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부자라니의 모든 챕터: 챕터 601 - 챕터 610

1252 챕터

제601화

[여보세요, 임운기 씨 맞으시죠? 전 한화은행의 직원입니다. 최근 임운기 씨께서 돈세탁 또는 불법 거래에 참여하신 혐의가 있으셔서, 저희 은행에서 발급받으신 카드가 동결될 예정입니다.]이 말을 들은 운기는 심장에 칼이 꽂힌 것 같았다.은행 카드에 있던 1조 원은 운기의 마지막 희망이었다.“돈세탁? 지금 장난해요? 전 돈세탁 따위 한적 없어요! 제대로 조사는 해보신 거예요? 당신들이 뭔데 멋대로 제 카드를 동결시켜요?”운기는 전화에 대고 노호하기 시작했다. [저희 은행에서는 법에 따라 조치를 취한 것이니 협조해 주시 길 바랍니다. 조사한 결과 이상이 없으시다면 동결은 해제될 겁니다.]은행 직원이 말했다.“그럼 조사하는데 시간이 얼마나 들어요?”운기는 이를 악물고 물었다.[그건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한 달이 걸릴 수도 있고, 1년이 걸릴 수도 있고, 아니면 더 오래 기다려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건 운에 맡기실 수밖에 없어요.]운기는 더 이상 소리 지르지 않았다. 그저 묵묵히 전화를 끊고 바닥에 쪼그리고 앉기만 했다.‘분명 은씨 가문의 짓일 거야!’화정이 파산되었을 때, 운기는 아직 YJ와 1조가 있으니 전세를 뒤집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은씨 가문이 이런 것들에도 손을 댈 줄이야!운기는 이때 갑자기 생각났다. 이전에 화정 빌딩 앞에서 은경수는 그에게 지옥에 떨어지는 맛을 느껴보라고 말한 적이 있다.운기는 그제야 경수의 뜻을 알게 되었다.모든 것을 알아차린 운기는 깊은 절망에 빠졌다. 판을 뒤집으려 해도 전혀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옆에 있던 울프와 소아는, 땅에 쪼그리고 앉은 채 머리를 수그리고 있는 운기를 그저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운기는 엄청나게 속앓이를 하고 있었다.그들은 단 한 번도 운기가 이렇게 괴로워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더욱이, 운기를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몰랐기에, 마찬가지로 괴로워 미칠 지경이었다.어느덧 저녁이 되었고 날은 많이 어두워져 있었다.“쿵!”멀지 않은 곳에서 천둥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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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2화

호텔 프런트.운기는 신분증을 프런트 데스크 직원에게 건넨 후, 주머니를 더듬으며 돈을 꺼내려고 했다.비록 카드가 동결되었지만 100만 원 정도의 현금은 가지고 있었다.“손님, 죄송합니다만 저희 호텔에는 남는 방이 없습니다.”프런트 아가씨는 신분증을 운기에게 돌려주었다.“남는 방이 없다고요? 방금 제가 물어볼 때는 방이 많이 남아있다고 하지 않았나요?”운기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이때 옆에 앉아있던 부장이 일어나서 말했다.“손님, 사실대로 말씀드릴게요. 은씨 그룹에서 이미 부근 지역에 통보를 내렸어요. 손님을 받아들인다면 자희 호텔은 분명 엄청난 피해를 보게 될 겁니다.”“은경수, 이렇게 나온다는 거지?”운기는 이를 악물며 넘쳐 오르는 화를 억눌렀다.운기는 분명 경수의 짓일 거라고 확신했다. 게다가 경수가 왜 자신을 잡아넣지 않았는지 알 수 있었다.‘은경수 그 자식은 분명 내가 지금처럼 초라한 모습으로 지내길 바랐던 거야! 지낼 곳조차 없이 거리를 나도는 지금의 내 모습을 보면 엄청 기뻐하겠네.’“손님, 저희는 단지 호텔을 위한 것뿐입니다. 그러니 이만 나가주시면 안 될까요?”“그럼 이렇게 합시다. 전 나갈 테니 이 두 사람은 이곳에서 지낼 수 있게 해주시죠.”운기가 말했다.운기는 지금처럼 광풍과 폭우가 몰아치고 있는 상황에, 울프와 소아마저 노숙을 하도록 내버려 둘 수는 없었다.특히 소아처럼 어린 여자아이를 절대로 자신 때문에 고생시킬 순 없다.“이건.”부장은 망설이는 눈치였다.“이건 100만 원이에요. 제가 가지고 있는 전부이니 제발 부탁드릴 게요.”운기가 부탁했다.“그래요. 은씨 가문은 손님만 들이지 말라고 했으니 나머지 두 분이라면 괜찮을 거예요.”부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운기가 준 100만 원을 받았다.“운기 도련님, 저도 함께 나갈 거예요! 어디로 가든 전 반드시 함께 할 겁니다!”소아는 운기의 팔을 잡은 채 확고한 말투로 말했다.“소아 씨, 전 지금 빈털터리에요. 이 100만 원은 제 마지막 재산이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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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3화

