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의 모든 챕터: 챕터 271 - 챕터 280

1655 챕터

제271화

임나연이 강서연을 보는 눈은 독기를 품고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바로 자연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걸어가 대범하게 인사했다.“셋째 도련님.”강서연은 마음이 조여지면서 무의식적으로 최연준을 바라보았다. 여자의 촉이란 항상 무서운 법이다. “셋째 도련님.”임나연은 두 사람 앞에 다가서서 강서연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이분이 말로만 듣던 서연 씨죠?”강서연은 예의상 고개를 끄덕여 인사했다. 최연준은 안색이 좋지 않았고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차갑게 물었다.“무슨 일로 왔어요?”“할아버지께서 도련님을 집으로 모시라고 했어요.”임나연은 일부러 심각하게 말했다.“방 비서님도 도련님을 설득 못 한다고 하시길래 할아버지께서 저를 보내셨어요.”강서연은 생각에 잠겼다. 방한서는 최연준의 비서이자 그의 심복이다.‘방한서도 할 수 없는 걸 네가 나선다고 되겠어? 그리고 영감님께서 왜 굳이 너를 보내겠어?’그녀가 이렇게 말하는 것은 자기가 최상 가문 심지어 최연준의 마음속에서 차지하는 지위가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서 아닌가?강서연은 이 모습이 너무 웃겼다. 사실 임나연이 차에서 내릴 때부터 자기에게 좋은 마음을 품지 않았다는 것을 느꼈다.“연준 씨.” 임나연은 최연준 곁으로 다가갔다.“빨리 출발해요. 할아버지께서 기다리겠어요. 아, 맞다.”또 강서연을 보면서 웃으며 물었다.“서연 씨께서 무슨 일 있는 거 아니에요? 아니면 연준 씨가 왜 가족 모임도 안 가고 급하게 뛰쳐나왔겠어요!”“그랬어요?” 강서연은 최연준을 한 번 보고는 슬쩍 그의 소매를 잡고 힘을 써 자신의 곁으로 끌어당겼다. “미안해요. 빨리 돌아가요.”임나연이 또 입을 열었다.“서연 씨께서 만약 난처한 일에 부딪혔다면 사실 연준 씨를 여기까지 달려오게 할 필요는 없어요. 저한테 말해도 제가 최선을 다해서 도와드릴 수 있어요.”강서연은 담담하게 대답했다. “알겠어요, 고마워요.”“괜찮아요. 저랑 연준 씨는 어렸을 때부터 함께 자란 사이인데 연준 씨의 친구는 당연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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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2화

임건은 미리 준비한 변명을 꺼내어 구구절절 설명했다.“셋째 도련님께서 잘 모르시겠지만, 그 학생은 나이가 부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성적도 조작한 것입니다. 나이를 이유로 학적을 취소하는 것도 그 학생의 체면을 생각해서 말하는 것이지, 성적이 가짜라는 타이틀을 달면 더 이상 얼굴 들고 살기 힘들 것이에요.”“시험 볼 때 감독하는 사람이 없었나요?”“있긴 있는데, 그냥...”“그냥 당신들이 죄를 덮어씌우려고 하는 것이죠.”최연준은 강조하며 말을 이어갔다.“그래서 윤찬 학생이 무엇을 하든지 다 잘못된 거 아니에요?”이러한 반응은 임건이 바라는 바이다.그는 얕게 웃으며 최연준의 더 큰 반응을 기대했다. 그러면 그는 이 틈을 타 윤찬의 학적 복원을 제안하고 겸사겸사 최씨, 임씨 두 집안의 통혼 이야기를 꺼낼 수 있다.윤찬이 최연준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최연준이 찾아온 이상 그에게 중요한 사람임을 알 수 있다.임건은 몸을 곧추세우고 얼굴에 약간의 자만을 드러냈다.“이사장님.”최연준은 인상을 구겼다.“오늘 이사장님을 부른 것은 윤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입니다. 윤찬은 아주 우수한 학생이고 미래 훌륭한 인재가 될 것입니다.”“맞습니다.”임건은 웃으며 그 말에 동의했다.“그러면 이사장님께서 도와줄 수 있어요?”“결코 다른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임건은 또다시 머리를 굴렸다.“윤찬 학생은 셋째 도련님과 무슨 사이예요?”최연준은 라이터를 만지작거리며 입꼬리가 위로 올라갔다. 그는 임건이 분명 이렇게 물어볼 것이라 예상했고 늙은 여우가 자기 입으로 이 말을 하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임건은 틀림없이 윤찬과의 관계를 수소문하고 나서 저울질하여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결정을 내릴 것이다.“윤찬은 저와 아무런 관계가 없어요.” 최연준의 표정은 변화 없었지만, 눈빛에는 깊은 뜻을 품고 있었다.임건은 잠시 생각에 빠졌다.“어쨌거나 저도 부탁을 받은 거예요.” 최연준은 일부러 신비하게 말했다.“이 윤 도련님의 집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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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3화

