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왕사위의 모든 챕터: 챕터 221 - 챕터 230

2042 챕터

제221화

전화를 끊은 표준우는 싸늘한 시선으로 한지훈과 강우연의 뒷모습을 노려보았다. 그의 입가에 비열한 웃음이 걸렸다."우연 씨, 두고 봐요. 반드시 내 여자로 만들고 말 테니까."차갑게 중얼거린 표준우가 신경질적으로 가속페달을 밟았다. 포르쉐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현장을 벗어났다.한편, 황대식은 그의 아지트나 다름없는 제이드 바의 호화로운 룸에 앉아 있었다.가죽 재킷을 대충 걸치고 시가를 뻑뻑 피워대는 그는 오른손에 깁스를 하고 있었다. 역시나 저처럼 부상을 몇 군데씩 달고 있는 부하들을 서늘하게 바라보던 그가 큰 소리로 외쳤다."얘들아, 2억짜리 의뢰다. 이번 일만 제대로 끝마치면 당분간은 마음 놓고 쉴 수 있을 거다."얼마 전 한지훈에게 잔뜩 얻어터진 그들의 얼굴엔 멍이 채 가시지 않았다."형님, 대체 무슨 의뢰 비용이 2억이나 된답니까?"아부하듯 슬쩍 다가온 부하가 조심스레 물었다."표씨 가문 도련님 지시야. 적당히 사람 하나만 잡아 오면 돼."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한 황대식이 제 부하들을 거느리고 차에 올랐다. 표준우가 지시한 장소로 봉고차 두 대가 벼락같이 달려갔다.마침 한지훈은 딸과 아내를 차에 태우고 생필품을 사러 마트로 출발하던 참이었다. 그러나 모퉁이를 도는 순간, 눈앞에 봉고차 두 대가 그들을 턱 가로막았다.깜짝 놀란 강우연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지훈 씨, 저 사람들 뭐예요?"눈앞의 봉고차를 싸늘하게 노려보던 한지훈이 입을 열었다."진정해. 별일 아닐 거야."쇠파이프를 쥔 열 몇 명의 건달들이 봉고차에서 우르르 내리며 세 가족이 탄 차를 둘러싸기 시작했다.위협적으로 다가온 몇몇이 쇠파이프로 차체를 쾅쾅 내려쳤다."어이, 좋은 말로 할 때 내려. 미적거리다간 차를 박살 내는 수가 있어.""뭐야, 꼴에 신형 BMW네. 돈깨나 있는 사람들인가 봐. 이번 건은 좀 짭짤하겠어."저희끼리 지껄이던 건달들이 탐욕스러운 눈길로 차를 바라보았다.강우연은 놀라서 울음을 터뜨린 아이를 꽉 끌어안았다."고운아, 괜찮아.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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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2화

쇠파이프를 휘두르려던 건달들은 안색이 창백하게 질린 채 뒤로 주춤 물러났다.제 부하들의 모습을 지켜보던 황대식이 사납게 윽박질렀다."야 이 한심한 새끼들아, 뭣들 하는 거야? 여럿이서 사람 하나 족치는 게 그렇게 어려워? 대체 어떤 대단한 놈이길래 그렇게 겁을 집어먹었어! 쓸모없는 새끼들."부하에게서 쇠파이프를 뺏어 든 황대식이 빼곡히 앞을 가로막은 부하들을 밀치며 성큼성큼 한지훈을 향해 걸어갔다. 무기를 꽉 움켜쥔 황대식이 막 차에서 내린 한지훈의 머리를 겨냥하며 달려들었다.그러나 다음 순간, 황대식은 쇠파이프를 허공에 멈춘 채로 움직이지 못했다.두 눈을 휘둥그렇게 뜬 황대식이 차마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으며 한지훈을 쳐다보았다. 식은땀이 관자놀이를 타고 삐질삐질 흘러내렸다.얼른 정신을 차린 황대식이 냉큼 쇠파이프를 제 뒤로 숨겼다. 얼굴에는 두려움이 역력했다. 이내 비굴한 웃음을 짓던 그가 더듬더듬 입을 열었다."한... 한 선생님께서 왜 이곳에..."어떻게 또 이 사람일 수가 있단 말인가.그 대단하신 정 나리조차도 한지훈에게 고개를 숙여야 했다. 그의 손짓 한 번에 조 국장과 한 과장도 달려왔다. 심지어 그는 구씨 가문을 손 봐주지 않았던가.황대식은 문득 제가 오늘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걱정되기 시작했다."이렇게 또 보는군, 황대식. 팔은 다 나았나 보지?"한지훈의 싸늘한 목소리를 들은 황대식은 제 쓸모없는 심장이 당장이라도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 무릎을 꿇은 황대식이 콘크리트 바닥에 이마를 퍽퍽 찧으며 두서없이 사죄의 말을 내뱉기 시작했다."한 선생님, 제발 목숨만은 살려주십시오! 차 안에 선생님이 계실 줄은... 제가 미처 몰라뵙고 멍청한 짓을 저질렀습니다. 알았다면 제가 감히 선생님을 가로막았겠습니까? 한 번만 살려주십시오."한지훈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황대식을 아무 말 없이 노려보았다. 이미 한지훈의 실력을 몸소 확인한 적 있던 몇몇 건달들도 얼굴이 퍼렇게 질린 채 무릎 꿇고 용서를 빌었다. 한지훈의 살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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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3화

