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일 부녀는 연신 바닥에 머리를 조아렸다."감사합니다, 한 선생님! 내일 제가 딸아이를 데리고 직접 집으로 찾아뵙겠습니다!"나머지 인원들도 연신 고개를 조아리며 한지훈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한지훈이 떠난 뒤, 최인호는 영혼이 나간 사람처럼 힘없이 바닥에 주저앉았다. 모든 게 끝이 났다.정도현은 한평생 막강한 부와 권력을 쌓아 올린 최인호가 하루아침에 망한 꼴을 보고 탄식하듯 말했다."최인호, 한 순간의 잘못된 선택이 모든 걸 망친 거야! 이게 자네 운명이라면 운명이겠지!"송호문이 경찰대원들에게 손짓했다."끌고 가!"다음 날, 충격적인 소식이 S시 전체를 뒤흔들었다.하룻밤 사이에 전인그룹 전체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영업정지를 당했다. 회장 최인호와 딸 최지혜는 경찰 조사를 받고 있으며 산하의 오락시설과 각종 산업들은 정도현에게 흡수 당했다. 그리고 최인호의 세력들도 전부 정도현의 밑으로 흡수되었다.정도현의 명성은 하루아침에 또 한번의 급부상을 이루어내면서 사람들에게 충격을 가져다주었다.그와 동시에 강운그룹 강준상과 강문복 일가는 한창 인상을 쓰며 강우연을 훈계하고 있었다."강우연! 너 이번엔 또 무슨 사고를 친 거야? 그랜드 호텔 일가한테 밉보이면 우리 가문까지 피해를 보는 거 알아, 몰라?"강문복은 회사 부회장으로써 근엄한 얼굴로 강우연을 꾸짖었다.강우연은 화장으로 어제 입은 상처를 덮었지만 안색이 굉장히 안 좋았다."최인호가 지역다툼으로 경찰에 끌려갔으니 망정이지! 최인호 딸을 잘못 건드린 대가로 우리 가문이 멸망할 수도 있었어!"설해연도 옆에서 불난 집에 부채질을 열심히 해댔다.오늘 아침, 그들은 어젯밤 강우연이 한윤아, 최지혜 등 일행과 갈등을 겪었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그랜드 호텔 사장의 딸 한윤아, 그랜드 호텔은 전국에 수십 개의 지점을 보유하고 있는 거대 호텔 기업으로 강운그룹에 비교해도 전혀 실력이 밀리지 않았다.게다가 강운그룹은 그랜드 호텔 측과 많은 제휴계약을 체결한 상태로 주요 대상 고객 중 하나였다. 그들
"뭐? 진짜 왔다고? 그것도 한정일 사장이 직접?"그 말을 들은 강준상은 크게 당황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는 고개를 돌리고 원망이 가득한 눈빛으로 강우연을 노려보며 말했다."우연아, 너 우리 가문 다 망하게 할 작정이야? 어떻게 하루를 조용히 지나가는 날이 없어? 넌 정말 걸어 다니는 재앙신이 따로 없구나!""할아버지, 쟤 재앙신 맞아요! 쟤가 돌아온 뒤로 계속 사고만 터지잖아요. 그냥 한지훈이랑 둘을 짐 싸서 내보내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요!"강희연은 이때다 싶어 불난 집에 기름을 퍼부었다. 그러고는 도발적인 시선으로 강우연을 노려보았다. 며칠 전, 한지훈이 집에서 어른들을 상대로 무례를 저지른 일로 아직도 분이 풀리지 않았다.그러니 강우연을 궁지로 몰 수 있는 이번 기회를 절대 놓칠 리 없었다.강준상은 냉소를 지으며 곧장 밖으로 향했다."멍하니 서서 뭐 해? 당장 한 사장 마중 나가지 않고!"그 말을 끝으로 강운그룹 임원들과 친척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그러면서도 강우연에 대한 비난을 멈추지 않았다."