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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선 이혼, 후 집착: Chapter 1291 - Chapter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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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1화

가수 진혁이 한숨을 내쉬더니 입을 열었다.“저는 더 이상 못 하겠어요. 데뷔해서 지금까지 이렇게 막무가내인 사람은 처음 봐요! 마을에서 마음 편하게 있으면서 힐링하는 촬영인데 윤설은 마을의 물도 마시지 않고 고급 브랜드 물만 마시겠다잖아요. 아니, 이 마을에 그런 물이 있을 리가 없는데 일부러 저를 난처하게 하려고 그러는 걸까요?”진혁은 요리를 맡았고 고정 멤버들의 입맛을 고려해서 맛있는 식사를 준비했다. 모두의 인정을 받으면서 ‘요리하는 섹시한 남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러나 윤설이 투입되면서부터 어긋나기 시작했다. 쌀이 덜 있었다거나 야채에 벌레가 있다면서 트집을 잡더니 고급 브랜드 물로 지은 밥이 아니면 입에 대지도 않겠다고 했다.“데뷔한 지 오래되었다고 기강 잡는 선배는 봤어도 이런 사람은 처음이에요. 지금은 사람들한테 잊혔을 수도 있지만 예전에는 저도 인기가 많은 가수였다고요! 그런데 저런 여자 때문에 촬영 분위기가 흐려지고 저의 요리가 지적받는 건 말도 안 돼요. 윤설이 하차하지 않으면 제가 하차하겠어요!”진혁은 책상을 내리치면서 씩씩거렸다. 진혁이 윤설을 못마땅해하다가 결국 하차하겠다고 하자 사회자 하은진이 나서서 말렸다.“진혁 씨, 그런다고 달라지는 거 없어요. 윤설은 윈스 엔터테인먼트에서 밀어주는 연예인이라서 갑자기 투입된 거예요. 그런데 내쫓겠다고 해버리면 윈스 엔터테인먼트와 적이 되는 거나 마찬가지잖아요. 윈스 엔터테인먼트는 연예계를 주름잡는 회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괜히 건드렸다가 소리 소문 없이 묻힐 바에는 가만히 있는 게 나아요.”“제가 듣기로는 윈스 엔터테인먼트에서 윤설을 버린 카드 취급 한대요. 이 예능에서 활약하지 못하면 영원히 묻힐 수도 있다던데요? 어차피 회사에서 버림받은 사람이니 내쫓기 위해 할 수 있는 건 다 해봐야죠.”배우 강지훈도 윤설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잠시만요. 진정하고 제 말부터 들어봐요.”하은진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윈스 엔터테인먼트 대표와 주주들이 윤설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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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2화

진혁이 손을 내밀면서 말했다.“사 대표님, 바쁘시다고 들었는데 여기서 뵙게 되네요. 오늘 특별 게스트로 오신 거예요? 아니면 촬영 현장이 어떤지 보러오신 거예요? 제작진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거든요.”촬영은 저녁쯤에 끝났기에 사도현이 특별 게스트로 온 것인지, 촬영 현장을 보러 온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이때 배경윤이 먼저 입을 열었다.“윤설 씨를 찾으러 왔어요.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아세요?”“윤설 씨를요?”진혁은 윤설이라는 말에 표정이 굳어지더니 의미심장한 말을 뱉었다.“윤설 씨 별명이 백설 공주잖아요. 공주님이 어떻게 이런 곳에서 지내겠어요.”“그게 무슨 뜻이에요? 그럼 윤설 씨는 다른 곳에 있다는 말이에요?”배경윤은 몇 시간 동안 차를 타고 진흙 길을 한참 걸어서 촬영 장소에 왔는데 윤설이 없다는 말을 들으면 미친 듯이 소리를 지를 수도 있었다.“지금은 다른 곳에 있지만 촬영이 시작되면 이곳에 나타날 거예요.”진혁이 차갑게 웃더니 말을 이었다.