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연 씨, 강단으로 올라오시죠. 발밑 조심하시고요.”레슬리첸이 매우 정중하게 말했다.강단 아래까지 오자, 한지훈은 강우연의 작은 손을 뿌리치며 혼자 강단에 오르라고 손짓했다.그러자 강우연은 고개를 돌려 한지훈을 바라보았고, 그녀는 여전히 약간 긴장한 상태였으며 심호흡을 한 후 계단을 올라갔다.“모두 박수로 강우연 씨를 환영합시다!”레슬리첸이 먼저 박수를 치며 말했다.강우연이 강단에 올라 레슬리첸과 악수를 나누자, 모든 기자들은 카메라를 강우연이 있는 강단으로 돌리며 용국 의약의 역사적인 순간을 기록했다.“잠깐만요!”두 사람이 자리에 앉아 협의안을 교환할 준비를 하고 있을 때, 사람들 가운데서 갑자기 불협화음이 들려왔다.모두가 목소리의 주인공을 찾으려 고개를 돌렸고, 그곳에는 칠장로와 이 회장이 굳은 안색을 한 채 강단으로 향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오늘 이 협약식을 무산시킬지언정, 강우연의 회사가 미연 의약의 유일한 파트너가 되는 것을 그냥 지켜볼 수는 없었다!칠장로는 볼록한 배와 함께 오리걸음으로 걸어가 강단 앞에 섰고, 레슬리첸을 바라보며 말했다.“레슬리첸 씨에게 몇 가지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그러자 레슬리첸은 얼굴을 찡그리며, 굳어진 안색으로 한기를 내뿜으며 대답했다.“아, 그래요? 무슨 문제든 다 물어보십시오!”“제 기억으로, 미연 의약은 항상 실력 있는 파트너만 선택한다고 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칠장로가 숨을 헐떡이며 물었고, 협약식에 이런 분쟁이 생긴 것을 기자들은 절대 놓칠 리 없었다.지방 방송국의 몇몇 기자들은 곧장 강단에 올라, 칠장로의 입에 마이크를 넣을 기세로 손을 뻗었다.레슬리첸은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맞습니다. 우리 미연 의약은 항상 실력 있는 그룹과 협력해 왔지요!”“우연 그룹의 종합적인 실력을 고려해 우리 회사 고위층의 협의를 거쳐 이번 협약을 최종 결정한 것입니다!”이삼십 명의 기자들 앞에서 레슬리첸은 다시 한번 강우연의 개인 능력을 칭찬했다.칠장로와 이 회장은 들으
레슬리첸의 짧고 열정적인 말에 사람들은 모두 깨달았다. 약왕파는 적어도 수쳔 년 동안 존재했는데, 우연 그룹도 만약 약왕파처럼 수천 년 동안 지속되었다면 어땠을까? 반년에 15개의 신약이 나오는 속도로 따지면, 1년에 30개의 신약이 나오니 천 년이면 3만 개나 된다! 칠장로가 말한 수천 개의 처방전과 비교하면, 그 수는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인정할 수 없습니다! 우리 약왕파는 지금도 500개의 비방을 가지고 미연 그룹과 협력할 수 있습니다!”칠장로는 울분을 토해내며 말했다. 우연 그룹이 어떻게 약왕파에 비길 수 있겠는가? 그들은 수천 년 동안 이어져 온 종파이며, 우연 그룹은 분명히 용국에서도 작은 회사에 속했다. 이는 전혀 비교할 수가 없는 수준이다! 약왕파는 천 년 동안 이어왔는데, 우연 그룹은 뭐가 있는가? 게다가 어느 상인이 천년 이후의 장사를 하겠는가, 이는 명백한 억지였다! “칠장로께서 약왕파의 실력을 증명해 보이시려는 겁니까?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약왕파의 처방전은 단 한 푼의 가치도 없습니다!”레슬리첸이 손가락을 흔들며 경멸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이때, 칠장로는 화가 머리 끝까지 치솟았다! 약왕파의 처방전은 모두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비방인데, 레슬리첸의 입에서 저런 말이 나오다니?!“그…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죠!”칠장로의 눈이 황소의 눈보다 세 배나 커지며 말했다. “하하, 제가 헛소리를 하고 있다는 겁니까? 약왕파 처방전의 임상 데이터를 가져와 보십시오. 어느 기관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사용해 봤으며 효과는 어땠는지 다 설명이 가능합니까? 이에 대해 대답이나 할 수만 있다면, 제가 틀렸다는 걸 인정하겠습니다!”레슬리첸은 뒷짐을 진 채 차가운 눈빛으로 물었다. “다… 당신…”칠장로는 화가 나서 숨을 헐떡였다. 이는 모드 비방인데 어떻게 임상 실험에 사용할 수 있겠는가?!“칠장로님, 괜찮으십니까?!”이 회장은 칠장로가 얼굴이 파랗게 질린 채 손으로 가슴을 움켜쥔 것을 보자 황급히 달려와 그