역시 재앙신이라니까! 쟤 때문에 아침도 못 먹고 회의실에나 불려오고, 이게 다 뭐람?""도대체 무슨 염치로 회사에 계속 버티고 있는지 몰라. 나라면 어르신들 볼 면목이 없어서 스스로 떠났어."사람들은 강우연을 향해 악담을 퍼부었고 일부는 지나가면서 일부러 강우연의 어깨를 툭 치고 지나갔다. 안 그래도 오늘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강우연은 중심을 잡지 못하고 비틀거렸다."죄송합니다. 제가 어떻게든 해결해 볼게요."그녀는 고개를 푹 숙이고 죄인처럼 사과의 말만 반복했다.눈시울이 붉어지고 눈물이 줄줄 흘렀다. 어제 왜 그 모임에 나갔는지, 왜 굳이 한윤아의 심기를 건드렸는지 후회막급이었다. 어제 모임에만 안 나갔어도 지금 같은 상황은 없었을 텐데….악의가 가득 담긴 사람들의 발언에 강우연은 가슴이 아팠다. 하지만 그녀를 더욱 괴롭게 한 건 자신 때문에 회사가 궁지에 처했다는 죄책감이었다.잠시 후, 강운그룹 임원들과 친
그 모습을 본 한정일의 얼굴이 돌변했다. 자기 때문에 강우연이 할아버지한테 매를 맞으면 한지훈이 자신을 가만두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그는 당장에서 강준상의 앞을 가로막으며 소리쳤다."강 회장님, 오해세요! 저는 잘못을 따지러 온 게 아닙니다!"그 말을 들은 강준상과 강가의 친인척들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강우연에게 따지러 온 게 아니라고?"한 사장, 나랑 예의를 차릴 필요 없어요. 애가 잘못을 했으면 당연히 사과하고 벌을 받아야죠. 어제 사건은 나도 전해들었어요. 우연이가 잘못한 게 확실하더라고요!"강준상은 싸늘하게 말하며 고개를 비틀어 한정일 옆의 한윤아를 바라보았다. 저 얼굴의 상처만 봐도 분명히 강우연이 가해자가 틀림없었다."당장 한윤아 씨한테 사과하라니까!"강준상이 분노한 목소리로 강우연을 재촉했다.강우연은 많이 억울하고 서러웠지만 자신을 냉담하게 바라보는 친척들과 강준상의 압박에 못 이겨 눈물을 꾹 참고 한윤아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그 모습을 본 한정일이 크게 당황하며 그녀를 부축했다."강우연 씨, 이러지 마세요! 사과는 우리 윤아가 해야죠!"그는 모두의 경악한 표정을 뒤로 하고 한윤아에게 싸늘하게 말했다."넌 왜 아직도 서 있어? 당장 우연 씨 앞에 무릎 꿇고 사과하지 않고!"한윤아는 그 말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어젯밤 보았던 한지훈의 무시무시한 모습은 평생 트라우마로 남았다.털썩!그녀는 모두가 보는 앞에서 강우연의 앞에 무릎을 꿇고 흐느끼며 사과했다."우연 씨, 제가 잘못했어요. 어제는 제가 한 순간 정신이 나가서 언니한테 실수했어요. 제발 용서해 주세요. 예전에 친하게 지냈던 정을 봐서라도 제발 용서해 주세요. 안 그러면 저 정말 이대로 끝장이에요…."한윤아는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그 모습은 절대 연기가 아니었다. 거대한 두려움 앞에 벌벌 떠는 어린 양의 모습이었다."어… 어떻게 된 거지? 한 사장이 강우연 혼내러 행차한 게 아니었어?""그러니까. 나도 이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는데? 한윤아가 왜
