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294화

문득 정체도 불분명한 여자를 데려온 아들 생각에 그녀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마음 같아선 다시 배 속에 집어넣고 싶은 심정이었다.

...

“서연아, 저 그림 봐봐.”

강서연이 윤문희의 시선에 따라 고개를 돌렸다.

사이즈가 커서 벽면을 꽤 많이 차지한 유채화였다. 뭔가 추상적이면서도 몽환적인 게 숲을 연상케 했다. 그리고 커다란 반딧불이 날개를 휘젓는 모습이 아주 생동감 있게 그려졌다.

강서연이 낙관을 확인해 보니 남양의 아주 유명한 화가였다.

“엄마, 저 그림 좋아해요?”

윤문희는 대답하지 않고 사색에 잠겼다. 그녀의 얼굴에 복잡한 기색이 드러났다.

“서연아...”

한참 후 윤문희가 갈라진 목소리로 물었다.

“저기가 어딘지 알아?”

강서연은 막연하게 고개를 저었다. 그곳은 남양의 개인 원림이었는데 그녀의 어머니가 어릴 적에 자란 곳이었다. 그리고 낙관에 적힌 이 화가가 예전에 그녀를 위해 초상화를 그려준 적도 있었다.

그 그림을 쳐다보던 윤문희는 마치 아무 걱정 없던 시절로 돌아간 것만 같았다. 그녀가 눈시울이 붉어진 채로 강서연에게 말했다.

“저 그림 살 수 있을까?”

강서연은 잠깐 멈칫하다가 자세히 살펴보았다.

‘이 그림을 사려면 엄청 비싸겠지?’

하지만 윤문희가 무언가를 이렇게 좋아하는 경우가 아주 드물었다. 하여 그녀에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바로 담당 직원에게 물으려 했다. 그런데 그때 옆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 그림 제가 이미 샀어요. 제가 먼저 왔거든요.”

화들짝 놀란 강서연이 고개를 돌렸다. 김자옥과 눈이 마주친 순간 저도 모르게 마음이 움찔했다.

눈앞의 아주머니는 중년 정도 돼 보였지만 관리를 잘하여 기품이 아주 흘러넘쳤다. 입꼬리를 실룩거리며 웃을 듯 말 듯 하다가 선글라스를 벗으니, 사람을 압도하는 분위기가 뿜어져 나왔다.

“아가씨.”

담당 직원이 말했다.

“김 대표님께서 저희한테 먼저 연락한 거 맞아요. 그리고 괜찮은 가격을 부르셨고요.”

“네...”

강서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실례가 많았습니다. 죄송해요.”

“아가씨도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