그는 심호흡 한번하고 연거푸 고개를 끄덕였다. “셋째 도련님께서 저를 믿어주세요, 제가 반드시 잘 처리해 드리겠습니다!”“그래요. 저는 이사장님이 똑똑한 분이라도 믿겠습니다. 그럼...”최연준은 다시 의자에 앉아 눈을 부릅뜨고 한 마디 한 마디씩 말했다.“지금 처리해 주세요.”“네? 지금요!”“네.”최연준은 거절할 수 없는 말투로 말했다.“지금 제가 보는 앞에서 전화 걸고 사람을 시켜서 처리하세요. 오늘 처리하지 못하면 이사장님은 여기서 하룻밤 지내셔야 될 거 같아요.”......윤찬은 다시 오성대로 돌아가 학업을 계속하였다.강서연은 온갖 방법을 동원했지만 나석진과의 인터뷰를 잡지 못해 기가 빠진 채 최연준 앞에 나타났다.최연준은 주눅이 든 그녀를 데리고 놀이동산에 갔다.그는 미리 이곳을 전채 대관했고 모든 시설이 그녀 혼자만을 위해 열려있어 둘만의 세계를 만끽할 수 있었다. 최연준은 그녀의 손을 잡고 회전목마에 올라탔다. 강서연은 회전목마의 율동과 몽환적인 음악과 함께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남자는 그녀를 뒤에서 감싸 안았다. 서로의 숨소리를 느낄 수 있어 귀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일이 잘 안 풀리는 거야?”“네.”강서연은 고개를 끄덕였다.최연준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나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줘 봐.”강서연은 목마에 머리를 기댄 채 눈을 깜빡이며 멀리 있는 대관람차를 바라봤다. 그녀는 잠시 침묵하다 쓴웃음을 지었다.“제가 밤을 새워 인터뷰 내용도 짰고, 나석진 씨가 촬영하는 세트장에 가서도 사흘 밤을 꼬박 기다렸는데... 심지어 선배에게 소개해달라고 부탁까지 하고 모든 방법을 총동원했지만...”“나석진이 아직도 널 안 만나겠대?”솔직히 말해서 최연준은 마음속으로 약간 기뻐하고 있었다.다만 강서연의 힘들어하는 모습이 안타까워 나석진에 대한 인상이 더 나빠졌다. “안 만나줘요.”강서연은 좌절했다.“어제 제가 그 집 앞에서 지키고 있었는데, 하마터면 사생팬들한테 얻어맞을 뻔했어요!”“뭐라고?”최연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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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4화