"시끄럽다, 조용히 해!"한윤아의 말을 끊은 한정일이 그녀를 노려보았다. 깜짝 놀란 한윤아는 바로 뒤로 물러나며 입을 꾹 다물었다.한정일은 강우연의 비위를 맞추듯 얼굴에 친절한 미소를 한가득 머금었다."오해입니다. 이 일은 모두 제 딸아이의 잘못이니 아비 된 도리로 당연히 아이의 잘못을 꾸짖고 다신 범하지 않도록 단단히 교육해야지요. 그래서 이렇게 사죄드리러 온 겁니다."강우연은 여전히 미심쩍었으나 더는 캐묻지 않았다.다시 한번 사과한 한정일이 한윤아를 데리고 자리를 벗어났다.그러자 강운그룹 고위층 인사와 강씨 가문 친척들이 한바탕 논쟁을 벌였다."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 한정일이 제 딸을 데리고 와서 잘못을 빌다니요.""글쎄요. 난리를 치러 온 게 아니라 다행이죠.""흥. 그렇다 해도 강우연이 불행을 몰고 다니는 건 사실이지. 저걸 하루빨리 쫓아내야 하는데."강준상이 냉랭한 얼굴로 강우연을 쳐다보았다."앞으로 처신 잘하거라. 우리 가문을 욕보인다면 절대 용서치 않을 거다. 그러나 오늘 일은 네게 책임을 묻지 않도록 하마."말을 마친 강준상이 사람들을 데리고 떠났다.사람들 틈에 끼어있던 강희연도 표독스럽게 강우연을 노려보다가 씩씩거리며 이곳을 벗어났다.사람들이 사라지자 그제야 강우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도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마침 한지훈은 아이의 머리를 빗겨주고 있었다. 다정한 부녀의 모습에 강우연은 마음이 따듯해졌다. 그러나 한지훈에 대한 감정은 사랑보다는 고마움이 더 크다는 걸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간 강우연이 한지훈에게 직설적으로 물었다."지훈 씨, 방금 한정일 씨와 한윤아가 회사로 찾아와 제게 사과하더라고요. 혹시... 당신이 시킨 거예요?"강우연의 물음에도 한지훈의 낯빛은 더없이 평온했다. 그가 고개를 저었다."글쎄? 그 사람들이 사과했다고? 이제야 정신을 차린 모양이군. 왜, 또 너를 곤란하게 만든 거야?"도통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는 한지훈을 보며 강우연도 의심을
"길시아?"강희연이 움찔했다.오관우가 고개를 끄덕였다."다른 사람들은 아직 모르겠지만, 사실 길시아와 진씨 가문 도련님의 혼인이 깨졌어. 진씨 가문에서 파혼하겠다고 선언했는데 여자 쪽에서 이 소문을 필사적으로 잠재우는 중이야. 나도 방금 전해 들었어.""뭐?"잔뜩 흥분한 강희연이 벌떡 일어섰다."길시아가 파혼당했다고? 세상에, 듣고도 믿기지 않네. 그런데 그게 우리가 두 연놈을 상대하는 것과 무슨 상관이 있다고?"오관우의 손짓에 가까이 다가간 강희연이 그의 허벅지 위에 앉았다. 그녀의 가느다란 허리를 만지작거리며 오관우가 설명했다."그 혼인을 망친 게 한지훈이니까 그렇지! 그 일로 충격받은 길시아가 한지훈에게 복수하겠다며 길길이 날뛰는 중이야. 최근에 들은 소식인데, 그 집안 큰 도련님 길정우가 동원구 본부에서 돌아온대. 길정우가 어떤 사람인지는 알아?"강희연이 흥분으로 두 눈을 반짝였다."길정우? 8년 전에 입대한 그 집안 큰 도련님? 그 사람이 돌아온대? 소장이라고 그러지 않았어?"오관우가 고개를 저으며 씩 웃었다."중장이야. 삼천 명의 군사를 거느릴 수 있는 중장. 