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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8화

박경수는 말을 하든, 일을 처리하든 도가 지나치지 않고 적당했다. 그는 김자옥에게 최지한과 최진혁의 근황을 숨김없이 적당하게 얘기했다.

김자옥은 자기 아들이 최씨 가문에서의 상황을 고려하여 먼저 여주 별장에 머물지 않고 최지한에게 가보려고 했다.

“집사님.”

그녀가 가볍게 웃었다.

“오랜만에 온 거라 지한이 선물 좀 사 왔거든요. 미안하지만 해원 별장으로 안내해주시겠어요?”

...

그 시각 해원 별장, 최지한은 아버지가 면직당한 일 때문에, 소파에 앉아 최연준을 마구 욕하고 있었다.

강유빈은 바닥에 널브러진 옷을 주우며 몰래 거울을 비춰보았다. 몸에 가득 생긴 상처를 보니 두려우면서도 화가 났다. 그녀는 자신이 최지한에게 그저 한낱 노리개에 불과하다는 걸 잘 알고 있었지만, 최지한을 감히 건드릴 수가 없었다.

첫째는 최씨 가문의 세력이 어마어마했고 둘째는 아직 최씨 가문에 당당하게 시집가려는 꿈이 있기 때문이었다. 최지한이 좋은 남편은 아니더라도 최씨 가문 사모님이라는 명분만 있으면 되었다. 하여 그녀는 그의 옆에 고분고분 무릎 꿇고 앉아 그의 다리를 마사지해 주었다.

“도련님.”

그녀는 일부러 말끝을 길게 늘어뜨렸다. 그러자 최지한이 짜증 섞인 눈빛으로 그녀를 흘겨보았다.

처음에는 대충 새 여자라 만나다가 나중에 나름 고분고분 말을 들어 곁에 둔 것이었다. 그런데 이 여자가 계속 물고 늘어질 줄은 생각지 못했다.

알아서 눈앞에서 사라지기는커녕 오히려 과한 요구까지 하기 시작했다. 지난번에 그녀와 잠자리를 하고 난 후에는 갑자기 이런 질문을 던졌었다.

“언제 저랑 결혼할 건가요?”

그 질문에 최지한은 마음이 움찔했었다.

최지한이 주먹을 불끈 쥐고 소파를 내리쳤다. 가뜩이나 삐쩍 마른 얼굴이 더욱 창백하고 차가워 보였다. 강유빈은 그의 성격을 가늠할 수 없어 조마조마하기만 했다. 하지만 그의 눈에 드리운 사악함은 정확히 보였다.

“도... 도련님.”

그녀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무슨 일 있어요?”

최지한은 그녀를 차갑게 째려보다가 갑자기 그녀를 발로 확 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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