“그럼 지금 어디에 있어요?”배경윤이 계속해서 따져 물었다.“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호텔에 머물고 있어요. 이곳에 방이 많지만 공주님은 이런 누추한 곳을 싫어하거든요. 촬영이 끝나자마자 호텔로 달려갔어요. 아, 마을로 들어오는 길 중간부터 진흙 길이잖아요? 마을 사람에게 돈을 주고 업혀서 마을을 빠져나갔대요. 마을 사람들은 돈을 벌 수 있다고 좋아하더라고요.”“흠!”하은진이 진혁의 팔을 살짝 잡아당기면서 눈짓했다. 진혁 옆에서 가만히 있었다가는 괜한 불똥이 튈 수도 있었다.“윤설 씨는 더위를 잘 타잖아요. 그런데 여기는 에어컨도 없고 씻기도 불편하니까 좋은 곳에서 쉬고 싶어 할 수도 있죠. 배우로서 컨디션을 제일 중요하게 여겨야 하니까요.”“하, 꼴에 연예인이라고 잘난 척하는 거잖아요. 뭘 또 그렇게 포장해서 얘기해요?”배경윤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그럼 윤설 씨를 만나려면 마을 밖으로 나가야 한다는 뜻이네요?”배경윤은 진혁과 하은진한테 물었다.“맞아요. 지금 시간이 늦었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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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3화

“좋아요.”“싫어요!”사도현과 배경윤이 동시에 외쳤다. 사도현은 배경윤과 한방에서 자고 싶어 했고 배경윤은 이미 헤어진 마당에 굳이 한방을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만약 두 분이 한방을 쓰신다면 씻고 바로 쉬면 돼요. 내일 아침에 맛있는 음식을 대접해 드릴 테니 저희랑 같이 식사하면 되고요. 만약 한방을 쓰기 싫다면...”하은진이 마당 구석에 있는 외양간을 가리키면서 말했다.“그럼 한 분은 외양간에서 주무셔야겠네요. 침대를 갖다 놓고 휴식할 수는 있지만 외양간에 냄새가 나서 잠잘 수 없을 거예요. 게다가 새벽에 소가 날뛰는 일도 있어서 위험하고요.”“네? 정말 외양간밖에 없어요?”배경윤은 애써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예능 >에서 제작비를 아낀다는 소문은 들었지만 외양간에서 자야 할 정도로 방이 적을 줄은 몰랐었다.“시간이 늦었으니 이만 들어가 보세요. 저희가 알아서 할게요.”사도현이 배경윤의 어깨에 손을 올려놓고는 미소를 지었다.“보다시피 이분과 평범한 사이는 아니라서 걱정 안 하셔도 돼요. 이분이랑 둘이 잘 얘기해 볼게요.”“누가 너랑 평범한 사이가 아니라는 거야! 네가 그렇게 말하면 진짜인 줄 알고 오해하시잖아.”배경윤이 사도현의 팔을 뿌리치려고 했지만 사도현은 배경윤을 와락 끌어안았다. 그러고는 배경윤을 지그시 쳐다보면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바보야, 내 말이 틀렸어? 난 너랑 꽤 가까워졌다고 생각했는데...”곁에서 지켜보던 하은진과 진혁이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결정하시면 저쪽 방으로 가면 돼요. 방에 세면용품과 간식도 있어요. 무슨 일 있으면 언제든지 불러주세요. 두 분 모두 좋은 밤 되시고요. 그럼 이만 가볼게요.”하은진은 헤벌쭉 웃고 있는 진혁을 끌어당기면서 재빨리 집 안으로 들어갔다. 사도현과 배경윤이 단둘이 있을 시간을 마련해주어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두 사람이 마당으로 들어왔을 때부터 하은진은 두 사람이 연인일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한방을 쓰는 제안을 했는데 윈스 엔터테인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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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4화

