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와중에 발뺌할 생각부터 하다니.절레절레 고개를 저은 한지훈이 황대식에게 눈짓했다. 그러자 소매를 걷어 올린 황대식이 부하들을 쳐다보았다. 건달들이 표준우를 둘러싸기 시작했다."너... 너희들 뭐 하는 거야. 헉, 그만해, 내 몸에 손대기만 해봐. 난 표씨 가문 도련님이란 말이야. 우리 아버지가 아시면 네놈들을 가만두지 않으실 거야. 악! 아파! 얼굴은 건드리지 말라고..."처음엔 나름 기고만장하게 협박하던 표준우는 결국 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빌기 시작했다.십 분 정도가 지나자 돼지 머리처럼 퉁퉁 부어오른 표준우가 바닥에 엎드려 헐떡댔다. 얼굴은 피범벅이었으며 내뱉는 목소리에는 힘이 하나도 실려있지 않았다."한... 한지훈... 네놈을 절대 용서하지 않겠어..."표준우 앞으로 걸어간 한지훈이 몸을 숙여 처참한 모습으로 엎드려 있는 표준우에게 낮게 깔린 목소리로 경고했다."표준우, 내 아내 강우연에게 추근대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다음은 없어."말을 마친 한지훈이 룸을 벗어났다.만약 황대식이 똑똑한 놈이라면 나머지 일은 그가 알아서 해결할 터였다.한지훈이 떠난 뒤 황대식은 표준우도 바에서 쫓아냈다. 바닥에 널브러진 표준우에게 황대식이 날카롭게 말했다."어이구, 도련님. 미안하게 됐습니다. 오늘 일은 제 뜻이 아니란 것만 알아주십시오. 혹시 복수를 하려거든 한 선생에게나 하시구요. 그런데 가만히 있는 게 좋을 겁니다. 킥킥."말을 마친 황대식은 표준우를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다시 술집으로 들어갔다.차가운 도로에 드러누운 표준우를 보고 사람들이 수군대기 시작했다."어머, 표씨 가문에 그 도련님 아니야? 왜 꼴이 저 모양이래?""세상에, 어느 높으신 분 눈 밖에 났길래... 끔찍하군.""한때 그렇게 잘난척하던 사람도 더 강한 사람 앞에선 별수 없네. 이래서 사람은 시건방지면 안 된다니까. 그러다 큰코다칠라."사람들의 조롱을 무기력하게 듣고 있던 표준우는 속에서 천불이 일었다.핏발선 두 눈을 형형하게 부릅뜬 표준우가 힘겹게 몸을 일으켜
"정말이지? 나 대신 복수해 줘야 해? 꼭 그 자식이 내 앞에 무릎 꿇게 만들어줘. 아니라면 나도 콱 죽어버릴 거야."표준우는 더욱 불을 지피는 것도 잊지 않았다.그 말을 들은 도혜영이 기겁하며 제 남편을 재촉했다."여보, 얼른 해결하지 않고 뭐해. 당신 아들이 죽는 꼴을 지켜볼 거야?"표중혁이 고개를 저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서두르지 마. 내일 내가 직접 강씨 가문으로 찾아가지."다음날.열몇 대의 검은색 벤츠를 거느린 표중혁이 제 마이바흐에 올라타며 바로 강운그룹으로 향할 것을 명령했다.강운그룹 사람들은 가시방석에 앉은 것처럼 불안에 떨며 회의실에서 소란스레 말다툼을 벌였다."이거 큰일 났습니다. 표씨 가문의 기세가 말이 아니라고요. 어르신, 우린 이제 어쩌면 좋습니까?""이게 다 빌어먹을 한지훈 그놈 때문입니다. 표준우 도련님을 때리라고 사람을 사주했다잖아요. 멍청한 것도 정도가 있지요.""한지훈은 아직이랍니까?"사람들이 저마다 한마디씩 뱉어내며 씨근거렸다.상석에 앉은 강준상도 치솟는 분노를 억누르지 못했다.그는 아침부터 표중혁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 어제저녁에 벌어진 일을 전하며 강씨 가문에서 순순히 범인을 내놓으라고 협박했다. 