“다음은 강우연 씨를 모시고 연설을 시작하겠습니다!”레슬리첸이 말을 마친 후 그는 강우연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강우연의 시선이 객석에 앉은 의약 그룹 대표들을 향했을 때, 그녀는 분명히 그들이 주눅이 들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한지훈은 담담한 눈빛으로 강우연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주저할 필요가 없다고 신호를 보냈다. 의약 그룹과 약왕파가 힘을 합쳐 우연 그룹을 봉쇄했을 때도 그들은 전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았으니, 강우연도 지금 전혀 거리낄 필요가 없다!“우선, 미연 의약에게 인정을 받게 되어 매우 기쁘며 그들과 협력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그리고, 저는 약왕파 및 약왕파와 사업거래를 하는 모든 의약 회사들이 출시하는 약품들을 금지할 것을 공식으로 선언하는 바입니다!”그녀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객석에 있던 사람들은 즉시 침묵에 빠졌다!그들 중 누구도 강우연같이 약한 여자가 이런 과감한 말을 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게다가 그녀의 표정은 더없이 단호하여 여지를 남기지 않았다. 이는 미연 의약에만 수출되는 심사 기준이라고 볼 수 없었던 게, 수출이야말로 의약 회사에서 가장 수익성이 높은 분야였다. 따라서 모든 판매 기관은 수출 표준을 소매 의약품에 대한 일관된 표준으로 사용한다.강우연의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국내 모든 의약 회사에서 문전박대를 당하는 꼴이 되는 것이다! 판매처가 없으면, 아무리 많은 약이 생산되어도 전혀 소용이 없다.“강우연 씨, 이렇게 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기자가 일어서서 물었다. 어쨌든 약왕파는 용국 의약계의 우두머리였기에, 약왕파를 봉쇄한다는 것은 좀 지나친 것이 아니겠나? “부당하다고요? 그렇다면 약왕파가 저희 우연 그룹을 봉쇄했을 때도 기자님은 부당하다고 생각했습니까?”강우연이 굳은 얼굴로 되묻자, 기자는 마치 약왕파가 작은 회사를 봉쇄한 것이 매우 정상적인 일이라는 것을 시인한 것처럼 되어 버렸다! “강 대표님, 우리 회사는 곧 약왕파와의 모든 협력을 중지할 테니, 부
한지훈의 큰 손이 강우연의 향기로운 어깨를 부드럽게 감쌌다. 강우연의 몸은 약간 떨리고 있었고, 마치 따뜻한 기운이 한지훈의 손을 따라 그녀의 몸속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 같았다.“많이 좋아졌어요. 방금 전에는 정말 무서워 죽을 뻔했다니까요!”강우연이 기자들과 마주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모든 사람 앞에서 그렇게 강경한 태도를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오는 정이 있으면 가는 정도 있는 법이지, 그들이 우리를 봉쇄했다면 우리도 그들을 봉쇄할 수 있는 거야.”한지훈이 미소를 지으며 말하자, 강우연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작은 주먹을 꽉 쥔 채 은근히 자신을 격려했다. 강우연, 넌 할 수 있어! “한지훈 씨, 오늘 우리의 임무는 그런대로 잘 완수된 거겠죠?”레슬리첸이 한지훈 앞에서 속삭이자, 그는 대답하지 않고 만족스럽다는 듯 살짝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레슬리첸은 그제야 안심하고 강우연과 한지훈에게 말했다. “두 분, 저희는 다시 본사로 돌아가 업무를 인계해야 되기 때문에 이만 가보겠습니다. 저희의 협력이 잘 진행되기를 바랍니다!”“잘 부탁드립니다!”강우연도 황급히 일어나 레슬리첸과 악수를 나눴다. 한편, 칠장로가 아직 약왕파에 돌아가기도 전에 벌써 그곳에는 소문이 퍼졌다. 이 나쁜 소식을 들은 대장로는 그 자리에서 거의 기절할 뻔했다.다른 몇몇 급진파 원로들도 서리 맞은 가지처럼 고개를 푹 숙였다. “제가 진작에 말하지 않았습니까, 우리는 의무를 다하고 약왕파라는 가업만 잘 지키면 된다고 말입니다! 그런데도 제 말을 듣기는커녕 이곳저곳 들쑤시고 다니니, 결과가 어떻습니까? 강중도 나가지 못한 채 그들에게 봉쇄를 당하지 않았습니까!”대장로는 씁쓸한 얼굴로 탁자를 치며 말했다. “대장로님, 지금은 이 얘기를 할 때가 아니라 어떻게 이 상황에 대처해야 할지 생각해 봐야 할 겁니다.”육장로가 굳은 얼굴로 설득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수백 개의 의약 회사들이 약왕파와의 협력 관계를 끊었다.또한 수많은 약초 재배 농
