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Chapter 511 - Chapter 520

1660 Chapters

제511화

“하 매니저님, 늦은 시간에 전화해서 죄송합니다.”하 매니저가 웃으며 전화를 받았다. 가끔 색소폰이 흘러나오는 조용한 술집이었는데 전화를 받으면 옆 사람도 통화 내용을 들을 수 있었다.곁에 있던 방한서는 의아한 듯 그를 올려다보았고 위스키를 막 마시려던 찰나 다시 묵묵히 손을 내렸다.하 매니저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서연 씨께서 늦은 시간에 무슨 일입니까?”“한 사람에 대해 조사해주세요.”강서연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그 사람에 대해서 하나도 빠트림 없이 알아봐 주세요! 제가 원하는 건 인터넷에 있는 공식 자료가 아니에요... 하 매니저님께서는 제 뜻을 이해하죠?”“네, 바로 알아보겠습니다. 서연 씨께서 조사하려고 하는 대상이 누구예요?”“정섭 엔터테인먼트 성설연입니다.”하 매니저는 잠시 멈칫하더니 의문스러운 눈빛으로 방한서를 바라보았다.그는 평소에도 머리가 빨리 돌아가고 강서연의 사람됨을 잘 알기 때문에 그녀가 아무 이유 없이 남을 조사할 것이라고는 믿지 않는다.성설연이라는 이름은 하 매니저도 들어본 적이 있다. 엄친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최근에 정섭 엔터테인먼트로 계약되었다.그렇다면 강서연이 성설연을 조사하고 싶은 것은 임우정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인가?방한서는 순간 안색이 변했다. 그는 속사정을 알고 있었으나 도련님께서 절대로 밖으로 말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하셨기 때문에 방한서는 절대로 말하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이실직고하지 않으면 강서연이 오해할 수 있다!방한서는 최연준을 지키려는 마음이 굴뚝같아 양손으로 쉬지 않고 하 매니저에게 손짓을 해서 강서연에게 성설연과 최연준은 아무 관계가 없다고 설명하게 했다.하 매니저는 눈살을 찌푸리며 그가 왜 손으로 날뛰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잠시 침묵하는 사이에 강서연은 바로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다.“하 매니저님 주변에 다른 사람도 있어요?”“서연 씨, 그게...”하 매니저는 착실한 사람이어서 그녀에게 숨기지 않았다.“오랜만에 다들 잔업이 없어서 한서 씨랑 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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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2화

신작 영화 준비가 막바지에 다다랐고 곧 촬영이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곽보미는 이에 대해 관심이 많지 않아 몇 번의 회의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강서연이 커피를 마시자고 불러내자 그녀는 커피를 두 모금 마시고는 내려놓고 생각에 잠긴 채 창밖을 바라봤다.강서연은 그런 모습이 마치 영화나 드라마 속 여주인공의 실연을 닮았다는 느낌을 받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만약 곽보미가 정말로 실연을 당했다면 영화의 진도를 어떻게 보장할 수 있겠는가? 곽 감독처럼 재능으로 먹고사는 사람에게는 기분과 영감이 너무나 중요하다는 것을 강서연은 알고 있었다.강서연은 곽보미를 일깨워 주고 싶었지만 이런 일은 당사자가 주동적으로 말하지 않으면 그녀도 묻기 어렵다.강서연은 심심해서 핸드폰을 꺼내 웹 서핑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동영상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화면에는 남다른 미모를 가진 여자가 기타를 들고 노래를 부르고 있었는데 음색이 매력 있어 팬들이 끊임없이 ‘좋아요’ 를 눌러 줬고 실시간 시청하는 사람 수가 벌써 10만 명을 돌파하였다.“후.”강서연은 담담하게 웃었다. “성설연의 호소력이 장난 아니네요. 경섭 씨가 이번에 엄청 많은 돈을 벌어들이겠어요.”“네?”성설연이라는 세 글자를 듣자마자 곽보미는 감전된 듯 벌떡 일어나 강서연의 곁에 털썩 주저앉았다.그리고 화면을 똑바로 응시하며 작은 주먹을 꽉 쥐었다.“이게... 뭐예요!”곽보미는 화면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노래도 별로네요.”강서연이 곽보미를 바라보았다.여태껏 남자답기만 했던 곽 감독의 얼굴에는 어린 소녀가 질투하는 표정이 나타났다. 질투심이 가득한 그런 것은 아니었고 소심한 질투 뒤에는 은은한 상실감이 있었다.곽보미는 테이블 위의 휴지를 집어 한 줄 한 줄 찢었다.강서연은 이상해했다.“내가 호소력이 있다고 딱 한 마디만 했을 뿐인데 왜 이렇게 반응이 크세요?”성설연은 최연준의 첫사랑이어서 반응이 커야 할 사람은 강서연이었어야 했다.“그게...”곽보미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반쯤 뜸을 들였다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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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3화