어쩔 줄 몰라 허둥대는 황대식 패거리들을 둘러보던 한지훈이 미소를 지었다."별일은 아니고, 아는 사람들이야. 내가 알아서 해결할게."한지훈이 서둘러 강우연을 차에 태우며 말했다."먼저 들어가."재빨리 두 사람을 차에 밀어 넣은 한지훈이 미간을 찌푸리며 황대식을 쏘아보았다."두 사람을 데려다준 다음에 다시 얘기하지. 주소 불러. 곧 찾아갈 테니."건달들은 혼비백산하며 연신 고개를 조아렸다."예예, 한 선생님, 살펴 가십시오."황대식의 손짓에 가지런히 길가에 선 부하들이 한지훈의 차를 배웅했다. 마침내 차가 그들의 시야에서 사라지자 황대식은 겨우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다리에 힘이 풀린 그가 몇 번 비틀거리다가 간신히 중심을 잡았다."형님, 저희 이젠 어떡합니까? 2억짜리 의뢰라면서요."한지훈에 대해 잘 모르는 부하가 입을 열었다.황대식이 그의 뺨을 후려갈기며 버럭 소리쳤다."그걸 질문이라고 해? 2억 벌어보겠다고 네놈 목숨까지 내놓겠다는 거야? 저 사람이 누군지 몰라서 그래? 정 나리도 고개를 숙여야 하는 분이라고. 그런데도 그깟 2억이 대수야?"잠자코 황대식의 말을 듣고 있던 세상 물정 모르던 몇몇 부하도 덩달아 경악했다.그 대단하신 정도현 나리조차도 고개를 숙이며 눈치를 봐야 하는 인물이라니. 그들은 이 상황이 거짓말처럼 느껴졌다.살벌하게 낯을 굳힌 황대식이 두 눈을 번뜩였다."표준우, 이 개자식 같으니라고. 하마터면 날 지옥으로 밀어 넣을 뻔했잖아. 흥, 한 선생 눈 밖에 난 그놈도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어. 우리도 슬슬 돌아가 한 선생 맞이할 준비나 하자고."한 무리 건달들이 서둘러 현장을 벗어났다.강우연과 딸아이를 집에 데려간 한지훈은 일이 있다는 핑계를 대고 집을 벗어났다. 현재 그가 도착한 곳은 황대식 아지트인 제이드 바였다.황대식이 제 모든 부하를 이끌고 그를 맞이했다. 자그마치 마흔 명을 넘어서는 이들이 공손하게 예의를 차렸다.한지훈의 차가 가까이 다가오자 일제히 90도로 허리를 숙인 그들이 큰 소리로 외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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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4화

