리 하나 못 쓰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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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화

그 누구보다도 단순하고 난폭한 수법은 누가 봐도 해안시 절대적인 일인자인, 얼음장처럼 차가운 성도윤이었다.하지만 그런 귀하신 분이 도대체 왜 ‘누추한 흉가’로 온 것인가? 차설아는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한진규는 차설아에게 당해 엉덩이가 깨졌고, 또 다른 사람에게 걷어차여 뼈가 부서질 고통이 전해왔으니 화가 치밀어 올라 그 누구보다 흉악한 표정으로 상대에게 따지려고 했다.하지만 얼음장처럼 싸늘한 성도윤와 눈을 마주치자 그는 얼굴이 바로 새하얗게 질리더니 하마터면 또 오줌을 지릴 뻔했다.“성... 성 대표님. 여, 여긴 어쩐 일이세요?”성도윤은 개처럼 땅바닥에 엎드려 있는 한진규를 내려다보더니 눈살을 찌푸리며 언짢은 어조로 물었다.“당신, 소건우 쪽 사람 아니야?”전에 소건우와 비즈니스를 할 때부터 한진규는 그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한진규는 소건우의 경호원들 중에서 서열 1위였는데 소건우는 어디든 그를 데리고 다녔다.“맞습니다. 저는 한진규라고 하고 저희 사장님 밑에서 오랫동안 일을 해왔습니다. 전에 소씨 그룹과 장기 계약을 하실 때도 제가 그 영광스러운 자리를 함께했죠. 대표님은 워낙 배울 점이 많으신 분이라 항상 배우고 있습니다. 오늘 이렇게 뵙게 되니 정말 반갑습니다!”한진규는 한껏 낮은 자세로 말하더니 성도윤에게 당장이라도 무릎을 꿇을 기세였다.성도윤의 신분이나 지위가 모두 소건우보다 높다는 것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기에 절대 그의 심기를 건드리려고 하지 않았다.차가운 얼굴의 성도윤은 한진규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그는 예리한 눈빛으로 거실을 쭉 한 번 훑어보더니 난장판이 된 집안을 발견하고는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이게 어떻게 된 거야?”“그게...”한진규는 마른침을 삼키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저희 사장님께서 차씨 집안에 귀신이 나타난다는 소문을 듣게 되었어요. 이 때문에 많은 이웃들이 불안한 마음을 느꼈고요. 그중에는 사장님 친구분들도 적지 않게 계셨습니다...”“사장님은 워낙 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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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화

성도윤은 차설아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는 혼자 별장을 둘러봤다.“이 별장 구조가 별로네. 거실도 너무 작고, 층고가 높지 않아. 그리고 계단도 좁아서 다시 공사해야겠는걸?”“그리고 인테리어도 너무 낡아빠졌어. 모르는 사람이 보면 조선시대 때 남겨진 집인 줄 알겠어.”“그리고 집안의 기둥 꽃무늬도 정교하지 않아. 부수고 다시 짓는 게 좋을 거야.”차설아는 어이가 없었다.성도윤은 거만한 자세로 별장 안팎 모두 한 번씩 흠을 찾았으니 말이다.‘이 녀석 제정신인 거야? 왜 남의 집에 훈수를 둬?’“도윤 씨, 많이 한가해? 언제부터 디자이너로 전향했어? 우리 집이 어떤지는 당신이 이래라저래라 할 거 없어.”성도윤은 허리를 곧게 편 채 거실 중앙에 서 있었다. 그는 차설아의 말을 못 들은 것처럼 벽에 걸린 산수화를 전념해서 감상하고 있었다.“이 그림 좋네. 아마도 오도자의 ‘목동만가도’겠지? 만약 진품이라면 그 가치가 어마어마할 거야.”성도윤의 날카로운 안목에 차설아는 흠칫 놀랐다.그녀는 돈밖에 모르는 성도윤이 그림이나 서예에도 조예가 깊은 줄은 몰랐다.이 그림은 별장에서 가장 고가의 물건이 맞았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전혀 이 그림의 가치를 몰라봤다. 그래서 이 그림은 차씨 집안의 여러 차례 변고 끝에도 보존될 수 있었다.이 그림은 차설아의 아버지가 생전에 가장 좋아했던 그림이라 항상 벽에 걸려 있었다. 차설아는 이 그림을 볼 때마다 아버지를 그리워하곤 했다.신기하게도 그녀는 성도윤의 듬직한 뒷모습을 보더니 그에게서 아버지와도 같은 안정감을 느끼게 되었다. 마치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산처럼 말이다. 그가 있는 한 그녀의 세상은 안전할 것이고, 하늘이 무너져도 그는 그녀를 지켜줄 것이다.‘차설아, 너 미쳤지. 그래, 단단히 미친 거야!’옆에 있던 민이 이모는 차설아를 보다가 다시 성도윤을 보더니 웃음이 절로 나왔다.그녀는 성도윤을 처음으로 보는 거지만 차설아가 말한 ‘냉혈하고 무정한 놈’의 이미지는 아니었다.적어도 방금 망설임 없이 차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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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화