이튿날 아침 일찍, 강우연과 한지훈이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서은정은 문을 밀고 들어오며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 “강 대표님, 한지훈 씨, 이 회장과 몇몇 약왕파 사람들이 아침부터 회사에 쳐들어와 저희 직원 한 명을 다치게 했습니다!”“지금도 두 분을 보고 싶어서 난리를 피우고 있어요!”뭐라고?!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리며 싸늘한 목소리로 물었다.“누가 다친 거죠?!”“누구겠습니까, 회사의 경비원 유동 씨이죠. 그들을 막아서며 들어가지 못하게 했는데, 결국 오장로라고 불리는 사람이 밀치고 들어오는 바람에 벽에 밀려 머리가 깨졌습니다!”서은정은 매우 화가 난 듯 말했다. “저 좀 데려가 주시죠!”한지훈은 싸늘한 얼굴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강우연도 그의 뒤를 따랐고, 몇몇 직원들이 유동이 상처에 붕대를 감는 것을 도와주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의 보안복은 온통 피투성이였으며, 상황을 보니 매우 심각해 보였다.“무슨 일입니까?”한지훈이 유동 앞에 와서 정색한 채 물었다. “한지훈 씨, 저는 괜찮습니다. 절대 저 때문에…”“무슨 일이냐고 물었습니다!”한지훈의 눈에서 레이저가 나오며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고, 유동은 침을 꿀꺽 삼키며 자초지종을 이야기했다.아침에 회사가 문을 열자마자 오장로와 이 회장이 몇 사람을 거느리고 회사에 쳐들어왔고, 한지훈과 강우연을 부르며 그들에게 사과와 보상을 요구하며 아우성을 쳤다.그러자 유동은 한지훈과 강 대표가 아직 오지 않았으니 잠시 후에 오라고 말하며, 이른 아침부터 회사 문 앞에서 시끄럽게 하면 직원들의 업무 수행에 방해가 되니 그들을 제지했다. 그 결과,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오장로 뒤에 있던 검은 옷을 입은 남자가 그의 가슴을 걷어찼다. 유동의 몸은 뒤로 넘어졌고, 공교롭게도 바로 뒤에 벽이 있어 뒤통수가 벽에 부딪히며 피를 흘린 것이다. 오장로가 위층으로 올라가려 할 때, 그는 유동의 코를 가리키며 그에게 두고 보자는 말까지 남겼다. “유동 씨, 저를 따라오십시오!”한지훈은 차갑게
“경비원 나부랭이?!”한지훈의 눈빛은 싸늘했고, 순식간에 테이블 위에 있는 서명 펜을 집어 날려버렸다! 휙!펜은 검은 옷을 입은 남자의 무릎을 찔렀고, 그 남자는 돼지 멱을 따는 듯한 비명소리와 함께 한쪽 무릎을 꿇고 두 손으로 무릎을 감쌌다. “한지훈, 네 이놈!”오장로는 자신의 사람이 다친 것을 보자 즉시 탁자를 치며 몸을 일으켰고, 이 회장도 한지훈의 코를 가리키며 말했다. “한지훈 씨, 정말 막무가내이네요. 오장로님의 사람을 이렇게 마음대로 다치게 한단 말입니까? 당신 회사의 보잘것없는 경비원 한 명을 다치게 한 건 고사하고, 그를 때려죽인들 무슨 상관입니까?”“무슨 상관이라니요?!”한지훈이 손을 들자 세 개의 은침이 그의 손바닥에 나타났고, 속으로 몇 번 읊조리자 은침이 움직이며 순식간에 튀어 나갔다! 세 개의 은침은 검은 옷의 남자의 미간을 꿰뚫었고, 그는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었다. 응접실 전체가 놀라울 정도로 고요해졌다!이 회장 무리는 한지훈이 이토록 단호하게 사람을 죽일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그가 손을 들자마자 오장로의 사람을 죽여버린 것이다. “내가 말하는데, 누구든지 내 앞에서는 아무런 특권이 없으며, 우리 회사 사람을 다치게 한 자는 반드시 배상을 해야 할 겁니다. 약왕파는 이 일에 대해 우리 회사 직원에게 사과해야 하며, 이 일은 절대 협상할 수 없습니다!”한지훈이 엄숙하게 말했다.약왕파 사람을 죽인 한지훈이 약왕파에게 사과를 요구한다고?! 오장로는 심호흡을 하며 가슴의 분노를 억누른 뒤 이를 악물며 말했다. “한지훈, 이 일은 잠시 제쳐두도록 하지. 내가 오늘 이곳에 온 이유는 짚고 넘어가야 할 일이 있어서 이게.”“짚고 넘어가야 할 일이라, 그게 뭐지?”한지훈은 테이블로 다가가 의자를 당겨서 앉고는 오장로를 차갑게 바라보았다. “그 몹쓸 년 하나 때문에 어제 협약식에서 우리 약왕파를 봉쇄하겠다고 하는 바람에, 우리 약왕파의 명예에 아주 큰 손상을 입혔어!”“게다가 여러 의약 회사가 우리
오장로는 빨갛게 충혈된 얼굴을 가린 채 한지훈을 사납게 노려보았다!꼬박 1분이 지나서야 그는 소매를 뿌리치고 문을 나섰다.“멈춰 서라!”한지훈의 차가운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순간 오장로의 몸이 굳어졌다. 한지훈은 설마 아직도 그를 이곳에 남겨두고 싶어 한단 말인가!“뭐… 뭘 더 어떻게 할 작정이지!”오장로는 겁에 질린 얼굴로 한 걸음 물러서서 한지훈의 뒷모습을 보며 말했다.“바닥의 쓰레기는 들고 나가야지! 그리고 약왕파는 20억 원을 배상해야 할 거다!”한지훈이 차갑게 말했다.오장로는 이를 악물고 수표책을 꺼내 20억 원짜리 수표를 써서 탁자 위에 내려놓았고, 죽은 약왕파 제자를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이오를 들고, 우리는 이만 돌아간다!”말을 마친 그는 화를 내며 우연 그룹을 떠났다. 이 회장은 가는 길에 오장로의 안색이 어두운 것을 보며 감히 찍소리도 내지 못했다. 오장로는 약왕파에 돌아오자마자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대장로님, 이 문제를 약왕파 가주에게 알려 직접 그 자식을 처리해 위세를 꺾어 놓는 것이 어떻겠습니까?”