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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4화

차설아는 만둣국을 들고 중국집을 나섰는데 도중에 고개를 숙여 만둣국에서 피어오른 뜨거운 향을 맡으며 저도 모르게 입꼬리를 올렸다.

고개를 들었을 때, 일찍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던 키 큰 남자가 한눈에 들어왔다.

“당신...”

차설아는 마치 주문이라도 걸린 듯 멍하니 그 자리에 얼어붙어 버렸다.

“그 우렁각시가 당신이었어요?”

1m 떨어진 곳에 서서 착잡한 눈빛으로 차설아를 응시하는 성도윤의 표정은 놀라움과 당혹감 그 자체였다.

“저,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습니다.”

차설아는 당황하여 말을 좀 더듬거렸지만 죽어도 인정하려 하지 않았다.

“부정하지 마세요. 간호사가 하나도 빠짐없이 다 말해줬으니까...”

성도윤은 한 발짝 한 발짝 그녀에게 다가서며 우뚝 선 자세로 여인에게 캐물었다.

“말해요. 무슨 목적으로 이런 짓을 하는 거예요?”

더 이상 속일 수 없다고 판단한 차설아가 사실대로 말해주었다.

“무슨 목적이 더 있겠어요? 단지 당신이 굶어 죽을까 봐 그랬죠.”

“내가 굶어 죽든 말든 그게 당신이랑 무슨 상관이죠? 우리 아는 사이였나요?”

성도윤의 그윽한 눈망울에는 경계심이 가득했다.

“아니면, 내 신분이 범상치 않다는 것을 알고 이런 식으로 내 주의를 끌려고 하는 겁니까?”

“? ? ?”

차설아는 진심으로 어이가 없어 눈을 부릅뜨고 그를 바라보았다.

이 녀석, 성진의 뼈와 피, 그리고 눈을 사용하더니 성격도 성진처럼 나르시시즘이 되고 뻔뻔해진 것인가?

“그래요. 제가 당신을 꼬시려고 했다고 쳐요. 그럼 당신은 저에게 넘어온 건가요?”

차설아는 가늘고 고운 눈을 들어 여우처럼 미소를 머금고 물었다.

그녀를 불순한 여자라고 생각한다면 그녀도 그에게 불순한 목적을 보여주면 된다. 그래야 성도윤은 차설아에게 완전히 흥미를 잃을 것이고 그녀와 너무 얽매이지 않을 것이다.

“그래요, 그럼 다시 꼬셔 보세요.”

성도윤이 무뚝뚝한 얼굴로 여자에게 말했다. 아무런 감정도 드러나지 않는 얼굴이라 차설아는 그의 감정을 도무지 종잡을 수 없었다.

하지만 차설아는 입술에 호선을 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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