하지만 생각해 보니 불편한 사람은 차설아 자신이었다.성도윤은 자기 집에 있는 듯, 심지어 차설아보다 더 편해 보였다.얼굴이 충분히 두꺼우면 부끄러운 건 타인의 몫이었다.거실 전체는 한진규 패거리들에 의해 난장판이 되었고, 소파 구역만 그나마 온전한 편이었다.성도윤은 우아하게 소파에 앉아 긴 다리를 포개고 덤덤하게 물었다.“여기서 지내는 건 괜찮아?”“괜찮지 않으면? 여긴 내 집이야. 당연히 편하지.”차설아는 주위를 둘러보고 웃으며 말했다.“4년 동안 방랑하다가 이제 겨우 집에 돌아왔어. 역시 자기 집이 최고야!”성도윤의 얼굴이 조금 어두워지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당신이 말한 것처럼, 별장의 절반은 당신 거야. 돌아가고 싶다면 언제든지 들어가도 돼. 어차피 당신 집이니까!”성도윤의 말에 차설아는 자기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름답고 온화하던 얼굴은 사라지고 어이없는 표정이 어렸다.“성도윤, 그런 말은 너무 위선적이라는 생각 안 해? 내연녀 때문에 한밤중에 날 집에서 내보낼 때는 왜 그런 생각을 못 했대?”뒤늦은 후회는 약이 없다지만, 이 남자는 후회가 아니라 목적을 가진 방문이었다.차설아는 성도윤이 자신을 찾으러 온 목적을 짐작할 수 있었지만, 그녀는 일부러 말하지 않았다. 남자를 답답하게 만들고 싶었다.“전에는 내가 확실히 잘못했어. 임채원이 그런 억지스러운 여자인 줄은 몰랐으니까.”성도윤의 눈에 증오가 스쳤다.임채원을 처음 본 순간을 생각하면, 확실히 인상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보기에는 한없이 연약하고 착하게 생겼지만, 그 두 눈에는 꿍꿍이들로 가득 차 결코 단순한 여자가 아니다.반대로 차설아는 맑고 깨끗한 눈을 지녔다. 평온한 계곡의 맑은 샘처럼 끝까지 바라보아도 티끌 한 점 없이 맑고 순수했다.그런 차설아의 눈을 바라보고 있으면 성도윤도 마음이 흔들릴 때가 있었다.“만약 임채원이 우리 집안을 이렇게 만들 줄 알았다면, 절대 집에 안 들였어.”성도윤은 성가네 별장에 자주 가지는 않았지만, 정원에 만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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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화