오장로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대장로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오장로를 향해 태연하게 손사래를 쳤다.그 후, 대장로는 혼자서 안뜰로 걸음을 옮겼고, 이때 안뜰 정자에는 한 노인이 단정히 앉아 바둑판을 보고 있었다. “돌아왔는가?”황약사가 담담하게 말했다. “예, 한지훈의 태도는 매우 강경했습니다!”대장로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황약사는 바둑알 하나를 옮기며, 덤덤한 표정으로 옆자리를 가리키며 말했다. “앉거라!”대장로는 그의 말을 듣자마자 맞은편에 와서 앉았고, 바둑판을 흘끗 본 뒤 말했다. “칠장로가 한지훈을 격분시킬 것을 아시면서도 왜 암암리에 저를 시켜 그를 보냈는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어지러운 세상에서 누가 적이고 누가 친구인가? 이 혼돈에서 살아남으려면 특별한 수단이 필요한 법!”황약사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대장로는 오랫동안 생각하더니 갑자기 고개를 들고 말했다. “가주님
대장로는 무겁게 고개를 끄덕이며 그제서야 황약사의 의도를 이해했고, 갑자기 확 깨달으며 보폭을 넓혀 문밖으로 걸어 나갔다. 칠장로는 대장로의 전화를 받았을 때 죽을 생각까지 했지만, 뜻밖에도 약왕파는 정말로 그에게 머리를 숙여 사죄하라고 헀다. “대장로님, 저는… 인정할 수 없습니다!”칠장로는 가슴을 움켜쥐고 또 한입 가득 피를 뿜어낼 뻔했다.“인정할 수 없다고? 불복한다면 약왕파로 돌아오지 마시오!”대장로는 말을 마치자마자 곧바로 전화를 끊었고, 칠장로에게 자신을 변호할 기회는 조금도 주지 않았다.휴대폰을 내려놓은 칠장로의 안색은 매우 어두웠다. 만약 그가 약왕파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어디로 갈 수 있겠는가?!이튿날 아침 일찍, 모두를 놀라게 한 광경이 나타났다. 바로 칠장로가 우연 그룹 문 앞에 무릎을 꿇고 쉴 새 없이 절하는 모습이었으며, 의약 회사 대표들도 계약서를 들고 그의 뒤에서 두 줄로 무릎을 꿇었다! 칠장로가 무릎을 꿇는 것은 약왕파의 급진파를 모두 제압하는 것과 같았다! 이날부터 약왕파는 반년 동안 봉쇄할 것임을 발표했으며, 반년 동안 외부와의 연락도 일절 끊었다! 신문에서 그 소식을 본 한지훈은 눈을 살짝 가늘게 뜨고 중얼거렸다. “역시 계획이 용의 주도하군!”마찬가지로 이 소식을 본 사람들 중에는 낙로와 멀리 용경에 있는 국왕도 있었다. “국왕 폐하, 한지훈이 얼마나 기승을 부리는지 좀 보시기 바랍니다! 황약사는 옛 국왕 폐하의 오랜 친구였는데 한지훈은 약왕파의 칠장로를 길거리에서 무릎을 꿇게 했습니다!”낙로가 마음속의 불만을 터뜨리며 말했다. “이는 대단히 부당합니다!”국왕은 침묵을 지키며 신문을 옆으로 치워 놓았다.“국왕 폐하, 한지훈은 군직을 잃었는데도 감히 이런 일을 저지르는 것은 그의 영향력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걸 보여줍니다! 제 생각에는 안전을 위해 그를 용경으로 돌려보내고 용경의 저택에 유폐시켜야 합니다!”낙로가 말하자, 국왕은 무심하게 그를 쳐다보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한씨 가문은 매우 충성
안드레는 항쟁하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는 한지훈과는 전혀 승산이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만약 끝까지 완강하게 반항한다면, 한지훈은 더욱 강경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유럽 전체는 슬픔에 빠지게 됐고, 수많은 사람들은 안드레의 안쓰러운 모습에 눈물을 흘렸다. 더 이상 유럽을 지킬 사람도 없게 됐다. “한 선생님, 안드레 님께서는 이미 자결을 통하여 사죄하셨으니 이제라도 제발...”쿠러는 검을 찔려 죽은 안드레의 마지막 모습에,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안돼! 적어도 4분의 3의 목숨은 내놔야 돼!”이내 한지훈이 한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자, 곧바로 별빛이 쏟아졌다. 은빛 별빛에 비친 모든 무도 사람들은 순간 잿더미로 변한 채 공기 속에서 흩어지게 됐다. 마치 그들은 이 세상에 한 번도 나타난 적 없는 것처럼. 곧이어 한지훈은 한 손을 짊어진 채, 곧장 북쪽으로 향하여 영륜으로 향했다. 지금 이 순간 전 세계는 고요해졌다. 안드레가 자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은 재앙을 면하지 못했다. “아이고! 한때 2차 대전 정세까지 좌우하던 안드레가 한지훈 앞에서 자결까지 하며 사죄했는데도 용서를 받지 못했다니!”“한지훈 이 놈, 이번 기회에, 전 세계로 하여금 용국은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끔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이번 사건으로 인해 발생한 사상자만 해도, 이미 수만 명이 넘어!”