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이혼, 후 집착의 모든 챕터: 챕터 1101 - 챕터 1110

1213 챕터

제1101화

그런 의심을 품고 저녁 식사 때 성도윤은 병원 식당을 찾았다.“해물 완탕 하나 주세요.”그는 직원을 향해 말했다.“?”직원들은 의문에 가득 차 있었다.“해물 완탕 없나요?”성도윤은 영어로 다시 한번 강조했다.“네, 없어요.”직원들은 바보를 보는 표정으로 그를 노려보며 메뉴판을 가리켰다. “모든 음식은 다 여기 있어요.”성도윤은 재빨리 메뉴를 훑어보았고 역시 완탕은커녕 동양 음식 하나 찾아볼 수 없었다.그럼 그 어린 간호사가 거짓말을 하는 건가?성도윤은 병실로 돌아와 매일 완탕을 가져다주는 간호사를 찾았다.“저희 얘기 좀 해야 할 것 같은데요?”간호사는 약간 긴장했는지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무슨 얘기요?”“내가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지 알잖아요.”“몰라요, 전 아무것도 몰라요.”어린 간호사는 고개를 저으며 모르는 척을 계속했다.그녀는 당연히 성도윤이 그녀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지 알고 있었고 남자는 분명 그녀에게 완탕을 누가 보냈는지 묻고 싶어 할 것이다.다만 그녀는 일찍이 제인에게 이 비밀을 꼭 지키겠다고 했고 또 하느님에게 맹세했기에 고백할 수 없었다.“이 완탕이 어디서 났는지 솔직히 말해요. 그럼 내가 섭섭하지 않게 줄게요.”성도윤은 양손을 주머니에 넣고 장사꾼처럼 여유를 부렸다.“안 돼요!”어린 간호사는 계속 고개를 저었다. “전 당신에게 말할 수 없다고 하느님께 맹세했어요.”“괜찮아요. 하느님도 다 이해하실 거예요.”“죄송합니다, 더 묻지 마세요. 저는 말하지 않을 겁니다.”어린 간호사는 가슴에 십자를 그은 후 쏜살같이 달아났다.그녀는 복도에서 연기를 삼키고 있는 차설아를 찾았고 다급하게 말했다. “드디어 찾았네요. 죄송하지만 제인 당신이 부탁했던 일 더는 도울 수 없을 것 같아요.”“왜요?”차설아는 침착하게 담배 연기를 곱게 내뿜었다.“성도윤 님과 서은아 님이 이미 당신이 준 해물 완탕이라는 것을 의심하고 있어요. 특히 서은아 님은 제가 성도윤 님에게 따로 만들어 그분을 꼬시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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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2화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묵묵히 담배꽁초를 눌러 불을 껐다. 곧이어 수척해진 그녀의 모습도 어둠 속으로 사라져버렸다...성도윤은 종일 기다렸지만 그가 고대하던 해산물 만두를 기다리지 못했다.점심때가 아니었기에 그도 꾹 참았다.그렇게 저녁이 되고 야식 시간이 되었는데도 만두는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그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무슨 일이에요? 오늘은 왜 만두가 없는 거죠?”성도윤은 서은아가 쉬고 있는 틈을 타 복도에서 회진을 돌고 있던 간호사를 가로막으며 신문이라도 할 태세였다.“그, 글쎄요...”간호사는 난처한 듯 목을 매만졌다.“식당은 더 이상 음식이 제공되지 않습니다. 성도윤 씨, 다른 음식을 드시는 건 어떤가요? 햄버거, 스테이크, 파스타 같은 음식이요.”“아뇨. 만두가 아니라면 저는 아무것도 먹지 않겠습니다.”성도윤은 그룹 회장의 신분도 아랑곳하지 않고 억지를 부리는 아이처럼 어리광을 부렸다. 만두를 먹지 않으면 절대 그만두지 않을 태세였다.그의 말을 듣던 간호사는 어이가 없어졌다.“설마 종일 아무것도 안 드신 거예요?”“맞아요. 종일 만두만 기다리는 탓에 지금 배가 고파 가슴이 등에 닿을 기세예요.”성도윤이 대범하게 인정해버렸다.만약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있다면 다른 음식은 그저 적당히 배를 채울 용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는... 끼니를 대충 때우고 싶지 않았다.“알겠어요. 그럼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지금 식당에 가서 물어볼게요.”간호사는 혹여나 이 고집 센 남자가 배가 고파 무슨 난동이라도 피울까 봐 잠시 그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좋아요, 기다릴게요. 하지만 기억하세요. 이제 제 생사는 당신의 손에 달려 있는 겁니다.”성도윤은 농담이 조금도 섞이지 않은 엄숙한 얼굴로 으름장을 놓았다.그렇게 남자가 다시 서은아가 쉬고 있는 병실로 돌아간 후에야 간호사는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이윽고 그녀는 두 발짝 뛰어 같은 층에 있는 성진의 병실로 달려갔다.“제인, 나와 봐요. 상의할 게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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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3화