그 무시무시한 행렬에 기겁한 사람들이 슬쩍 옆으로 비켜섰다.룸에 도착한 한지훈이 황망한 표정으로 어쩔 줄 모르는 황대식을 향해 덤덤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표준우에게 연락해. 날 잡아들였으니 직접 와보라고.""예예예!"눈치 빠른 황대식이 표준우에게 전화를 걸어 들뜬 목소리를 꾸며냈다."도련님, 말씀하신 그놈 잘 데려다 놨습니다. 저희가 할까요, 아니면 직접 손보시겠습니까."그 시각, 표준우는 클럽에 제 술친구들을 잔뜩 불러 파티를 열고 있었다. 그의 품에는 늘씬한 미녀 두 명이 안겨 있었다."빠르네? 알았어. 지금 당장 가지. 도망 못 가게 잘 지켜야 해."잔뜩 흥분한 표준우가 제 친구들에게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말했다."으하하, 한지훈 그 버러지 새끼가 황대식에게 잡혔대. 당장 가서 손봐줘야겠어. 너희들 딱 기다려, 곧 그 새끼가 무릎 꿇고 싹싹 비는 걸 영상에 담아올 테니까."클럽을 나선 표준우가 잔뜩 신이 난 채로 포르쉐를 몰고 쏜살같이 제이드 바로 향했다.3층에 도착한 표준우가 문을 벌컥 열어젖히며 사악하게 웃어 보였다."수고 많았어, 황대식. 그 자식은 어디 있어? 오늘 이몸이 직접 그 자식을 병신으로 만들어 주겠어. 내게 맞서는 게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 깨우쳐 줘야지."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서늘한 목소리가 룸 안에 울려 퍼졌다."표준우, 또 보는군."표준우가 흠칫했다. 흐릿한 불빛 속에서도 소파에 앉아있는 남자의 모습은 똑똑히 볼 수 있었다.그 남자의 정체는 다름 아닌 빌어먹을 한지훈이었다."뭐야, 한지훈?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거야? 네놈이 왜 거기 앉아 있어. 당장 내 앞에 무릎 꿇어!"상황 파악이 덜 된 표준우가 버럭 화를 냈다.고개를 틀어 옆을 보니 황대식이 싸늘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룸 안에는 또한 일여덟 명의 건달들이 진을 치고 있었는데 그들의 얼굴에도 마찬가지로 살기가 가득했다.표준우가 바로 황대식에게 따졌다."황대식, 대체 어떻게 된 거야?"사실 그는 조금 전부터 몸이 떨려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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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5화

이 와중에 발뺌할 생각부터 하다니.절레절레 고개를 저은 한지훈이 황대식에게 눈짓했다. 그러자 소매를 걷어 올린 황대식이 부하들을 쳐다보았다. 건달들이 표준우를 둘러싸기 시작했다."너... 너희들 뭐 하는 거야. 헉, 그만해, 내 몸에 손대기만 해봐. 난 표씨 가문 도련님이란 말이야. 우리 아버지가 아시면 네놈들을 가만두지 않으실 거야. 악! 아파! 얼굴은 건드리지 말라고..."처음엔 나름 기고만장하게 협박하던 표준우는 결국 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빌기 시작했다.십 분 정도가 지나자 돼지 머리처럼 퉁퉁 부어오른 표준우가 바닥에 엎드려 헐떡댔다. 얼굴은 피범벅이었으며 내뱉는 목소리에는 힘이 하나도 실려있지 않았다."한... 한지훈... 네놈을 절대 용서하지 않겠어..."표준우 앞으로 걸어간 한지훈이 몸을 숙여 처참한 모습으로 엎드려 있는 표준우에게 낮게 깔린 목소리로 경고했다."표준우, 내 아내 강우연에게 추근대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다음은 없어."말을 마친 한지훈이 룸을 벗어났다.만약 황대식이 똑똑한 놈이라면 나머지 일은 그가 알아서 해결할 터였다.한지훈이 떠난 뒤 황대식은 표준우도 바에서 쫓아냈다. 바닥에 널브러진 표준우에게 황대식이 날카롭게 말했다."어이구, 도련님. 미안하게 됐습니다. 오늘 일은 제 뜻이 아니란 것만 알아주십시오. 혹시 복수를 하려거든 한 선생에게나 하시구요. 그런데 가만히 있는 게 좋을 겁니다. 킥킥."말을 마친 황대식은 표준우를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다시 술집으로 들어갔다.차가운 도로에 드러누운 표준우를 보고 사람들이 수군대기 시작했다."어머, 표씨 가문에 그 도련님 아니야? 왜 꼴이 저 모양이래?""세상에, 어느 높으신 분 눈 밖에 났길래... 끔찍하군.""한때 그렇게 잘난척하던 사람도 더 강한 사람 앞에선 별수 없네. 이래서 사람은 시건방지면 안 된다니까. 그러다 큰코다칠라."사람들의 조롱을 무기력하게 듣고 있던 표준우는 속에서 천불이 일었다.핏발선 두 눈을 형형하게 부릅뜬 표준우가 힘겹게 몸을 일으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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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6화