성도윤의 180도 변한 태도에 차설아는 어이가 없었다.오만한 성도윤이 내연녀 때문에 이렇게 오래 온화하고 겸손한 척을 했으니, 지칠만하지!차설아는 턱을 치켜들며 웃는 듯 마는 듯 말했다.“내가 전에 분명히 말했을 텐데? 임채원이 모든 언론 앞에서 나한테 무릎 꿇고 사과하면 된다고.”“적당히 해!”성도윤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그는 눈앞의 여자가 낯설게 느껴졌다.차설아는 이렇게 공격적인 사람이 아니었다.“태아가 불안정해서 병원에 누워있다고 말했잖아. 그런데 어떻게 무릎 꿇고 사과해?”“그래? 그럼 하는 수 없지.”차설아는 묵묵히 주먹을 쥐었다. 가슴이 미어질 것 같지만 쿨한 표정을 지으며 비웃었다.“임채원이 무릎 꿇기 불편하다면, 당신이라도 꿇으면 되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성 대표님이 무릎을 꿇는 모습을 보인다면, 과연 얼마나 감동적일까?”성도윤이 자신을 얼마나 각박하고 냉혈한 여자라고 생각하든 상관없었다.차설아는 4년 동안 온순하고 착하게 살았지만, 아무런 대가도 없었다. 차라리 ‘나쁜’ 여자가 되는 것이 더 통쾌했다.성도윤의 얼굴에는 폭풍우가 몰아칠 듯한 분노가 서려 사람을 섬뜩하게 만들었다.차설아의 냉철함에 화가 났고, 더 화가 난 것은… 더 이상 차설아를 장악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이런 무력감은 성도윤을 화나게 했다.“채원이가 잘못을 했지만, 그래도 벌은 이미 받았어.”성도윤은 애써 화를 억누르고 평화적인 해결을 위해 차갑게 말했다.“너는 임산부가 아니잖아. 채원이가 당한 고통을 너는 이해할 수 없어. 만약 경제적 배상을 원한다면 원하는 액수를 말해. 그런데 감히 채원이를 건드리면, 부부의 옛정이고 뭐고, 난 상관 안 해.”“하하.”성도윤의 말을 들은 차설아는 그에 대한 증오가 극에 달했고, 경멸하는 말투로 말했다.“부부의 정? 우리 사이에 그런 게 있었어?”성도윤은 차설아가 본 가장 가식적이고 무정한 남자이다.방금 전까지만 해도, 백마 탄 왕자님 행세를 하더니 지금은 내연녀를 위해 협박까지 서슴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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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화

“제가 그 인간한테 마음이 있어요?”차설아는 젓가락을 멈추고, 예쁜 얼굴에 허탈한 미소를 지었다.“이모, 사람 보는 눈이 늘 정확하시더니, 오늘은 유감이네요. 성도윤이 왜 갑자기 방문을 해서, 심지어 아부까지 하는 줄 알아요?”“혹시… 아가씨를 잊지 못해서 화해하려고요?”차설아는 고개를 저었다.“자기 내연녀를 위해 저한테 사정하러 왔어요. 그 교만한 사람이 그딴 여자 때문에 와서 사정을 하다니. 이것만으로도 전 성도윤을 평생 용서하지 않을 거예요.”“이런…”민이 이모는 조금 충격을 받았다.존귀하고 정직해 보이던 성도윤이 이렇게 원칙이 없는 사람일 줄이야! 정말 실망이었다.“사리 분별이 명확한 분이신 것 같던데. 만약 그 내연녀의 인품이 정말 형편없다면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 같아요. 혹시 여기에 무슨 오해가 있는 건 아닐까요?”“무슨 오해가 있겠어요?”차설아는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이모는 사랑에 눈이 먼 사람이 얼마나 원칙이 없이 행동하는지 몰라요. 편애받는 사람은 늘 멋대로 하고 아무런 두려움이 없죠. 4년이란 시간 동안 그 사람의 마음을 얻지 못한 제 문제죠. 제가 매력이 부족한가 봐요.”차설아는 늘 자신만만했지만, 유독 성도윤의 앞에서만, 기형적인 결혼 생활에서는 열등감이 극에 달했다.어디에 내놓아도 꿀리지 않는 차설아는 왜 하필 가식적인 여우에게 지고 말았을까?그래서, 상관하지 않기로 했다. 더 이상 자신을 의심하고 자존감이 떨어지지 않기로 했다.민이 이모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차설아가 이 결혼 생활에서 매우 상처받았고, 여전히 놓지 못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민이 이모는 속으로 뭔가를 결심했다.차설아의 집을 떠난 성도윤은 기분이 아주 나빴다. 완벽한 얼굴에는 먹구름이 짙게 드리워져 감히 다가갈 수 없는 한기가 배어 있었다.성대 그룹 빌딩 전체에 어두운 분위기가 깔렸고, 직원들도 하나같이 조심스럽게 행동했다.바로 이때, 성도윤의 의형제 사도현이 눈치도 없이 소란스럽게 대표 사무실로 들어갔다.“형, 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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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화

