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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이혼, 후 집착의 모든 챕터: 챕터 1271 - 챕터 1280

1331 챕터

제1271화

“성 대표님, 송지아 씨의 상태가 점점 좋아지고 있어요. 아마 일주일 정도 지나면 퇴원해도 될 거예요.”송지아 주치의가 조심스럽게 상황을 보고했다.“하지만 무슨 걱정이라도 있는지 불안 증세를 보이고 있고... 감히 이런 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살고 싶어 하는 생각이 없어 보였어요. 그래서 대표님 말씀대로 준비한 최고급 음식을 입에 대지 않으셨고 영양 주사로 버티고 있어요. 대표님이 송지아 씨를 설득해 주시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일 것 같아요.”성도윤이 고개를 끄덕였다.“수고했어요.”“제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에요.”의사와 주치의들이 성도윤과 함께 송지아가 있는 병동으로 향했다. 성도윤은 이제는 그만 가봐도 좋다고 말하려 하다가 갑자기 무언가가 떠올라서 물었다.“차설아라는 여자는 왜 갑자기 이 병원에 온 거죠?”“차설아 씨라면...”병원 원장은 차설아와 같이 온 선우 시원에 대한 인상이 깊었다.“선우 시원 도련님과 함께 오셨는데 차설아 씨 오빠가 수술받던 중에 사고가 난 모양이더라고요. 그래서 우리 병원에 이송되었고 선우 시원 도련님이 직접 배정한 주치의와 저희 병원 의사들이 모여서 응급팀을 구성했어요.”“수술받던 중에 사고가 났다고요?”성도윤이 미간을 찌푸린 채 계속해서 물었다.“어떻게 되었는데요?”“흉터 회복 수술은 받던 중에 환자분이 마취제에 심한 반응을 보이다가 혼수 상태에 빠졌고 아직도 의식이 돌아오지 못했어요.”응급팀에 참여한 의사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그런 일이 있었군요.”성도윤은 그제야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되었다. 차성철이 혼수 상태에 빠져서 차설아가 어찌할 바를 모를 때 선우 시원이 나서서 도와주었고 감동한 차설아가 고마운 마음에 선우 시원을 안아주었던 것이다. 성도윤은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여자는 쉽게 감동해서 다른 사람이 조금만 도움을 주어도 은인처럼 모신다고 생각했다. 선우 시원이 별로 도움 되지 않았는데도 감동한 차설아가 우스웠다. 만약 성도윤이 명의를 데리고 온다면 차설아가 성도윤의 여자로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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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2화

병원 원장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그... 그 유명한 의사를 알고 있긴 하지만 응급팀은 이미 구성되었고 선우 시원 도련님이 매일 보고받고 있기에 갑자기 해산하면 저희 입장이 난처해질 것 같아요.”“내 부탁을 거절하면 병원에 준 투자금은 어떻게 되는지 모르나요?”성도윤이 매서운 눈빛으로 노려보면서 반문하자 병원 원장은 다리에 힘이 풀렸다.“죄, 죄송해요. 이 일은 저에게 맡겨주세요.”“나는 속도와 효율을 모두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선우 시원보다 더 빨리 대처할 수 있게 하세요.”“성 대표님, 걱정하지 마세요. 최선 다해서 맡겨주신 대로 할게요.”병원 원장은 모든 인맥을 총동원할 생각이었다. 해안시는 성씨 가문이 주름잡고 있는 곳이었기에 선우 가문을 등지고 성씨 가문에 잘 보여야 했다. 그제야 성도윤은 환하게 웃었고 머릿속은 차설아 생각으로 가득 찼다.‘차설아, 너무 감동해서 나랑 결혼하려고 하는 건 아니겠지?’차설아는 다시 차성철이 있는 중환자실로 향했고 기다리고 있던 바람과 마주쳤다. 바람은 차설아를 자세히 훑어보다가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차설아는 소름이 돋아서 인상을 찌푸린 채 물었다.“할 말 있으면 빨리할 것이지, 왜 그런 눈빛으로 쳐다보는 거야?”바람은 입술을 깨물더니 싱글벙글 웃으면서 솔직하게 말했다.“네가 너무 예뻐서 눈을 뗄 수가 없어.”차설아는 곧바로 주먹을 들었고 바람의 멱살을 잡았다.“다시 한번 말해볼래?”“아, 잘못했어!”바람은 차설아의 손목을 잡고는 간신히 웃음을 참았다.“나는 네가 그놈이랑 멀어진 것 같아서 기분 좋아. 예전처럼 그놈을 많이 사랑하는 것 같지 않으니 네 마음속에 내가 들어갈 수 있을 것 같거든. 지금은 네 마음이 몇 퍼센트 나에게로 향하고 있어?”차설아와 성도윤 사이에서 주도권은 늘 성도윤이 잡고 있었다. 진도를 나갈지 말지, 오늘 만날지 말지는 전부 성도윤이 정했고 차설아에게는 선택권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두 사람의 지위가 완전히 뒤바뀌었다. 차설아는 성도윤을 쥐락펴락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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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3화