“마감해도 한 그릇 정도는 더 만들 수 있잖아요. 사장님, 제발요. 한 번만 봐주세요.”차설아는 두 손을 모아 진심으로 사장님께 빌었다.“안 돼. 내일 오렴. 만둣국 한 그릇 안 먹는다고 죽진 않잖아?”“아니, 아니, 사장님, 이번에 안 먹으면 정말 죽을 수도 있어요... 어쨌든, 이 만둣국은 저에게 매우 중요해요. 사장님, 저 그래도 단골손님인데 사장님도 분명 저를 빈손으로 돌려보낼 수 없잖아요.”“아이고, 내가 못 살아 정말.”사장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차설아의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다시 냄비를 꺼내 요리를 시작해야만 했다.사실 중국집 사장뿐만 아니라 마을 사람들 모두가 차설아를 끔찍이 잘 챙기고 있다. 심지어 총애를 받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첫 번째는 연약한 여자가 사지가 불편하고 눈이 먼 남자를 돌봐야 한다는 사연에 동정심을 느낀 것이다.둘째는 차설아가 성실하고 귀엽고 유능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종종 마을의 독거노인을 도와 컴퓨터 수리, 인터넷 쇼핑, 가전제품 설치 등을 해주기도 했다.중국집 사장은 밀가루 반죽을 하며 차설아와 잡담을 나누었다.“만둣국을 먹지 않으면 죽는 사람이 과연 누굴까? 설마 성진은 아니겠지? 그 아이는 밀가루 음식을 좋아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성진이는 아니에요.”차설아도 덩달아 중국집 사장 아주머니의 옆에 서서 만두피를 만들며 부추, 파, 꽃, 새우를 섞은 고기 속을 능숙하게 만두피에 넣어 부드럽게 만지작거렸다. 그러면 작은 만두 하나가 만들어진다.“그 사람이 아니라고?!”아주머니의 동작이 멈추고 그녀의 머릿속에는 구경거리가 생겼다는 생각에 혼이 활활 타올랐다.“어머. 내가 지금 무슨 큰 비밀을 들은 거야? 만둣국을 먹는 사람이 성진이가 아니다니. 그럼 누군데?”“어... 제 고향 친구예요.”차설아의 대답이 모호했다.“그럼 그 친구, 네 마음속 지위가 남다른데? 요 며칠 비바람에도 끄떡없이 매일 그에게 만둣국을 사주었단 말이잖아. 게다가 오늘은 이렇게 늦었는데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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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4화