중요한 일이 있으니 찾아왔다고?이 말을 들은 성도윤은 차설아에게 당한 굴욕이 생각나 더욱 화가 났다.“너한테 뭔 중요한 일이 있어? 계속 재잘대면 다신 못 오게 한다.”성도윤은 계속 두꺼운 서류 속에 파묻혀, 끊임없이 한기를 품어내는 빙산처럼 세상과 완전히 단절된 모습이었다.‘쯧쯧, 도윤이 형, 제대로 뚜껑 열렸네.’사도현은 침을 꿀꺽 삼키고, 그제야 다음에 다시 오라던 예서의 경고를 알아챘다.예서에게 도움을 청하려 했지만, 예서는 웃으며 말했다.“그럼 대표님과 이야기 나누세요. 저는 먼저 나가보겠습니다.”그리고... 나가 버렸다.“예서 씨...”예서는 밖으로 나갔을 뿐만 아니라, 문까지 잠갔다. 사도현은 왠지 호랑이 굴에 벼려진 절망감이 들었다. 지옥의 문에 들어선 기분이었다.“콜록!”사도현은 꾸물거리다가 용기를 내어 줄곧 냉담한 표정을 짓고 있는 성도윤에게 말했다.“형, 여기 아무도 없어. 진짜 힘들면 울어도 돼. 일로 자신을 마비시키는 건 아무런 도움이 안 돼. 괜찮아. 울어, 남자가 우는 건 죄가 아니야.”“???”성도윤은 고개를 들고 바보를 쳐다보듯 사도현을 보았고, 입술을 오므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내 앞에서 센 척할 필요 없어. 무릎 꿇고 전처한테 가지 말라고 매달리는 영상 다 봤단 말이야. 그렇게 전처를 좋아하는 줄은 생각지도 못했네. 비록 내 스타일은 아니지만 형만 좋다면 나도 받아들일 수 없는 건 아니야.”사도현은 차설아와의 몇 번의 만남을 떠올리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형은 왜 그런 밋밋한 스타일의 여자를 좋아하지? 게다가 완전히 빠졌잖아.”“하지만 형, 아무리 연애 경험이 별로 없다지만 전처 같은 스타일은 다루기 쉬운 거 아니야? 왜 오히려 꽉 잡혀 있어? 이상하잖아...”사도현은 의리있게 가슴팍을 치며 말했다.“사업은 형이 나보다 낫지만, 연애는 내가 더 잘하지! 여자를 공략하는 기술을 가르쳐줘야겠어. 체면은 살려야 될 거 아니야?”성도윤은 차가운 얼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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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화

성도윤은 크라프트지 표지의 노트를 열고, 펜으로 힘차게 몇 글자를 썼다. ‘여심공략 비법 정리’사도현은 힐긋 쳐다본 후 하마터면 웃음이 터질 뻔했다.“형, 다들 형을 빙산처럼 차갑다고 하는데, 난 왜 바보처럼 느껴지지? 여심 공략 비법 같은 건 글이 아닌 마음으로 터득하는 거야. 어떻게 필기까지 할 생각을 해?”성도윤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모든 일에는 규칙이 있으니 여심 공략도 마찬가지야. 필기뿐만 아니라 선형 분석, 수평 및 수직 다방면으로 비교하고, 샘플 데이터도 확대해서 너의 비법의 합리성과 타당성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할 거야.”“대박... 이렇게 진지할 필요까지 있어?”모르는 사람이 보면 성도윤이 몇십조 프로젝트의 합리성과 타당성을 연구하는 줄 알것이다. 사도현은 순간 어깨가 무거워졌다.“난 모든 일에 진지해.”성도윤은 고개를 들고 경고의 뜻으로 말했다.“그러니까 제대로 가르쳐. 만약 효과가 없다면, 넌 끝장이야.”사도현은 순간 마음이 조여왔다.성도윤의 말은 절대 농담이 아니라는 것을 사도현은 잘 알고 있었다.‘형이 제대로 급했나 보네. 단아해 보이던 차설아가 이런 능력이 있을 줄이야. 우리 형을 손에 꽉 쥐고 있네.”“콜록!”사도현은 목청을 가다듬고 진지하게 말했다.“정 그렇다면 내 반평생의 모든 노하우를 전수해주지.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하면 백프로 효과 있어.”성도윤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기대에 찬 얼굴로 재촉했다.“헛소리하지 말고 빨리 시작해!”“강의를 시작하기 전에 미리 알려둘 게 있어. 내는 여러 종류의 여자를 많이 만나봤으니까 데이터는 충분히 많아. 그러니 내 전문성을 의심할 필요는 없어.”사도현은 비록 자신의 연애경험이 아주 풍부한 건 아니지만, 유일한 연애에서도 차인 성도윤을 가르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했다.“여자를 공략하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어. 하나는 돈이고, 하나는 진실된 마음이지. 나랑 형의 신분으로 볼 때 99%의 여자는 우리가 다가갈 필요 없이 바로 우리한테 달려들지. 하지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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