비록 운기는 하루빨리 은씨 가문을 이겨 화정을 되살리고 싶었다.하지만 가장 급한 것은 생계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일단 배를 채우고 지낼 만한 곳을 찾아야 한다.방금 소아를 호텔에 들여보내기 위해, 운기는 이미 가지고 있던 100만 원을 전부 써버렸기에 지금은 밥을 먹을 돈조차 없다.“일단 돈부터 좀 빌려봐야겠어.”운기가 중얼거렸다.곧이어 운기는 핸드폰을 꺼내 금도의 사장 몇 명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 몇 명은 모두 술자리에서 류충재가 소개해 준 사람들이다.운기는 연속 몇 번 걸었지만 결과는 모두 같았다. 전화는 연결되자마자 바로 끊겨버리고 말았다.“지난번 자선 연회에서는 굽신거리던 놈들이, 지금은 화정이 봉쇄되었다고 하나같이 전화를 받지 않다니.”운기는 고개를 저으며 감탄했다.“사업에서 다진 우정은 쉽게 믿어서는 안 되나 봐요.”울프가 말했다.“됐어, 창양시의 사장 몇 명에게 전화해 봐야겠어.”운기는 중얼거리며 그나마 사이가 좋은 사장들의 번호를 찾아 전화를 걸었다.그러나 전화를 여러 번 걸었지만 아무도 받지 않았다.운기는 결국 창양시 상업 연합회 회장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를 몇 번 울리더니 마침내 연결되었다.‘역시 윤 회장은 다를 줄 알았어.’운기는 마음속으로 감탄하고는 입을 열었다.“윤 회장님, 저 임운기에요. 지금 제 상황이 좀 급해서 그런데, 돈 좀 빌려주실 수 있나요?”[운기 씨, 뭐라고요? 저 지금 외국인데 잘 안 들리네요.]전화에서 윤 회장의 목소리가 들려오더니 곧 끊겨버리고 말았다. 운기는 전화가 끊기는 소리를 듣자 온몸이 굳어지고 말았다.예전에 윤 회장은 늘 운기에게 아부하느라 바빴다. 운기는 그와 여러 번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는데, 윤 회장마저 다른 사람들과 똑같을 줄은 몰랐다.“역시 이게 현실인가 봐. 울프 네 말이 맞아, 도움 되는 사람이 정말 하나도 없네.”운기는 고개를 저으며 감탄했다.다시 전화를 걸어도 같은 상황이 일어날 것이기에 운기는 더 이상 전화를 하지 않았다.유일하게 위로가 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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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4화