“그게 뭐 어때서? 그러게 누가 그들로 하여금 다른 나라들을 멸망시킬 의도를 보이라고 했어!”인터넷에서는 전 세계 사람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었다. 특히 역외에 세력이 전혀 없는 일부 작은 나라들은, 이번 사건을 더욱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자신들의 나라에 역외 강자가 없어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한숨이 나오기도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이 상황이, 자신들의 나라를 보호할 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 “이젠 한지훈이 영륜으로 가려 할 거야!”“영륜은 비록 작은
안드레는 생각했다. 지난번에 공해상에서 한지훈으로부터 미움을 사거나 용국 묘당으로부터 미움을 산 상황에 한지훈은 그저 무릎을 꿇고 절하는 것만을 요구했었다. 그렇기에 이번에도 스스로 무릎을 꿇으면 한지훈이 더 이상 추궁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일단 유럽 다른 역외 강자들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그는 오늘의 모든 것을 되찾을 기회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했다. 저 멀리서 무릎을 꿇고 절하는 안드레의 모습에 한지훈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안드레, 그때랑 지금의 상황은 정말 달라. 그날, 너희들이 저지른 과실은 단지 용국의 명예만을 손상시켰을 뿐이야!” “하지만 오늘의 너희들은 감히 우리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하고 있지!”“내 눈에는, 네가 아무리 절을 해도 우리 용국 백성들의 목숨과는 비교할 수 없어!”한지훈의 차가운 목소리에, 유럽 전역 백성들은 모두 충격에 빠졌다. 안드레는 완전히 멍해졌다. 사실 그와 한지훈은 같은 일성 준 천신계 강자였다. 자신이 방금 보인 절은, 한지훈의 수원을 적어도 5년은 증가시킬 수 있었다. 게다가 한지훈에게 있어서 좋은 점은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자신의 절이, 한 푼의 가치도 없다니? “한지훈! 너 사람을 그렇게 너무 업신여기지 마! 이번에 너에게 패배한 것은 단지 이곳에 처음으로 돌아온 역외 강자들일뿐이고, 앞으로 다른 역외 강자들도 계속해서 돌아올 거라는 거 명심해!”“안드레 선생님께서는 우리 유럽의 대표로서, 이미 매우 성실하고 정직하게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는데 넌 대체 뭘 또 어떻게 하려는 거야!”“어떻게 하냐고?”한지훈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너희 유럽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전부 죽이려 하는데, 고작 절 한번 하는 거로 본인 마음 편안하게 하려는 거면 그게 맞는 것 같아?”“이 세상에 그렇게 쉬운 도리가 어디 있어! 차라리 내가 너희 유럽에 500개의 핵무기를 던지고 나중에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할까?”한지훈은 비웃음을 띤 얼굴로 아래쪽에 있는 쿠러를 바라보았
당시 미육과 연합하여 용국을 지원하자는 제안을 건넸을 때, 아무도 그의 얘기에 귀를 기울어주지 않았다. 그러니 이 상황에 그는 절대 나서며 말리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안드레의 단호한 거절에 유럽 전체는 깊은 절망에 빠지게 됐다. “용국이랑 연락 닿았어? 뭐라고 해?”고위층 간부는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다른 중년 남자에게 물었다. “저희가 줄곧 최선을 다해 연락하고 있긴 한데, 용국 측은 그저 용각이 용국 국왕에게 보고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만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용각 측은 줄곧 응답이 없습니다!”중년 남자는 겨우 용기를 내어 대답했다. “뭐라고!”그 얘기에 고위층 간부는 책상 위를 탁하고 세게 내리쳤다. “그 놈들 대체 뭐 하자는 거야? 우리가 이 세상에서 가장 우수한 인종이라는 걸 모르고 있는 거 아니야? 국왕이라는 사람은 어떻게 감히 한지훈이 유럽에서 우리를 학살하게끔 방임한 건지!”“용서 못해! 절대 용서할 수 없어!”그는 거의 울부짖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화가 나도 이 상황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쿠로, 이젠 너의 그 잘못된 선택의 대가를 치를 때가 됐어. 