"정말이지? 나 대신 복수해 줘야 해? 꼭 그 자식이 내 앞에 무릎 꿇게 만들어줘. 아니라면 나도 콱 죽어버릴 거야."표준우는 더욱 불을 지피는 것도 잊지 않았다.그 말을 들은 도혜영이 기겁하며 제 남편을 재촉했다."여보, 얼른 해결하지 않고 뭐해. 당신 아들이 죽는 꼴을 지켜볼 거야?"표중혁이 고개를 저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서두르지 마. 내일 내가 직접 강씨 가문으로 찾아가지."다음날.열몇 대의 검은색 벤츠를 거느린 표중혁이 제 마이바흐에 올라타며 바로 강운그룹으로 향할 것을 명령했다.강운그룹 사람들은 가시방석에 앉은 것처럼 불안에 떨며 회의실에서 소란스레 말다툼을 벌였다."이거 큰일 났습니다. 표씨 가문의 기세가 말이 아니라고요. 어르신, 우린 이제 어쩌면 좋습니까?""이게 다 빌어먹을 한지훈 그놈 때문입니다. 표준우 도련님을 때리라고 사람을 사주했다잖아요. 멍청한 것도 정도가 있지요.""한지훈은 아직이랍니까?"사람들이 저마다 한마디씩 뱉어내며 씨근거렸다.상석에 앉은 강준상도 치솟는 분노를 억누르지 못했다.그는 아침부터 표중혁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 어제저녁에 벌어진 일을 전하며 강씨 가문에서 순순히 범인을 내놓으라고 협박했다. 만약 따르지 않는다면 다른 가문과 기업을 선동하여 강운그룹을 궁지로 몰아넣을 것이라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그리하여 조급해 난 강준상이 회의를 소집했던 것이다."그만들 하세요. 긴장할 거 없습니다. 사실 아주 간단하지 않습니까. 한지훈이 친 사고이니 표씨 가문에서 찾아오거든 그놈을 넘기면 되는 일이에요. 기껏해야 병원비나 좀 보태주고요."강문복이 사람들을 진정시키며 입을 열었다. 그제야 회의실이 조용해졌다.마침 회사에 도착한 한지훈과 강우연이 회의실로 들어섰다. 회의실에는 긴장과 분노가 가득했다.사람들은 적의를 감추지도 않은 채 강우연과 한지훈을 노려보고 있었다."할아버지, 사람들을 급하게 소집하셨다고 들었어요. 대체 무슨 일이에요?"강우연은 아직 사건의 전말을 몰랐다.강준상이 차갑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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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화

한지훈은 당황했다. 강우연이 이렇게 반응할 줄은 미처 몰랐던 것이다.그러나 눈물범벅이 된 강우연을 바라보며 한지훈도 차마 뭐라고 입을 열 수 없었다.정말 자신이 잘못한 걸까?눈물을 훔쳐낸 강우연의 얼굴에는 실망의 기색이 잔뜩 서려 있었다. 몸을 돌린 그녀가 강준상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사과했다."할아버지, 지훈 씨가 잘못한 건 맞지만... 저 때문에 그런 거예요. 벌을 주시려거든 제가 대신 받을게요."그 말을 들은 한지훈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자신은 여전히 강우연에게 소중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아니라면 이렇게 감쌀 필요가 없었으니까. 한지훈은 이 와중에도 어쩐지 행복해졌다.강준상이 차가운 얼굴로 강우연에게 호통쳤다."네게 벌을 내리라고? 그렇게 해서 해결될 문제였으면 내가 널 여태 내버려 뒀겠느냐? 표씨 가문에서 요구하는 건 저놈이라고. 이번 일은 저놈이 벌인 일이니 수습도 저놈이 해야 할 것이다."다른 사람들도 함께 그들을 비난했다. 그중 고소하다는 표정으로 팔짱을 끼고 마음껏 욕설을 퍼붓고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강희연이었다. "강우연, 네가 다시 돌아온 뒤로 귀찮은 일들이 끊이질 않아. 너뿐만 아니라 네 뒤에 있는 그 쓰레기도 마찬가지고. 저 인간은 어쩜 사고를 치지 않는 날이 없어. 내가 너였다면, 우리 가문과 회사를 생각해서라도 당장 짐 싸 들고 나갔어. 아직도 뻔뻔하게 여기에 발붙이고 있는 너도 참 대단하다."설해연도 맞장구를 쳤다."희연이 말이 맞아. 이 불행을 몰고 다니는 것아. 길씨 가문의 일도 채 해결 못한 마당에 표씨 가문까지 합세하게 생겼어. 대체 이를 어쩌면 좋아? 어떻게 책임질 건데!"설해연이 강준상을 향해 몸을 돌렸다."아버님, 우연이의 직위를 해제시키는 건 어떨까요?"그 말을 들은 강준상이 미간을 찌푸리며 생각에 잠겼다. 다른 사람들도 동의했다.그러자 마음이 급해진 서경희와 강신이 강문복네 식구들과 말싸움을 벌였다.서경희는 이 와중에도 한지훈에게 욕설을 퍼붓는 걸 잊지 않았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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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8화