배경윤은 투덜거리면서 사도현의 뒤를 따라갔다. 유일하게 남은 방에는 낡은 나무 침대가 있었고 그 위에 새로 산 것 같은 이불이 놓여있었다. 울퉁불퉁한 바닥과 비가 내리면 물이 떨어질 것 같은 지붕이었지만 외양간보다 훨씬 나았다.하지만 씻으려면 항아리에 받아놓은 물로 씻어야 했고 수돗물이 없어서 뜨거운 물을 쓰려면 씻을 때마다 물을 끓여서 써야 했다. “나 어쩐지 윤설 마음을 알 것 같아.”배경윤이 침을 꿀꺽 삼키면서 말했다.“이런 환경이면 밖으로 나갈 만도 해. 각오하지 않는 이상, 이곳에서 지낼 수 없을 거야.”“난 오히려 좋은데?”사도현은 피식 웃더니 침대로 올라갔고 두 팔을 베개 삼아 누웠다. 사도현이 콧노래를 흥얼거리면서 말했다.“이 정도면 좋은 거지. 누우면 하늘의 별도 볼 수 있으니 얼마나 낭만적이야!”“그래? 미안하지만 난 낭만적인 거라면 딱 질색이거든.”배경윤은 한숨을 내쉬더니 의자에 앉아 다리를 가지런히 모은 채 눈을 감았다.“난 이 자세로 잘 거니까 건드리지 마. 내 사전에 불가능이란 없거든.”사도현은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는 배경윤을 쳐다보면서 미소를 지었다.“이왕 온 김에 편하게 쉬지 그래? 제일 낭만적인 건, 눈만 뜨면 사랑하는 사람이 눈앞에 있다는 거야. 그곳이 지옥이든 천국이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면 행복해.”“웩! 이상한 말 하지 마. 아무것도 안 먹어서 토할 것도 없단 말이야.”배경윤은 침대에 누워있는 사도현을 힐끗 쳐다보았다. ‘언제부터 낭만을 추구했다고 저러는 거야.’사도현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말했다.“지금 씻을래? 내가 물 끓여올게.”“좋아.”배경윤이 고개를 끄덕였다.“끓이는 김에 많이 끓여줘. 샤워도 해야 하잖아.”“알겠어.”사도현은 문을 열고 나갔다. 이곳의 조건이 좋지 않았기에 어릴 적부터 손에 물 한 번 묻히지 않은 재벌가 아가씨 배경윤이 적응하기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사도현은 할 수 있는 일을 함으로써 배경윤이 조금이라도 편하게 지내기를 바랐다.주방으로 들어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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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5화

“당장 꺼져!”배경윤은 사도현이 단둘이 있는 공간에서 덮치려고 할 줄 알았었기에 방에서 내쫓은 뒤, 방문을 재빨리 잠갔다. 씻고 나온 배경윤은 졸려서 침대 위에 누워 잠이 들었다. 내일 윤설한테 따질 것이 많았기에 오늘 밤에 제대로 휴식해야만 했다.잠이 들려는 찰나, 사도현이 마음에 걸린 배경윤이 문을 열었다. 사도현은 문 앞에 쭈그려 앉은 채 배경윤을 올려다보았고 갈 곳 없는 강아지처럼 불쌍해 보였다.“깨났어?”사도현은 시무룩한 표정을 하고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 배경윤은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은 사도현의 두 눈을 바라보더니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방으로 들어가서 자. 난 외양간에 가서 잘 거야.”배경윤은 털털한 성격이어서 외양간에서 자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재벌가 도련님 사도현을 외양간에 보내려고 하니 마음이 약해졌다. “고마워!”사도현은 망설임 없이 방으로 들어갔고 조금 전 시무룩해 있던 표정은 금세 사라졌다.‘여우 같은 놈을 불쌍하게 생각해서 문을 열었더니 웬 늑대가 들어왔구나. 불쌍한 놈이 아니라 무서운 놈이었어. 배경윤, 마음이 이렇게 약하니까 저놈이 자꾸 널 갖고 놀려고 하는 거 아니야!’배경윤은 방으로 들어가서 베개와 이불을 들고 외양간에 가려고 했다. 그런데 사도현이 갑자기 배경윤을 뒤에서 와락 끌어안더니 문을 닫았다.“이제는 그만해. 침대가 커서 같이 누울 수 있고 무서워서 잠이 오지 않으면 내가 안아줄 테니까 가지 마.”“사도현, 이 손 놓지 못해? 헤어진 여자랑 또 이상한 짓 하려고 그러는 거야?”“이상한 짓이라니, 난 네가 무서워할까 봐 손만 잡고 자려고 했어. 아무 짓도 하지 않을 거니까 걱정하지 마. 진심으로 하는 말이야. 제발 믿어줘.”사도현은 하늘에 대고 맹세하겠다면서 세 손가락을 쳐들었다. 배경윤은 입을 삐죽 내밀더니 대답했다.“넌 아무 짓도 하지 않는다고 장담했지만 난 장담 못 해. 우린 이미 헤어졌고 같은 방에 단둘이 있는 건 이상해. 이대로라면 또 사귀고 싸우고 헤어지는 악순환에 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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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6화

