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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5화

“네.”

강서연이 솔직하게 대답했다.

“저희 엄마가 평소 좋아하는 게 별로 없는데 이건 마음에 들어 하셔서 최대한 소원을 이뤄드리고 싶거든요. 여사님께서 사셨으니 어쩔 수 없죠. 다른 사람이 좋아하는 걸 빼앗을 수는 없으니까요.”

김자옥이 흐뭇하게 웃었다.

‘교양 있는 아이네. 지금 젊은 여자애 중에 이토록 점잖고 차분한 애가 거의 없는데.’

그녀는 문득 임나연이 떠올랐다.

임나연을 예비 며느리로 점 찍은 건 두 집안이 사회적 지위나 경제적인 형편이 엇비슷하고 최연준이 임나연과 결혼하면 김씨 가문에도 좋은 점을 있을 거로 생각하여 그런 것이었다. 그리고 임나연의 얼굴도 괜찮아서 최연준과 함께 서 있으면 나름 어울리기도 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임나연은 재벌 집 규수의 교양과 점잖음이라곤 눈곱만치도 없었고 그룹을 관리할 만한 능력도 전혀 없었다. 오히려 일 년에 영국으로 여러 차례 와서는 그녀에게 아부나 하며 미친 듯이 쇼핑하는 게 전부였다. 그 바람에 임나연에 대한 인상이 점점 나빠졌다.

김자옥이 얼굴만 예쁘고 머리가 텅 빈 여자를 가장 싫어했다. 게다가 임나연의 얼굴도 연예인 뺨치게 예쁜 정도는 아니었다...

“여사님?”

강서연은 히죽 웃으며 생각에 잠긴 그녀를 끄집어냈다.

“사진 찍어도 되나요?”

“그럼요. 마음껏 찍어요.”

정신을 차린 김자옥이 가볍게 웃었다.

“고맙습니다.”

“아참.”

김자옥은 자꾸만 강서연과 얘기를 나누고 싶었다.

“저 그림 속에 그려진 게 뭔지 알아요?”

“반딧불이잖아요.”

강서연이 술술 대답하다가 이내 눈살을 찌푸렸다.

“하지만...”

반딧불의 모양이 어딘가 이상하게 생겼다. 날개가 아래위로 두 층이었다.

“하지만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모르겠어요.”

그녀가 웃으며 말했다.

“아마도 이런 게 바로 예술가의 창의력이겠죠.”

“예술가가 아무 근거 없이 상상만으로 그린 게 아니에요.”

김자옥이 그녀를 보며 말을 이었다.

“날개가 두 층인 이 반딧불은 남양 사바 지역의 숲에 살고 있는데 아주 드물어요.”

“네?”

강서연이 놀라움을 감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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