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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6화

강서연은 윤문희의 앞에 나서고는 경계심 가득한 얼굴로 김자옥을 쳐다보며 최대한 차분하게 말했다.

“여사님, 저희 엄마가 몸이 안 좋으셔서 그러는데 이런 식으로 말씀하지 말아 주세요!”

김자옥의 두 눈에 놀란 기색이 스쳤다.

“어디가 안 좋아요?”

“그것까지 얘기하긴 좀 곤란하네요.”

강서연은 벌벌 떠는 윤문희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엄마 모시고 집으로 돌아가야겠어요.”

“잠깐만...”

김자옥은 두 사람을 말리지 못했다. 강서연은 윤문희와 함께 중세 전시장을 황급히 빠져나왔다.

“대표님.”

비서가 나지막이 물었다.

“한번 조사해 볼까요?”

“조사할 게 뭐가 있어.”

김자옥이 그를 힐끗 째려보았다.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인데 내가 쟤를 모르겠어?”

비서는 더는 아무 말 없이 슬쩍 물러났다.

김자옥은 멀어져가는 강서연과 윤문희의 뒷모습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그러고는 고개를 숙여 발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조금 전 급히 가는 바람에 윤문희가 금방 산 스카프를 바닥에 떨구고 말았다.

스카프를 주운 그녀의 입가가 살짝 실룩거렸다.

“저 나이를 먹어도 취향은 여전하네. 어휴, 아직도 자기가 무슨 공주인 줄 아나. 그나저나... 공주는 별로지만 딸 하나만큼은 잘 낳은 것 같네!”

...

윤문희와 함께 집으로 돌아온 강서연은 긴장한 얼굴로 약상자를 이리저리 뒤졌다. 그녀가 뭘 찾고 있는지 알고 있었던 윤문희는 손을 흔들며 웃었다.

“서연아, 그만 찾아. 나 약 안 먹어도 돼.”

강서연이 걱정 어린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지금 괜찮아졌어. 약 먹지 않아도 돼.”

윤문희의 얼굴에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냥 조금 피곤할 뿐이야, 잠깐 눈 붙이면 괜찮아져. 가서 네 원고 써, 얼른 일 마쳐야지!”

“정말 괜찮아요?”

“응.”

“그럼... 옆에서 쓸게요.”

강서연이 컴퓨터를 갖고 왔다.

“저는 제 원고 쓸 테니까 엄마는 쉬고 있어요. 혹시라도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조치를 취할 수 있잖아요.”

“그래.”

윤문희는 상냥하게 웃으며 강서연의 머리를 어루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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