차설아는 만둣국을 들고 중국집을 나섰는데 도중에 고개를 숙여 만둣국에서 피어오른 뜨거운 향을 맡으며 저도 모르게 입꼬리를 올렸다.고개를 들었을 때, 일찍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던 키 큰 남자가 한눈에 들어왔다.“당신...”차설아는 마치 주문이라도 걸린 듯 멍하니 그 자리에 얼어붙어 버렸다.“그 우렁각시가 당신이었어요?”1m 떨어진 곳에 서서 착잡한 눈빛으로 차설아를 응시하는 성도윤의 표정은 놀라움과 당혹감 그 자체였다.“저,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습니다.”차설아는 당황하여 말을 좀 더듬거렸지만 죽어도 인정하려 하지 않았다.“부정하지 마세요. 간호사가 하나도 빠짐없이 다 말해줬으니까...”성도윤은 한 발짝 한 발짝 그녀에게 다가서며 우뚝 선 자세로 여인에게 캐물었다.“말해요. 무슨 목적으로 이런 짓을 하는 거예요?”더 이상 속일 수 없다고 판단한 차설아가 사실대로 말해주었다.“무슨 목적이 더 있겠어요? 단지 당신이 굶어 죽을까 봐 그랬죠.”“내가 굶어 죽든 말든 그게 당신이랑 무슨 상관이죠? 우리 아는 사이였나요?”성도윤의 그윽한 눈망울에는 경계심이 가득했다.“아니면, 내 신분이 범상치 않다는 것을 알고 이런 식으로 내 주의를 끌려고 하는 겁니까?”“? ? ?”차설아는 진심으로 어이가 없어 눈을 부릅뜨고 그를 바라보았다.이 녀석, 성진의 뼈와 피, 그리고 눈을 사용하더니 성격도 성진처럼 나르시시즘이 되고 뻔뻔해진 것인가?“그래요. 제가 당신을 꼬시려고 했다고 쳐요. 그럼 당신은 저에게 넘어온 건가요?”차설아는 가늘고 고운 눈을 들어 여우처럼 미소를 머금고 물었다.그녀를 불순한 여자라고 생각한다면 그녀도 그에게 불순한 목적을 보여주면 된다. 그래야 성도윤은 차설아에게 완전히 흥미를 잃을 것이고 그녀와 너무 얽매이지 않을 것이다.“그래요, 그럼 다시 꼬셔 보세요.”성도윤이 무뚝뚝한 얼굴로 여자에게 말했다. 아무런 감정도 드러나지 않는 얼굴이라 차설아는 그의 감정을 도무지 종잡을 수 없었다.하지만 차설아는 입술에 호선을 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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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5화

그날 이후, 차설아와 성도윤 사이에는 더 이상 아무런 접점이 없었다.그들은 마치 갑자기 방향을 잘못 잡은 두 개의 평행선처럼 잠시 교차했다가 다시 각자의 궤도로 돌아갔다.성도윤은 서은아의 곁을 지켜주며 다른 한편으로는 그룹의 일을 처리했다.지난 반년 동안, 성대 그룹은 성도윤의 강력한 지원 아래 마침내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칩 협력사를 찾았다. 그렇게 출시된 전자 제품의 판매량도 점점 증가하고 있으며 그룹의 분기 보고서도 수치가 매우 이상적이었다.그와 동시에, 성대 그룹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이며 차설아가 설립한 천신 그룹도 KCL 그룹의 도움을 받아 활발하게 발전했으며 그룹 이익도 빠르게 업계 3위 안에 들어섰고 심지어 성대 그룹의 추세를 크게 앞질렀다.두 집안은 비록 적수이긴 하지만 지난 반년 동안 서로에 대해 어떠한 정면충돌도 하지 않은 채, 선을 분명하게 지키며 그 누구도 서로의 사업에 발을 뻗지 않았다.사실 이것도 반년 전, 차설아와 성씨 가문, 그리고 서씨 가문이 미리 합의한 결과이다. 그녀는 성도윤에게 너무 많은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고 성씨 가문도 그녀에게 너무 많은 폐를 끼치게 하고 싶지 않았다.이날 성도윤은 컴퓨터를 켜고 계약서 처리에 열중했는데 그때, 비서 진무열은 영상통화를 요청했다.“무슨 일이야?”남자는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며 차갑게 입을 열었다.“보스, 일이 생겼습니다.”진무열은 예전과 달리 미간을 찌푸린 채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화성이 지구에 충돌하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심각할 필요는 없지.”성도윤이 차분하게 농담을 던졌다.그는 많은 변고를 겪으면서 원래도 잘 놀라지 않던 성격이 더욱 차분해졌다.“허허, 보스, 몸이 좋아지고 나서 정말 유머가 많아졌네요.”진무열이 입을 삐죽거리며 투덜거렸지만 그는 정말 웃을 수가 없었다.감개무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새로운 목숨을 얻게 된 성도윤의 성격은 정말 크게 변해있었다. 예전에는 얼음처럼 차갑게만 굴었지만 지금은 입만 열면 건들건들한 느낌이 가득했다. 오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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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6화

