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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0화

이게 말이 되는 소린가. 한지훈이 한민학 군단장의 친구라니.

표중혁은 말문이 턱 막혀왔다. 경악과 의심이 서린 눈빛으로 한지훈을 쳐다보던 그가 간신히 목소리를 쥐어짜 냈다.

"정말... 자네가 한민학 군단장님과 아는 사이라고?"

한지훈은 그렇다 할 대답을 내놓지 않은 채 태연하게 말을 돌렸다.

"표 가주, 나더러 당신 아들에게 무릎 꿇고 빌라며? 올라가지."

표중혁은 정신이 아득해졌다. 이건 명백한 경고였다.

한민학 군단장의 친구를 감히 무릎 꿇릴만한 자가 어디 있겠는가. 한민학과 오군 주군 본부와 맞서겠다는 결심이 아니고서야...

몸을 벌벌 떨던 표중혁은 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에 털썩 주저앉으며 냉큼 무릎을 꿇었다. 그가 비굴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한 선생님, 농담이 지나치십니다. 한민학 군단장님의 친우분이시니 당연히 우리 가문에서도 귀한 대접을 받으셔야지요. 제 아들 녀석을 따끔하게 혼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께서 사과하시겠다니요, 당치도 않습니다. 사과는 저희가 드려야지요."

회장님까지 무릎을 꿇은 마당에 엄승원이라고 별수 있겠는가. 그도 털썩 무릎을 꿇으며 벌벌 떨었다.

강운그룹에서 한지훈에게 한껏 건방지게 굴었던 과거의 자신을 목 졸라 죽이고 싶어졌다.

가장 바라지 않는 일들은 언제나 거짓말처럼 이뤄진다고 했던가.

한지훈이 거의 엎드리다시피 바닥에 고개를 조아리고 있는 엄승원에게 말을 걸었다.

"엄 비서. 왜 무릎을 꿇고 있지."

겁을 잔뜩 집어먹은 엄승원이 바닥에 퍽퍽 머리를 박았다.

"한 선생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감히 선생님을 업신여기다니, 제가 미쳤었나 봅니다. 제 안목이 이렇게나 형편없습니다. 정말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말을 마친 그가 이번에는 자기 뺨을 내려쳤다. 소리가 어찌나 살벌한지 병원 문 앞에 서 있던 구경꾼들의 귀에도 똑똑히 들릴 정도였다.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제발 한 번만 자비를 베풀어 주세요!"

연신 뺨을 후려친 엄승원이 싹싹 빌었다.

한지훈이 짧게 코웃음 쳤다. 이런 사람을 상대하는 건 딱 질색이었다.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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