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기 왕성한 두 남자가 호텔에서 같은 룸에 들어가 아직까지 안 나왔는데 대체 뭘 하고 있겠어요?”사람들은 여기까지 말하고 또 이상한 웃음을 지었다.성도윤과 Y에 관한 ‘스캔들’은, 애초에 업계 관계자가 악의적으로 조롱하면서 퍼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또 일련의 우연의 일치와 함께 사실인 양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렸다.“그리고, 성 대표가 이혼한 것도 다른 여자와 바람피운 게 아니래. 그 내연녀도 사실은 둘이 작정하고 내세운 눈속임일 뿐이래.”“에이, 말도 안 돼요!”여기까지 들은 차설아는 세계관이 무너질 정도였다.하지만 성도윤과의 지난 4년을 돌이켜보면 말이 되는 점도 있었다. 예를 들어 성도윤은여색을 가까이하지 않고, 여자와의 스캔들이 없고, 늘 엄숙하다.하지만, 진짜 성적 취향이 독특하다면 그녀와 함께한 그날 밤은 또 무엇일까?차설아는 머리가 혼란스러워 말없이 휴대전화를 꺼내 네이버 창을 열었다.현장에 사람이 너무 많아 검색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차설아는 밖으로 밀려났다. 그러다 실수로 한 남자의 발을 밟았고 휴대전화를 떨어뜨렸다.“죄송합니다.”차설아는 무의식적으로 휴대전화를 주우려 했지만, 임신 때문에 허리를 굽히는 것이 불편했다.이때, 그녀에게 발이 밟힌 남자가 매너 있게 허리를 굽혀 대신 주웠다.“여기 휴대폰이요.”남자는 덤덤한 목소리로 말했고, 휴대전화를 차설아에게 돌려주었다.돌려주는 과정에 남자는 차설아가 검색한 내용을 힐긋 보더니, 가늘고 긴 눈동자에는 흥미가 차올랐다.“감사합니다!”차설아는 어색하게 휴대전화를 받았다. 아주 난처한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삼십육계 줄행랑이 답이다!남자와 차설아는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눈이 마주치는 순간, 둘 다 멍해졌다.“당신!”“너!”두 사람 모두 이구동성으로 말했다.“지훈아, 너일 줄은 몰랐어. 아이돌 하는 애가 왜 여기 있어?”차설아는 남자를 쳐다보면서 반달 웃음을 지어 보이며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절 기억하고 있
차설아는 멍한 얼굴로 신이 난 지훈을 바라보았다.‘내 남편의 간통에 네가 왜 더 흥분하고 있어?’하지만 차설아는 곧 납득했다.“연예계 사람들, 특히 아이돌들은 역시 사상이 개방적이야!”“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서서 간통남을 잡으려는 이유가 성도윤의 마음을 잡아 스폰을 받기 위해 서지? 맞지?”차설아는 엘리베이터 안에 서서 진지하게 분석했다.그녀는 지금 자신의 몸에 코난이 빙의해서, 지훈이의 속셈을 빤히 꿰뚫어 보고 있다고 생각했다.“콜록!”지훈의 조각 같은 잘생긴 얼굴은 순식간에 무너졌고, 하마터면 자신의 침에 질식사할 뻔했다.그는 차설아의 추리가 놀라웠고, 차가운 듯 차갑지 않은 말투로 말했다.“추리력이 좀 이상한 쪽으로 빠지네요?”“그래?”차설아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아이돌들의 성적 취향은 모르는 일이다.팀 내에서 멤버와 사귀고, 팀 밖에서 스폰서와 스캔들이 나는 건 흔한 경우였다. 지훈은 인기 남자 그룹의 멤버로서 이런 속셈이 있는 것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지훈아, 잘 생각해. 성도윤은 결코 좋은 사람이 아니야. 그 사람을 스폰서로 선택한다면 언젠가 화가 나서 죽을지도 몰라. 그냥 나랑 게임이나 해. 