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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1화

운기는 의사를 따라 그의 사무실로 갔다.

“환자분은 간암 말기인데다가 큰 충격을 받아 쓰러지신 거예요. 비록 응급처치를 했지만, 아마 남은 시간은 한 달밖에 없을 것 같으니 마음의 준비를 하시는 게 좋을 거예요.”

의사가 진지하게 말했다.

“암, 암이라고요?”

운기는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이 순간, 운기는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갈라지는 것 같았다. 심지어 화정 그룹이 파산되었을 때보다 수백 배나 더 괴로웠다.

운기에게 있어서 류충재는 큰 산과 나무 같았는데, 지금은 그 산과 나무들이 쓰러진 것이다.

“의사 선생님, 혹시, 혹시 치료할 방법은 없을까요?”

운기는 이를 악물며 물었다.

“환자분께서는 나이가 많으셔서 수술은 힘들 것 같아요. 지금으로써는 두 가지 방법이 있어요. 하나는 치료를 포기하고 남은 시간들을 무사히 보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항암 치료를 하시는 거예요. 항암 치료는 독으로 독을 물리치는 것이기에, 환자 분이 엄청난 고통을 감수하셔야 할 겁니다. 게다가 항암 치료를 한다고 해도 수명은 조금밖에 연장되지 않을 거예요.”

의사는 잠시 멈추더니 계속해서 말했다.

“게다가 환자분은 이미 보름 전에 검사를 받으셨는데, 치료를 포기하기로 결정을 내리셨어요.”

“보름 전이요?”

운기는 머리를 세게 맞은 것만 같았다.

‘그렇다면 외할아버지께서는 보름 전에 이미 자신이 암 말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거야? 다 아시면서 나한테 말해주지 않으셨던 거야?’

운기는 그제야 모든 것을 깨닫게 되었다.

류충재가 은씨 가문을 물리치기 위해 급히 자신에게 인맥을 넘긴 것과, 자신을 화정 그룹의 회장 자리에 올리려는 것은 모두 의도된 것이다.

“외할아버지!”

운기는 눈물을 끊임없이 흐르기 시작했다.

운기는 평소에 거의 울지 않는 성격이다. 그동안 아무리 가난하고 괴롭힘을 당해도 단 한 번도 울지 않았다.

운기는 화정이 무너졌을 때도 울지 않았는데, 오늘 마치 평생 참아온 눈물을 모두 흘린 것 같았다.

……

운기는 곧 병상에 누워 있는 류충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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