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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1화

“김 대표님.”

박경수가 예의 바르게 말했다.

“지금 여주 별장으로 돌아가실 건가요?”

“그래요, 가요.”

“사모님과 연희 아가씨도 계세요...”

김자옥은 눈살을 찌푸리다가 이내 다시 덤덤한 표정을 지었다. 세월이 오래 지났으니 내려놓을 건 내려놓아야 했다.

그녀는 가볍게 웃으며 박경수에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냉큼 차에 올라탔다.

여주 별장에 돌아온 후 거실로 들어가자마자 소파에 앉아있는 두 사람을 발견했다.

최연희는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풀이 죽은 목소리로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김자옥은 무뚝뚝한 표정으로 시선을 은미연에게 옮겼다. 은미연은 찻잔을 내려놓고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를 맞이했다.

“자옥 언니, 오랜만이에요.”

“오랜만이야.”

김자옥은 그녀를 아래위로 훑어보았다.

“지난번에 만났을 때가 나랑 최문혁이 이혼하던 그때지?”

은미연의 얼굴에 드리워졌던 미소가 굳어지더니 한참이 지나서야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언니, 그때 일은... 사실 제가 문혁 씨를 만나고 있을 때 문혁 씨가 언니랑 이혼을 준비하고 있는 줄은 정말 몰랐어요. 제가 성격이 솔직해서 무슨 얘기든 다 하거든요.”

은미연이 마른기침을 두어 번 했다.

“만약 그때 이혼하지 않았다는 걸 알았더라면 절대 만나지 않았을 거예요. 그런데 문혁 씨는 저한테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그 바람에 오랜 시간 동안 제가 오해를 받았죠!”

“그래.”

김자옥이 이를 깨물고 나지막이 말했다.

“그러니까 최문혁 그 겁쟁이랑 결혼하면 그냥 재수 털리는 거야.”

“언니.”

은미연이 살짝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 점은 저도 공감이에요!”

최연희는 어색하게 웃으며 어머니에게 눈짓을 보냈다.

“아참...”

은미연은 다시 본론으로 돌아왔다.

“오늘은 해야 할 얘기가 있어서 찾아왔어요. 그... 연준이가 마음에 둔 여자 말이에요...”

“성이 강씨인 그 아가씨를 말하는 거지?”

김자옥이 어두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미 만났어!”

“네?”

은미연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정말 파렴치하기 짝이 없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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