만약 따르지 않는다면 다른 가문과 기업을 선동하여 강운그룹을 궁지로 몰아넣을 것이라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그리하여 조급해 난 강준상이 회의를 소집했던 것이다."그만들 하세요. 긴장할 거 없습니다. 사실 아주 간단하지 않습니까. 한지훈이 친 사고이니 표씨 가문에서 찾아오거든 그놈을 넘기면 되는 일이에요. 기껏해야 병원비나 좀 보태주고요."강문복이 사람들을 진정시키며 입을 열었다. 그제야 회의실이 조용해졌다.마침 회사에 도착한 한지훈과 강우연이 회의실로 들어섰다. 회의실에는 긴장과 분노가 가득했다.사람들은 적의를 감추지도 않은 채 강우연과 한지훈을 노려보고 있었다."할아버지, 사람들을 급하게 소집하셨다고 들었어요. 대체 무슨 일이에요?"강우연은 아직 사건의 전말을 몰랐다.강준상이 차갑게
한지훈은 당황했다. 강우연이 이렇게 반응할 줄은 미처 몰랐던 것이다.그러나 눈물범벅이 된 강우연을 바라보며 한지훈도 차마 뭐라고 입을 열 수 없었다.정말 자신이 잘못한 걸까?눈물을 훔쳐낸 강우연의 얼굴에는 실망의 기색이 잔뜩 서려 있었다. 몸을 돌린 그녀가 강준상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사과했다."할아버지, 지훈 씨가 잘못한 건 맞지만... 저 때문에 그런 거예요. 벌을 주시려거든 제가 대신 받을게요."그 말을 들은 한지훈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자신은 여전히 강우연에게 소중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아니라면 이렇게 감쌀 필요가 없었으니까. 한지훈은 이 와중에도 어쩐지 행복해졌다.강준상이 차가운 얼굴로 강우연에게 호통쳤다."네게 벌을 내리라고? 그렇게 해서 해결될 문제였으면 내가 널 여태 내버려 뒀겠느냐? 표씨 가문에서 요구하는 건 저놈이라고. 이번 일은 저놈이 벌인 일이니 수습도 저놈이 해야 할 것이다."다른 사람들도 함께 그들을 비난했다. 그중 고소하다는 표정으로 팔짱을 끼고 마음껏 욕설을 퍼붓고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강희연이었다. "강우연, 네가 다시 돌아온 뒤로 귀찮은 일들이 끊이질 않아. 너뿐만 아니라 네 뒤에 있는 그 쓰레기도 마찬가지고. 저 인간은 어쩜 사고를 치지 않는 날이 없어. 내가 너였다면, 우리 가문과 회사를 생각해서라도 당장 짐 싸 들고 나갔어. 아직도 뻔뻔하게 여기에 발붙이고 있는 너도 참 대단하다."설해연도 맞장구를 쳤다."희연이 말이 맞아. 이 불행을 몰고 다니는 것아. 길씨 가문의 일도 채 해결 못한 마당에 표씨 가문까지 합세하게 생겼어. 대체 이를 어쩌면 좋아? 어떻게 책임질 건데!"설해연이 강준상을 향해 몸을 돌렸다."아버님, 우연이의 직위를 해제시키는 건 어떨까요?"그 말을 들은 강준상이 미간을 찌푸리며 생각에 잠겼다. 다른 사람들도 동의했다.그러자 마음이 급해진 서경희와 강신이 강문복네 식구들과 말싸움을 벌였다.서경희는 이 와중에도 한지훈에게 욕설을 퍼붓는 걸 잊지 않았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제가 무릎 꿇는다면 이분이 감당 못 할 텐데요."그 모습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기가 막혔다. 한지훈은 그야말로 건방지기 짝이 없었다!"허, 드디어 한지훈이 미쳤나 봐요. 아직도 그렇게 기고만장하나? 대체 우리 가문에 얼마나 피해를 주려고 이래?""멍청한 것들은 답도 없다니까. 감히 표 가주님 앞에서 고개를 빳빳이 들고.""그러게. 얼마나 멍청했으면 스스로 무덤을 파겠어."강씨 가문 사람들이 한지훈에게 손가락질하며 욕설을 퍼부었다.