조영과의 전화를 끊은 뒤, 임청이 전화를 걸어왔다.운기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설마 사촌 누나의 회사도 차압당한 건가?’“여보세요, 사촌 누나.”운기는 얼른 전화를 받았다.[운기야, 누나 방금 외지에서 보급에 관해 이야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야. 화정이 파산되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너네 집으로 찾아갔었는데, 호숫가 별장마저 차압당했더라고, 너 지금 어디야? 안전한 거야?]임청이 걱정스럽게 물었다.“사촌 누나, 저…….”운기는 약간 울먹거렸다.“전 괜찮아요, 누나네 회사는 어때요?”운기는 이를 악물고 감정을 가다듬었다.[우리 회사는 모두 정상이야. 너 지금 어디야? 내가 차를 몰고 데리러 갈 테니 일단 우리 집에서 지내. 화정은 없어졌어도 분명 다른 방법이 또 있을 테니까, 함께 잘 생각해 보면 될 거야.]이 소식을 듣자 운기는 겨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 자신과 관련된 모든 회사가 모두 봉쇄되었기 때문이다.임청의 회사는 50%의 주식이 운기의 것이기에, 이마저도 차압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누나, 절대로 절 찾아와서는 안 돼요. 지금 제 명의로 된 모든 회사가 차압당했는데, 누나네 회사가 차압당하지 않은 건 아마 은경수가 모르고 놓친 걸 거예요. 지금 절 만나러 온다면 괜히 불통이 튈 거예요.”운기가 정중히 말했다.운기가 만약 임청의 집에 들어서게 된다면, 임청의 회사가 분명 파급을 받아 언제 파산될지 모를 것이다.‘조윤 그룹이 나 때문에 파산된 이상, 누나 회사도 파산되게 만들 수는 없어.’[그럼 지금 네 상황은 어때? 지낼 곳은 있어? 안전하긴 한 거야?]임청은 걱정스럽게 물었다.“누나, 전 지금 호텔에서 지내고 있으니 엄청 안전해요. 제 걱정은 넣어두시고, 디지털 윙크릭스를 발전시키는 게 우선이에요. 누나네 회사가 발전하는 게 저한테 가장 큰 도움이 될 거예요.”운기는 진지하게 말했다.[그래, 내가 도와줄 만한 일이 있다면 언제든지 말해. 회사를 버리더라도 널 끝까지 도와줄 거야!]임청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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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5화

“총이야!”“저 새끼 총 가지고 있어!”거지들은 운기가 손에 든 총을 보더니 깜짝 놀라며 크게 놀랐다.운기는 직접 총을 장전했다.“빵!”운기는 키가 작은 거지의 어깨에 총을 쏘았다.“아악!”키가 작은 거지는 아파서 소리를 질렀고, 옆에 있던 거지들은 깜짝 놀라며 얼른 무릎을 꿇었다.“선생님, 죄송합니다. 저희가 잘못했어요! 얼마든지 때려도 좋으니 총은 쏘지 말아 주세요!”그들은 연신 용서를 빌었다.“당장 꺼져!”운기가 큰 소리로 말하자 거지들은 키가 작은 거지를 부축하며 재빨리 도망쳤다.거지들이 떠난 후 울프가 큰비 속에서 뛰어왔다.“운이 형, 방금 총 쏜 거예요?”울프는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응, 몇 마리의 개들이 달려들었어.”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다행히 이곳엔 불빛이 어두워서 운이 형 얼굴을 똑똑히 보지 못했을 거예요. 얼른 다른 곳으로 가야겠어요. 놈들이 경찰에 신고라도 하면 큰일이에요.”울프가 말했다.“그래.”운기는 고개를 끄덕이며 울프를 따라 떠났다.두 사람은 결국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운이 형, 이건 빵과 물이에요.”울프가 사 온 빵과 물을 꺼내자 두 사람은 서둘러 먹기 시작했다.울프는 먹으며 운기를 타일렀다.“운이 형, 지금은 중요한 시기니까 이런 일이 생겨도 될수록 참으시는 게 좋을 거예요. 만약 은경수가 형이 총을 쏘아 사람을 죽였다는 것을 알게 되면, 분명 이것을 빌미로 운이 형을 없애 버리려고 할 거예요.” 운기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 점은 운기도 잘 알고 있었지만 방금 너무 화가 났던 것이다.“운이 형, 제가 방금 확인해 봤는데, 제가 그동안 어르신을 따르면서 카드에 총 172억을 저축했더라고요. 이 돈을 전부 형에게 드릴 게요. 판을 뒤집으려면 퍽이나 부족하겠지만 이건 제 전부에요.”울프는 카드 한 장을 꺼냈다.“울프야, 내 카드가 동결되지 않았어도, 네가 1000억을 나한테 준다고 해도 모두 소용없어. 우린 권력이 없으니 화정 그룹을 다시 일으켜 세운다 해도 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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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6화

