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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5화

그날 이후, 차설아와 성도윤 사이에는 더 이상 아무런 접점이 없었다.

그들은 마치 갑자기 방향을 잘못 잡은 두 개의 평행선처럼 잠시 교차했다가 다시 각자의 궤도로 돌아갔다.

성도윤은 서은아의 곁을 지켜주며 다른 한편으로는 그룹의 일을 처리했다.

지난 반년 동안, 성대 그룹은 성도윤의 강력한 지원 아래 마침내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칩 협력사를 찾았다. 그렇게 출시된 전자 제품의 판매량도 점점 증가하고 있으며 그룹의 분기 보고서도 수치가 매우 이상적이었다.

그와 동시에, 성대 그룹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이며 차설아가 설립한 천신 그룹도 KCL 그룹의 도움을 받아 활발하게 발전했으며 그룹 이익도 빠르게 업계 3위 안에 들어섰고 심지어 성대 그룹의 추세를 크게 앞질렀다.

두 집안은 비록 적수이긴 하지만 지난 반년 동안 서로에 대해 어떠한 정면충돌도 하지 않은 채, 선을 분명하게 지키며 그 누구도 서로의 사업에 발을 뻗지 않았다.

사실 이것도 반년 전, 차설아와 성씨 가문, 그리고 서씨 가문이 미리 합의한 결과이다. 그녀는 성도윤에게 너무 많은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고 성씨 가문도 그녀에게 너무 많은 폐를 끼치게 하고 싶지 않았다.

이날 성도윤은 컴퓨터를 켜고 계약서 처리에 열중했는데 그때, 비서 진무열은 영상통화를 요청했다.

“무슨 일이야?”

남자는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며 차갑게 입을 열었다.

“보스, 일이 생겼습니다.”

진무열은 예전과 달리 미간을 찌푸린 채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화성이 지구에 충돌하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심각할 필요는 없지.”

성도윤이 차분하게 농담을 던졌다.

그는 많은 변고를 겪으면서 원래도 잘 놀라지 않던 성격이 더욱 차분해졌다.

“허허, 보스, 몸이 좋아지고 나서 정말 유머가 많아졌네요.”

진무열이 입을 삐죽거리며 투덜거렸지만 그는 정말 웃을 수가 없었다.

감개무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새로운 목숨을 얻게 된 성도윤의 성격은 정말 크게 변해있었다. 예전에는 얼음처럼 차갑게만 굴었지만 지금은 입만 열면 건들건들한 느낌이 가득했다. 오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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