강서연은 미간을 약간 찌푸렸다.그러나 별다른 말을 하기도 전에 그 비서가 순간 얼굴이 변하는 것을 봤다.“아이고, 변 기자님!”비서가 카운터에서 급히 뛰어나와 맞이했다. 그리고 웃으면서 그 기자한테 알랑방귀를 뀌어댔다. “어쩐 일로 기자님께서 귀한 발걸음을 들이셨습니까? 하하하...”날카로운 웃음소리는 강서연의 심기를 건드렸다.비서가 뛰어가 맞이하는 것을 보고 강서연은 그 기자를 힐끗 봤다. 그 기자는 업계에서 꽤 유명한 선배인지라 많은 스타들과도 친분이 있다.“안으로 들어오세요!”비서는 강서연의 옆을 지날 때 고의인지는 모르겠지만 어깨로 세게 그녀를 밀쳤다.“변 기자님만 기다렸어요. 바로 전에까지만 해도 어디서 나타났는지도 모르는 기자가 계속 와서 소란을 피웠어요! 다행히 오늘 우리 석진 님께서 시간이 있어 기자님과의 인터뷰만 기다리고 있어요. 기자님께서 워낙 기사를 잘 쓰셔서 계속 실시간 검색 차트에 올라가죠? 하하하...”두 사람이 들어가는 것을 보고 밖에 서 있던 강서연의 손은 이미 주먹이 되어 있었다.최연준은 앞으로 다가가 그녀의 손을 잡고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우리도 가자.”강서연은 그를 따라 나갔다.그녀는 기분이 좋지 않아 계속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밀크티 가게 앞에 도착하자 최연준이 그녀에게 물었다.“얼그레이 바닐라랑 민트초코, 어느 거 마실래?”“네?”강서연이 고개를 들자, 그의 사랑이 담긴 눈빛과 마주쳤다.옛날 생각이 난다. 같이 강주에 있을 때였는데 신혼 첫날 그녀가 밀크티를 살 때도 똑같은 질문을 했었다.그녀는 웃으면서 메뉴판의 딸기 쥬얼리 밀크티를 가리키며 얼음 많이 추가해달라고 강조했다.지금의 그녀는 마음속의 화를 가라앉히기 위해 차가운 것 한 잔이 절실히 필요했다!최연준은 고개를 끄덕이고 태연하게 밀크티를 사러 갔다. 하지만 사 온 뒤에야 강서연은 이 밀크티가 따뜻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이거...”“찬 거 마시면 안 돼.”최연준이 그녀를 봤다.강서연은 속으로 ‘아직 날짜가 안 됐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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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5화

“그렇군요.”강서연은 고개를 끄덕였다.최연준은 그녀를 바라보고 그녀의 작은 손을 자기 손바닥에 꽉 쥐었다.“잠시 후 이 사람이 당신 데리고 들어갈 거야. 밤을 새워 만든 인터뷰가 헛되지 않게 해줄게.”“네?”강서연은 눈을 크게 떴다.눈앞에 있는 이 중년 아저씨는 순박하고 선량해 보여 전혀 연예계에 발을 들인 사람 같지 않았다.“걱정하지 마.”최연준은 낮은 소리로 말했다. “하 매니저는 경험이 많아.”밀크티를 다 마시고 강서연은 다시 나석진의 작업실 앞에 왔다.그녀는 심호흡하고 천천히 걸어 들어가 비서랑 눈이 마주쳤다.“진짜.”비서가 간식을 먹으면서 비웃었다.“왜 껌딱지처럼 떨어질 줄 모르세요. 석진 님의 스케줄은 다 차서 시간이 없다니깐요. 빨리 나가세요.”“방금 어떤 기자분이 들어가는 걸 제가 봤어요.”강서연은 비굴하지 않았다.“게다가 저는 그냥 시간만 예약하고 싶은 거예요. 최우수 연기상을 받은 석진 님께서 저에게 인터뷰 기회를 주셨으면 좋겠어요...”“당신이 변 기자와 비교할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비서는 눈을 부릅뜨고 조롱하듯이 바라봤다.‘당연히 비교가 안 되겠지. 그 사람은 유명 기자인데.’강서연은 입술을 깨물었다.“잠깐만요, 나 배우는 자기 작업실에 이렇게 사람을 차별하는 비서가 있다는 걸 알고 있어요?”“무슨 말이 하고 싶은데요?”“만일 나 배우께서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면 나 배우의 인품도 좋지 않다는 것으로 이해하겠습니다. 그럼, 이 인터뷰는 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하지만 나 배우께서 모른다면 참 불쌍하네요.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열심히 달려왔는데 비서 하나 잘못 둔 탓에 자기 이름에 먹칠하겠어요!”“너...”비서가 화를 내려고 하자 멀리서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하 매니저님!”그 사람은 강서연 옆에 있던 중년 아저씨를 향해 달려갔다. 아저씨도 다정하게 웃었지만, 그 사람의 포옹을 거절하고 악수만 했다. 강서연은 이 상황이 아직 익숙하지 않았다.방금 달려 온 사람은 신분이 좀 있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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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6화