이 말을 듣자 주국건이 얼른 일어나 말했다.“저 주국건은 평생 은씨 가문에 충성할 겁니다!”은경수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임운기를 없애버렸으니 드디어 마음이 편해지네요. 그놈도 운이 참 좋은 편이에요. 오 어르신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그놈은 그 자리에서 죽었을 지도 몰라요.”경수가 말했다.“경수 형, 그 자식은 아마 지금쯤 죽는 것보다 더 고통스럽겠죠? 지금 밖에 비가 이렇게 많이 오는데, 거지랑 같이 자고 있을 지도 모르잖아요? 하하.”주준이 웃으며 말했다.주준은 지하 복싱 대회에서 운기와 원수를 졌었기에, 지금 운기의 처지를 보자 기분이 엄청 좋았다.“맞아, 아마 죽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울지도 몰라. 몸과 마음이 모두 타들어가기 직전이겠지. 이게 바로 나 은경수한테 덤비는 결과야!” 경수는 찬란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 일은 모두 독고 가문의 도움 덕분입니다. 다들 함께 제 미래의 며느리인 독고 용미를 위해 짠합시다.”은광덕이 술잔을 높이 들자, 현장에 있던 많은 사람들도 분분히 일어나 잔을 든 다음 고개를 들어 마셨다.“여러분 감사합니다.”독고 용미도 술잔을 들어 한 잔 마셨다. 그리고 잔을 내려놓은 후 말했다.“경수 오빠, 저 취한 것 같아요. 너무 어지러워요.”용미는 경수에게 기대어 있었다. 경수는 자신에게 기대어 있는 용미를 보자 밥맛이 떨어지고 말았다.‘X발, 뚱뚱하고 못생긴 데다가 입 냄새도 이렇게 지독하다고?’은광덕은 얼른 웃으며 경수에게 말했다.“경수야, 용미가 취한 것 같으니 얼른 데리고 윗방으로 올라가.”은광덕은 말을 하면서 경수에게 눈짓을 보냈다.경수는 당연히 은광덕의 뜻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분명 용미를 제대로 붙잡으라는 것이다.“네.”경수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용미를 부축해 위층으로 올라갔다.침실에 들어선 후.“경수 오빠, 저 너무 어지러운데 침대 옆으로 부축해 주시면 안 될까요?”용미는 한 손으로 이마를 가리며 말했다.이 모습을 본 경수는 마음속으로 은근히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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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7화

경수는 짙은 가래를 싸고 있는 휴지를 보았다. 아무리 싫어도 그는 억지로 건네받을 수밖에 없었다.이때.“팍!”경수가 건네받은 휴지가 부주의로 찢어지고 말았던 것이다.진한 가래는 순식간에 경수의 손가락에 묻어 끈적거릴 뿐만 아니라, 손에 달라붙어 떨쳐버릴 수도 없었다.“쾅.”경수는 토할 것만 같아 얼른 용미를 밀치고 화장실로 달려갔다.“우웩! 우웩!”경수는 화장실에서 한바탕 토했는데, 위에 있던 모든 것들을 토한 것만 같았다.결국 경수는 손 세정제로 여러 번 씻고서야 화장실에서 나왔다.“경수 오빠, 왜 그래요? 걱정돼 죽는 줄 알았어요.”용미는 얼른 달려와 물었다.눈앞의 용미를 보자 경수의 마음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해졌다.‘이런 여자를 아내로 맞이해야 하다니, 앞으로 이 여자와 매일 같은 침대에서 잠을 자야겠지? 생각만으로도 죽을 것 같아!’그러나 경수는 이 혼사를 절대 망치지 못했고, 용미를 화나게 만들지도 못했다.원인은 아주 간단했다. 독고 가문이 화정을 없애버린 것처럼 은씨 가문도 쉽게 없애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나, 나 뭔가 음식을 잘못 먹은 것 같아. 몸이 너무 안 좋은 것 같으니 이만 방으로 돌아가서 쉬어야겠어.”“경수 오빠, 가지 마요. 몸이 아프시다면 제가 마사지해줄게요.”용미는 경수를 붙잡았다.“용미야, 나 오늘 정말 몸이 안 좋은 것 같아.”경수는 여전히 도망치려 했다.용미가 아무리 못생겼다고 해도 불을 끄면 그럭저럭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경수 오빠, 이러면 저 화낼 거예요.”용미는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경수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이때 용미는 이미 경수에게 달려들었다.경수의 악몽도 여기서 시작되었다.……다음 날.밤새 내린 폭우는 간신히 그쳤지만, 하늘은 여전히 먹구름이 짙어 숨이 막힐 정도로 어두웠다.하룻밤의 폭우로 인해 운기는 전혀 잠들지 못했다. 그저 밤새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했지만 전혀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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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8화