강서연이 잠시 멈칫했다.“유 변호사님?”곽보미가 급하게 말을 바꾸었다.“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물어보는 거예요! 유 변호사가 최 대표와 절친이잖아요. 그래서 나는 최 대표가 있는 곳에 유 변호사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강서연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은근히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곽보미는 강서연의 예리함으로 눈치챘을 거란 걸 알고 있었다.그래서 그녀는 애써 밝은 미소를 지어서 속내를 감추려 했다.“사실... 일이 있어서 유 변호사를 찾고 싶은 거예요. 영화 판권에 관한 법률 조문과 또...”“영화 판권?”강서연은 또 의아했다.“그 부분에 대해서 왜 걱정하는 거예요? 어진 엔터테인먼트의 법무팀은 전문성이 엄청 강해요. 이미 계약서를 작성했을걸요!”“...”곽보미는 말을 잇지 못하고 얼굴이 열이 나는 것처럼 후끈 달아올랐다.강서연은 가볍게 웃기 시작했다.평소의 곽보미라면 이렇게 많은 말을 하지 않았을 것이고 더군다나 그 누구에게도 얽매이지 않았을 것이다.그런데 오늘의 곽보미를 보고 오히려 알려지지 않은 또 다른 면을 발견했다.“유 변호사님은 갈 것 같아요.”강서연이 말했다.“그때 궁금한 게 있으면 언제든지 물어보세요.”곽보미는 황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식은 커피를 단숨에 들이켰다....성설연는 분장실에 앉아 매니저가 그녀에게 짜준 각종 스케줄을 집중적으로 듣고 있었다.귀국한 후부터 성설연은 쉴 새 없이 바쁘게 일하기 시작해서 계약도 하고 음반도 냈다. 다행히도 바쁘게 살아온 삶이 마침내 조금이나마 보답을 얻은 것 같다.그녀는 음악계에 뛰어든 다크호스가 되어 짧은 시간에 수십만 명의 팬을 얻었다.게다가 마케팅을 잘해서 회사에서는 성설연에게 유학파 창작형 재녀라는 타이틀을 달아줬다. 평소 카메라 앞에서도 조용하고 겸손한 웃음을 지어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그러나 인지도가 많아지면서 성설연은 다소 자만해지고 일반적인 스케줄은 이미 성에 안 찼다.매니저 낸시가 다섯 번째를 읽을 때 성설연은 짜증이 나서 립스틱을 내려놓고 뒤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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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4화