지금도 동원구 본부에서 요직을 맡고 있는데, 서른 살 이전에 군단장으로 임명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인물이래!"깜짝 놀란 강희연이 헛숨을 들이켰다. 그녀는 잔뜩 신난 눈치였다."그러니까, 그 대단하신 길정우가 길시아 때문에 돌아온다고?"오관우가 고개를 끄덕였다."물론 길시아 파혼 문제도 그렇고, 그 집안 어르신의 생신을 축하하기 위해서 돌아오는 것도 있고. 어쨌든 한지훈은 끝났어."강희연도 덩달아 고개를 끄덕이며 사악하게 웃었다."훗, 별 볼 일 없는 한지훈이 중장을 어떻게 당해내겠어. 생각만으로도 짜릿하네. 그 사람이 하루빨리 한지훈을 손 봐줘야 할 텐데."사무실에는 두 사람의 즐거운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한편, 오후에 계약 건으로 일이 산더미처럼 쌓인 강우연은 한지훈에게 아이와 함께 쇼핑해달라고 부탁했다. 한지훈은 아이의 손을 잡고 근처의 W백화점에
경호원이 사납게 바닥에 쓰러진 고운이에게 발길질하려던 순간, 분노한 한지훈이 사납게 그쪽으로 달려들었다."어딜 감히!"쾅!섬뜩한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고운이의 앞으로 다가온 한지훈은 다리를 들어 경호원을 힘껏 걷어찼다. 그 경호원은 공중을 날아 유리창에 허리를 부딪히며 쓰러졌다.쨍그랑!방탄유리로 된 탄탄한 유리창이 부서지며 요란한 소리가 났다! 바닥에 쓰러진 경호원은 피를 토하더니 두 눈이 뒤집히며 의식을 잃었다.시끄럽던 현장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핸드폰을 들고 이 장면을 촬영하며 꺅꺅 소리지르던 사람들도 입을 다물었다. 그들은 눈을 휘둥그레 뜨고 바닥에 쓰러진 경호원과 한지훈을 번갈아 보았다.한지훈은 일어서자마자 고운이의 상처부터 살폈다. 아이의 이마에 커다란 혹이 나 있었다.다친 딸을 보자 한지훈은 참지 못할 분노가 솟구쳤다.아빠의 품에 안긴 고운이는 서럽게 울음을 터뜨렸다."아빠, 고운이 너무 아파….""고운이 괜찮아. 이제 아빠가 왔으니까 무서워하지 마. 아빠가 고운이 대신해서 나쁜 사람 혼내주기로 했잖아?"한지훈은 서툰 솜씨로 아이를 달랬다.고운이는 울면서도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뒤돌아선 한지훈은 살기 어린 눈빛으로 정장을 입은 사내들을 쏘아보며 소리쳤다."지금 뭐 하자는 거지? 얘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애라고! 당신들 눈을 어디다 두고 다니는 거야? 당신들이 백화점 전세 냈어?"화가 치밀어 참을 수가 없었다.연예인이 어딜 갈 때면 수십 명의 경호원이 따라붙고 길막 하는 상황도 인터넷에서 여러 번 봤지만 직접 겪어 보니 여간 화가 나는 게 아니었다.이 나라가 도대체 언제 이렇게 변한 거지?사람들은 더 이상 나라를 위해 전장에 뛰어들어 피를 흘린 군인이나 나라의 발전을 위해 밤을 새워 연구에 몰두하는 과학자들을 선망하지 않는다. 그들은 오히려 예쁘게 차려 입고 TV에 나와 예쁜 척, 멋진 척하는 연예인들에게 더 큰 환호를 보낸다.물론 일반 시민들이 오락프로나 음악프로그램을 여가시간에 시청하는 것까지 뭐라고 할 수
