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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2화

명황세가 맨 꼭대기 층의 룸에 있던 최연준도 그녀의 얘기를 듣고 어안이 벙벙했다. 그는 캐비어를 내려놓고 미간을 찌푸린 채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했다.

“두 사람 아직 만나게 한 적 없는데요?”

“그럼,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최연준은 잠깐 침묵하다가 수심에 찬 얼굴로 전화를 끊었다.

옆에 있던 배경원과 유찬혁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더니 묵묵히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유찬혁이 다급하게 말했다.

“형, 어머님이 서연 씨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을 수는 있어도 절대 싫어하진 않을 거예요. 무슨 오해가 있는 게 분명해요.”

배경원의 두 눈은 테이블 위의 맛있는 음식에서 떠나질 않았다.

“경원아, 네 생각은 어때?”

“응?”

배경원이 화들짝 놀랐다.

“그게... 제 생각엔 어머님이 형수님을 만나지도 않고 일부러 형이랑 형수님을 갈라놓으려고 이러는 것 같아요.”

최연준이 고개를 내저었다.

“우리 엄마 그런 분이 아니야.”

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문 앞에 누군가의 모습이 나타났다. 강서연이 천천히 다가오자, 최연준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

‘방금 한 얘기를 다 들은 건 아니겠지?’

“서연아.”

최연준이 조심스럽게 그녀의 손을 잡고 웃었다.

“점심에도 근무해야 한다며?”

“네, 원래는 근무해야 하는데 과장님이 조금 늦게 제출해도 된다고 해서 왔죠.”

유찬혁이 웃으며 화제를 돌렸다.

“아직 식사 안 했죠? 그... 형이랑 식사하세요. 저랑 경원이는 먼저 일어날게요.”

“싫어!”

배경원이 항의했다.

“나 아직 배고프단 말이야!”

유찬혁이 배경원을 힐끗 째려보았다. 강서연은 입술을 깨물고 최연준에게 물었다.

“연준 씨 어머님이 오셨다면서요? 왜 나한테는 얘기하지 않았어요?”

“적당한 기회를 봐서 두 사람 만나게 하려고 했지.”

“그래요, 그래요!”

배경원은 배가 이성을 잃은 나머지 말도 헛나왔다.

“형수님, 긴장해 하지 말아요. 못난 며느리도 언젠가는 시부모님을 뵈어야 하니까요!”

유찬혁은 그의 입을 틀어막고 싶었지만 이미 늦었다. 강서연의 목소리가 점점 기어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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