차설아는 먼 곳을 바라보면서 말했다.“아니, 난 그 사람이랑 뜨겁게 사랑한 적 없어. 그동안 수많은 일을 겪었으니 우리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아.”차설아는 성도윤한테 목숨까지 내어줄 수 있을 정도로 사랑했지만 서로 엇갈리면서 사랑이 점점 옅어지게 되었다. 차설아는 그저 가족이 건강하길 바랐고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이때 장태호가 사복 차림을 하고서 늘 지니고 다니던 상자를 들고 걸어왔다.“장 선생님, 오늘 우리 오빠 수술 맡으신다고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왜...”차설아는 장태호를 바라보면서 불안한 예감이 들었다.“차설아 씨, 도련님... 정말 죄송해요, 이 수술은 못할 것 같아요. 병원에서 이미 다른 의사를 배정했고 그 주치의가 곧 찾아올 거예요. 저는 집에 일이 생겨서 이만 가볼게요.”“그게 무슨...”차설아는 갑작스러운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장 선생님이 저의 오빠 목숨을 구해준 은인인데, 왜 갑자기 주치의를 바꾸게 된 거죠?”바람도 당황하기는 마찬가지였기에 여느 때보다 진지하게 말했다.“장 선생님, 무슨 일인지 알려주세요. 제가 준 돈이 부족하다면 원하는 만큼 드릴게요.”장태호가 머쓱하게 웃더니 한숨을 내쉬었다.“도련님, 저는 선우 가문 어르신의 주치의로서 선우 가문만을 위해 움직이는 사람이에요. 그러니 돈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어요. 상대가 강압적으로 밀어붙여서 저에게는 아무런 선택권도 없으니 실력 있는 의사한테 수술을 맡기게 되었어요.”“상대가 강압적이라고요?”차설아가 다가가면서 물었다.“그 상대가 누군데요? 장 선생님을 협박하던가요?”“때가 되면 다 알게 될 거예요. 아무튼 상대도 환자분 치료를 위해 더 유명한 의사를 배정해 주었으니 틀린 선택은 아니죠. 걱정하지 마시고 새 주치의한테 맡기세요. 그럼 저는 이만 가볼게요.”장태호는 상자를 들고 자리를 떠났다.“바람아, 이제 우리 오빠 어떡해? 장 선생님이 떠나면 응급팀도 해산된 거나 마찬가지잖아. 오빠는 아직 중환자실에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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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4화