그러자 성도윤이 주먹을 불끈 쥐며 화를 냈다.“대체 어떤 사람이 이런 부도덕한 짓을 한단 말이야?”“여러 증거로 볼 때 이런 비열한 수법은 우리의 오랜 원수, ‘성심 전당포'가 한 짓인 것 같습니다. 보스... 이번에는 반드시 강펀치를 날려야 합니다. 이번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됩니다.”“괘씸한 것. 또 그 자식들이야?”성도윤은 냉담한 얼굴로 책상을 거세게 내리쳤다. 이번에야말로 정말 화가 났다.“그들이 굳이 지옥을 찾아왔다면. 우리가 무례하다고 비난하면 안 되지.”성도윤 쪽은 화가 나서 당장이라도 폭발할 지경이었지만 반대로 차설아는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여자는 병원의 인공 호수 옆에서 휴대폰으로 오빠 차성철, 그리고 원이와 달이와 영상통화를 하고 있었다.“오빠, 솔직히 말해. 오빠 주업은 전당포 장사이고 부업은 돼지 기르는 거지. 난 왜 원이와 달이가 살이 찐 것 같지?”사실 차설아의 말은 조금도 과장되지 않았다. 영상 속의 원이와 달이는 확실히 전보다 살이 많이 쪄있었다. 분명 예전에 잘생긴 도련님과 예쁜 공주님이었는데 지금은 마치 동글동글한 공처럼 귀엽기 그지없었다.“네가 나한테 뭐라 할 자격이 있어?”그러자 차성철은 정색하고 퉁명스럽게 말했다.“넌 부업이 가정부야? 벌써 얼마나 지났는데 왜 아직도 성진 그 녀석을 돌보고 있어? 네 아이도 버리고 그 녀석을 돌보는 이유가 뭐야? 그 녀석이 네가 사람을 죽이는 것을 봤어, 아니면 네 목숨을 구해줬어? 대체 왜 그렇게까지 성진한테 매달리는 거야?”남자는 사업을 버리고 성씨 가문 남자를 돌보기 위해 달려간 차설아에게 항상 불만이 많았지만 차설아가 워낙 애교를 잘 부리는 탓에 몇 마디 좋은 말로 달래기만 해도 너무 심한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단지 생각하면 할수록 마음이 더 화가 나 매우 불쾌할 뿐이다.“진짜 미안해. 오빠가 나 대신 아이를 돌보고 천신 그룹을 돌보느라 고생하는 거 다 알아. 이쪽 일이 마무리되면 곧 돌아갈게. 오빠와 원이 달이의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현장에서 노래 세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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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7화

진무열과의 대화를 마친 성도윤은 초조해하며 컴퓨터를 덮은 뒤, 기분 전환을 위해 근처 산책로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그는 요즘 그룹의 일에 점점 싫증이 나기 시작했고 심지어 자리에서 물러나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하지만 물러날 수는 없었다.현재 성씨 가문 전체를 둘러봐도 그룹 전체를 관리하는 중책을 맡을 수 있는 사람은 그와 성진 두 사람뿐이다.그러나 성진은 지금 그 사기꾼과 세계를 돌아다니며 인생을 즐기고 있는데 만약 그가 이대로 계속하여 게으름을 피운다면 성대 그룹이 와르르 무너져 내릴 날도 멀지 않을 것이다.어쩔 수 없다. 현실은 이렇게 잔인한 것이다. 약육강식의 세상에서 부단히 전진하지 않으면 결국은 잡아먹히기 마련이다.해안시의 8대 가문의 수장으로서 성씨 가문은 권력과 영광을 누린 만큼 수없이 많은 위험과 책임을 져야 했다.그렇기에 아무리 힘들어도 그는 잠시도 발걸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게다가 아직 발걸음을 멈추지도 않았는데 ‘성심 전당포'와 같은 원수들이 참지 못하고 도발하기 시작했다. 만약 어느 날 그가 정말 멈추었다면 그 결과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성심 전당포...”넓고 잔잔한 호숫가에 우뚝 선 남자의 얇은 입술이 차갑고 잔혹한 글귀를 내뱉었다.“이번에는 당신들이 스스로 총부리를 들이받았으니 어떤 결과가 따라도 싸.”멀리서 바라보면 성도윤의 잘생기고 차가운 얼굴은 고귀한 기질을 뿜어내고 있었고 마침 붉은 석양이 서쪽으로 질 무렵, 황금빛 햇볕이 호수에 스쳐 가며 호수면은 영롱한 다이아몬드처럼 반짝반짝 빛을 내어 그의 아름다움과 부드러움을 더욱 돋보이게 해주었다. 그 장면은 정말 한 폭의 유화와도 같이 말로 이룰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그런데 지금 남자는 머릿속으로 잔인한 복수를 계획하고 있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북유럽의 호수는 바닥이 훤히 보일 정도로 맑았고 호수의 표면에는 때때로 새가 멈춰서며 신기한 광경을 그려냈다. 게다가 시원한 산들바람까지 살랑살랑 불어대며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있자니 저절로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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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8화