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은 강준상이 허옇게 질린 얼굴로 숨을 몰아쉬었다. 한지훈을 찢어 죽일 듯이 노려보던 그가 얼른 표중혁에게 사과했다."가주님, 이것 참 면목 없습니다. 우리 집안에 겨우 다시 돌아온 자라... 버릇이..."강준상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한지훈은 막무가내였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표중혁의 비서와 부하들도 얼굴을 싸늘하게 굳혔다. 그들도 저마다 한지훈을 지적했다."뭐? 우리 회장님이 감당할 수 없다고? 어이가 없어서 원. 당장 무릎 꿇지 못해!"눈썹을 치켜올린 한지훈이 서늘한 눈빛으로 비서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이름."표중혁을 뒤에 업은 비서의 콧대가 하늘을 찔렀다. 그가 양복 옷깃을 정리하며 시큰둥하게 말했다."표 회장님 비서 엄승원이다. 왜, 이젠 나한테까지 손대려고? 당신 주제를 알아야지, 한지훈 씨."한지훈이 피식거렸다."사냥개 주제 뭐라도 된 것처럼 구는군. 왜 자꾸 짖어.""뭐... 뭐라고?"엄승원의 얼굴이 대번에 일그러졌다.자신은 표중혁의 비서였으니 지위가 높은 게 당연했다. 사람들은 모두 그에게 예의를 차리며 입에 발린 말을 해대기 바빴다. 한데 별것도 아닌 자식이 감히 저를 욕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보다 모욕적일 순 없었다."회장님, 저놈 버릇을 단단히 고쳐줘야 할 듯싶습니다."엄승원이 표중혁의 귓가에 속삭였다.표중혁이 드디어 딱딱한 표정으로 일어섰다. 그가 의외라는 눈빛으로 한지훈을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한지훈이라고 했나. 담대함은 인정해 주지. 하지
한지훈을 태운 차가 병원에 도착했다.그러나 병원 문 앞에 도착한 표중혁은 어쩐지 석연찮은 분위기를 느꼈다.병원 앞에 군용 차량 두 대가 떡하니 서 있는 것이었다. 더구나 입구에는 중무장한 군인이 경계 태세를 갖추고 있었다.그들은 병원을 드나드는 모든 차량을 조사하고 있었다.심지어 모든 거리에도 중무장한 군인들이 엄숙한 얼굴로 늘어서 있었다. 미간을 한껏 찌푸린 표중혁이 당황해서 제 비서에게 물었다."엄 비서,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왜 군인들이 여기에 있어? 높으신 분이라도 행차하셨나?"조수석에 앉은 엄승원도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다."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회장님. 아까까지만 해도 멀쩡했었는데, 왜 이렇게 갑자기..."뒷좌석에 앉아 팔짱을 낀 한지훈이 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불렀거든."그 말을 들은 차 안이 일순간 고요해졌다. 표중혁과 엄승원이 한지훈을 힐끗 쳐다보았다.곧이어 엄승원이 한껏 조롱했다."재미없는 농담 좀 그만하시지. 저 많은 군인을 전부 당신이 불러 모았다고? 누가 들으면 당신이 아주 높으신 분인 줄 알겠어. 허언증이 너무 심한 거 아니야?"표중혁도 허허 웃었다."그런다고 우리가 놀라기라도 할 줄 알았나? 그래, 정 그러면 두고 보지. 누가 나서서 네놈 편을 들어줄지."차가 멈춰서자 표중혁이 벌컥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한지훈도 태연하게 그를 따라나섰다.중무장한 군인들이 장관의 통솔을 받으며 그들의 앞에 나타났다.상황 파악이 아직 덜 된 표중혁은 그저 관례에 따른 검사 절차인 줄 알았다. 그가 허리를 숙이며 예의를 차렸다."장관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아들 녀석을 보러 왔습니다. 이 병원에 입원해 있거든요."지켜보던 엄승원도 공손한 태도로 입을 열었다."그렇습니다, 장관님. 이분은 표중혁 회장님이십니다. 오군 주군 본부 분들이시지요? 우리 회장님께서는 한민학 군단장님과도 친분이 있으십니다. 그러니 이쯤 하시고 보내주시는 건 어떻겠습니까?"장관은 두 사람을 차가운 눈빛으로 쳐다보더니 이내 옆으로 밀