“원장님, 왜 갑자기 장 선생님을 응급팀에서 제외한 거예요? 저의 오빠 주치의 선생님이라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한다고 약속했는걸요. 갑자기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하세요.”차설아는 심각한 표정을 하고서 물었다. 차성철이 이 병원에서 치료받지 않았더라면 진작에 병원 원장 오태섭한테 큰 소리로 따져 물었을 것이다.“환자분을 위해서 더 훌륭한 의사를 찾았어요. 환자분께서 빨리 깨어날 수 있게 하려고 최선을 다하는 저희 입장을 이해해 주세요.”오태섭은 진행 중인 일에 대해 자세하게 말하지 않았고 성도윤의 뜻이라는 것을 드러내지 않으려 했다. “장 선생님도 충분히 훌륭하신 분이에요. 그리고 저는 장 선생님을 믿기에 그분 말고 다른 의사는 필요 없어요. 장 선생님께 계속 맡겨보는 건 어때요?”차설아는 장태호가 주치의로 남기를 원했다. 차성철이 마취제에 반응을 보이면서 혼수 상태에 빠진 건 의료사고거나 체질 문제가 아니라 누군가가 일부러 차성철을 죽이려고 작정한 것이라고 의심했었다. 그래서 바람의 소개로 와서 차성철을 살려낸 장태호가 아니라면 아무도 믿을 수 없었던 것이다.“차설아 씨, 저를 믿어주세요. 장 선생도 훌륭한 의사지만 신경과에서 전설로 불리는 의사가 한 명 있어요. 환자분이 깨어나지 못하는 건 마취제 불내증뿐만 아니라 뇌신경이 손상되었기 때문이에요. 제가 알고 있는 신경과 의사는 이 영역에서 아무도 능가할 수 없는 실력을 갖춘 분이고요. 그 의사라면 환자분을 빨리 깨어나게 할 수 있을 거예요.”오태섭은 차설아의 걱정을 덜어내기 위해 차근차근 설명해 주었다.“어떤 일이 일어나도 제가 책임질 테니 믿어주세요. 저의 이름을 걸고 맹세할게요.”“하지만...”차설아는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이때 바람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원장님, 그 신경과 의사가 누구인지 알려줄 수 있어요?”“바로 박성훈이에요. 신경과 의사 중에서 제일 유명한 분이세요.”오태섭이 말을 이었다.“박성훈은 천재라고 불릴 정도로 대단한 젊은이예요. 각 병원에서 의학 강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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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5화

“그, 그게...”오태섭은 심장이 덜컹 내려앉았고 식은땀을 흘렸다. 모든 일이 끝나기 전까지 성도윤의 뜻에 따라 움직인다는 것을 들키지 않겠다고 약속했는데 차설아한테 들키기 일보 직전이었다.“사실 병원에 데이터 수집팀이 있어요. 지금까지 수집한 데이터에 의하면 완치율이 99퍼센트였고 병원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박성훈을 설득하겠다는 뜻이에요.”오태섭은 재빨리 다른 핑계를 대서 위기를 넘겼다. 차설아는 단단히 믿는 눈치였고 박성훈을 어떻게 설득할지 생각하고 있었다. “원장님, 박 선생님이 지금 어디에 계시는지 아세요? 만약 병원 측에서 설득해도 소용없다면 제가 직접 가려고요.”차설아는 다른 사람에게 빚지고 싶지 않아서 직접 가려고 했다.“박성훈의 친구 말에 의하면 평소에 바다 낚시하는 걸 좋아해서 오늘도 낚시하러 갔을 거라고 하더라고요. 만약 물고기가 잘 잡혀서 기분이 좋으면 설득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힘들 거예요.”오태섭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박성훈은 병원과 계약한 의사가 아니라 여러 병원의 부탁을 받아 가끔 환자를 보러 가곤 했지만 돈과 권력에도 끄떡없는 사람이라 종잡을 수 없었다. 병원 원장 오태섭의 전화를 받지 않는 박성훈이 연약해 보이는 차설아의 말에 넘어갈 리 없었다. “해안시에서 바다 낚시할 만한 곳은 남교구밖에 없죠. 제가 지금 그쪽으로 가볼게요.”차설아는 주먹을 꽉 쥐고 말했다.“나랑 같이 가자.”바람이 차설아를 붙잡았다.“아니, 넌 남아서 성철 오빠를 보살펴야 해. 만약 누군가가 일부러 오빠를 죽이려고 했다면 우리가 자리를 비운 틈을 노릴 거야.”“배를 타고 바다까지 나가야 하는데 괜찮겠어? 너 혼자 보내려니까 마음이 안 놓여.”“상어만 아니라면 두려워할 것 없어. 나 혼자서도 충분하니까 괜찮아.”“넌 정말...”바람은 한숨을 내쉬더니 미간을 매만졌다. 강한 여자를 사랑하게 된 바람은 도와주려고 해도 그럴 기회조차 없었다. 사랑하는 여자의 마음을 얻기란 하늘의 별 따기와도 같았다.차설아는 재빨리 남교 부뚜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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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6화

