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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5화

이 와중에 발뺌할 생각부터 하다니.

절레절레 고개를 저은 한지훈이 황대식에게 눈짓했다. 그러자 소매를 걷어 올린 황대식이 부하들을 쳐다보았다. 건달들이 표준우를 둘러싸기 시작했다.

"너... 너희들 뭐 하는 거야. 헉, 그만해, 내 몸에 손대기만 해봐. 난 표씨 가문 도련님이란 말이야. 우리 아버지가 아시면 네놈들을 가만두지 않으실 거야. 악! 아파! 얼굴은 건드리지 말라고..."

처음엔 나름 기고만장하게 협박하던 표준우는 결국 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빌기 시작했다.

십 분 정도가 지나자 돼지 머리처럼 퉁퉁 부어오른 표준우가 바닥에 엎드려 헐떡댔다. 얼굴은 피범벅이었으며 내뱉는 목소리에는 힘이 하나도 실려있지 않았다.

"한... 한지훈... 네놈을 절대 용서하지 않겠어..."

표준우 앞으로 걸어간 한지훈이 몸을 숙여 처참한 모습으로 엎드려 있는 표준우에게 낮게 깔린 목소리로 경고했다.

"표준우, 내 아내 강우연에게 추근대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다음은 없어."

말을 마친 한지훈이 룸을 벗어났다.

만약 황대식이 똑똑한 놈이라면 나머지 일은 그가 알아서 해결할 터였다.

한지훈이 떠난 뒤 황대식은 표준우도 바에서 쫓아냈다. 바닥에 널브러진 표준우에게 황대식이 날카롭게 말했다.

"어이구, 도련님. 미안하게 됐습니다. 오늘 일은 제 뜻이 아니란 것만 알아주십시오. 혹시 복수를 하려거든 한 선생에게나 하시구요. 그런데 가만히 있는 게 좋을 겁니다. 킥킥."

말을 마친 황대식은 표준우를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다시 술집으로 들어갔다.

차가운 도로에 드러누운 표준우를 보고 사람들이 수군대기 시작했다.

"어머, 표씨 가문에 그 도련님 아니야? 왜 꼴이 저 모양이래?"

"세상에, 어느 높으신 분 눈 밖에 났길래... 끔찍하군."

"한때 그렇게 잘난척하던 사람도 더 강한 사람 앞에선 별수 없네. 이래서 사람은 시건방지면 안 된다니까. 그러다 큰코다칠라."

사람들의 조롱을 무기력하게 듣고 있던 표준우는 속에서 천불이 일었다.

핏발선 두 눈을 형형하게 부릅뜬 표준우가 힘겹게 몸을 일으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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