사도현을 말리기 위해 배경윤은 어쩔 수 없이 독한 말을 내뱉어야만 했다.“네가 이럴수록 내가 다른 여자와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이 들어. 그저 잠만 자고 성욕을 해결하는 도구로 쓰이다가 질리면 헤어지는 쉬운 여자가 된 기분이야.”이 말은 지난번에 싸울 때 했던 말이었다. 홧김에 한 말이지만 생각날 때마다 마음이 찢기는 것처럼 아팠다.“아니, 난 여전히 네가 좋아. 앞으로도 질리지 않을 자신 있어.”사도현은 갈라지는 목소리로 말하면서 배경윤의 어깨에 기댔다. 그러고는 마음이 가는 대로 배경윤의 몸을 마구 만져댔다. 사도현이 배경윤을 많이 사랑하는 건 아니지만 속궁합이 가장 맞는 여자라서 놓치고 싶지 않았다. “이럴 때조차도 넌 그런 생각으로 가득 차 있구나. 내가 속상해하는 게 보이지 않아? 나랑 얘기를 나누면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 너한테는 내가 도구로 보여서 얘기를 나눌 가치도 없는 거겠지.”배경윤이 사도현을 밀어내고는 붉어진 두 눈으로 바라보면서 물었다. 헤어지고 나서 제일 힘들어했던 사람은 배경윤이었다. 먼저 얘기를 꺼내려 했지만 사도현은 호들갑 떨지 말라고 했고 두 사람 사이에 어떤 모순이 있든 신경 쓰지 않았다. 배경윤은 싸우고 나서 매일 울었고 두 사람의 관계는 점점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오늘 단둘이 얘기할 시간이 있어서 속마음을 전하고 싶었지만 사도현은 여전히 몸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식으로 말했다. 배경윤은 문제를 바로 짚지 않고 어영부영 넘어가는 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이때 사도현이 미간을 찌푸리더니 차갑게 말했다.“배경윤, 꼭 지금 그런 말을 해야 했어? 내가 왜 너랑 사귀는지는 중요하지 않아. 그저 우리 두 사람만 행복하면 돼. 그리고 내가 너랑 속궁합이 좋아서 사귄다고 해도 그게 뭐? 너의 몸을 사랑하는 것도 널 사랑한다는 뜻이야. 너의 영혼 그 자체를 사랑하든, 너의 몸을 사랑하든 다 똑같아. 그러니까 괜한 걸로 시비 걸지 마.”사도현은 귀찮은 건 딱 질색이었다. 인간관계가 사도현에게는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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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7화

배경윤은 사도현을 노려보다가 베개와 이불을 들고 외양간으로 향했다.‘너 같은 바람둥이랑 잘 바에는 소랑 같이 자겠어.’배경윤은 이를 부득부득 갈면서 걸어갔다. 외양간에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소 특유의 냄새와 변 냄새가 섞인 강렬한 풀 향 때문에 발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배경윤이 다시 방으로 돌아왔을 때는 사도현이 이미 깊은 잠에 빠지고 난 뒤였다.“네가 뭔데 침대에서 자. 넌 바닥에서 자!”배경윤은 베개와 이불을 바닥에 놓고는 사도현을 발로 찼다. 사도현이 바닥에 굴러떨어지자 배경윤은 침대에 편히 누워 잤다. 새벽에 잠이 깬 사도현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눈을 비비면서 침대 위로 올라갔다. 그러고는 배경윤을 안으면서 잠꼬대했다.“경윤아, 이리 와.”사도현은 곧바로 잠들었고 다시 사도현을 걷어차려던 배경윤은 꼼짝달싹 못 하게 되었다. 두 사람은 예전처럼 자연스럽게 같은 침대에서 꼭 끌어안고 잤다.“남자 보는 눈이 없어서 이런 꼴을 당하는 거지.”