긴급한 상황이었기에 차설아는 당장 출발하고 싶었다. 늦게 출발할수록 차성철의 상태가 악화할 것이다. “모터보트면 운전 요금을 더 지불해야 하거든요.”센터 담당자가 차갑게 말했다.“괜찮아요. 제가 직접 운전하면 돼요.”“직접 운전한다고요? 여자가 보트를 운전한다는 건 처음 들어봐요.”“요트 면허증도 땄는데, 뭐 문제 있어요? 센터 직원보다 제가 운전을 더 잘할 거예요.”“당신처럼 이상한 여자는 처음이에요. 열쇠 가져가세요.”센터 담당자가 빌려준 모터보트는 아주 작았고 오래된 보트라 액셀을 밟자마자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하지만 가장 저렴한 보트를 렌트했기에 어쩔 수 없었다. 차설아는 검은 연기 때문에 계속 기침했지만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어서 다급히 출발했다.그리고 센터 담당자가 알려준 위치로 향했고 보트 뒤로 물결이 출렁거렸다. 파도를 가르면서 빠르게 앞으로 나아가는 장면이 어쩐지 멋있어 보였다. 28마일 정도면 바다로 멀리 나간 것이었기에 값비싼 물고기를 낚을 수 있었다. 하지만 출항 비용이 많이 들었기에 사람이 적었다. 차설아는 어렴풋이 보이는 고급 요트를 바라보면서 그 요트에 박성훈이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차설아는 재빨리 요트 쪽으로 향했고 요트 갑판 근처에서 멈추었다. 그러고는 요트 위에 있는 사람들한테 손을 흔들면서 말했다.“안녕하세요. 낚시하러 오셨나 봐요?”요트는 두 층으로 된 구조였고 호화로운 장식과 작은 수영장이 눈에 띄었다. 그에 비해 요트 옆에 세워진 차설아의 보트는 한없이 초라했다. 요트의 수영장 옆에 누워있던 여자들은 차설아가 손을 흔드는 모습을 보더니 피식 웃었다.“저건 또 뭐야? 요트 센터에서 보낸 직원 아니야?”“요트를 운전하는 여자는 처음 봐. 설마 여장한 남자 직원은 아니겠지?”비키니를 입은 여자들은 계속 떠들어대자 선글라스를 끼고 검은색 정장 차림을 한 보디가드가 입을 열었다.“두 분이 낚시할 때는 조용히 하세요.”그러자 비키니를 입은 여자들은 입을 다물었고 서로 눈치만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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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7화

“당연히 어디에서 본 것 같은 얼굴이겠지.”단발머리 여자가 웃으면서 말했다.“휴대폰으로 해안시 8대 명문가 중 제일 명문가 성씨 가문의 둘째 도련님을 검색해 봐. 성대 그룹 대표 성도윤이잖아!”“서, 설마 박 선생님 옆에 있는 남자가 여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좋아했다는 그 성도윤이라고?”긴 생머리 여자가 입을 틀어막은 채 두 눈을 커다랗게 떴다. 그러고는 한참 후에야 말을 이었다.“성 대표님과 이렇게 만나게 될 줄 꿈에도 몰랐어. 예전에 여자를 가까이하지 않는다는 소문도 많았잖아. 여자가 아무리 유혹해도 넘어가지 않는 사람이 왜 갑자기 요트 아가씨인 우리를 불러서 바다 낚시하는 거래?”“재벌가 사람은 뻔하지 뭐... 이제는 아무 여자나 안고 싶은 거겠지.”“그럼 우리도 이제는 부자 될 일만 남은 거야?”“그렇긴 한데 우리가 아니라 물고기한테만 집중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괜찮아. 저 남자들은 물고기를 유혹하고 우리는 두 남자를 유혹하면 돼.”두 여자는 귓속말로 작전을 짜고는 비키니 끈을 헐렁하게 묶은 채 갑판 앞으로 걸어갔다.“박 선생님, 술 한잔하실래요? 얼마 안 되었는데 벌써 이렇게 많이 낚으신 거예요?”“성 대표님, 배고프지 않으세요? 금방 씻은 딸기 드셔보세요.”단발머리 여자가 술잔을 든 채 박성훈 곁에 앉았고 긴 생머리 여자는 성도윤 옆에 앉아 딸기를 입에 넣어주었다. 하필 이때 차설아가 그 상황을 보게 되었다.‘나쁜 놈, 여자들과 놀 거면서 왜 나한테는 그랬던 거야!’차설아는 오늘 재수가 없는 날이라서 성도윤과 마주치게 되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박성훈을 설득하는 것이 더 중요했기에 참아야만 했다. 차설아는 오태섭이 준 사진을 들고 성도윤 곁에 앉아 바다만 뚫어져라 쳐다보는 남자를 쳐다보더니 그 남자가 박성훈이라는 게 확실해졌다. 차설아가 씩 웃더니 입을 열었다.“박 선생님, 여기 참치가 엄청 많아요! 저의 보트에서 낚으실래요?”차설아는 요트 위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구조 요청 연막총을 하늘에 대고 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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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8화

