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용왕사위: Chapter 131 - Chapter 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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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화

정도현의 갑작스러운 개입으로 최인호의 얼굴이 급격히 어두워졌다."정 회장님이 이 자식이랑 무슨 사이인지는 모르겠지만 놈이 제 딸에게 폭력을 휘둘러서 다치게 했습니다. 그러니 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난 이 놈을 죽여버릴 거예요! 정 회장님이 아니라 대통령 아버지가 와도 날 막을 수는 없어요!"최인호는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정도현을 쏘아보며 선전포고했다.그 역시 어둠의 세계에서는 정도현 다음으로 막강한 권력을 소유한 자였다.어둠의 세계에는 피라미드의 정점에 있는 정도현을 제외하고도 비등한 실력을 가진 네 명의 2인자가 존재했는데 그 중 한 명이 최인호였다.인맥이나 자산으로 정도현을 따라갈 수는 없지만 그들은 정도현보다 더 잔인무도한 자들이었다!그리고 호시탐탐 정도현의 정점의 자리를 노리는 자들이기도 했다.하지만 순식간에 그들 모두를 경악하게 한 장면이 펼쳐졌다.정도현은 최인호를 향해 싸늘한 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뒤돌아서 공손한 태도로 한지훈에게 허리를 숙였다."한 선생님! 많이 늦어서 죄송합니다! 부디 노여움을 풀어주시지요!"말을 마친 정도현은 한지훈이 허리 펴라고 말해주지 않으면 절대 펴지 않을 것처럼 허리를 90도로 꺾었다.그 광경을 본 최인호는 경악한 얼굴로 두 눈을 부릅떴다. 이 땅에 무서울 게 없을 것 같았던 그 정도현이, S시 조폭 세계의 수장이라는 인물이 지금 젊은 청년 앞에 비굴하게 고개를 조아리는 모습이라니!영화에서나 볼법한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최인호는 혼란스럽기 그지없었다.한지훈이 싸늘한 말투로 정도현에게 물었다."그래서 해결할 수 있겠어?"정도현이 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있는 한, 아무도 한 선생을 건드리지 못하게 할 겁니다!"사실 정도현도 자신이 오지 않아도 한지훈이 스스로의 실력으로 이 자리를 떠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이한승을 통해 한지훈의 신분을 일부 엿본 결과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는 인물이었다. S시 경찰청 송 청장과 소 시장마저 그의 앞에서는 벌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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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화

정말 황당하고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었다.아지트는 영업정지를 당하고 밑에 있는 애들은 전부 잡혀갔다니!‘이… 이럴 수는 없어!’최인호는 부하의 손에서 핸드폰을 빼앗아 당황한 표정으로 어딘가에 전화를 걸었지만 아무도 그의 연락을 받아주지 않았다.최인호의 이마에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했다.그는 이 상황이 두렵고 당황스러웠다.최인호는 퍼렇게 질린 얼굴로 정도현에게 물었다."당신이 송호문 시켜서 우리 애들 다 잡아가게 했어?"정도현이 웃으며 말했다."최인호, 내가 경찰청장까지 동원할 실력은 못돼. 다 한 선생님 작품이지."그 말을 들은 최인호는 소파에 앉아 느긋하게 술을 음미하는 한지훈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의 옆에는 한윤아와 수연이 긴장한 표정으로 고개도 들지 못하고 벌을 서고 있었다.처음 보는 이 상황에 그녀들은 두렵기만 했다.최인호의 등장만 해도 간담이 서늘한데 조폭 세게의 수장인 정도현까지 등장하다니! 