"제가 무릎 꿇는다면 이분이 감당 못 할 텐데요."그 모습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기가 막혔다. 한지훈은 그야말로 건방지기 짝이 없었다!"허, 드디어 한지훈이 미쳤나 봐요. 아직도 그렇게 기고만장하나? 대체 우리 가문에 얼마나 피해를 주려고 이래?""멍청한 것들은 답도 없다니까. 감히 표 가주님 앞에서 고개를 빳빳이 들고.""그러게. 얼마나 멍청했으면 스스로 무덤을 파겠어."강씨 가문 사람들이 한지훈에게 손가락질하며 욕설을 퍼부었다.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은 강준상이 허옇게 질린 얼굴로 숨을 몰아쉬었다. 한지훈을 찢어 죽일 듯이 노려보던 그가 얼른 표중혁에게 사과했다."가주님, 이것 참 면목 없습니다. 우리 집안에 겨우 다시 돌아온 자라... 버릇이..."강준상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한지훈은 막무가내였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표중혁의 비서와 부하들도 얼굴을 싸늘하게 굳혔다. 그들도 저마다 한지훈을 지적했다."뭐? 우리 회장님이 감당할 수 없다고? 어이가 없어서 원. 당장 무릎 꿇지 못해!"눈썹을 치켜올린 한지훈이 서늘한 눈빛으로 비서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이름."표중혁을 뒤에 업은 비서의 콧대가 하늘을 찔렀다. 그가 양복 옷깃을 정리하며 시큰둥하게 말했다."표 회장님 비서 엄승원이다. 왜, 이젠 나한테까지 손대려고? 당신 주제를 알아야지, 한지훈 씨."한지훈이 피식거렸다."사냥개 주제 뭐라도 된 것처럼 구는군. 왜 자꾸 짖어.""뭐... 뭐라고?"엄승원의 얼굴이 대번에 일그러졌다.자신은 표중혁의 비서였으니 지위가 높은 게 당연했다. 사람들은 모두 그에게 예의를 차리며 입에 발린 말을 해대기 바빴다. 한데 별것도 아닌 자식이 감히 저를 욕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보다 모욕적일 순 없었다."회장님, 저놈 버릇을 단단히 고쳐줘야 할 듯싶습니다."엄승원이 표중혁의 귓가에 속삭였다.표중혁이 드디어 딱딱한 표정으로 일어섰다. 그가 의외라는 눈빛으로 한지훈을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한지훈이라고 했나. 담대함은 인정해 주지.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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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9화

