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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0화

최연준은 정신을 차리고 나서 먼저 강서연을 회사로 돌려보내라고 방한서에게 말했다.

여주 별장으로 돌아온 후 그는 영국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영국은 지금쯤 새벽 시간이다. 전화 속에서는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는데 틀림없이 김자옥은 이미 하루를 바쁘게 시작했을 것이다.

“어머니.”

최연준은 예의 갖춰 말했다.

“무슨 일로 전화하셨어요?”

“나 지금 공항이야. 10시간 후 오성에 도착하니 공항에 마중 나오는 사람 보내줘.”

“네?”

그는 깜짝 놀랐다.

“왜, 내가 가면 안 돼?”

“당연히 아니죠.”

최연준은 바로 마음을 진정시켰다.

부모님이 이혼한 뒤로는 어머니가 오성에 오는 일은 드물었다. 어릴 적부터 살던 곳이 아니고 전남편 집에 대한 안 좋은 기억도 갖고 있다. 자식이 여기 있더라도 김자옥의 성격으로는 아들 때문에 타협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최연준이 영국에 가는 횟수가 더 많았다.

지금 김자옥이 갑자기 오성에 온 것은 아마도 그 한 가지 이유 때문일 것이다.

최연준은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한 뒤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어머니께서 이번에 저 때문에 오려고 하는 거예요?”

“너도 알고 있네.”

김자옥이 웃었다.

“최진혁이 내가 지금 안 오면 바로 손주 보게 된다고 얘기하더라.”

최연준이 냉소했다.

“삼촌이 어머니 앞에서 헛소리 지껄이는 거예요.”

“어머니도 삼촌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아시잖아요! 삼촌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으면 안 돼요.”

“여자 있는 건 사실이지?”

김자옥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차분하게 말했다.

최연준의 손가락은 전화기를 너무 꽉 쥐고 있어 핏줄이 튀어나왔다.

“이 일을 숨길 생각은 없었어요. 저는 그 사람을 많이 사랑해요. 얼마 전에 우리 사이에 오해가 좀 있어서... 이제 오해가 풀렸으니 날 잡아서 영국에 데려가 보여드리려고 했어요. 그런데 삼촌의 입이 가벼워서 뒤에서 먼저 알려드릴 줄은 몰랐어요.”

“연준아.”

김자옥은 잠시 말이 없었다.

“비록 나는 최씨 집안 사람들과 엮이기 싫고 더 이상 최씨 집안의 며느리도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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