게다가 정도현은 이 한지훈이라는 남자에게 강아지처럼 딸랑딸랑 꼬리를 흔들고 있었다.그걸 두 눈으로 확인한 그녀들은 죽고 싶은 마음마저 들었다."너… 도대체 누구야?"드디어 궁금증을 참지 못한 최인호가 물었다.겉모습은 분명 평범한 청년인데 이렇게 거대한 조직을 움직일 줄이야! 정도현이 그를 위해 달려온 것도 모자라, 송호문까지 동원할 수 있는 정도의 사람이라는 게 믿기지 않았다.점점 두려움이 몰려왔다.한지훈은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넌 내가 누군지 알 자격이 없어. 지금 너에게 두 가지 선택지를 주지. 죽거나, 살거나. 스스로 선택해."그 말을 들은 최인호는 가슴에 참을 수 없는 분노가 다시 솟구쳤다.그는 의심의 눈초리로 정도현을 노려보았다. ‘설마 이거 정도현이 꾸민 연극 아니야? 일부러 이상한 놈 데려와서 나 엿 먹이려고!’이런 생각이 들자 최인호는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하! 어린 놈의 새끼가 잘나 봤자 얼마나 잘났겠어? 감히 나 최인호에게 거만을 떨어? 아가야, 꿈 깨! 애들아, 우린 죽어도 싸우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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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화

최인호는 하늘이 무너진 느낌이었다! 평생 노력해서 쌓아 올린 것들이 오늘 통째로 붕괴될 것 같았다.눈앞의 남자에 대한 두려움은 점점 커져만 갔다. 시 경찰청 청장까지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라니! 게다가 그 대쪽 같던 송호문이 한지훈 앞에서 허리를 굽신거리는 모습은 가히 충격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 얼마나 거대한 힘을 가진 존재이면 경찰 청장이 이렇게까지 할까!바닥에 무릎을 꿇은 최인호의 이마에서 땀이 비오듯 흘렀다.고개를 돌린 송호문은 싸늘한 시선으로 최인호를 바라보며 호통쳤다."최인호! 더 하고 싶은 말 있어?"고개를 든 최인호는 몸을 사시나무 떨듯이 떨며 개처럼 네발로 허둥지둥 한지훈 앞에 기어가서 애원했다."한 선생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발 목숨만 살려주세요! 제가 눈이 멀어서 거인을 못 알아봤습니다! 이번 한 번만 봐주시면 앞으로 평생 선생님의 노예로 살겠습니다!"그는 미친 사람처럼 바닥에 머리를 찧었다. 이마가 바닥에 부딪혀 피가 철철 흘렀지만 그런 것 따위에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그 모습에 충격을 받은 최인호의 부하들도 손에서 무기를 내려놓고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한윤아 일행의 충격은 더 말할 필요도 없었다.최지혜는 손으로 하늘도 가릴 수 있을 것 같았던 든든한 아버지가 자신이 그토록 무시했던 한지훈 앞에 무릎을 꿇은 것을 보고 정신이 나갈 것 같았다.그 순간 그녀가 알던 세상이 무너졌다. 항상 그녀의 자존심을 지켜주던 아버지의 든든하고 믿음직한 이미지가 완전히 박살난 순간이었다.한지훈은 도대체 누구지? 어째서 그에게 이토록 무시무시한 힘이 있단 말인가!조폭 세계의 수장인 정도현도 부족해서 경찰청 청장까지 그의 앞에서 허리를 굽신거리는 모습이라니!소문에 전해지던 가문에서 파면 당한 무능한 인간이 맞나 싶었다."한지훈 씨, 제가 잘못했어요. 제발 우리 아버지와 저를 용서해 주세요! 제가 사람 볼 줄 몰라서 실례를 범했습니다. 강우연한테도 사과할게요.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었어요. 한윤아가 시켜서 한 거예요. 한윤아가 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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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화