혹시 알아? 내가 기분이 좋으면 저예산 영화에 투자해서 너를 톱스타 반열에 올릴지?”차설아는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 그럴 계획이 있었다.지금은 두 아이의 싱글맘이니, 당연히 돈이 되는 일은 무조건 해야 했다.연예계만큼 돈을 빨리 버는 업계도 흔치 않다.“이건... 생각해 볼게요.”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마스크 밑의 미소는 점점 더 짙어졌다.‘하하, 참 재미있는 여자야.’그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런 보물을 왜 성도윤은 마다했을까?엘리베이터는 곧 글로리 호텔의 꼭대기 층에 도착했다.성도윤의 룸은 찾기 쉬웠다. 이 층 전체가 프레지던트 스위트룸이기 때문이다.“지훈아, 넌 망을 봐줘. 누가 오면 기침을 심하게 해, 알겠지?”말을 마친 차설아는 도둑처럼 수상하게 엘리베이터에서 나와 큰 걸음으로 룸
“뭐지?”차설아가 반응하기도 전에 뒤에 있던 지훈이 덤덤하게 말했다.“밖에서 수상하게 훔쳐보느니 차라리 안에서 확실히 보고 도망치는 게 낫죠.”“너!”차설아는 마음속으로 크게 외쳤다.그녀는 지훈이 왜 프레지던트 스위트룸의 룸 넘버를 알고 있는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저 빨리 일어나 빠져나가고 싶었다.성도윤과 그의 신비스러운 남자친구가 그녀를 보게 된다면 창피해서 얼굴을 들 수 없을 것이다.다행히 프레지던트 스위트룸은 아주 커서, 차설아가 룸 안에 들어왔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차설아가 일어나 나가려는데 욕실에서 말소리가 들려왔다.‘설마 남자친구랑 같이 샤워하고 있는 거야?’낯 뜨거운 장면을 생각한 차설아는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켰고 두피가 저렸다.아무리 그래도 성도윤은 4년이나 깊이 사랑한 남자인데, 사실 그는 남자를 좋아한다?차설아는 마음이 쿵 내려앉았다.강렬한 호기심에 차설아는 배짱을 부리며 소리가 났던 욕실 문 앞에 다가가 유리문에 귀를 갖다 댔다.방금 지훈에게 한 말은 사실이었다. 그녀는 확실히 남다른 청력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줄줄 흐르는 물소리 속에서도 성도윤의 횡포하고 거만한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또 장난치는 거야? 1년 동안 대체 어디 숨어 있었어? 당장 들어와!”뭐라고?이 말을 들은 차설아는 눈살을 찌푸렸고 멍해졌다.머릿속으로 까칠스러운 성도윤이 남자에게 구애를 하고, 남자를 욕실 구석으로 몰아가는 장면을 상상했다.듣다 보니 소리는 사라졌고, 차갑던 유리문이 갑자기 뜨겁게 달아올랐다.이상하다!도둑이 제 발 저린 차설아는 고개를 들어 보니 성도윤의 매서운 눈과 마주쳤다. 그녀는 그대로 얼어버렸다.“안녕... 이런 우연이. 당신도 여기 있었네?”차설아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남자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당장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지금 뭐 하는 거야?”성도윤은 높은 곳에서 제왕처럼 강한 카리스마를 뿜으며 물었다.막 목욕을 마친 성도윤의 머리는 단정한 모습은 없고 축축하게 흐트러