“저야 너무 영광이죠. 감사해요!”차설아는 미소를 지으면서 계단을 올랐지만 속으로는 성도윤을 엄청나게 욕하고 있었다. 다른 여자와 노는 것도 모자라서 박성훈한테도 요트 아가씨를 배정해 주었다. 이 요트 위에 얼마나 많은 아가씨가 탔을지, 얼마나 더럽고 비겁한 짓을 했을지 상상조차 가지 않았다. 박성훈을 설득하기 위해서가 아니라면 절대 이 요트에 타지 않았을 것이다.차설아가 요트 위에 올라가자마자 비키니를 입은 여자들이 비웃었다.“어머, 언니는 옷차림이 왜 이래? 없는 가슴 드러내기 두려워서 그런 거야? 아무도 보지 않을 텐데 지레 겁먹는 꼴이 더 웃겨.”“우리는 성 대표님과 박 선생님을 즐겁게 하기 위해 올라왔어. 당신은 보트를 타고 쫓아왔으면서 뭘 또 아닌 척하고 그래? 가식 그만 떨어.”“성 대표님, 분위기 흐리는 이 여자를 쫓아내면 안 돼요?”성도윤이 입을 열기도 전에 차설아가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예전에 내가 너무 섹시해서 남자들이 줄을 설 때, 너희들은 성형병원에서 가슴 수술이나 받았겠지. 박 선생님을 즐겁게 해주겠으면 개그 코너나 하나 짜든지 그래? 그리고 가식 떠는 건 나보다 너희들이 너 잘하지 않아? 남자 품에 안기고 싶어서 안달 난 년들이 뭔 말이 많아!”비키니를 입은 여자들은 말문이 막혔고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굴렀다.“성 대표님, 저 여자 좀 보세요. 오자마자 분위기나 흐리는 걸 보면 성 대표님과 박 선생님 심기를 건드리러 온 게 분명해요. 아무래도 쫓아내는 게 맞는 것 같아요.”성도윤에게 딸기를 먹여주던 긴 생머리 여자가 성도윤의 팔을 붙잡고 말했다. 딸기를 건넸을 때 성도윤이 거절하지 않았기에 이미 넘어온 줄 알고 주제넘은 요구를 했던 것이다. 성도윤은 긴 생머리 여자를 차갑게 쳐다보면서 말했다.“지금 내 심기를 건드리는 건 너야.”그러자 긴 생머리 여자가 깜짝 놀라더니 손을 거두고는 말했다.“죄, 죄송해요. 성 대표님의 뜻에 따를게요. 주제를 모르고 함부로 말해서 죄송해요.”“지금부터 그 입 다물어. 내 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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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9화