“내가 벌써 알아봤어요! 최연준은 아직 결혼 안 했어요.”“그러면... 유 변호사님은?”성설연은 입을 삐죽 내밀었다.학창 시절부터 유찬혁이 자신을 향한 마음을 알고 있었고 오랜 세월 동안 유찬혁이 줄곧 자기를 그리워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그러나 성설연은 유찬혁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유씨 가문은 학자 집안에 불과하여 최씨 가문, 배씨 가문과 같은 대가족과는 아직 거리가 멀다.공부할 때부터 성설연은 학교의 퀸카여서 그녀의 결혼 상대도 뛰어난 사람이어야 한다!“설연아.”낸시가 걱정스럽게 말했다.“정말 최연준을 만나고 싶은 거야? 하지만 나는 유 변호사님도 괜찮다고 생각해. 적어도 너에게는 진심이니까... 그리고 최연준 같은 사람은 변덕스러워서 네가 감당할 수 없을 거야.”“무슨 소리예요!”성설연이 그녀를 노려보았다.낸시는 입술을 깨물고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그녀는 성설연이 재능이 있고 야망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지금까지 운이 안 따라와서 오랜 세월 동안 잠적해 있을 뿐이다.진짜 최연준과 엮일 수 있다면 그것도 좋은 방법이다...낸시는 한숨을 내쉬며 성설연의 어깨에 손을 얹고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이 길은 걷기가 쉽지 않을 거야.”그녀는 성설연을 바라보았다.“네가 굳이 간다면 나도 너를 지지할 수밖에 없어.”“고마워요, 언니!”성설연이 웃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아무리 어려워도 나는 걸어갈 거예요! 그리고 나랑 최연준은 동창이잖아요!”...주말의 임씨 가문은 떠들썩하기 그지없다. 몇 채의 별장은 전부 다시 공사를 했는데 권민지는 별장 사이에 같은 양식의 화단을 가꾸고 조약돌이 깔린 작은 길로 연결해 특별한 설계를 하였다.몇 채의 별장은 유럽의 거리를 모두 옮겨놓은 것 같은 분위기를 조성했다.축하연에 권민지는 임수정을 데리고 참석했다. 임수정은 휠체어를 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보다 안색이 많이 좋아졌고 얼굴에는 진심 어린 미소를 담고 있었다. 겉으로는 창백하고 연약하지만 생명력이 더해져 색다른 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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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5화

유찬혁은 예의 바르게 인사하고 권민지에게 술 한 잔을 청했다.그의 오늘 차림은 권민지의 눈을 번쩍 뜨게 했다.권민지가 기억하는 평소의 유찬혁은 비교적 경직되어 있었다. 아마도 직업상의 관계 때문인지 늘 엄숙했고 블랙 슈트 차림으로 재판 중이거나 재판장에 가는 길이었다.그런데 오늘은 웬일로 블랙 슈트를 옅은 카키색으로 바꿔 입었다. 이런 칼라는 사람과 몸매를 가리지만 유찬혁이 입으니 마치 화보에서 걸어 나온 남자 모델 같다.권민지가 위아래로 한번 훑어보더니 웃으며 말했다.“유 변호사님께서 오늘 참 잘생겼네요! 젊은 사람은 이렇게 밝게 입어야 활력이 넘쳐 보여요!”유찬혁은 가볍게 기침을 두 번 하고 눈 밑에는 남모를 웃음기가 스쳐 지나갔다.그는 이 축하연에서 줄곧 한 사람을 찾고 있었다.그런데 유찬혁은 멀리서 계속 그를 바라보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 심지어 그 사람은 일부러 유찬혁과 같은 색상의 슈트로 골라 입었다.그 사람은 계속 슈트의 단추를 만지작거렸고 눈빛은 유찬혁의 그림자를 따라다니며 감정 기복이 심했다....최연준이 도착했을 때는 연회가 막 시작된 참이었다.그는 어른들과 몇몇 중요한 파트너들과 인사를 나누고 또 직접 축하 선물을 전달하고는 한쪽으로 물러나 소파에 앉아 심심하게 손에 든 술잔을 흔들었다.강서연이 최연준과 함께 오지 않아 그는 외로워 죽을 지경이었다.“도련님, 조급해하지 마세요.”방한서가 옆에서 설명했다.“서연 씨께서 일이 끝나면 바로 오겠다고...”“무슨 일이 그렇게 중요한데!”최연준은 처음에는 화를 내다가 나중에는 또 약간 받아들이지 않는 기색이 역력했다.“엄마도 참, 자기는 일벌레라고 해도 이젠 서연이까지 잘못 가르쳐 주고 있단 말이야!”방한서는 입가가 두 번 씰룩거렸다.‘할 수 있으면 황태후 앞에 가서 직접 말하던가!’“도련님, 화내지 마세요... 김 대표님께서는 단지 일에 대한 열정이 넘칠 뿐이에요. 서연 씨도 책임감이 강하고 열심히 하는 사람으로서 오늘 야근하는 것도 회사를 위해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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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6화