한정일 부녀는 연신 바닥에 머리를 조아렸다."감사합니다, 한 선생님! 내일 제가 딸아이를 데리고 직접 집으로 찾아뵙겠습니다!"나머지 인원들도 연신 고개를 조아리며 한지훈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한지훈이 떠난 뒤, 최인호는 영혼이 나간 사람처럼 힘없이 바닥에 주저앉았다. 모든 게 끝이 났다.정도현은 한평생 막강한 부와 권력을 쌓아 올린 최인호가 하루아침에 망한 꼴을 보고 탄식하듯 말했다."최인호, 한 순간의 잘못된 선택이 모든 걸 망친 거야! 이게 자네 운명이라면 운명이겠지!"송호문이 경찰대원들에게 손짓했다."끌고 가!"다음 날, 충격적인 소식이 S시 전체를 뒤흔들었다.하룻밤 사이에 전인그룹 전체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영업정지를 당했다. 회장 최인호와 딸 최지혜는 경찰 조사를 받고 있으며 산하의 오락시설과 각종 산업들은 정도현에게 흡수 당했다. 그리고 최인호의 세력들도 전부 정도현의 밑으로 흡수되었다.정도현의 명성은 하루아침에 또 한번의 급부상을 이루어내면서 사람들에게 충격을 가져다주었다.그와 동시에 강운그룹 강준상과 강문복 일가는 한창 인상을 쓰며 강우연을 훈계하고 있었다."강우연! 너 이번엔 또 무슨 사고를 친 거야? 그랜드 호텔 일가한테 밉보이면 우리 가문까지 피해를 보는 거 알아, 몰라?"강문복은 회사 부회장으로써 근엄한 얼굴로 강우연을 꾸짖었다.강우연은 화장으로 어제 입은 상처를 덮었지만 안색이 굉장히 안 좋았다."최인호가 지역다툼으로 경찰에 끌려갔으니 망정이지! 최인호 딸을 잘못 건드린 대가로 우리 가문이 멸망할 수도 있었어!"설해연도 옆에서 불난 집에 부채질을 열심히 해댔다.오늘 아침, 그들은 어젯밤 강우연이 한윤아, 최지혜 등 일행과 갈등을 겪었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그랜드 호텔 사장의 딸 한윤아, 그랜드 호텔은 전국에 수십 개의 지점을 보유하고 있는 거대 호텔 기업으로 강운그룹에 비교해도 전혀 실력이 밀리지 않았다.게다가 강운그룹은 그랜드 호텔 측과 많은 제휴계약을 체결한 상태로 주요 대상 고객 중 하나였다.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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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화

"뭐? 진짜 왔다고? 그것도 한정일 사장이 직접?"그 말을 들은 강준상은 크게 당황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는 고개를 돌리고 원망이 가득한 눈빛으로 강우연을 노려보며 말했다."우연아, 너 우리 가문 다 망하게 할 작정이야? 어떻게 하루를 조용히 지나가는 날이 없어? 넌 정말 걸어 다니는 재앙신이 따로 없구나!""할아버지, 쟤 재앙신 맞아요! 쟤가 돌아온 뒤로 계속 사고만 터지잖아요. 그냥 한지훈이랑 둘을 짐 싸서 내보내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요!"강희연은 이때다 싶어 불난 집에 기름을 퍼부었다. 그러고는 도발적인 시선으로 강우연을 노려보았다. 며칠 전, 한지훈이 집에서 어른들을 상대로 무례를 저지른 일로 아직도 분이 풀리지 않았다.그러니 강우연을 궁지로 몰 수 있는 이번 기회를 절대 놓칠 리 없었다.강준상은 냉소를 지으며 곧장 밖으로 향했다."멍하니 서서 뭐 해? 당장 한 사장 마중 나가지 않고!"그 말을 끝으로 강운그룹 임원들과 친척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그러면서도 강우연에 대한 비난을 멈추지 않았다."역시 재앙신이라니까! 쟤 때문에 아침도 못 먹고 회의실에나 불려오고, 이게 다 뭐람?""도대체 무슨 염치로 회사에 계속 버티고 있는지 몰라. 나라면 어르신들 볼 면목이 없어서 스스로 떠났어."사람들은 강우연을 향해 악담을 퍼부었고 일부는 지나가면서 일부러 강우연의 어깨를 툭 치고 지나갔다. 안 그래도 오늘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강우연은 중심을 잡지 못하고 비틀거렸다."죄송합니다. 제가 어떻게든 해결해 볼게요."그녀는 고개를 푹 숙이고 죄인처럼 사과의 말만 반복했다.눈시울이 붉어지고 눈물이 줄줄 흘렀다. 어제 왜 그 모임에 나갔는지, 왜 굳이 한윤아의 심기를 건드렸는지 후회막급이었다. 어제 모임에만 안 나갔어도 지금 같은 상황은 없었을 텐데….악의가 가득 담긴 사람들의 발언에 강우연은 가슴이 아팠다. 하지만 그녀를 더욱 괴롭게 한 건 자신 때문에 회사가 궁지에 처했다는 죄책감이었다.잠시 후, 강운그룹 임원들과 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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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화