“할아버지, 저희 이제 어떡해요?”운기가 입을 열었다.류충재를 만난 후 운기의 마음도 많이 진정되었다.류충재가 알고 있는 것이 많으니, 뭔가 판을 뒤집을 방법이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운기야, 지금 판을 뒤집는 건 쉽지 않을 거야.”류충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이때 마세라티 한 대가 달려왔는데, 운기가 고개를 들어보자 류원해였다.화정 그룹은 비록 망했지만, 경수가 주로 손을 댄 것은 류충재와 운기였다. 그러기에 원해의 개인 명의로 된 차, 집은 모두 남아있었다.“임운기? 네가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찾아와? 너만 아니었으면 화정 그룹이 파산되었을 리가 없잖아!”원해는 큰 소리로 외쳤다.운기는 안색이 어두워졌지만 반박하진 않았다.“임운기, 네가 전에 날 회사에서 내쫓은 건 기억나? 지금 네 꼴 보니까 정말 기분이 날아갈 것 같네!”원해의 얼굴은 한층 험상궂었다.“그만해!”류충재는 원해를 향해 호통을 쳤다.“할아버지, 왜 아직도 저놈 편을 드시는 거예요?”원해는 매우 불만스러워 보였다.“말해봐, 무슨 일로 온 거야?”류충재가 입을 열었다.“할아버지, 지금 류씨 가문이 엉망진창이에요. 다들 할아버지께서 돌아오시기를 기다리고만 있어요!”원해가 말했다. “알았어, 너 먼저 돌아가. 난 만날 사람이 있으니 좀 이따 돌아갈게.”원해가 떠난 후, 류충재는 운기와 함께 택시를 타고 인애병원으로 향했다.택시비는 자연히 울프가 내게 되었다. 운기와 류충재는 지금 모두 빈털터리기 때문이다.택시 안.“울프야, 결국 네 돈을 쓰게 되다니 정말 부끄럽구나.”류충재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어르신,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애초에 어르신께서 절 유럽에서 구해주셨으니, 전 평생을 다해 은혜를 갚을 겁니다.”류충재는 그 말을 듣자 무척 감동되었다.“외할아버지, 제가 어젯밤에 생각해 보았는데, 지금 저희에게 필요한 건 돈이 아니라 권력인 것 같아요.”운기가 말했다.“운기야, 네가 이 점을 깨달았다니 다행이구나. 사실 할아버지도 줄곧 권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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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9화