이게 말이 되는 소린가. 한지훈이 한민학 군단장의 친구라니. 표중혁은 말문이 턱 막혀왔다. 경악과 의심이 서린 눈빛으로 한지훈을 쳐다보던 그가 간신히 목소리를 쥐어짜 냈다."정말... 자네가 한민학 군단장님과 아는 사이라고?"한지훈은 그렇다 할 대답을 내놓지 않은 채 태연하게 말을 돌렸다."표 가주, 나더러 당신 아들에게 무릎 꿇고 빌라며? 올라가지."표중혁은 정신이 아득해졌다. 이건 명백한 경고였다.한민학 군단장의 친구를 감히 무릎 꿇릴만한 자가 어디 있겠는가. 한민학과 오군 주군 본부와 맞서겠다는 결심이 아니고서야...몸을 벌벌 떨던 표중혁은 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에 털썩 주저앉으며 냉큼 무릎을 꿇었다. 그가 비굴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한 선생님, 농담이 지나치십니다. 한민학 군단장님의 친우분이시니 당연히 우리 가문에서도 귀한 대접을 받으셔야지요. 제 아들 녀석을 따끔하게 혼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께서 사과하시겠다니요, 당치도 않습니다. 사과는 저희가 드려야지요."회장님까지 무릎을 꿇은 마당에 엄승원이라고 별수 있겠는가. 그도 털썩 무릎을 꿇으며 벌벌 떨었다.강운그룹에서 한지훈에게 한껏 건방지게 굴었던 과거의 자신을 목 졸라 죽이고 싶어졌다.가장 바라지 않는 일들은 언제나 거짓말처럼 이뤄진다고 했던가.한지훈이 거의 엎드리다시피 바닥에 고개를 조아리고 있는 엄승원에게 말을 걸었다."엄 비서. 왜 무릎을 꿇고 있지."겁을 잔뜩 집어먹은 엄승원이 바닥에 퍽퍽 머리를 박았다."한 선생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감히 선생님을 업신여기다니, 제가 미쳤었나 봅니다. 제 안목이 이렇게나 형편없습니다. 정말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말을 마친 그가 이번에는 자기 뺨을 내려쳤다. 소리가 어찌나 살벌한지 병원 문 앞에 서 있던 구경꾼들의 귀에도 똑똑히 들릴 정도였다."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제발 한 번만 자비를 베풀어 주세요!"연신 뺨을 후려친 엄승원이 싹싹 빌었다.한지훈이 짧게 코웃음 쳤다. 이런 사람을 상대하는 건 딱 질색이었다. 다시
도혜영의 말을 듣고 한지훈은 잠시 반응을 못했다. 오히려 표중혁이 다리가 풀려 바닥에 쓰러질 뻔했지만, 다행히 엄승원이 서둘러 표중혁을 부축했다.도혜영은 눈살을 찌푸리며 의심스럽게 물었다. "당신 왜 그래? 왜 이렇게 땀을 많이 흘려? 몸이 불편해?”표중혁은 급한 마음에 얼굴이 창백해졌고, 서둘러 말했다."여보, 한 선생님에게 이렇게 무례하게 굴면 안 돼. 이분이 누구……."“누구긴 누구야!?”도혜영은 표중혁이 자신의 아들을 때리도록 부추긴 범인을 선생으로 부르면서 그렇게 공손하게 행동하는 것을 보자, 화가 난 얼굴로 소리를 질렀다."표중혁, 너 머리를 대문짝에 박았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한 선생은 개뿔, 저 사람은 우리 아들을 때리도록 다른 사람을 사주한 범인이야! 