배경윤은 한숨을 내쉬고는 사도현과 함께 잠들었다. 두 사람은 마을로 오는 길 내내 체력을 소모했기에 다음 날 점심이 되도록 깨어나지 않았다. 제작진이 촬영 준비를 시작할 때쯤, 사도현이 천천히 눈을 떴다.“너 왜 침대에서 잤어? 어제 외양간에 가서 잔다고 하지 않았어?”사도현은 품에 안은 배경윤을 바라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어제 배경윤이 외양간에 갔다가 다시 돌아와서 사도현을 걷어찬 것을 전혀 모르는 눈치였다.“내가 왜 거기서 자겠어. 외양간은 너한테 어울리는 곳이잖아.”배경윤은 눈을 번뜩 뜨고는 옷을 갈아입었고 재빨리 씻었다. 사도현도 옷을 갈아입고는 칫솔질했고 얼굴을 대충 씻은 채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제작진과 감독이 굽신거리면서 인사했다.“사 대표님, 안녕하세요. 촬영 현장을 보러 오신다고 미리 언질이라도 주시지... 사 대표님이 오신 걸 이제야 알게 되어서 이렇게 찾아왔어요.”감독 장윤태가 싱글벙글 웃으면서 말했다.“윈스 엔터테인먼트는 ‘힐링 공간’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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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8화

장윤태는 애써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다음 시즌을 촬영하는 마을에 큰 집을 짓고 사 대표님을 특별 게스트로 모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사도현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파리를 쫓아내듯이 손을 내저었다.“그럴 필요 없으니까 각자 할 일 하러 가보세요. 내가 예능까지 참가할 정도로 한가한 사람은 아니잖아요.”“아, 제가 생각이 짧았어요. 사 대표님께서 바쁜 걸 뻔히 알면서도 실례를 무릅쓰고 저희 예능에 참가할 의향이 있으신지 여쭤봤어요. 사 대표님이 촬영 장소에 오신 것만으로도 영광인데 사 대표님을 만나서 기쁜 마음에 욕심을 부렸어요.”배경윤은 아부하는 장윤태를 쳐다보면서 혀를 끌끌 찼다. 연예계에서 지위 높은 사람한테 굽신거리고 아부하면서 이득을 얻으려는 모습이 진절머리 났다.배경윤은 ‘힐링 공간’ 지난 시즌이 끝난 뒤에 방송된 메이킹 영상이 떠올랐다. 여러 연예인이 장윤태 감독을 에워싸고 아부하는 모습이 담겼는데 장윤태는 올곧고 정직한 모습을 보여줘서 시청자들의 호감을 샀다. 하지만 오늘 직접 본 장윤태는 연예계의 다른 연예인과 다름없었다. 장윤태가 뒤돌아 가려고 할 때, 배경윤이 입을 열었다.“장 감독님, 뭐 좀 여쭤봐도 될까요?”장윤태는 사도현과 같은 방에서 나온 배경윤을 쳐다보면서 생각에 잠겼다. 배경윤과 사도현이 연인이라면 사도현이 밀어주려는 연예인이 배경윤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그럼요. 궁금하신 건 전부 다 물어보세요. 사 대표님이 직접 데려온 분을 만나 뵙게 되어서 영광이에요. 섭외한 연예인보다 실물이 훨씬 예뻐요. 시청자들이 이 특별 게스트를 아주 좋아할 것 같네요.”“저... 윤설 씨는 지금 어디에 있어요? 윤설 씨랑 얘기를 나누려고 왔거든요.”“아, 윤설 씨는...”장윤태는 윤설이라는 말에 낯빛이 삽시에 어두워졌다. 돈을 주고 강제적으로 투입된 윤설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던 것이다. 장윤태는 고정 멤버와 마찬가지로 윤설이 하차하길 바랐다.“최우수 여우주연상을 받은 윤설 씨는 촬영이 시작된 후에야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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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9화

