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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7화

최연준은 여주 별장으로 돌아온 후 김자옥이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그는 옷을 갈아입고 난 다음 인사드리러 위층으로 올라갔다.

“엄마, 방은 마음에 들어요?”

“응, 마음에 들어.”

김자옥이 마침 커피를 내려 방안이 옅은 커피 향으로 가득했다.

그녀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방이 아주 널찍하고 환했고 커다란 통유리 맞은 편에는 높은 산이 보였다. 방 안의 인테리어도 아주 분위기가 있었고 작은 장식품마저 고급스러움이 흘러넘쳤다.

김자옥은 푹신푹신한 양가죽 소파에 앉았다. 이곳이 좋긴 좋았지만, 왠지 모르게 어색하고 소외감이 들었다.

그녀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 시작했다.

‘문희는 지금 어디에 살고 있을까? 다정하고 효심이 가득한 딸이 있으니 걔 방은 이것보다 훨씬 더 따스하겠지...’

“엄마.”

이상함을 감지한 최연준이 물었다.

“왜 그래요?”

김자옥은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그를 쳐다보는 눈빛에도 실망감이 어려있었다. 그녀가 살짝 떨고 있는 걸 발견한 최연준이 물었다.

“추워요?”

“응.”

김자옥이 숄을 걸쳤다.

“영국에서 오래 지내다 보니까 여기 날씨가 적응이 잘 안되네.”

“그건 괜찮아요. 방 안의 온도를 수시로 조절하라고 할게요.”

이 말이 평소에는 아무 문제 없는 말이었지만 하필 오늘 사이가 좋은 모녀를 본 바람에 더욱 차갑게 느껴졌다.

“엄마, 오늘 옷 너무 적게 입었어요. 이거 입어요.”

김자옥의 귓가에 그때 그 다정하고 청아한 목소리가 울려 퍼지는 것 같았다.

문득 그녀는 최연준에게도 시험해 보고 싶은 생각이 스쳤다. 하여 마른기침을 두어 번 하고는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했다.

“연준아, 나 옷 너무 적게 입은 것 같아...”

“옷을 적게 입었다고요?”

최연준은 그녀의 커다란 캐리어 다섯 개를 보면서 어안이 벙벙했다.

“적게 입었으면 많이 입으면 되죠.”

그의 대답은 아주 직설적이었다.

“옷은 충분하게 챙겨왔죠? 부족하면 가서 사 오라고 할게요.”

이번에도 다른 사람에게 맡기려고 했다. 김자옥의 낯빛이 어두워지기 시작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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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김태림
서연이를 마음에 들어하셔서 디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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