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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0화

강유빈은 머릿속이 하얘졌다. 김자옥 앞에 서 있는 그녀는 넋이 나간 얼굴로 막연하게 고개만 끄덕일 뿐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조차 잘 알지 못했다.

“저... 강씨인 건 맞아요. 저...”

“허, 그래?”

김자옥이 싸늘하게 웃었다.

“아가씨도 참 대단하네. 한쪽으로는 내 아들을 홀리면서 다른 한쪽으로는 지한이랑 시시덕거려?”

“뭐라고요?”

최지한이 눈썹을 치켜올리며 피식 웃었다.

“숙모, 뭐 잘못 알고 있는 거 아니에요? 이 년은 계속 나랑만 붙어있었어요. 숙모네 아들은 꿈도 꾸지 못하죠!”

“그 입 닥쳐!”

김자옥이 노발대발하며 골프채를 들고 최지한을 때리려 했다.

그녀가 진짜로 때릴 줄을 몰랐던 최지한은 미처 피하지 못한 바람에 종아리를 맞고 고통스러움에 몸부림쳤다.

“X발! 감히 날 때려? 으악!”

곧이어 골프채가 또 날아왔다.

젊었을 적 태권도 고수였던 김자옥은 나이가 들어도 최지한을 상대하는 건 식은 죽 먹기였다.

조금 전 최연준을 괴롭히겠다는 두 사람의 얘기만 떠올리면 화가 치밀어 올랐다. 최지한만 때리는 게 아니라 강유빈도 가만둘 수 없었다. 얼이 빠진 강유빈은 그녀가 휘두르는 골프채에 어깨를 맞고 말았다. 그 순간 너무 아픈 나머지 바닥에 털썩 주저앉으며 고통스러워했다.

“빌어먹을 연놈들! 감히 뒤에서 내 아들을 해치려고 해? 내가 누군지 몰라?”

김자옥이 살벌한 기운을 내뿜으며 골프채를 마구 휘둘렀다.

평소 경호원들은 최지한에게 불만이 많았다. 마침 김자옥이 이곳에서 행패를 부리니 감히 말리지 못한다는 핑계로 보고도 못 본 척, 들려도 들리지 않는 척 문 앞에 나란히 서 있기만 했다.

거실에서 최지한의 욕설과 강유빈의 울음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왔고 귀한 장식품들이 마구 깨지는 소리도 들려왔다.

경호원들은 서로 눈짓을 주고받다가 다시 아무렇지 않은 척 문 앞을 지키기만 했다.

그렇게 김자옥이 폭행을 멈추고 나서야 경호원들은 안으로 뛰어 들어가 말리는 시늉이라도 하면서 예의 바르게 그녀를 밖으로 모셔나온 후 가방과 외투를 건넸다.

김자옥은 옷매무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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