욕실에는 안개가 자욱한 열기가 피어올라 분위기가 극에 달했다.성도윤의 커다란 몸집은 마치 큰 산처럼 차설아의 위에 덮였다. 큰 손으로 그녀의 손목을 매끄러운 욕실 벽에 밀어붙이고 차갑게 말했다.차설아는 원래 볼이 빨갛게 달아올랐는데 욕실의 열기가 더해지면서 온몸이 더워 나서 호흡조차 가빠졌다.차설아는 애써 빠져나오려고 식식거리며 말했다.“성도윤, 이거 놔. 게이 주제 나한테 뭐 하는 짓이야?”“게이?”성도윤은 차갑게 눈살을 찌푸리고, 잘생긴 얼굴은 복잡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자신이 왜 게이의 특징을 풍기고 있는 건지 의혹스러웠다.“그럼 아니야?”차설아는 가십의 혼이 활활 타올라 계속 캐물었다.“네 남자친구는 KCL 그룹의 수석 연구원 Y잖아. 사귄 지 얼마나 됐어? 임채원은 그저 눈속임에 불과했던 거야?”속사포 같은 질문에 성도윤은 웃어야 할지 화를 내야 할지 몰랐다.그의 꼿꼿한 몸은 더욱 여자에게 가까이 다가갔고, 여자의 귀에 대고 말했다.“너도 내가 남자를 좋아한다고 생각해?”“난...”성도윤이 가까워질 때마다 차설아는 주위의 공기가 희박해졌고, 산소 부족으로 머리가 하얘지는 것 같았다.더 미치겠는 건 지금 남자의 몸에는 흰 목욕 타월만 두르고 있었다. 그의 몸의 3분의 2를 차설아는 훤히 볼 수 있었다. 차설아는 함부로 눈을 흘겨볼 엄두도 내지 못하고 어색하게 다른 곳만 응시했다. 매 순간순간이 쥐가 날 것 같았다.“당신이 남자를 좋아하든, 여자를 좋아하든 나랑 상관없어. 일단 옷부터 입을래? 언제까지 발가벗고 있을 건데?”차설아는 마치 좌초한 물고기처럼 어쩔 수 없어 하며 말했다.“그러니까, 너도 내가 남자를 좋아하는지, 여자를 좋아하는지 정확히 모른다는 거지? 맞지?”“당연하지, 난...”차설아가 무슨 말을 하려는데 성도윤의 얇고 차가운 입술이 갑자기 그녀의 입술을 막았다.남자의 키스는 그녀의 대답을 유도했다. 차설아는 이 방면에서 완전 초짜라 바로 항복하고 빠져들고 말았다.“이래도 모르겠어?”성도윤은 아쉽
말을 마친 성도윤은 또 키스하려 했다.지금 성도윤의 눈에 차설아는 도살을 기다리는 어린 양에 불과했다. 그것도 직접 자기 몸을 바치러 온 셈이다.만약 지금 ‘잘 교육’하지 않는다면, 그녀의 ‘수고’가 헛될 뿐만 아니라, 성도윤이 남자를 좋아한다는 소문이 확실시된다.“난 이미 너랑 선을 긋기로 결심했어, 날 계속 건드리는 건 너야. 기왕 이렇게 된 거 네 뜻대로 해주지. 난 인정 없는 전 남편이 되기 싫거든.”“오해야.”차설아는 바다를 떠나 도마 위에 오른 물고기처럼 숨이 가빠지고 온몸이 뜨거워졌다.차설아도 자신의 행동이 오해의 여지가 충분하다는 걸 인지했다. 호랑이의 굴에 직접 들어왔으니 성도윤이 오해를 하는 것도 어쩌면 당연했다.“난 그냥 호기심에, 그 유명한 Y씨가 대체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했어. 절대 너한테 딴마음을 품은 적은 없어. 내가 널 좋아하는 마음이 털끝만큼이라도 있었으면 이혼했겠어? 안 그래?”차설아는 두 손으로 남자의 넓은 어깨를 밀어냈다. 마치 죽음을 앞두고 발악하는 토끼처럼 힘없이 해명했다.성도윤의 뜨거운 눈망울이 순식간에 식어버리더니 말했다.“그래서, 지금은 알겠어?”“알았어!”차설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철저하게 알아버렸다는 표정이었다.공기 중에 떠돌던 애매한 분위기는 순식간에 굳어버렸다.성도윤의 잘생긴 얼굴은 눈에 띄게 차가워졌다. 그는 차갑게 여자를 한참이나 주시하더니 쌀쌀맞게 말했다.“이제 꺼져!”이대로 그녀를 놓아준 셈인가?차설아는 바로 침대에서 내려왔다.프레지던트 스위트룸에서 나온 차설아는 지훈의 모습을 찾아다녔다. 대체 어떻게 프레지던트 스위트룸의 비밀번호를 알고 있는지, 왜 자신을 방금 불구덩이에 밀었는지, 제대로 따져 물어야 했다.하지만, 프레지던트 스위트룸의 주변을 다 살폈지만, 지훈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아주 신비로운 자식이었다.차설아는 방금 자신이 만난 지훈은 자신의 환각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인기 남자 아이돌이 이런 엘리트들이 모인 회의에 나타나는 것이 너무 어울