당초 한지훈이 유럽을 찾아왔을 때, 내가 너희들더러 더 이상 용국을 건드리지 말라고 충고했었지!”“적어도 태세가 조금이라도 좋아진 후에 다시 결정을 내려도 늦지 않았겠건만, 너희들은 기어코 내 말을 듣지도 않았어! 결국 한지훈은 지금 유럽으로 달려가고 있고!”“너희들이 그렇게 자랑하던 역외 강자들은 뭐 하고 있어? 그렇게 입버릇처럼 떠벌리던 그 동맹국들은?”바로 그때 안드레가 들이닥쳤다. 안드레를 보자마자 쿠러의 표정은 마침내 좀 가라앉았다. “안드레, 지금 오직 너만이 세계 무도 연맹에 연락을 나눌 수 있어. 우리나라는 이젠 완전히 위기의 상황에 놓이게 됐는데 더 이상 좌시할 수는 없잖아.”쿠러는 급히 반갑게 맞이하며 본론부터 꺼냈다. 그러나 안드레는 쓴웃음만 보였다. “사실 이미 세 시간 전에 연락하긴 했어. 그들의 뜻은, 이번
유 씨 어르신과 양 씨 어르신의 침착함에 비해, 상황은 계속하여 들끓었다. 사실 천신급 강자가 이렇게 강한 다른 나라들에 침투해 마구 살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게다가 인구가 천만 명이 넘는 몇 개 대도시까지 전부 도살되었다. 이 소식에 전 세계는 크게 놀랐다. 그제야 사람들은, 용국이 수천 년 동안 세계 정상에 우뚝 선 것만큼 더 이상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는 걸 깨달았다. 특히나 용국에 정복된 많은 나라들은 더욱 깊이 새기게 됐다. 감히 자신보다 강한 자를 공격하려는 자는, 언젠다는 반드시 죽임을 당할 거라고. 현재 수많은 나라 원수들은, 모두 세계 무도 연맹이 한지훈을 제재해 줄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도 이 방법이야말로 그들의 나라를 보전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세계 무도 연맹도 유독 평온한 태도를 보이며 모든 일을 묵인하고 있었다. 게다가 미육과 부상 천신계 강자들이 잇달아 참사하고 난 후, 세계 무도 연맹은 더 이상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지도 않았다. 이 상황에 전 세계는 침묵에 빠지게 됐다. 필경 세계 무도 연맹은, 천도 맹약이 세속에 파견한 하나의 꼭두각시일 뿐이었다. 그러나 천도맹약이 역외 강자들을 돌아오게끔 만들어,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한 의도는 이미 드러나게 됐다. 이 상황에 세계 무도 연맹이 소리를 내어 한지훈을 경고하게 되면, 정세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겠는가? 지금 이 순간, 용국의 해체를 꿈꾸던 국가 원수들은 하나같이 깊은 후회에 빠졌다. 만약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들은 결코 용국 해체 계획에 가담하지 않았을 것이다.곧이어, 한지훈이 부상 강자와 미육 강자들을 잇달아 참살하는 영상은 순식간에 인터넷에서 미친 듯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을 목격한 네티즌들은 그저 말문이 막혔다. 자신들의 나라가 이젠 완전히 끝났다는 생각에. 적지 않은 부상 젊은이들은 이 뉴스를 통해, 교토에서 발생한 모든 것을 알게 된 후 바로 스크린을 껐다. 그들 역시 이 모
그러나 노인이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하늘에는 순간 괴상한 빛줄기가 나타났다. “안돼!”노인은 큰 소리를 내며 어떻게든 막으려 했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빛이 지나치는 곳마다, 사람이고 가축이고 모두 사라지게 됐고 땅 위에는 피만 흐를 뿐이었다. 노인은 더 이상 망설일 겨를도 없이, 급히 손을 들어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를 막으려 했다. 하지만 그가 막아내기도 전에, 한지훈은 차가운 웃음을 보임과 동시에 번쩍하여 노인의 등 뒤를 노렸다. 이내 금빛이 반짝이는 장총 한 자루가 노인을 찔렀다.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노인이 미처 반응하지도 못한 채 적색 사냥용 장총에 맞는 순간을 목격하게 됐다. 그렇게 노인은 시체가 되어 바로 쓰러졌다. 방금 한지훈이 보인 일격은 매우 간단해 보이긴 하지만, 그 안에는 원의 오의가 포함되어 있었고 이는 노인으로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차원이었다. 결국 노인은 반항할 기회조차 없이 총에 찔려 죽게 됐다. 뒤이어 한지훈이 손을 살짝 들자, 하늘에는 황금 노을이 뒤덮였고 무수한 살기가 이집트의 수도를 뒤덮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이집트의 수도 전체는 온통 불바다가 되었다. 무종 고수든 일반 백성이든 무차별적으로 말살되었다. “너... 대체 왜 백성들까지 학살하는 거야!”