너 뭐 하는 거야? 데리고 와서 사과하라는 거지, 모셔오라고 한 게 아니라고! "도혜영은 표중혁을 보면 볼수록 자신의 남편이 너무 한심했다. 왜 이렇게 전전긍긍하면서 걱정이 많은 건지.아예 도혜영이 돌아서서 어두운 얼굴로 한지훈을 쳐다보며 말했다."감히 사람을 시켜 내 아들을 때려, 내가 너 오늘 꼭 혼내야겠어!"말을 마친 도혜영은 다짜고짜 한지훈의 뺨을 내리쳤다그러나 이 행동에 표중혁이 놀라서 이마에 식은땀을 가득 흘렸다. 그는 급히 도혜영을 잡아당긴 후 뺨을 ‘짝’ 소리가 나게 도혜영의 뺨을 쳤다!뺨을 때리는 큰 소리가 병원 입구 전체에 울려 퍼졌다!도혜영은 그 자리에서 화끈거리는 뺨을 움켜쥐고 경악한 얼굴로 표중혁의 격동되고 상기된 안색을 보더니, 바로 히스테리 하게 울부짖으며 물었다."표중혁! 너 미쳤어?! 왜 날 때려?! "표중혁은 열받아 죽을 것 같이 호통쳤다.“도혜영! 미친 건 너야! 한 선생님이 누군지 알아? 저분은 한민학 군단장님 친구야, 이 근무 소대는 모두 한 선생님이 불러온 거야! 감히 한 선생님에게 손찌검을 해? 너 미친 거 아니야! 우리 표씨 가문이 오군에서 사라지길 원하는 거야! "표중혁은 단번에 뱉어내고 그제야 마음속의 긴장이
“X발. 내가 놀라서 멍청해졌네! "표중혁은 즉시 자신의 뺨을 둬대 때리고는 순간적으로 정신을 차렸고, 바로 음산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노려보며 온몸에 분노가 가득했다!너무 분해!방금 이 녀석 앞에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하다니, 너무 창피하잖아!“이 새끼야! 아무리 네가 한민학 군단장의 친구라고 해도 이번에는 안 되겠어! 준우네 외숙부, 우리 마누라 친오빠가 오군 주군 본부의 군사야! 이번에 너 무조건 무릎 꿇고 우리 아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해! 그리고 이전의 수모도, 내가 모두 되돌려 받을 거야! "표중혁은 순간 허리를 곧게 펴고, 음산한 눈빛으로 사방의 근무 군졸들을 훑어보며 소리쳤다. "우리 처남이 너희 오군 주군 본부의 도지천 군사야! 네들 이제 누구의 명령을 들을 거야?! "아니나 다를까, 근무 군졸들은 표중혁의 입에서 도지천의 이름을 듣고, 표정이 살짝 어리둥절하더니, 망설이기 시작했다.그들도 상부의 명령을 받고 임무를 수행하러 왔을 뿐, 한지훈의 진짜 정체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그래서, 그들의 눈에는 도지천은 정말 군사이고, 소장이니 절대로 감히 노여움을 사지 못한다."한 선생님, 이게……."소대장은 한지훈을 바라보며 망설이는 표정을 지었다.한지훈도 어떻게 된 일인지 알고는 고개를 저으며 한기가 가득한 표중혁을 바라보며 말했다."표중혁, 넌 도지천이 있으면 거리낌 없이 나에게 무릎을 꿇고 니들에게 사과하라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말이라고 해! 우리 오빠는 군사야, 한민학 군단장 신변의 충실한 수하이자 그의 친한 친구거든! 어느 쓰레기 더미에서 나왔는지 모르는 네 친구보다 훨씬 더 믿음직스러워! 네 생각엔 우리가 널 상대한다고 하면, 한민학 군단장이 네 체면을 봐줄까 아니면 우리 오빠 체면을 봐줄까?"도혜영은 거만하게 두 손을 가슴에 팔짱을 끼고는 차갑게 웃었다.표중혁도 이 순간 얼굴 가득 아첨하는 웃음을 지으며, 자기 아내의 곁에서 따라 맞장구를 치며 말했다."맞아! 한지훈, 네가 한민학 군단장과 친분이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