박철의 얼굴빛은 어둡게 변했고 땀방울이 이마에서 뿜어져 나왔다.비서는 옆에서 벌벌 떨고 있었는데 박철이 그녀를 향해 소리 질렀다.“너 당장 여기로 안 튀어와!”그녀는 두 다리에 힘이 풀려 테이블을 잡고 서 있기도 힘든데 그들 앞에까지 걸어가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박 매니저님...”비서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 강서연을 바라보고 있었다.그녀는 조금 전에 곤란하게 한 사람이 이렇게 대단한 분인 줄은 생각지 못했다.하 매니저도 그녀 앞에서 깍듯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니!“너 방금 무슨 헛소리를 한 거야?”박철은 그녀에게 호통을 쳤다.“저... 아니에요...”“내 앞에서 감히 거짓말을 지껄여?”박철은 그녀를 째려봤다. “나석진이 무명 시절부터 오늘 이 자리까지 어떻게 올라왔는데? 최우수 연기상을 받았더라도 나석진은 종래로 거들먹거린 적이 없고 사람을 깔본 적이 없어! 그런데 이런 분 곁에 너 같은 사람이 있다니! 너무 위험한 일이지...”“그렇죠.”하 매니저가 웃었다.“우리 서연 님을 만나서 다행이지, 다른 기자였으면 어떻게 과장해서 기사를 썼을지 모르겠어요.”박철은 더 많은 식은땀을 흘렸다.나석진과 함께 오랜 시간을 같이 연예계를 보낸 사람으로서 언론의 위력을 잘 알고 있다.이 기자들은 한 사람을 천국에 올려놓을 수도 있고 반대로 지옥으로 떨어뜨릴 수도 있다!“서연 님, 정말 죄송합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사람을 비하하던 비서가 순식간에 공손해졌다. 그녀는 강서연 앞으로 한걸음에 달려가 연신 사과했다.“제가 눈이 멀었어요. 저에게 한 번만 다시 기회를 주세요.”“제가 기회를 드린다고 해도 아마 석진 님은 용서 안 해줄 거예요.”강서연도 방법이 없다.“죄송하지만 저는 착한 사람이 아니고 마음씨도 콩알만 해요. 저는 그냥 제 일을 잘하고 싶을 뿐인데 당신이 먼저 저한테 시비를 걸어서 제 마음도 불편하네요. 어떻게 처리 할지...”강서연은 돌아서 박철을 봤다.“그쪽 작업실 내부 일이니 저는 끼어들고 싶은 생각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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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7화

하지만...그녀가 아직 마음껏 흥분하지도 못했는데 갑자기 익숙한 품에 안겼다.강서연은 정신을 차리자, 그의 깊은 눈동자와 마주쳐서 살짝 미소를 지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녀는 이 기사를 내보내면 분명 실시간 검색어에 올라갈 수 있다고 확신했고 그러면 승진 기회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었다.셋째 도련님은 참으로 그녀의 귀인이구나!그녀는 환하게 웃었고 까치발을 들어 그의 목을 껴안고 얼굴에 뽀뽀했다!최연준은 원래 그녀의 ‘죄’ 를 물으러 온 것이다.그런데 갑작스러운 열정에 어쩔 줄 몰라 하고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았다.“왜... 그래?”“왜요?”강서연은 눈을 크게 떴다.“뽀뽀하면 안 돼요?”최연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뭐가 그렇게 심각해요?”그녀는 작은 손으로 그의 얼굴을 만지면서 좌우로 훑어봤다.“일부러 여기서 저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런데 제가 지금 회사에 가서 잔업 해야 하는데... 바로 기사를 써서 매니저에게 컨펌받고 발표할 거예요. 제가 원고료를 받게 되면 꼭 보답할게요.”그녀는 얼굴이 붉어졌고 목소리도 점점 낮아졌다.“원하는 대로 보답해 줄게요.”그녀의 수줍은 모습이 매우 유혹적이었다. 최연준은 그녀에게 매혹되어 자신이 여기에 와서 그녀를 막으려는 목적을 잊을 뻔했다.그는 두 번 기침하더니 정신을 차렸다. 웃음을 거두고 다시 엄숙한 말투로 물었다.“고맙다는 인사는 나중에 하고... 물어볼 게 있어.”“물어볼 거요?”“나석진이 당신이랑 나랑 무슨 사이냐고 물었다며?”강서연은 인터뷰 과정을 다시 돌이켜봤다.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기자가 취재 대상과 미리 잡담을 나누는 것이 보통인데, 아마 그녀가 나석진과 잡담을 나누던 중에 이 질문을 하게 된 것 같다.“어떻게 대답했는데?”최연준이 물어봤다.강서연은 입가에 옅은 미소를 머금은 채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당신...”최연준은 마음이 쓰렸다.그의 요구는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했다. 단지 그녀의 곁에서 명분이 있기를 바랄 뿐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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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8화