그 청아한 모습을 한 여인은 머리도 들지 않은 채 능숙하게 아기의 옷을 벗겨내고 가슴을 누른 다음 입을 맞대고 아기에게 인공호흡을 하기 시작했다.한 번, 한 번, 또 한 번, 몇 번을 반복한 끝에 아이는 마침내 물을 토해냈고 하얗게 질린 얼굴에도 점차 혈색이 돌아왔다.“생명에는 지장이 없을 것 같으니 빨리 병원으로 보내 정밀 검사를 받도록 하세요.”그제야 여자는 마침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젊은 엄마에게 영어로 말해주었다.“고마워요, 정말 고마워요. 당신들 덕분에 저와 아이가 살 수 있었어요!”젊은 엄마는 아기를 안고 눈물을 펑펑 쏟아내며 연신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서둘러 의사를 찾아갔다.성도윤은 온몸이 흠뻑 젖은 상태였고 여전히 머리카락에서 뚝뚝 떨어지는 물방울이 완벽한 이목구비를 타고 흘러내렸다.이어 긴 손가락으로 무성한 머리카락을 넘겨버리자 몸은 피곤했지만 상쾌한 느낌이 들었다.역시 좋은 일을 하면 기분이 좋아지나 보다.“어, 잠깐만요!”그 청아한 모습을 한 여자도 막 자리를 뜨려는데 성도윤은 귀신이라도 쓰인 듯 무의식 간에 여자를 불러세웠다.“네? 저요?”여자가 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렸다.이윽고 서로의 얼굴을 똑바로 확인한 두 사람은 개똥을 밟기라도 한 것 같은 불쾌함이 느껴졌다.“당신이라니.”성도윤은 여자를 위아래로 훑어보면서 시큰둥한 눈빛을 하고는 입을 열었다.“돈 때문에 나를 꼬시려고 하는 된장녀는 할 줄 아는 게 아무것도 없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용감하게 뛰어들 줄 몰랐네요. 오늘 다시 보게 됐어요.”“허허, 정말 건방진 남자가 따로 없군요. 눈이 나쁘면 스스로 도려내어 더 필요한 사람에게 기부하는 게 어떨까요?”차설아는 남자를 힐끗 쳐다보고는 퉁명스럽게 대꾸했다.강산은 바꾸기 쉬워도 본성은 바꾸기 어렵다고 이 녀석은 예나 지금이나 항상 그녀를 폭발시킬 만큼 화나게 할 방법을 갖고 있었다.닥치는 대로 사람을 구했을 뿐인데 어떻게 이곳에서 그를 만날 수 있는 거지?!“나를 꼬시려는 계획이 실패했다고 벌써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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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9화