한지훈을 태운 차가 병원에 도착했다.그러나 병원 문 앞에 도착한 표중혁은 어쩐지 석연찮은 분위기를 느꼈다.병원 앞에 군용 차량 두 대가 떡하니 서 있는 것이었다. 더구나 입구에는 중무장한 군인이 경계 태세를 갖추고 있었다.그들은 병원을 드나드는 모든 차량을 조사하고 있었다.심지어 모든 거리에도 중무장한 군인들이 엄숙한 얼굴로 늘어서 있었다. 미간을 한껏 찌푸린 표중혁이 당황해서 제 비서에게 물었다."엄 비서,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왜 군인들이 여기에 있어? 높으신 분이라도 행차하셨나?"조수석에 앉은 엄승원도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다."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회장님. 아까까지만 해도 멀쩡했었는데, 왜 이렇게 갑자기..."뒷좌석에 앉아 팔짱을 낀 한지훈이 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불렀거든."그 말을 들은 차 안이 일순간 고요해졌다. 표중혁과 엄승원이 한지훈을 힐끗 쳐다보았다.곧이어 엄승원이 한껏 조롱했다."재미없는 농담 좀 그만하시지. 저 많은 군인을 전부 당신이 불러 모았다고? 누가 들으면 당신이 아주 높으신 분인 줄 알겠어. 허언증이 너무 심한 거 아니야?"표중혁도 허허 웃었다."그런다고 우리가 놀라기라도 할 줄 알았나? 그래, 정 그러면 두고 보지. 누가 나서서 네놈 편을 들어줄지."차가 멈춰서자 표중혁이 벌컥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한지훈도 태연하게 그를 따라나섰다.중무장한 군인들이 장관의 통솔을 받으며 그들의 앞에 나타났다.상황 파악이 아직 덜 된 표중혁은 그저 관례에 따른 검사 절차인 줄 알았다. 그가 허리를 숙이며 예의를 차렸다."장관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아들 녀석을 보러 왔습니다. 이 병원에 입원해 있거든요."지켜보던 엄승원도 공손한 태도로 입을 열었다."그렇습니다, 장관님. 이분은 표중혁 회장님이십니다. 오군 주군 본부 분들이시지요? 우리 회장님께서는 한민학 군단장님과도 친분이 있으십니다. 그러니 이쯤 하시고 보내주시는 건 어떻겠습니까?"장관은 두 사람을 차가운 눈빛으로 쳐다보더니 이내 옆으로 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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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0화

이게 말이 되는 소린가. 한지훈이 한민학 군단장의 친구라니. 표중혁은 말문이 턱 막혀왔다. 경악과 의심이 서린 눈빛으로 한지훈을 쳐다보던 그가 간신히 목소리를 쥐어짜 냈다."정말... 자네가 한민학 군단장님과 아는 사이라고?"한지훈은 그렇다 할 대답을 내놓지 않은 채 태연하게 말을 돌렸다."표 가주, 나더러 당신 아들에게 무릎 꿇고 빌라며? 올라가지."표중혁은 정신이 아득해졌다. 이건 명백한 경고였다.한민학 군단장의 친구를 감히 무릎 꿇릴만한 자가 어디 있겠는가. 한민학과 오군 주군 본부와 맞서겠다는 결심이 아니고서야...몸을 벌벌 떨던 표중혁은 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에 털썩 주저앉으며 냉큼 무릎을 꿇었다. 그가 비굴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한 선생님, 농담이 지나치십니다. 한민학 군단장님의 친우분이시니 당연히 우리 가문에서도 귀한 대접을 받으셔야지요. 제 아들 녀석을 따끔하게 혼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께서 사과하시겠다니요, 당치도 않습니다. 사과는 저희가 드려야지요."회장님까지 무릎을 꿇은 마당에 엄승원이라고 별수 있겠는가. 그도 털썩 무릎을 꿇으며 벌벌 떨었다.강운그룹에서 한지훈에게 한껏 건방지게 굴었던 과거의 자신을 목 졸라 죽이고 싶어졌다.가장 바라지 않는 일들은 언제나 거짓말처럼 이뤄진다고 했던가.한지훈이 거의 엎드리다시피 바닥에 고개를 조아리고 있는 엄승원에게 말을 걸었다."엄 비서. 왜 무릎을 꿇고 있지."겁을 잔뜩 집어먹은 엄승원이 바닥에 퍽퍽 머리를 박았다."한 선생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감히 선생님을 업신여기다니, 제가 미쳤었나 봅니다. 제 안목이 이렇게나 형편없습니다. 정말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말을 마친 그가 이번에는 자기 뺨을 내려쳤다. 소리가 어찌나 살벌한지 병원 문 앞에 서 있던 구경꾼들의 귀에도 똑똑히 들릴 정도였다."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제발 한 번만 자비를 베풀어 주세요!"연신 뺨을 후려친 엄승원이 싹싹 빌었다.한지훈이 짧게 코웃음 쳤다. 이런 사람을 상대하는 건 딱 질색이었다.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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