한지훈이 한창 손을 쓰고 있을 무렵, 누군가가 한지훈에게로 날아왔다. “너희 이집트 강자들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학살하려고 한 이상, 나야 당연히 용국 백성들을 위해서라도 공정한 도리를 따져야지!”이내 한지훈이 다시 손을 흔들자, 몇 개의 도시가 눈 깜짝할 사이에 잿더미가 되었다. 그리고 방금 나타난 노인은, 몇 리 밖으로 도망가기도 전에 눈썹이 뚫리게 되었다. 그렇게 또 한 명의 천신계 강자가 죽게 되었다. 이 상황에 중년 남자는 그저 주먹을 꽉 쥐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아무리 화가 난다 하더라도 한지훈이 멀리 떠날 때까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순식간에 여러 나라들이 도살되면서 전 세계는 깜짝 놀랐다. 한편
중년 남자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하늘에서는 갑자기 비할 데 없이 눈부신 은빛이 번쩍였고 온 하늘은 그 은빛에 휩싸였다. 은빛을 보아낸 중년 남자는 깜짝 놀랐다. 이내 급히 의자에서 일어나 밖을 향해 소리쳤다. “얼른! 모두 전쟁 준비 태세로 들어가!"”그러나 그의 목소리가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주위는 쥐 죽은 듯이 고요했다. 그저 눈앞에는 흰 빛이 지나가는 것만이 보였다. 자세히 보니 사람이든 강철로 만든 무기든, 순식간에 잿더미가 되어 공기 속으로 흩어지게 된 것이다. 곧이어 긴 머리의 남자가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것 같은 그 기운은,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을 충격에 빠지게 만들었다. 중년 남자는 하늘에 떠오른 누군가의 그림자를 발견하고는 저도 모르게 나지막이 한숨을 내쉬었다. 바로 이때, 엄청나게 강한 기운이 다시 중년 남자의 뒤에서 느껴졌다. “누구야!”이는 한지훈에게 던지는 질문이었다. “북양 왕, 한지훈!”한지훈의 목소리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북양 왕, 여기는 엄연히 이집트의 수도인데 잘못 알고 찾아온 거 아니야? 천신계 강자라면 세속에 들어설 수는 있지만, 마음대로 살계를 열 수는 없지!” “우리 이집트의 수도까지 와서 뭘 하려는 거야!”이내 하늘에서는 한 노인이 느릿느릿한 발걸음으로 한지훈을 맞이했다. 한지훈은 차가운 눈빛으로 노인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 살계를 열면 안 된다는 거야? 그럼 너희 이집트 역외 강자들은 부상과 연합하여 우리 용국을 도살하려 했는데, 그건 어떻게 설명할 거야?”설마 고위층들은 맘대로 불을 질러도 되고, 백성들은 불을 지르지 못한다는 거야? 그런 말도 안 되는 게 어딨어! “흥! 그건 역외 강자들이 내린 결정이야. 네가 이미 이렇게까지 희생하며 용국을 지키려 한 이상 본분만 지켜! 당장 용국으로 돌아가고, 더 이상 다른 나라들과 갈등을 일으키지 마!”“너희 땅을 지키는 게 바로 네가 마땅히 해야 할 직책이야!”노인은 한지훈을 안중에 두지도
그의 쓴웃음과 함께, 부상이 수십 년 동안 세웠던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다. “가주님, 아직 저희에게는 숨겨진 핵무기가 두 개 더 있지 않습니까? 제가 봤을 때...”“뭐? 핵무기?”그 말에 직전 가주는 저도 모르게 탁자를 내리쳤다. 상대는 천신계 고수인데 핵무기로 상대한다고? 핵무기가 제대로 날아가 폭파하기도 전에, 부상에 있는 자신의 가문이 먼저 불똥을 맞을까 봐 두려웠다. “어리석은 놈! 그놈이 어떤 사람인지 알기나 해?”“천신계 강자 수법조차도 맘대로 되돌릴 수 있어. 만약 핵무기를 그놈에게 던진다면, 그건 그저 부상에 더 큰 공포를 조성할 뿐이야!” 직전 가주는 가문을 장악한 지 여러 해가 되었고, 또한 부상의 국권도 직전 가문이 손에 넣고 있었다. 그렇기에 요 몇 년 동안 겪은 풍파들에 대해 그는 모르는 게 없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그는 정말 두려웠다. 한지훈 한 사람만으로 이미 부상을 피로 물들였는데, 만약 또다시 심기를 건드리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 그는 감히 생각하지도 못했고, 생각하려 하지도 않았다. 비록 스스로도 20대 청년 때문에 간담이 서늘해지는 걸 인정하기 싫었지만, 어쩔 수 없는 사실이었다.게다가 부상의 고수들 중, 한지훈의 손에서 죽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그리고 최신 정보에 따르면, 미육 쪽의 최고의 고수들도 방금 한지훈의 손에 죽게 됐고, 미육 전체의 사상자 수는 수천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건 얼마나 무서운 복수인가? 이 상황에 누가 감히 용국을 건드리고 한지훈을 건드리려 하겠는가? “가주님, 저희가 유럽 혹은 비육과 손을 잡는 건 어떤가요? 전 세계 고수들이 모두 한 곳에 모이게 되면 한지훈도 더 이상 피하기 어려울 거라 확신합니다!” 이때 직전 가문의 중요한 구성원 한 명이 입을 열었다. “유렵? 연합하는 게 유리하다고 생각해? 절대적인 실력 앞에서 우린 그저 땅강아지일 뿐이야. 우린 그저 역외 다른 강자들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어!”“아마 때가 되면...”그는 잠시 멈칫
