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02화

강서연은 점심시간이 다되어서 그가 안 바쁠 것으로 생각했다. 전화 너머 회의실에서 폭풍이 쏟아질 것 같은 분위기의 회의가 막 끝났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

최연준은 이 부드럽고 달콤한 목소리를 듣자, 마음이 녹아내렸고 화가 난 성질도 구름처럼 흩어졌다.

그는 살짝 웃었는데 눈빛에는 강서연에 대한 사랑이 듬뿍 담겨있었다.

강서연은 핸드폰에서 한참 소리가 나지 않자 물었다.

“지금... 바빠요? 내가 방해한 거 아니죠?”

그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야.”

“뭐 하고 있어요?”

“사실을 듣고 싶어?”

“당연하죠!”

“너의 생각 중.”

낮고 굵은 한 마디는 강서연을 부끄럽게 만들었다. 작은 손은 핸드폰을 쥐고 손가락은 안절부절하고 있다.

“너는 뭐 해?”

“나도 당신 생각하고 있어요.”

최연준은 인상을 펴고 활짝 웃었고 조금 전의 얼굴의 먹구름은 싹 걷혀나갔다.

회의실 안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약속이나 한 듯 대낮에 귀신을 본 듯한 눈빛으로 방한서를 바라보았다. 방한서는 그들에게 눈빛을 보내며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점심 먹었어요?”

강서연이 물었다.

“안 먹었으면 우리 집으로 오세요. 제가 랍스터를 사 왔는데 볶음밥 만들어 줄게요.”

최연준의 영혼은 이미 고개를 끄덕여 승낙했고, 온 회의실 사람들을 두고 강서연의 집으로 날아가 밥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최상 그룹의 일이 전부 얼기설기 뒤얽혀 있어 그는 잠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그는 방한서를 바라봤다. 방한서는 마음이 초조한 나머지 손발을 모두 동원해서 그에게 알렸다. 오후에는 담판이 있고 회의가 있으며, 고객이 방문하고 봐야 하는 서류도 산더미라고...

그런데 최연준은 핸드폰에 대고 담담하게 말했다.

“지금 어디야?”

“우리 집 근처에 있는 마트 입구에 서 있어요.”

강소연은 가볍게 웃었다.

“잠깐만 거기서 기다려. 내가 금방 갈게.”

그가 전화를 끊자, 방한서가 눈을 부릅떴다.

“도련님, 이...”

“무슨 문제라도 있어?”

그가 차가운 눈빛을 보냈다.

“난 이제 점심시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