‘진짜, 왜 또 이러는 거야.’강서연은 어두워진 그의 얼굴을 보고 은근슬쩍 디스를 했다.‘예전에는 성격이 좋았는데. 요즘 따라 점점 더 변덕스러워진 것 같기도 하고.’강서연은 마치 뼈가 없는 듯 작은 몸을 전부 그에게 기대었다. 그녀의 달콤한 향기가 그의 콧속으로 파고들었다.최연준은 의지가 점점 떨어지고 화냈던 성질도 없어졌다.그녀가 부드럽게 말했다. “나석진이 우리의 관계에 관해 물어본 건 사실이에요. 그건 하 매니저가 저를 데리고 들어간 거를 봐서 물어본 거겠죠. 하 매니저가 연준 씨 사람이기도 하고 시작하기 전에 최상에서 영화를 투자한다는 얘기도 주고받았어요.”“응.” 최연준은 답답하게 소리만 냈다.이것은 최연준이 이렇게 말하라고 시킨 것이다.일단 이렇게 말하면 강서연의 신분을 끌어올릴 수 있고, 작업실 사람들도 그녀를 우습게 보지 않을 것이다.두 번째 이유는 그와 강서연의 관계를 암시하는 것도 있었다.나석진은 당연히 숨어있는 뜻을 알아챘을 것이고 그중의 이해관계를 생각했기 때문에 인터뷰 도중에 그녀한테 물어본 것이다.‘그런데 이 여자는 어떻게 대답했지?’“저한테 물어봤을 때 저는 아무 말도 안 했어요...”강서연은 미안한 듯 그를 향해 웃었고 곧이어 변명했다.“인정하지 않았지만 부정하지도 않았어요!”“응.”최연준은 생각이 있는 듯 그녀를 바라봤다.“인정하지도, 부정하지도 않았다고?”“네!”강서연은 머리를 끄덕였다. “생각의 공간을 남겨줬어요.”“당신...”최연준은 인내를 끌어올리며 어금니를 눌러 튀어나오려는 분노를 내리눌렀다.‘지금 이렇게 변명하다니! 공간을 남겨둬 상상하라고?’강서연은 지금 상황이 자기가 생각한 대로 흘러가지 않은 것을 보고 그의 팔짱을 끼고 앙탈을 부렸다. 그의 옆에 기대여 애교 섞인 목소리로 잘못을 인정했다.“제가 잘못했어요... 제가 약간의 허영심이 있다는 것을 인정할게요. 저는 다른 사람들이 연준 씨 덕분에 인터뷰하였다고 생각하는 게 싫어요.”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약간 겁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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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9화