박성훈은 성도윤을 힐끗 쳐다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 위대한 성도윤 대표님이 저를 위해 바다낚시까지 같이 해주셨는데 당연히 도와줘야죠. 주제를 알기 때문에 거절할 수가 없네요. 지금 환자 어디에 있죠? 얼른 가서 치료해 줄게요.”성도윤은 차성철이 있는 병원을 알려주었다.“지금 가면 딱 되겠네요. 도윤 씨를 도와주게 되어서 정말 영광이에요.”박성훈은 시계를 보더니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옆에서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차설아는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입을 열었다.“지금 저의 오빠를 구하러 간다고요?”차설아는 그제야 성도윤이 박성훈과 바다낚시를 나온 이유를 알게 되었다. 성도윤도 차설아와 마찬가지로 차성철을 구하려고 했다. 하지만 차설아와 성도윤은 사이가 틀어졌고 차성철과 성도윤은 원수 사이였다. 성도윤이 굳이 고개를 숙이면서 의사한테 잘 보이고 바다낚시를 같이 하면서 원수를 치료해 달라고 부탁할 리가 없었다. 차설아가 알고 있는 성도윤은 교활한 여우 같은 사람이었기에 손해를 보면 미친 듯이 보복했다. 그런데 오늘 성도윤은 어쩐지 원수한테도 도움을 주는 착한 사람 같았다.“내가 언제 그렇다고 말했어?”성도윤은 주머니에 두 손을 넣은 채 거만하게 말했다.“당신 오빠를 도와주려는 것이 아니라 실험하려고 그러는 거야. 그러니까 그런 표정은 집어치워.”“실험한다고요?”차설아가 고개를 갸웃거렸다.“그게 무슨 뜻이에요?”성도윤은 입술을 깨물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때 박성훈이 씩 웃으면서 말했다.“차설아 씨라고 했죠? 도윤 씨 말은 신경 쓰지 마세요. 제가 차설아 씨의 오빠를 치료해서 다 나으면 도윤 씨의 뇌수술도 저한테 맡길 거래요. 말로는 저의 의학 실력을 검증하겠다고 하지만 사실은 차설아 씨의 오빠를 도와주려고 그런 건데 부끄러워서 괜히 차갑게 말한 거고요. 도윤 씨가 은근히 마음이 여리다는 걸 차설아 씨가 알아야 할 텐데...”“성훈 씨, 저는 그 두 사람과 아무런 관계도 없다니까요. 도와주는 게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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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0화

수술은 몇 시간 동안 지속되었고 차설아는 수술실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수술이 잘 끝나는 일만 남자 성도윤은 자리를 뜨려고 했다.“잠깐만요.”차설아는 성도윤의 뒷모습을 보면서 말했다. 성도윤은 멈춰서더니 뒤돌아보면서 거만하게 말했다.“또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차설아는 입술을 깨물다가 눈을 질끈 감고 말했다. “고마워요.”그러고는 심호흡하더니 말을 이었다.“차씨 가문과 성씨 가문 예전부터 사이가 좋았어요. 그런데 우리 세대부터 이상하게 싸움이 잦았고요. 그래서 오빠가 다 나으면 차씨 가문, 성씨 가문 그리고 선우 가문까지 세 가문이 평화롭게 지냈으면 좋겠어요. 가문 어르신들이 알게 되면 기뻐하실 거예요.”성도윤은 차설아를 지그시 쳐다보더니 씁쓸한 표정을 짓고는 차갑게 웃었다.“당신은 나한테 할 말이 고작 가문의 평화, 그딴 말밖에 없어?”“그, 그럼 무슨 말을...”차설아는 침을 꿀꺽 삼키고는 다시 생각해 보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성도윤을 어떤 감정으로 대해야 할지 몰랐다. 지난 과거가 눈에 밟혀서 성도윤과 가까이하고 싶었지만 애매한 관계를 계속 이어 나갈 수도 없었다.“아니, 필요 없어졌어.”성도윤은 차설아를 비웃는 동시에 스스로 미련하다고 비난했다. 그러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뒤돌아 병원을 나섰다. 성도윤은 갑자기 회의감이 들었다.‘차설아 오빠를 위해서 의사를 찾아다니고 같이 바다낚시까지 하다니... 지금 무슨 일을 벌인 거지? 서은아랑 데이트할 시간에 도대체 왜 그 여자를...’서씨 가문과 성씨 가문은 같은 목표를 지향하면서 협력하는 사이였고 이익공동체로서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서은아가 성도윤을 진심으로 사랑했고 명예와 재산은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그래서 성도윤은 서은아한테 더 잘해주어야겠다고 여겼다.성도윤이 떠난 뒤, 차설아는 성도윤이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면서 한참을 멍하니 서 있었다. 바람은 곁에서 차설아의 눈치를 보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같이 있을 때는 차갑게 말하더니 가버리니까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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