“오 회장, 그게 무슨 소리야? 자네가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면 나와 운기가 어떻게 이곳에 서있을 수 있겠어?”류충재가 말했다.이번에 운기와 류충재가 죽지 않고 무사히 밖에 있을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오경석이 필사적으로 두 사람을 지킨 덕분이다.“평생을 공들였던 화정이 이렇게 없어지다니, 난.”류충재가 말을 하던 목소리는 조금 떨리기 시작했다.운기는 류충재가 자신보다 훨씬 괴로울 것이라는 걸 알아차릴 수 있었다.화정 그룹은 류충재가 일생의 심혈을 기울여 아이처럼 다듬어 온 것이기 때문이다.“류 회장, 지금 내 몸이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 내가 죽으면 은씨 가문이 분명 두 사람을 또다시 궁지에 빠뜨릴 거야. 그러니 북방에 가든지 외국으로 떠나든지 얼른 결정을 내리는 게 좋을 거야.”오경석이 말하자 류충재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그래, 잘 생각해 볼게.”오경석을 방문한 후, 운기와 류충재는 병원 밖으로 나섰다.인애병원 앞.배가 불룩한 중년 남자가 병원으로 가는 길에 운기와 류충재를 만나게 되었다.“어머, 류 회장이잖아!”배가 불룩 튀어난 남자는 얼굴에 웃음을 띤 채 류충재를 보았다.“오 회장, 오랜만이네요.”류충재는 애써 미소를 지었다.“다들 이것 좀 보세요. 이 분이 바로 화정 그룹의 회장 류충재에요!”남자는 큰 목소리로 떠들어댔다.순식간에 병원을 드나드는 환자 및 가족들이 모두 그들을 쳐다보았다.“저 사람이 바로 화정 그룹의 류충재인가 봐. 듣자니 탈세는 물론 돈 세탁도 했다던데, 저런 사람은 본때를 봐야 돼!”“맞아, 저런 사람은 불쌍할 가치조차 없어!”……순식간에 주위 사람들은 류충재를 향해 손가락질을 하며 심한 말을 내뱉기 시작했다. 그러자 오진강도 웃으며 말했다.“류 회장님, 지금 빈털터리죠? 제가 좀 빌려드릴 까요? 땅에 엎드려 개처럼 짖으신다면 제가 200만 원을 드리죠. 어때요?”“오진강, 예전에는 내 앞에서 개처럼 엎드려 꼬리를 흔들더니, 지금 이딴 식으로 나온다는 거야?”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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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0화

“당신…….”운기는 안색이 심하게 어두워졌다.“그래, 허리를 굽히도록 하지.”류충재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앞으로 나아갔다.“외할아버지, 안 돼요! 절대로 허리를 굽혀서는 안 돼요!”운기는 류충재를 붙잡았다.“운기야, 지금 제대로 사과를 하지 않는다면 나중에 우리에겐 복수를 할 기회조차 없게 될 거야. 때론 굽힐 줄도 알아야 해. 내가 해줬던 말을 벌써 잊은 거야?”류충재는 진지하게 말했다.“네, 알겠어요.”운기는 이를 악물고 고개를 끄덕였다.“난 이미 늙었으니 어떻게 살든 상관없지만, 넌 아직 젊으니 뭐든 해낼 수 있을 거야. 외할아버지의 말을 꼭 기억해야 돼.”류충재는 의미심장하게 말했다.류충재는 말을 마친 후 앞으로 걸어가 오진강에게 허리를 굽혀 사과했다.“하하, 살다 살다 류 회장이 나에게 허리를 굽히는 걸 보게 되다니. 이것 좀 봐, 화정 그룹의 대표 류충재가 고개를 숙이고 있어!”오진강은 하하 웃으며 말했다.그러자 주위를 둘러싸던 구경꾼들도 의논하기 시작했다. 그중에는 감탄하는 사람도 있고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었다.“TY그룹 오진강 씨, 제가 다시 일어서게 된다면 TY그룹부터 없애버릴 거예요!”운기는 두 눈을 가늘게 뜨며 주먹을 세게 쥐었다. 그는 TY그룹과 오진강이라는 이름을 묵묵히 마음속에 새겼다.“다시 일어선다고? 하하, 정말 헛된 망상이야. 은씨 가문이 누르고 있는데 어떻게 일어선다는 거야? 꿈도 꾸지 마!”오진강은 또다시 비웃으며 말했다.“운기야, 그만하고 이만 가자.”류충재는 운기를 끌고 밖으로 나갔다. 병원을 나선 후, 류충재는 걷다가 비틀거리며 쓰러지고 말았다.“외할아버지!”운기가 재빨리 부축하지 않았다면, 류충재는 이미 땅에 쓰러졌을 것이다.자세히 보자 류충재의 얼굴을 창백하고 입술에도 전혀 핏기가 없었다.“외할아버지 왜 그러세요?”류충재가 쓰러지자 운기는 초조하다 못해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운기의 아버지는 그가 어릴 때 일찍 돌아가셨기에, 그는 오직 어머니와 단둘이 의지하며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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