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식사는 매우 풍성했다. 하늘에서 날고, 물에서 헤엄치는 것까지 모두 갖춰져 그야말로 진수성찬이었다.자리에 앉던 성도윤은 미간을 찌푸렸다.‘할아버지는 늘 담백하고 간단하게 드셨는데, 오늘 내가 왔을 뿐인데 왜 이렇게까지 거하게 준비하셨지?’보아하니 단순한 저녁 식사가 아니라, 어쩌면 잔칫상이 될지도 모른다.성도윤은 더 이상 묻지 않고 수저를 들었다.성주혁은 자리에 앉더니 목청을 가다듬고 말했다.“아직 사람이 다 오지도 않았는데 뭐가 그리 급해?”역시나!성도윤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잠자코 수저를 내려놓았다.아마 차설아를 불러와, 강제로 자리를 만들려는 속셈일 것이다.성도윤은 굳어진 얼굴로 차갑게 말했다.“할아버지, 무슨 속셈인지 알아요. 저와 설아는 이미 끝났어요. 그러니 더 이상 헛수고하지 마세요.”“참, 네놈이 김칫국을 제대로 마시는구나!”성주혁은 희끗한 수염을 유유히 쓰다듬으며, 웃는 듯 마는 듯 말했다.“너 같은 못난 놈에게 내가 왜 설아를 붙여주겠어? 그건 설아를 해치는 것이 아니냐!”성도윤은 어리둥절했다.할아버지의 말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도대체 어느 정도가 진실인지 곰곰이 생각했다.이때, 도우미가 기뻐하며 와서 말했다.“어르신, 도련님, 둘째 사모님 오셨어요!”차설아가 그 뒤를 이어 로비로 들어섰다.성도윤은 여전히 잘생기고 존귀한 자태를 유지하며 차가운 눈을 들어 무심한 척 바라보았다.그리고... 하마터면 화가 나서 피를 토할 뻔했다.차설아는 혼자 온 것이 아니었다. 성도윤이 그토록 싫어하는 배성준의 아들, 배경수도 함께였다.차갑던 성도윤의 얼굴은 더욱 검게 변해있었다.성도윤은 극도로 불만스러운 눈빛으로 어르신을 보며, 합리한 설명을 원했다.하지만 성주혁은 이를 외면하고, 얼굴에 웃음을 가득 머금고 자애로운 얼굴로 두 사람을 향해 손짓했다.“얘들아, 어서 와. 내가 얼마나 오래 기다렸다고. 얼른 와서 밥 먹어!”차설아는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그녀도 성도윤이 여기 있을 줄은 전혀 예상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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