그 모습을 본 한정일의 얼굴이 돌변했다. 자기 때문에 강우연이 할아버지한테 매를 맞으면 한지훈이 자신을 가만두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그는 당장에서 강준상의 앞을 가로막으며 소리쳤다."강 회장님, 오해세요! 저는 잘못을 따지러 온 게 아닙니다!"그 말을 들은 강준상과 강가의 친인척들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강우연에게 따지러 온 게 아니라고?"한 사장, 나랑 예의를 차릴 필요 없어요. 애가 잘못을 했으면 당연히 사과하고 벌을 받아야죠. 어제 사건은 나도 전해들었어요. 우연이가 잘못한 게 확실하더라고요!"강준상은 싸늘하게 말하며 고개를 비틀어 한정일 옆의 한윤아를 바라보았다. 저 얼굴의 상처만 봐도 분명히 강우연이 가해자가 틀림없었다."당장 한윤아 씨한테 사과하라니까!"강준상이 분노한 목소리로 강우연을 재촉했다.강우연은 많이 억울하고 서러웠지만 자신을 냉담하게 바라보는 친척들과 강준상의 압박에 못 이겨 눈물을 꾹 참고 한윤아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그 모습을 본 한정일이 크게 당황하며 그녀를 부축했다."강우연 씨, 이러지 마세요! 사과는 우리 윤아가 해야죠!"그는 모두의 경악한 표정을 뒤로 하고 한윤아에게 싸늘하게 말했다."넌 왜 아직도 서 있어? 당장 우연 씨 앞에 무릎 꿇고 사과하지 않고!"한윤아는 그 말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어젯밤 보았던 한지훈의 무시무시한 모습은 평생 트라우마로 남았다.털썩!그녀는 모두가 보는 앞에서 강우연의 앞에 무릎을 꿇고 흐느끼며 사과했다."우연 씨, 제가 잘못했어요. 어제는 제가 한 순간 정신이 나가서 언니한테 실수했어요. 제발 용서해 주세요. 예전에 친하게 지냈던 정을 봐서라도 제발 용서해 주세요. 안 그러면 저 정말 이대로 끝장이에요…."한윤아는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그 모습은 절대 연기가 아니었다. 거대한 두려움 앞에 벌벌 떠는 어린 양의 모습이었다."어… 어떻게 된 거지? 한 사장이 강우연 혼내러 행차한 게 아니었어?""그러니까. 나도 이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는데? 한윤아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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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화

"시끄럽다, 조용히 해!"한윤아의 말을 끊은 한정일이 그녀를 노려보았다. 깜짝 놀란 한윤아는 바로 뒤로 물러나며 입을 꾹 다물었다.한정일은 강우연의 비위를 맞추듯 얼굴에 친절한 미소를 한가득 머금었다."오해입니다. 이 일은 모두 제 딸아이의 잘못이니 아비 된 도리로 당연히 아이의 잘못을 꾸짖고 다신 범하지 않도록 단단히 교육해야지요. 그래서 이렇게 사죄드리러 온 겁니다."강우연은 여전히 미심쩍었으나 더는 캐묻지 않았다.다시 한번 사과한 한정일이 한윤아를 데리고 자리를 벗어났다.그러자 강운그룹 고위층 인사와 강씨 가문 친척들이 한바탕 논쟁을 벌였다."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 한정일이 제 딸을 데리고 와서 잘못을 빌다니요.""글쎄요. 난리를 치러 온 게 아니라 다행이죠.""흥. 그렇다 해도 강우연이 불행을 몰고 다니는 건 사실이지. 저걸 하루빨리 쫓아내야 하는데."강준상이 냉랭한 얼굴로 강우연을 쳐다보았다."앞으로 처신 잘하거라. 우리 가문을 욕보인다면 절대 용서치 않을 거다. 그러나 오늘 일은 네게 책임을 묻지 않도록 하마."말을 마친 강준상이 사람들을 데리고 떠났다.