“당신...”‘정말 가지가지 하구나.’강서연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자신이 스스로 무덤을 판 셈이니 어쩔 수 없다.그런데 이 남자는 정말 투시력이 있지 않은 이상 어떻게 매번 그녀의 월급 날짜를 정확하게 맞출 수 있을까?그녀는 대범한 듯 웃으며 월급 카드를 꺼냈다. 그 안에 돈이 들어간 지 얼마 안 됐는데 곧...“그렇지. 이래야지.”최연준은 손을 뻗어 카드를 가져가려고 했다.강서연은 갑자기 손끝에 힘을 주더니 그 얇은 월급 카드를 악착같이 쥐고 놓지 않았다.최연준은 이 모습이 너무 웃겨 웃음을 터뜨리기 전에 재빠른 손놀림으로 순식간에 월급 카드를 빼앗아 왔다.“빨리 가져와!”그는 승리자처럼 그녀를 바라보며 웃었다.“나를 먹여 살린다고 했잖아!”“연준 씨, 지금 뭔가 착각하고 있는 거 같은데요!”강서연은 불쌍한 표정을 지었다.“저보다 훨씬 부자시잖아요. 그러면서 저보고 먹여 살려주라니...”“씁...”최연준은 갑자기 위를 움츠리고 몸을 구부리더니 표정이 고통스러워 보였다.강서연은 너무 놀라서 급히 그에게 물었다.“왜 그래요?”“내가 위 안 좋다고 말 안 했었나?”“아니요...”“지금 조금 아파.”그가 고통스러워하자 강서연도 함께 아파했다.“많이 아파요?”그녀는 그를 부추겼다.“제가 방 비서님을 불러올게요, 병원 가세요.”“괜찮아, 전에 병원 가봤어.”“의사 선생님이 뭐라고 했어요?”“의사가 나한테 위를 잘 보호해야 한다고 했지.”그는 그녀를 보며 눈에 보이지 않는 미소를 지었다.강서연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상황을 봤을 때 위를 잘 다스릴 필요가 있어 보였다.“하지만 치료할 방법이 있대.”“뭔데요?”그녀는 희망이 보인 듯했다.최연준은 그제야 악마의 발톱을 드러냈고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위가 안 좋으니, 여자를 등쳐먹고 살 수밖에 없지. 여자가 사준 밥이 더 맛있다고...”“...”“최연준!”그녀는 자신이 또 그에게 속았다는 것을 알고 발을 동동 굴렀다. 자신의 월급 카드를 낚아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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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0화

최연준은 정신을 차리고 나서 먼저 강서연을 회사로 돌려보내라고 방한서에게 말했다.여주 별장으로 돌아온 후 그는 영국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영국은 지금쯤 새벽 시간이다. 전화 속에서는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는데 틀림없이 김자옥은 이미 하루를 바쁘게 시작했을 것이다.“어머니.”최연준은 예의 갖춰 말했다.“무슨 일로 전화하셨어요?”“나 지금 공항이야. 10시간 후 오성에 도착하니 공항에 마중 나오는 사람 보내줘.”“네?”그는 깜짝 놀랐다.“왜, 내가 가면 안 돼?”“당연히 아니죠.”최연준은 바로 마음을 진정시켰다.부모님이 이혼한 뒤로는 어머니가 오성에 오는 일은 드물었다. 어릴 적부터 살던 곳이 아니고 전남편 집에 대한 안 좋은 기억도 갖고 있다. 자식이 여기 있더라도 김자옥의 성격으로는 아들 때문에 타협하지 않을 것이다.그래서 어릴 때부터 최연준이 영국에 가는 횟수가 더 많았다.지금 김자옥이 갑자기 오성에 온 것은 아마도 그 한 가지 이유 때문일 것이다.최연준은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한 뒤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어머니께서 이번에 저 때문에 오려고 하는 거예요?”“너도 알고 있네.”김자옥이 웃었다.“최진혁이 내가 지금 안 오면 바로 손주 보게 된다고 얘기하더라.” 최연준이 냉소했다.“삼촌이 어머니 앞에서 헛소리 지껄이는 거예요.”“어머니도 삼촌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아시잖아요! 삼촌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으면 안 돼요.”“여자 있는 건 사실이지?”김자옥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차분하게 말했다.최연준의 손가락은 전화기를 너무 꽉 쥐고 있어 핏줄이 튀어나왔다. “이 일을 숨길 생각은 없었어요. 저는 그 사람을 많이 사랑해요. 얼마 전에 우리 사이에 오해가 좀 있어서... 이제 오해가 풀렸으니 날 잡아서 영국에 데려가 보여드리려고 했어요. 그런데 삼촌의 입이 가벼워서 뒤에서 먼저 알려드릴 줄은 몰랐어요.”“연준아.”김자옥은 잠시 말이 없었다.“비록 나는 최씨 집안 사람들과 엮이기 싫고 더 이상 최씨 집안의 며느리도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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