성설연은 머리가 백지가 되어 멍하니 이 남자 앞에 서 있었고 감히 크게 숨을 쉬지도 못했다.학창 시절부터 최연준이 냉혹하고 무정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졸업한 지 이렇게 오랜 세월이 흘렀는데도 더 하면 더 했지 덜 하지는 않았다.그러나 최씨 가문의 유혹이 너무 커서 성설연은 결코 물러서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심호흡을 하고 재빨리 마음을 가다듬어 비위를 맞추기 위해 애써 자연스러운 미소를 지었다.“오랜만에 동창을 만났는데 이렇게 내쫓는다고요?”최연준은 눈을 가늘게 뜨고 참으로 이상한 여자라고 속으로 생각했다. 배경원이 말해주지 않았더라면 그는 옛 동창이라는 것도 기억 못하고 있을 것이다.게다가 강서연에게서 한 통의 문자도 오지 않아 그의 마음은 더욱 착잡해서 아예 일어나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성설연은 깜짝 놀라 최연준이 떠나려는 것을 보고 황급히 따라갔지만 두 걸음도 가기 전에 맞은편에 또 한 여자가 나타났다.이 여자의 외모는 여배우에 비해 못 미쳤지만 온몸에는 여배우가 따라올 수 없는 귀티가 배어 있어 아마도 어느 가문의 따님일 것이다.최연준은 눈살을 찌푸렸고 각진 얼굴은 더욱 어두워졌다.그리고 다시 한번 이런 연회를 꺼리는 마음이 극치로 도달했다.성설연은 웃으며 앞으로 다가와 또 그를 도와 여자를 막았다.그 여자가 멀리 가버리자 성설연은 자신을 바라보는 최연준의 눈빛이 아까처럼 차갑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고맙습니다.”남자는 차갑고 딱딱하게 한 마디를 내뱉었다.성설연은 머리를 숙이고 미소를 지었다.“저는 다른 여자가 가까이하는 것을 싫어해요.”최연준은 이 말을 남기고 긴 다리로 성큼성큼 연회장의 인파 속으로 빠르게 스며들었다.성설연은 제자리에서 잠시 멈칫했다.최연준이 방금 한 말이 아직도 그녀의 귓가에 맴돈다.다른 여자가 가까이하는 것을 싫어한다...하지만 연회에서 그녀만이 최연준에게 다가가서 말을 걸었다!성설연은 속으로 미칠 듯이 기뻤고 황홀했다.혹시 최연준이 표현하고 싶은 것은 다른 여자가 가까이하는 것을 싫어하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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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7화

강서연이 급하게 일을 마치고 임씨 빌라로 가던 중에야 최연준에게 문자를 보내야 한다는 것이 생각났다.「오래 기다렸어요? 금방 갈게요!」그때 최연준은 휴게실에 앉아 심심해하고 있었는데 핸드폰이 울리자 그는 소파에서 벌떡 일어날 뻔했다.개인 핸드폰이어서 그 안에는 강서연의 번호만 저장되어 있었다.드디어 그를 생각났나 보지?최연준은 눈을 가늘게 뜨고 한 줄의 문자를 여러 번 되짚어 보았고 눈 밑에는 알아차리기 어려운 웃음기가 나타났다.그는 빨리 답장을 보내지 않고 적어도 15분 후에 보내서 똑같은 외로움을 맛보게 해야 한다고 다짐했다!하지만 문자를 받은 지 10초 만에 최연준의 손가락은 솔직하게 화면에서 빠르게 타자했다.「괜찮아, 일이 중요하지!」문자를 보내고 최연준은 화면을 응시하며 웃고 있다가 갑자기 안색이 변했다.이렇게 답장하면 자기가 너무 말이 잘 통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가?그래서 황급히 문자를 취소하고 다시 타자를 하기 시작했다.「서연아, 너무 오래 기다려서 지금 기분이 많이 안 좋아! 와서 어떻게 위로할지 생각해 봐.」보내고 또 이상하다고 생각해서 다시 취소했다.그렇게 몇 번이고 문자를 취소했고 강서연의 핸드폰도 쉬지 않고 진동했다. 다시 핸드폰을 열어볼 때 화면에 십수 개의 똑같은 문자가 와있었다.「우주 슈퍼 무적 훈남 남편이 한 통의 메시지를 취소했습니다.」‘뭐 하는 거지?’강서연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연락처 이름은 애초에 최연준이 바꾼 것인데 바꾼 후에는 심각한 얼굴로 핸드폰을 그녀에게 돌려주었다.강서연은 이름을 최 세 살이라고 고쳐야 한다고 생각했다.남자가 자기 앞에서 하는 짓은 세 살짜리 아이와 다름없다.기사는 임씨 별장 앞으로 데려다줬고 강서연이 외투를 벗으니 안에는 세련되고 우아한 발목 길이의 롱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망사 소재가 그녀의 볼륨 몸매를 돋보이게 받쳐주었다.강서연은 연회장에 들어서자마자 최연준이 계단에서 내려오는 것을 보고는 웃으며 다가가서 포옹을 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누군가가 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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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8화

