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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0화

“당신…….”

운기는 안색이 심하게 어두워졌다.

“그래, 허리를 굽히도록 하지.”

류충재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앞으로 나아갔다.

“외할아버지, 안 돼요! 절대로 허리를 굽혀서는 안 돼요!”

운기는 류충재를 붙잡았다.

“운기야, 지금 제대로 사과를 하지 않는다면 나중에 우리에겐 복수를 할 기회조차 없게 될 거야. 때론 굽힐 줄도 알아야 해. 내가 해줬던 말을 벌써 잊은 거야?”

류충재는 진지하게 말했다.

“네, 알겠어요.”

운기는 이를 악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난 이미 늙었으니 어떻게 살든 상관없지만, 넌 아직 젊으니 뭐든 해낼 수 있을 거야. 외할아버지의 말을 꼭 기억해야 돼.”

류충재는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류충재는 말을 마친 후 앞으로 걸어가 오진강에게 허리를 굽혀 사과했다.

“하하, 살다 살다 류 회장이 나에게 허리를 굽히는 걸 보게 되다니. 이것 좀 봐, 화정 그룹의 대표 류충재가 고개를 숙이고 있어!”

오진강은 하하 웃으며 말했다.

그러자 주위를 둘러싸던 구경꾼들도 의논하기 시작했다. 그중에는 감탄하는 사람도 있고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TY그룹 오진강 씨, 제가 다시 일어서게 된다면 TY그룹부터 없애버릴 거예요!”

운기는 두 눈을 가늘게 뜨며 주먹을 세게 쥐었다. 그는 TY그룹과 오진강이라는 이름을 묵묵히 마음속에 새겼다.

“다시 일어선다고? 하하, 정말 헛된 망상이야. 은씨 가문이 누르고 있는데 어떻게 일어선다는 거야? 꿈도 꾸지 마!”

오진강은 또다시 비웃으며 말했다.

“운기야, 그만하고 이만 가자.”

류충재는 운기를 끌고 밖으로 나갔다.

병원을 나선 후, 류충재는 걷다가 비틀거리며 쓰러지고 말았다.

“외할아버지!”

운기가 재빨리 부축하지 않았다면, 류충재는 이미 땅에 쓰러졌을 것이다.

자세히 보자 류충재의 얼굴을 창백하고 입술에도 전혀 핏기가 없었다.

“외할아버지 왜 그러세요?”

류충재가 쓰러지자 운기는 초조하다 못해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

운기의 아버지는 그가 어릴 때 일찍 돌아가셨기에, 그는 오직 어머니와 단둘이 의지하며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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