“콜록콜록!”차설아는 뒤로 몇 걸음 물러섰고 부자연스럽게 헛기침을 몇 번 했다. “어색하게 왜 이래요?”“말 돌리지 말고 대답해요. 있어요, 없어요.”성도윤은 경험이 풍부한 사냥꾼처럼 차설아에게 말을 돌릴 기회도 주지 않고 그녀의 마음을 살피려 했다.“네, 있어요.”차설아는 깊이 숨을 들이마시고 남자의 시선을 피하며 진지하게 허튼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제가 당신에 대한 감정은 흐르는 강물처럼 걷잡을 수 없어요. 정말 매력적이시네요. 제 유일한 신이에요.”“...”“어때요, 만족하세요? 카리스마 넘치는 척 안 하면 안 돼요? 정말 어색해요.”“?”“아직도 마음에 안 들면 계속할 수 있어요, 나 이런 헛소리 엄청나게 잘해요. 더 듣고 싶다면 더 할 수도 있어요.”성도윤은 굳은 얼굴로 대답했다.“됐네요.”이 여자... 정말 평범한 여자가 아니군.그는 그녀의 속내를 알아보려고 했지만 알려고 할수록 더 모르겠다는 기분이 들었다.“다른 일 더 있어요? 없으면 난 가봐야 해요”그녀는 자제력이 매우 약한 사람이기 때문에 그와 오래 있을수록 그녀의 마음은 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는데 그녀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게다가 그녀는 지금 온몸이 흠뻑 젖었고 날도 어두워져 정말 추웠다.“없어요, 가봐요.”성도윤도 차설아와 더 이상 왈가왈부하고 싶지 않은 모양이었다.그가 보기에 여자는 좀 지나치게 미친 것 같았는데 그는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차설아가 얼마 가지도 않았는데 뒤에서 또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잠깐만요.”“또 왜 그래요?”“추우니까 이거 입고 가요.”성도윤은 자신이 아까 물에 들어가기 전에 벗어놓은 마른 외투를 여자에게 살짝 걸쳐주며 말했다.“몸조심해야죠. 그렇지 않으면 사람을 유혹할 힘이 어디 있겠어요.”“정말 고맙네요.”차설아는 말없이 주먹을 조이며 일부러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당신은 왜 병원에 있는 거죠? 여기서 일해요? 아니면 가족이 아파서?”“상관없는 일이잖아요, 가요.”차설아는 차갑게 가버렸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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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0화

성진이 볼 수 없기 때문에 많은 일을 그녀는 비교적 편하게 할 수 있었다.“갑자기 옷은 왜 갈아입어?”성진은 어색한 표정으로 물었다.“그게... 옷이 더러워져서.”차설아는 거짓말을 하면서도 남자에게 성도윤을 만난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그렇지 않으면 분명 또 끝도 없이 헛된 생각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거짓말.”성진은 입꼬리를 축 늘어뜨리고 억울하기 짝이 없는 표정을 지었다. “영원히 나를 속이지 않을 거라고 약속했으면서... 지금 나를 바보처럼 속이고 있잖아.”남자가 분명 뭔가를 알고 있다는 걸 차설아가 깨달았다. 병원에는 사람들이 많이 오가고 그는 이곳에 자주 오기 때문에 누가 그에게 정보를 알려줬을 가능성도 없지 않았다.“내가 당신을 속였다니, 내가 뭘 속였다는 거야? 말해봐.”여자가 조심스럽게 탐색하듯 말했다.“닥터 데이비드가 입원 구역의 작은 호수에서 익사 사건이 발생했고 당신이 뛰어내려 사람을 구했다고 하던데. 당신이 옷을 갈아입은 것은 당신의 옷이 젖어서지 옷이 더러워져서가 아니란 말이지.”성진이 엄숙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맞아, 거짓말이야. 난 당신이 걱정할까 봐 그랬지. 데이비드는 정말 입이 빠르네, 병원을 옮겨야 할 것 같아. 그렇지 않으면 사생활이 하나도 없겠어.”그녀는 확실히 병원을 옮기고 싶었다. 그렇지 않으면 작은 병원에서 서은아와 성진은 같은 층에 있으니 조만간 양측이 마주칠 것이 분명했다.성진은 원래 매우 비관적이고 예민한 사람이기 때문에 그때가 되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병원을 바꾼다고 넘어갈 수 있는 일이 아니잖아. 본질을 알지 못했어.”성진은 침대에 앉아 보기 드문 진지한 모습으로 차설아를 낯설게 했다.“본질이 뭔데?”“본질은 당신이 나를 당신의 가장 가깝고 신뢰하는 사람으로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는 거야”“그 결론은 도대체 어떻게 낸 거야? 우리가 지금 서로 의지하고 있는데 그래도 가장 가깝고 신뢰하는 사람이 아니야?”“내가 지금 농담하는 거라고 생각하지 마.”성진은 이번에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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