“성설연 씨.”강서연이 담담하게 웃었다.“저는 오늘 밤 최연준 씨의 파트너 강서연입니다.”성설연은 냉소하며 눈을 굴렸다.‘파트너? 그렇게 뻔뻔하게 말하다니!’“죄송합니다. 강서연 씨, 최연준의 파트너는 저예요!”그녀는 거만하게 강서연을 봤다.강서연은 가슴이 무언가에 뜯긴 듯 통증이 온몸으로 퍼져갔다.‘최연준, 최연준!’방금 취소한 그 십여 개의 문자는 아마도 그녀에게 오늘 밤에 첫사랑이 왔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던 것 같다.강서연은 심호흡을 했고 관자놀이가 욱신욱신 아팠다.성설연의 자료를 손에 넣었을 때 강서연은 머릿속으로 몇 번이고 만나는 장면을 예행연습한 적이 있었고 심지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어떤 표정과 동작으로 해야 할지까지 생각했다.그런데 정말 만났을 때는 전혀 생각해 둔 대로 행동하지 못했다.강서연은 입을 꼭 다물고 지금은 화내면 안 된다고 끊임없이 자기를 상기시켰다. 우선 이 첫사랑부터 해결하고 집에 돌아가서 다시 최 세 살을 수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성설연 씨, 방금 뭐라고 하셨어요?”강서연은 담담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최연준 씨가 그쪽을 오늘 밤의 파트너로 선택했나요?”“네, 맞아요!”“맞습니다. 저희가 들었어요!”옆에서 강 건너 불구경만 하던 여자 연예인 몇 명이 이번 기회에 자기 주제도 모르는 이 여자 가수를 놀리려고 작정했다.“강서연 씨는 아직 설연 씨를 모르죠? 얼마 전에 정섭 엔터테인먼트와 계약했는데 올해 골든디스크 어워즈 베스트 아티스트 후보예요!”“맞아요, 최연준 씨께서도 태도가 남다르다니깐요!”“강서연 씨께서 눈치가 없네요.”강서연은 놀라서 그녀들을 바라보았다.다 그녀가 데리고 있는 연예인이어서 평소에는 모두가 화목한 분위기였다. 절대로 연합해서 강서연을 맞서는 그런 사람들이 아닌데 조금 전 그녀들의 그 괴상한 말투와 못된 웃음은...강서연은 순간 무언가를 깨달았다.연예계에서 상대를 자만에 빠지게 해 장래를 망치게 만드는 것은 식은 죽 먹기다.겉으로 칭찬하고 속으로 비웃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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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9화

