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601화

[여보세요, 임운기 씨 맞으시죠? 전 한화은행의 직원입니다. 최근 임운기 씨께서 돈세탁 또는 불법 거래에 참여하신 혐의가 있으셔서, 저희 은행에서 발급받으신 카드가 동결될 예정입니다.]

이 말을 들은 운기는 심장에 칼이 꽂힌 것 같았다.

은행 카드에 있던 1조 원은 운기의 마지막 희망이었다.

“돈세탁? 지금 장난해요? 전 돈세탁 따위 한적 없어요! 제대로 조사는 해보신 거예요? 당신들이 뭔데 멋대로 제 카드를 동결시켜요?”

운기는 전화에 대고 노호하기 시작했다.

[저희 은행에서는 법에 따라 조치를 취한 것이니 협조해 주시 길 바랍니다. 조사한 결과 이상이 없으시다면 동결은 해제될 겁니다.]

은행 직원이 말했다.

“그럼 조사하는데 시간이 얼마나 들어요?”

운기는 이를 악물고 물었다.

[그건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한 달이 걸릴 수도 있고, 1년이 걸릴 수도 있고, 아니면 더 오래 기다려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건 운에 맡기실 수밖에 없어요.]

운기는 더 이상 소리 지르지 않았다. 그저 묵묵히 전화를 끊고 바닥에 쪼그리고 앉기만 했다.

‘분명 은씨 가문의 짓일 거야!’

화정이 파산되었을 때, 운기는 아직 YJ와 1조가 있으니 전세를 뒤집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은씨 가문이 이런 것들에도 손을 댈 줄이야!

운기는 이때 갑자기 생각났다. 이전에 화정 빌딩 앞에서 은경수는 그에게 지옥에 떨어지는 맛을 느껴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운기는 그제야 경수의 뜻을 알게 되었다.

모든 것을 알아차린 운기는 깊은 절망에 빠졌다. 판을 뒤집으려 해도 전혀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옆에 있던 울프와 소아는, 땅에 쪼그리고 앉은 채 머리를 수그리고 있는 운기를 그저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운기는 엄청나게 속앓이를 하고 있었다.

그들은 단 한 번도 운기가 이렇게 괴로워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더욱이, 운기를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몰랐기에, 마찬가지로 괴로워 미칠 지경이었다.

어느덧 저녁이 되었고 날은 많이 어두워져 있었다.

“쿵!”

멀지 않은 곳에서 천둥소리가 들려왔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