윤설은 멈칫하더니 곧바로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을 짓고 말했다.“음, 그랬던 것 같아요. 물광주사를 맞아야 해서 예약하려고 전화한 거예요. 배경윤 씨도 시술받고 싶으면 원장님을 소개해 드릴게요.”윤설은 턱을 살짝 쳐들고는 배경윤을 쳐다보면서 피식 웃었다. 이건 명백한 도발이었다.“내가 그 말에 속아 넘어갈 것 같아요? 안 어울리니까 순진한 척 그만해요.”배경윤은 윤설의 도발에 넘어갔고 화가 나서 목청을 높였다.“배경윤 씨, 적당히 하시죠? 윤설 씨는 연예인이고 지금 촬영 준비 중이에요. 그러니까 멀리 떨어져 있으세요.”매니저 이혜정이 윤설 앞을 막아서면서 배경윤한테 경고했다. 윤설은 사도현을 바라보면서 차갑게 웃었다.“도현 씨 취향도 참 특이하네요. 왜 이런 여자를...”“특이하다고요? 다시 한번 말해봐요!”배경윤은 씩씩거리면서 윤설을 노려보았고 계속해서 따져 물으려고 했다.“감독님, 촬영 시작하지 않았나요? 왜 다들 여기에 모여있는 거죠?”윤설은 배경윤을 무시한 채 장윤태한테 물었다.“그게...”장윤태는 마른침만 삼키다가 사도현을 바라보면서 말했다.“시작해야 하는데 사도현 대표님이 직접 와주셔서 인사를 나누던 참이었어요. 사도현 대표님의 뜻에 따라 촬영 시간을 정해도 될 것 같아요.”“아니요. 계획대로 진행하세요. 저희 때문에 촬영 시간이 미뤄지면 안 되죠.”사도현은 바지 주머니에 두 손을 넣은 채 무뚝뚝하게 말했다. 사도현의 말이 끝나자마자 제작진은 움직이기 시작했고 촬영을 시작했다. 대본대로 윤설이 고정 멤버의 일원으로서 다른 게스트를 데리고 산에 올라가서 버섯을 따고 점심에 직접 요리를 해야 했다.산을 오르려면 먼저 몇 공리나 걸어야 해서 시간이 꽤 걸릴 것 같았다. 그럼 배경윤은 윤설과 얘기를 나눌 시간이 없었다.“안 돼요!”배경윤이 나서서 장윤태한테 말했다.“장 감독님, 저희를 특별 게스트로 출연하게 하고 싶다고 했잖아요. 좋은 제안인 것 같으니 오늘부터 촬영해도 될까요? 저랑 사도현이 특별 게스트로 윤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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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0화

배경윤은 제작진이 전부 사도현의 말에 따른다는 것을 눈치챘다.“같이 출연하겠으니 허락해달라고?”사도현은 배경윤의 표정을 보고는 무슨 말을 하려는지 단번에 알아냈다.“당연하지!”배경윤이 이를 부득부득 갈면서 사도현 귓가에 대고 말했다.“왜 이곳까지 왔는지 잊은 거야? 윤설을 따라다니면서 그 사건에 대해 조사해야 한다고!”“알겠어. 내가 네 뜻대로 해주면 넌 나한테 뭘 해줄 건데?”“내가 뭘 해줘야 해?”배경윤은 화가 나서 주먹을 꽉 쥐었다. 이 상황에서도 배경윤을 쥐락펴락하는 사도현이 밉기만 했다.“별 건 아니고 앞으로 며칠 동안 내 말을 잘 듣겠다고 약속해 줘.”사도현은 눈물을 닦는 시늉을 하면서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네가 너무 차갑게 굴어서 내 마음이 얼마나 아팠는지 알아?”‘아프든지 말든지!’배경윤은 간신히 솟구쳐 오르는 화를 참으면서 미소를 지었다.“네 말대로 다 할 테니까 얼른 감독님한테 하겠다고 말해. 넌 이곳의 왕이니까 네 말이라면 전부 들어줄 거야.”“그래. 진작에 이렇게 나왔어야지! 우리 경윤이는 참 예뻐.”사도현은 애완견을 만지듯이 배경윤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현장에 있던 제작진은 두 사람이 귓속말하다가 눈만 마주치면 미소 짓는 모습에 수군거렸다. 그러면서 배경윤이 사도현의 여자 친구라는 것을 확신하고는 앞다투어 말했다.“배경윤 씨는 개성 있는 캐릭터라 예능을 잘할 것 같아요.”“이번 촬영을 통해 청순한 이미지로 인기가 많아질 거예요. 국민 여신이라고 불려도 과언이 아니죠!”“배경윤 씨가 투입되면 고정 멤버들과 어떤 케미를 선보일지 궁금해요. 한 프로그램에서 배경윤 씨와 윤설 씨, 두 여자 사이에 있는 사도현 대표님의 삼각관계를 은근슬쩍 드러내면 더 재밌을 것 같고요.”윤설이 인상을 찌푸린 채 사도현을 쳐다보면서 말했다.“설마 특별 게스트로 촬영하려는 건 아니죠? 도현 씨는 윈스 엔터테인먼트의 대표인데 저런 여자의 마음을 얻겠다고 이러는 거예요? 도현 씨, 정신 차려요!”“대표도 사람이고 우리랑 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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