“왔는데 왜 전화 안 했어? 내가 데리러 갈 수도 있는데.”남자의 목소리는 낮고 부드러웠지만 강서연의 마음속에 타오르는 질투심을 매섭게 끌어냈다.“연준 씨, 나는 당신에게 전화할 엄두가 나지 않아요.”강서연이 말했다.“당신 여자가 나를 막고 있어요!”최연준의 얼굴빛은 순간 어두워졌고 눈에는 한기가 서렸다.성설연은 어리둥절했고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상황 파악이 안 됐다.조금 전에 최연준이 분명히 다른 여자가 가까이 오는 게 싫다고 했는데 지금 소중하게 품에 안겨 있는 여자는 누구지? 성설연은 마음속으로 조마조마하며 숨을 한 번 들이마셨다.“최연준 씨, 이건...”“설연 씨, 지금 뭐 하는 거예요? 도련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다니요!”여자 연예인들이 또 시작했다.“저기...”“설연 씨, 어떻게 강서연 씨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어요? 못 들어가게 막는다니요! 설마 다음 단계는 강서연 씨를 대신해서 최씨 사모님이 되려는 거 아니에요?”강서연은 입꼬리를 누르며 차오르는 웃음을 애써 참았다.역시 자기가 손수 키운 보람이 있다...이렇게 능숙하게 연기를 전환하는 것만으로도 그녀가 전에 비싼 값으로 연기 학원을 지원한 것이 헛되이 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최연준은 인상을 찌푸렸고 눈빛에는 살기가 가득했다.강서연은 그와 깍지 손을 살며시 하고 부드럽게 최후의 한 방을 날렸다.“괜찮아요. 성설연 씨도 무심이겠죠. 나는 당신들의 과거를 이해할 수 있어요. 그것도 젊은 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이잖아요.”“무슨 소리 하는 거야?”최연준은 눈을 부릅떴다.“내말은...”강서연이 떠봤다.“성설연 씨는 당신이 열여섯 살 때 만났던 그 사람이 아니에요?”“아니야!”최연준은 생각도 하지 않고 시원시원하게 답을 주었다.강서연은 의아했다.“그럼 왜 내가 접근 못 하게 막았어요?”“나도 몰라.”최연준이 묵직하게 대답했다.“내가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16살 때 이미 경영대학원에 등록했어. 지금까지 당신 말고는 내 마음속에 다른 여자는 없었어. 앞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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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0화

배경원과 임수정은 서로 마주 보며 웃었다.임수정이 손짓을 하자 연회장의 불빛이 갑자기 어두워졌다.하객들이 놀란 듯 낮은 소리를 내자 순간 스포트라이트가 최연준과 강서연 두 사람에게 쏟아졌다.온 세상의 초점이 그들이었고 최연준의 눈에는 강서연뿐이었다.연회장 중앙의 천장에는 거대한 꽃 구슬이 천천히 열리고 장미 꽃잎이 흩날리며 부드러운 불빛과 감미로운 음악 소리가 흘러나왔다. 알록달록한 비눗방울과 함께 모든 것이 꿈처럼 눈앞에 아름답게 펼쳐졌다.강서연은 눈앞의 이 광경에 넋이 나가 말을 잇지 못했다.최연준은 사랑이 가득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이것은 원래 그가 강서연을 위해 정성 들여 준비한 것이고 일찍이 임씨 가문과도 잘 소통한 것인데 성설연 때문에 앞당겨질 줄은 몰랐다.최연준은 미소를 지으며 강서연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다이아몬드 반지를 꺼냈다. 무려 10캐럿에 달하는 다이아몬드가 완벽하게 커팅되어 불빛 아래서 광채가 돋보였다. “최씨 집 도련님께서 여기서 청혼하는 건가요?”“이런 귀한 장면을 찍어야지!”“맞아요. 인스타그램에 올리면 조회수가 장난 아닐 거예요.”손님들은 속삭였고 모두의 얼굴에는 놀라움과 기대의 눈빛이 담겨있었다.그들의 기억 속의 최연준은 넘사벽이어서 마치 인간 세상에 속하지 않는 존재인 것 같고 욕망과 감정도 없어 보였다.하지만 오늘, 바로 이 순간, 그들은 전혀 다른 최연준을 만났다.“서연아.”강서연을 바라보는 그의 눈은 우주를 담은 것 같고 마성의 목소리로 그 말을 정중하게 했다.“나랑 결혼해 줘.”몇 초간의 정적이 흐른 후에 분위기는 즉시 들끓기 시작했다.이 사람이 그들이 알던 최연준이 맞나?그 무자비한 사업가? 최연준?지금 그의 눈빛에는 부드러움이 넘쳐흐르고 있었고 입술 언저리에서 뿜어져 나오는 곡선은 매혹적이었다.심지어 강서연에게 무릎 꿇고 프러포즈까지 하다니!“세상에!”다들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마치 놀라움을 제외하고는 이미 그들이 이 순간 부러워하는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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