천신 그룹은 막 성장하기 시작한 스타트업 기업이었기에 아직 많은 직원을 뽑지 못했다.전시 회장을 책임지는 두 여자 애는 인턴이었기에 이런 상황을 겪어본 적이 없어 모든 게 조심스러웠다.“죄송합니다, 선생님. 설아 대표님은 바쁘시니 무슨 일이 있으면 저희와 얘기해 주세요.”“그러지!”건장한 남자가 굳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해마다 열리는 글로벌 하이 테크 회의에 참석하려는 회사들은 어느 정도 조건에 부합해야 하거든. 당신들 회사는 설립된 지 1년도 되지 않았고, 독자적인 개발 제품도 없으니 이 회의에 참가할 자격이 없어. 3분 안에 당장 이 회의장에서 나가. 아니면 공공질서를 어지럽힌 죄로 당신들을 모두 진압할 거야!”“하지만... 저희는 이미 대회의 초대장을 받았어요. 그럼 주최 측에서 우리의 참가를 허락했다는 것을 증명하지 않아요? 지금 저희를 내쫓아내려고 하시는 건 주최 측에서 실수를 했다는 말씀인가요?”인턴의 반박에 건장한 남자는 얼굴을 붉히더니 패널을 발로 툭 차고는 버럭 화를 냈다.“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야. 윗선에서 당신들을 회의에 참가할 수 없다고 했으니까 잔말 말고 당장 나가!”“계속 안 나가면 나도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건장한 남자가 말을 끝내고는 무전기로 경비원들을 불렀다. 그리고 천신 그룹이 속해있는 전시 구역을 가리키며 명령했다.“다 부셔놔! 저 사람들이 떠날 때까지 부셔!”주위에는 다른 기업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어떤 사람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박수를 치고 있었다.국제적으로 이름을 날린 대형 기업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천신 그룹 같은 작은 회사가 글로벌 회의에 참석했으니 회의 클래스만 떨구기에 당연히 그들이 방출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누가 감히 우리 구역을 부수려고 해요?”차설아가 천천히 사람들 속에서 걸어나오면서 크진 않지만 카리스마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대표님!”두 인턴은 서둘러 차설아의 뒤에 숨었다.그들은 천신 그룹에 입사한지 보름도 되지 않았지만 이
모든 사람들은 차설아가 끝장날 줄 알았지만 사실 비명을 지른 사람은 그 건장한 남자였다.“아, 팔이 부러졌어, 팔이 부러졌다고!”남자는 극심한 고통에 바닥에서 뒹굴고 있었다. 그는 창백한 얼굴로 차설아를 보며 협박했다.“X발년, 난 줄곧 글로벌 하이 테크 회의의 경비원을 해왔어. 이 바닥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나한테 굽실거릴 수밖에 없다고... 그런데 감히 나를 건드려? 너랑 네 보잘것없는 회사가 이 바닥에서 사라지게 해주지.”차설아는 전혀 두려울 것 없는 표정으로 남자의 어깨를 꽉 밟고는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셋까지 센다, 당장 나랑 우리 회사 직원들한테 사과해, 아니면 다른 한쪽 손도 부술 거야.”남자는 계속 씩씩거렸지만 차설아가 힘을 조금 더 주자 그는 뼈가 으스러질 것 같아 서둘러 꼬리를 내렸다.“알겠어요, 죄송합니다. 아깐 경우가 없어서 제가 실례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저를 이만 용서해 주세요!”