순간 유럽 전체는 공포에 휩싸이게 됐다. 전에 역외 강자들이 돌아오기 전에도, 한지훈 홀로 유럽 4대 천신계 강자들을 도살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의 유럽은 다른 열국 역외 강자들과 손을 맞잡고, 함께 용국을 멸망시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 사실을 한지훈이 전혀 모를 리는 없었다. 그렇기에 한지훈의 보복이 유럽 전역을 피바다로 만들 수도 있었다. 그 시각, 유럽 평범한 일가족의 한 노인은 이 소식을 접하고는 하늘을 우러러보며 깊은 탄식을 금치 못했다. 가족들은 떨리는 그의 손을 보아냈다. 다른 한편, 이들보다도 가장 먼저 소식을 접한 영륜 역시 같은 반응이었다. 그중에서도 한궁에 있던 한 백발노인의 표정은 극도로 어두웠다. “당장 가서 하드레이를 모셔와! 그렇지 않으면 우리 영륜이 아예 지구에서 사라질 수도 있어!”“캐럴 선생님, 제가 보기엔 이 소식의 신빙성이 너무 낮습니다. 그리고 설령 한지훈이 정말 그 역외 강자들을 죽였다 하더라도, 설마 그가 감히 국제 분쟁을 일으킬 수가 있겠습니까?”“그래서 전 굳이 하드레이 선생을 모셔올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옆에 있던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한 중년 남자가 시큰둥한 표정으로 말했다. “뭐? 국제 분쟁? 흥! 넌 아직도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나 본데, 연합국들은 이번에 용국 전체를 멸하려고 하는 거야! 네가 알긴 뭘 알아!”“만약 하드레이가 이곳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한지훈은 단 한 시간 안에 얼마든지 영륜을 불바다로 만들 수도 있었을 거야!”백발의 노인은 이미 단단히 화가 났다. “하지만 하드레이 선생께서는 앞으로 3년 안에는 그 누구도 그의 청수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셨잖아요. 이 상황에 저희가 요청하는 건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게다가 한지훈이 뭐가 대단합니까. 하드레이 선생은 이미 삼성 지급 천신계 강자이고, 일단 하드레이 선생의 이름만 대기만 하면 한지훈은 아마 놀라서 도망갈 것입니다.”중년 남자는 여전히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하드레이는 확실히 유럽에
그 순간, 부상 전체는 들끓게 됐다. 거의 모든 국민들이, TV 생중계를 통해 이 피 비린내 나는 장면을 보게 됐다. 무려 부상의 수많은 고위층, 그리고 무종 고수들이 잇달아 운명하게 된 것이다. 한편 직전 가문에는 나쁜 소식들만이 눈덩이처럼 굴러오게 됐다. 소식을 접한 직전 가문 가주의 표정은 극도로 어두웠다. 부상의 모든 고수들이, 모두 한 사람으로부터 죽임을 당하게 됐다. 심지어 근 30년 간 자취를 감춘 고수조차도 눈 깜짝할 사이에 격파당했다. 그렇게 짧디 짧은 몇 시간 내에 부상 각지 고수들은 거의 전부 살해되었다. 게다가 국주의 황궁조차도 순식간에 평지로 옮겨지게 됐다. 그래도 다행인 건, 국주는 그 무렵 지하실에서 하인들과 밀정을 하고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부상의 정신적 우상인 국주조차도 참살당했을 것이다. 한편, 각국 역외에서 돌아온 강자들이 용경에서 한지훈 한 사람에 의해 전부 격살당했다는 소식이 아주 빠르게 퍼지게 됐다. 이 순간, 세계 각지는 모두 지옥과도 같은 적막에 빠지게 됐다. 그 시각 미육의 한 우림 속에서는, 하늘을 찌를 듯한 큰 나무 아래 수수한 옷차림의 노인이 앉아 있었다. 사실 이 우림은 미육의 금지 구역이었다. 그 이유는, 노인이 줄곧 이곳에서 자연의 힘을 깨닫고 있었기에 일단 이 구역에 들어서는 모든 사람들을 침입자로 간주하여 격살하고 있었다. 노인은 어느새 천신계의 천기가 온몸을 감싸며, 자신에게도 드디어 본질적인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그리고 그의 머리 위에는, 오색구름 덩어리가 모여 있었는데 이는 마치 그가 곧 새로운 길을 개척할 거라는 것을 의미하는 듯했다. 바로 이때, 흰색 두루마기를 입은 한 중년 남자가 빠른 걸음으로 노인에게 다가와 당황한 표정으로 보고했다. “선생님, 큰 일 났어요. 저희 미육 역외 강자들이, 용국의 한지훈이라는 사람의 손에 죽게 됐다고 합니다!”남자는 말하면서 이마에 흐르는 식은땀을 닦았다. 그의 뒤에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따랐는데, 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