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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화

차설아가 말하고는 성도윤 앞으로 걸어가더니 그와 같이 발라드를 부르고 있던 잘생긴 남자에게 말했다.

“친구, 자리 좀 비켜줄래? 이 사람 옆자리는 내 자리야.”

젊은 남자는 겨우 스무 살 남짓해 보였다. 그는 이 노래방에서 가장 핫한 호스트였기 때문에 팔짱을 끼고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는 법, 제가 먼저 왔는데 왜 자리를 비켜야 하죠?”

차설아는 턱을 치켜들더니 건방진 표정으로 말했다.

“내가 이 사람 전처거든.”

젊은 남자는 흠칫 놀랐다. 하지만 그는 노래방의 가장 핫한 호스트로서 이런 상황을 겪어보지 못했던 건 아니었다.

“전처면 어때요? 우리는 현처가 와도 자리를 안 내줘요. 불만이 있으면 우리 로비 매니저님한테 말씀하세요. 하지만 한 가지만 미리 말해두죠, 우리 이 노래방은 뒤를 봐주고 있는 사람이 어마어마하거든요.”

“너!”

차설아는 화가 나 말문이 막혔다.

‘지금 젊은이들 정말 대단하네. 어떻게 이렇게 뻔뻔스러울 수가 있지?’

젊은 남자가 성도윤 옆에 앉아 있으면서 아예 자리를 내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

차설아는 이 모든 상황이 너무 황당하게만 느껴졌다.

“누님, 우리가 오빠랑 엄청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거든요. 얼른 집에 들어가세요, 괜히 여기 있으면서 분위기나 망치지 말고요. 지금 우리와 오빠의 즐거운 시간을 완전히 방해하고 있잖아요.”

성도윤 옆에 앉은 다른 잘생긴 남자가 교태를 부리며 말했다. 눈꼴 시린 남자의 모습에 차설아는 온몸에 소름이 쫙 돋았다.

‘얘네들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이야?’

차설아는 참다못해 계속 침묵을 지킨 성도윤을 향해 말했다.

“도윤 씨, 아무 말도 안 할 거야? 계속 이렇게 가만히 있으면 나 진짜 도윤 씨 두고 먼저 갈 거야, 나중에 나 몰라라 했다고 원망하지나 마.”

성도윤은 술에 취했기에 머리가 어질어질했고 시선도 흐릿해졌다.

그는 차설아가 나타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단 한 시도 그녀에게서 눈을 뗀 적이 없었다. 마치 눈앞에 있는 여자가 진짜인지, 아니면 환각일 뿐인지 확인하고 있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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