점점 더 많이 모여들기 시작한 사람들은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이 여자 누구야? 정말 간이 배 밖으로 나왔네, 감히 오영철도 건드리고. 이 사람 성도윤 쪽 사람이잖아. 정말 이 바닥에 더는 남아있지 않을 생각인가 봐.”“올해 하이 테크 협회에서 신임 회장을 뽑는다고 하더라고. 그 신임 회장이 이번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 중에서 가장 많이 투자를 했대. 성도윤과도 막역한 사이인 것 같더라고. 이 일이 커지게 되면 아마 이 회사는 바로 망하게 되겠지?”두 인턴은 사람들의 말을 듣자 두려움에 벌벌 떨면서 조심스럽게 차설아에게 말했다.“대표님, 이 사람이 성 대표님 쪽 사람이라고 하는데요. 저희가 감히 건드릴 수 없는 분 아닐까요? 아니면... 아니면 우리가 사과하고 한 번 봐달라고 하는 건 어떨까요? 우리 천신 그룹은 망하면 안 되잖아요.”해안시에서 성도윤은 절대적인 권력을 대표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법을 어기는 것보다 성도윤에게 밉보이는 걸 더 꺼려 했다.만약 오영철이 정말 성도윤 쪽 사람이라면 아마 천신 그룹은 오래가지
“X발년, 아직도 그 주둥이를 놀리고 있네. 우리 대표님한테 눈도장 찍히면 죽는 것보다 못한 삶을 살게 될 거야!”오영철은 부러진 손 때문에 식은땀이 줄줄 흐르고 있었다. 하지만 차설아에게 곧 닥칠 시련을 생각하더니 이내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아부하는 얼굴로 옆에 선 훤칠한 성도윤을 보며 말했다.“대표님, 이년이 키도 작고 여리여리한 것 같아 보여도 예사롭지 않은 솜씨를 가지고 있어요. 이참에 아예 저년의 팔이랑 다리를 모두 부러뜨릴까요? 나중에 또 무슨 사고를 일으킬지 어떻게 알아요.”“팔다리를 부러뜨리겠다고?”성도윤은 씩 입꼬리를 올리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좋은 생각이네.”그 말을 들은 차설아는 등골이 오싹했다.‘성도윤이 설마 그렇게까지 독하게 하겠어? 사랑의 감정은 없었지만 그래도 부부의 연을 맺었던 사람한테 정말 그렇게까지 한다고?’오영철은 성도윤의 허락을 받고는 바로 기세등등하게 주위를 둘러싸고 있던 경비원들을 가리키며 말했다.“뭐들 하고 있어, 대표님 말씀 못 들었어? 얼른 저년의 팔다리를 부러뜨리라니까. 팔다리 없이 앞으로 어떻게 건방을 떨지 한 번 지켜보겠어!”경비원들이 움직이려고 하자 성도윤은 긴 다리를 뻗어 오영철의 가슴팍을 향해 발차기를 날렸다. 그렇게 오영철은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었다.성도윤은 멀리 밀려난 오영철에게 눈길도 주지 않은 채 차가운 얼굴로 경비원들을 향해 말했다.“저놈의 팔다리를 부셔버려.”그 말을 들은 오영철은 겁에 질려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대표님, 그...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제가 뭐 잘못했나요?”오영철뿐만 아니라 차설아를 포함한 현장에 있던 사람들도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이 자식... 도대체 무슨 꿍꿍이가 있는 거야?’오영철은 공포에 질린 얼굴로 성도윤의 바짓가랑이를 잡으며 싹싹 빌었다.“대표님, 제가 도대체 무엇을 잘못했나요? 저는 대표님이 분부하신 대로 한 것밖에 없습니다. 제가 죽게 되더라도 이유는 알고 죽어야죠.”성도윤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싸늘한 얼굴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