사람들 틈에 끼어있던 강희연도 표독스럽게 강우연을 노려보다가 씩씩거리며 이곳을 벗어났다.사람들이 사라지자 그제야 강우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도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마침 한지훈은 아이의 머리를 빗겨주고 있었다. 다정한 부녀의 모습에 강우연은 마음이 따듯해졌다. 그러나 한지훈에 대한 감정은 사랑보다는 고마움이 더 크다는 걸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간 강우연이 한지훈에게 직설적으로 물었다."지훈 씨, 방금 한정일 씨와 한윤아가 회사로 찾아와 제게 사과하더라고요. 혹시... 당신이 시킨 거예요?"강우연의 물음에도 한지훈의 낯빛은 더없이 평온했다. 그가 고개를 저었다."글쎄? 그 사람들이 사과했다고? 이제야 정신을 차린 모양이군. 왜, 또 너를 곤란하게 만든 거야?"도통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는 한지훈을 보며 강우연도 의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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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화

"길시아?"강희연이 움찔했다.오관우가 고개를 끄덕였다."다른 사람들은 아직 모르겠지만, 사실 길시아와 진씨 가문 도련님의 혼인이 깨졌어. 진씨 가문에서 파혼하겠다고 선언했는데 여자 쪽에서 이 소문을 필사적으로 잠재우는 중이야. 나도 방금 전해 들었어.""뭐?"잔뜩 흥분한 강희연이 벌떡 일어섰다."길시아가 파혼당했다고? 세상에, 듣고도 믿기지 않네. 그런데 그게 우리가 두 연놈을 상대하는 것과 무슨 상관이 있다고?"오관우의 손짓에 가까이 다가간 강희연이 그의 허벅지 위에 앉았다. 그녀의 가느다란 허리를 만지작거리며 오관우가 설명했다."그 혼인을 망친 게 한지훈이니까 그렇지! 그 일로 충격받은 길시아가 한지훈에게 복수하겠다며 길길이 날뛰는 중이야. 최근에 들은 소식인데, 그 집안 큰 도련님 길정우가 동원구 본부에서 돌아온대. 길정우가 어떤 사람인지는 알아?"강희연이 흥분으로 두 눈을 반짝였다."길정우? 8년 전에 입대한 그 집안 큰 도련님? 그 사람이 돌아온대? 소장이라고 그러지 않았어?"오관우가 고개를 저으며 씩 웃었다."중장이야. 삼천 명의 군사를 거느릴 수 있는 중장. 지금도 동원구 본부에서 요직을 맡고 있는데, 서른 살 이전에 군단장으로 임명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인물이래!"깜짝 놀란 강희연이 헛숨을 들이켰다. 그녀는 잔뜩 신난 눈치였다."그러니까, 그 대단하신 길정우가 길시아 때문에 돌아온다고?"오관우가 고개를 끄덕였다."물론 길시아 파혼 문제도 그렇고, 그 집안 어르신의 생신을 축하하기 위해서 돌아오는 것도 있고. 어쨌든 한지훈은 끝났어."강희연도 덩달아 고개를 끄덕이며 사악하게 웃었다."훗, 별 볼 일 없는 한지훈이 중장을 어떻게 당해내겠어. 생각만으로도 짜릿하네. 그 사람이 하루빨리 한지훈을 손 봐줘야 할 텐데."사무실에는 두 사람의 즐거운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한편, 오후에 계약 건으로 일이 산더미처럼 쌓인 강우연은 한지훈에게 아이와 함께 쇼핑해달라고 부탁했다. 한지훈은 아이의 손을 잡고 근처의 W백화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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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화

