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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5화

“당장 꺼져!”

배경윤은 사도현이 단둘이 있는 공간에서 덮치려고 할 줄 알았었기에 방에서 내쫓은 뒤, 방문을 재빨리 잠갔다. 씻고 나온 배경윤은 졸려서 침대 위에 누워 잠이 들었다. 내일 윤설한테 따질 것이 많았기에 오늘 밤에 제대로 휴식해야만 했다.

잠이 들려는 찰나, 사도현이 마음에 걸린 배경윤이 문을 열었다. 사도현은 문 앞에 쭈그려 앉은 채 배경윤을 올려다보았고 갈 곳 없는 강아지처럼 불쌍해 보였다.

“깨났어?”

사도현은 시무룩한 표정을 하고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

배경윤은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은 사도현의 두 눈을 바라보더니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

“방으로 들어가서 자. 난 외양간에 가서 잘 거야.”

배경윤은 털털한 성격이어서 외양간에서 자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재벌가 도련님 사도현을 외양간에 보내려고 하니 마음이 약해졌다.

“고마워!”

사도현은 망설임 없이 방으로 들어갔고 조금 전 시무룩해 있던 표정은 금세 사라졌다.

‘여우 같은 놈을 불쌍하게 생각해서 문을 열었더니 웬 늑대가 들어왔구나. 불쌍한 놈이 아니라 무서운 놈이었어. 배경윤, 마음이 이렇게 약하니까 저놈이 자꾸 널 갖고 놀려고 하는 거 아니야!’

배경윤은 방으로 들어가서 베개와 이불을 들고 외양간에 가려고 했다. 그런데 사도현이 갑자기 배경윤을 뒤에서 와락 끌어안더니 문을 닫았다.

“이제는 그만해. 침대가 커서 같이 누울 수 있고 무서워서 잠이 오지 않으면 내가 안아줄 테니까 가지 마.”

“사도현, 이 손 놓지 못해? 헤어진 여자랑 또 이상한 짓 하려고 그러는 거야?”

“이상한 짓이라니, 난 네가 무서워할까 봐 손만 잡고 자려고 했어. 아무 짓도 하지 않을 거니까 걱정하지 마. 진심으로 하는 말이야. 제발 믿어줘.”

사도현은 하늘에 대고 맹세하겠다면서 세 손가락을 쳐들었다.

배경윤은 입을 삐죽 내밀더니 대답했다.

“넌 아무 짓도 하지 않는다고 장담했지만 난 장담 못 해. 우린 이미 헤어졌고 같은 방에 단둘이 있는 건 이상해. 이대로라면 또 사귀고 싸우고 헤어지는 악순환에 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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