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슬리첸은 무심한 얼굴로 칠장로와 악수를 한 뒤, 일부러 그와 거리를 두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오랜만입니다, 여전히 정정하시네요!”“아이고, 덕분입니다. 이번 협약식은 왜 이렇게 갑작스러운 겁니까?”칠장로가 허리를 굽혀 인사하며 묻자, 레슬리첸은 얼굴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우리 미연 의약의 결정이 약왕파의 동의를 거쳤어야 한다는 겁니까?”그러자 칠장로는 황급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뇨, 그럴 리가요. 저는 그런 뜻으로 한 말이 아니었습니다…”“그럼 됐습니다. 저는 이만 가봐야 해서!”레슬리첸은 손으로 강단을 가리킨 뒤, 칠장로에게 정중하게 인사를 한 후 성큼성큼 걸어갔다. “저것 좀 보시게, 약왕파의 사람이 미연 의약 대표와 저렇게 친분이 있지 않은가!”“칠장로께서 그렇게 자신만만했던 이유가 있었구먼!”“우연 그룹과 처음부터 모든 연을 끊었기에 망정이지, 안 그랬다면 큰일 날 뻔했네!”우연 그룹과 협력 관계를 맺었었던 여러 제약 회사의 대표들이 수군거렸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은 칠장로는 속으로 은근히 자랑스러워했다. 비록 방금 전 레슬리첸과 나눈 대화는 그다지 유쾌하지 않았지만, 작은 오해였을 뿐이다. 레슬리첸이 자신에게 매우 예의 바르게 대했다는 사실로 미루어 볼 때, 그가 약왕파와 계약을 할 것임에 틀림 없다고 자신했다. “흥, 개뿔도 없는 우연 그룹! 우리 약왕파와 대립하는 건 곧 죽음을 자초하는 것이지! 오늘부터 용국 모든 의약계는 약왕파가 독존할 것이고, 나를 따르는 자는 번영할 것이며 나를 대적하는 자는 모두 죽음뿐일 것이다!”칠장로는 사람들을 거만하게 바라보며 큰 소리로 말했다. 지금 이 순간, 마음속으로 가장 기쁜 사람은 단연 이 회장이었다. 만약 약왕파가 이 계약을 체결하는 데 성공한다면, 그도 큰 공을 세우게 된 셈이니 그때가 되면 자신의 직위와 영향력도 더욱 커질 것이다!“칠장로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제가 볼 때, 잠시 후 협약식이 끝나면 모두가 칠장로님을 위해 성대한 연회를 열어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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