경호원이 사납게 바닥에 쓰러진 고운이에게 발길질하려던 순간, 분노한 한지훈이 사납게 그쪽으로 달려들었다."어딜 감히!"쾅!섬뜩한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고운이의 앞으로 다가온 한지훈은 다리를 들어 경호원을 힘껏 걷어찼다. 그 경호원은 공중을 날아 유리창에 허리를 부딪히며 쓰러졌다.쨍그랑!방탄유리로 된 탄탄한 유리창이 부서지며 요란한 소리가 났다! 바닥에 쓰러진 경호원은 피를 토하더니 두 눈이 뒤집히며 의식을 잃었다.시끄럽던 현장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핸드폰을 들고 이 장면을 촬영하며 꺅꺅 소리지르던 사람들도 입을 다물었다. 그들은 눈을 휘둥그레 뜨고 바닥에 쓰러진 경호원과 한지훈을 번갈아 보았다.한지훈은 일어서자마자 고운이의 상처부터 살폈다. 아이의 이마에 커다란 혹이 나 있었다.다친 딸을 보자 한지훈은 참지 못할 분노가 솟구쳤다.아빠의 품에 안긴 고운이는 서럽게 울음을 터뜨렸다."아빠, 고운이 너무 아파….""고운이 괜찮아. 이제 아빠가 왔으니까 무서워하지 마. 아빠가 고운이 대신해서 나쁜 사람 혼내주기로 했잖아?"한지훈은 서툰 솜씨로 아이를 달랬다.고운이는 울면서도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뒤돌아선 한지훈은 살기 어린 눈빛으로 정장을 입은 사내들을 쏘아보며 소리쳤다."지금 뭐 하자는 거지? 얘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애라고! 당신들 눈을 어디다 두고 다니는 거야? 당신들이 백화점 전세 냈어?"화가 치밀어 참을 수가 없었다.연예인이 어딜 갈 때면 수십 명의 경호원이 따라붙고 길막 하는 상황도 인터넷에서 여러 번 봤지만 직접 겪어 보니 여간 화가 나는 게 아니었다.이 나라가 도대체 언제 이렇게 변한 거지?사람들은 더 이상 나라를 위해 전장에 뛰어들어 피를 흘린 군인이나 나라의 발전을 위해 밤을 새워 연구에 몰두하는 과학자들을 선망하지 않는다. 그들은 오히려 예쁘게 차려 입고 TV에 나와 예쁜 척, 멋진 척하는 연예인들에게 더 큰 환호를 보낸다.물론 일반 시민들이 오락프로나 음악프로그램을 여가시간에 시청하는 것까지 뭐라고 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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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화

"선생님, 적당히 하시고 비겨주시죠! 그렇지 않으면 저희도 가만히 안 있어요!"경호팀장도 위협적인 표정으로 그를 협박했다.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뒤에서 삼단봉을 든 두 명의 경호원이 앞으로 나섰다.주변의 구경꾼들과 스타를 보러 온 팬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그들은 저마다 경호원들을 손가락질하며 한마디씩 했다."이게 무슨 상황이람? 세상이 미쳐 돌아가는 거야. 저 사람들 우리를 밀친 것도 부족해서 애를 밀쳐서 애가 이마를 다쳤는데 사과 한마디 없이 오히려 협박까지 하네?""인기 믿고 갑질하는 거지! 이래서 난 연예인이 싫어! 저들이 나라를 위해 공헌을 했어, 뭘 했어? 결국 우리 평범한 시민들 주머니를 털어가는 인간들이잖아!""저 사람 요즘 잘나가는 양미미 아니야? 어쩐지 경호원들 태도가 사납더라니! 양미미 쟤 갑질 연예인으로 유명하잖아. 게다가 감독이랑 불륜 스캔들까지 났다면서? 역겨워!"한창 팬들에게 둘러싸여 사진을 찍어주던 양미미는 술렁이는 소리를 듣고 표정이 싸늘하게 식었다.물론 스캔들 대부분이 사실이었지만 그녀는 사람들이 저런 식으로 자신에 대해 떠드는 게 너무 싫었다. 논란이 지속되는 와중에도 그녀는 여전히 떠오르는 신예 여배우로 각종 광고와 오락프로를 섭렵하며 승승장구를 이어가고 있었다.이미 스타가 되어버린 그녀는 당연히 근거 없는 헛소문이라고 스캔들을 부인했다.물론 그녀의 인기는 회사가 돈 주고 산 거나 다름이 없었다. 연기 실력이 부족했던 양미미는 빼어난 외모와 사랑스러운 애교로 대중들에게 사랑받았다."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죠? 그거 다 거짓말이라니까요? 제가 뭘 갑질했다고 그러세요? 그거 다 안티팬들이 지어낸 거라고요! 저 그런 사람 아니에요!"발끈한 양미미는 술렁이는 사람들을 손가락질하며 앙칼지게 반박했다.그러자 그녀를 응원하러 온 팬들도 맞장구를 쳐주었다."맞아! 미미가 아니라면 아닌 거지! 그거 다 안티팬들이 꾸며낸 거야! 밥 먹고 할 짓이 없어서 그런 근거 없는 소문을 퍼뜨려?""저기 봐! 다들 나이 드신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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