"선생님, 적당히 하시고 비겨주시죠! 그렇지 않으면 저희도 가만히 안 있어요!"경호팀장도 위협적인 표정으로 그를 협박했다.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뒤에서 삼단봉을 든 두 명의 경호원이 앞으로 나섰다.주변의 구경꾼들과 스타를 보러 온 팬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그들은 저마다 경호원들을 손가락질하며 한마디씩 했다."이게 무슨 상황이람? 세상이 미쳐 돌아가는 거야. 저 사람들 우리를 밀친 것도 부족해서 애를 밀쳐서 애가 이마를 다쳤는데 사과 한마디 없이 오히려 협박까지 하네?""인기 믿고 갑질하는 거지! 이래서 난 연예인이 싫어! 저들이 나라를 위해 공헌을 했어, 뭘 했어? 결국 우리 평범한 시민들 주머니를 털어가는 인간들이잖아!""저 사람 요즘 잘나가는 양미미 아니야? 어쩐지 경호원들 태도가 사납더라니! 양미미 쟤 갑질 연예인으로 유명하잖아. 게다가 감독이랑 불륜 스캔들까지 났다면서? 역겨워!"한창 팬들에게 둘러싸여 사진을 찍어주던 양미미는 술렁이는 소리를 듣고 표정이 싸늘하게 식었다.물론 스캔들 대부분이 사실이었지만 그녀는 사람들이 저런 식으로 자신에 대해 떠드는 게 너무 싫었다. 논란이 지속되는 와중에도 그녀는 여전히 떠오르는 신예 여배우로 각종 광고와 오락프로를 섭렵하며 승승장구를 이어가고 있었다.이미 스타가 되어버린 그녀는 당연히 근거 없는 헛소문이라고 스캔들을 부인했다.물론 그녀의 인기는 회사가 돈 주고 산 거나 다름이 없었다. 연기 실력이 부족했던 양미미는 빼어난 외모와 사랑스러운 애교로 대중들에게 사랑받았다."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죠? 그거 다 거짓말이라니까요? 제가 뭘 갑질했다고 그러세요? 그거 다 안티팬들이 지어낸 거라고요! 저 그런 사람 아니에요!"발끈한 양미미는 술렁이는 사람들을 손가락질하며 앙칼지게 반박했다.그러자 그녀를 응원하러 온 팬들도 맞장구를 쳐주었다."맞아! 미미가 아니라면 아닌 거지! 그거 다 안티팬들이 꾸며낸 거야! 밥 먹고 할 짓이 없어서 그런 근거 없는 소문을 퍼뜨려?""저기 봐! 다들 나이 드신 할
한지훈은 고운이를 안은 채로 주먹을 휘두르더니 그 경호원들을 바닥에 쓰러뜨려 버렸다.그 모습에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경악을 금치 못했다.양미미는 험악하게 일그러진 얼굴로 악에 받쳐 소리를 질렀다.“주제도 모르고! 나 양미미야! 천만 팬을 보유한 슈퍼스타 양미미라고! 날 화나게 했다는 건 내 천만 팬들을 화나게 한 거랑 다름이 없어! 그 대가가 어떨지는 당신이 더 잘 알겠지? 지금 당장 길 비켜! 그렇지 않으면 내 뒤에 있는 팬들이 인터넷에 당신의 신상을 전부 다 까발릴 거야! 그렇게 되면,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지 모르는 건 아니겠지?”이건 명백한 협박이었다.얼마 전 몇몇 양미미의 안티팬들이 인터넷 악플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넷상의 마녀사냥은 이 시대에서 지극히 흔한 현상이었다. 하지만 이 행위를 제대로 처벌하는 법안은 아직 통과되지 않았다.아니나 다를까, 그녀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그녀의 추종자들이 핸드폰을 들고 한지훈과 고운이를 미친 듯이 찍기 시작했다.“당장 안 꺼져? 우리 미미 스케줄 늦으면 당신이 책임질 거야?”“주제도 모르는 인간, 감히 우리 미미한테 사과를 요구하다니! 자기가 애 하나 제대로 케어 못해서 애가 마구 뛰어다니다가 부딪힌 것 가지고!”“그러니까! 원래 가난하고 못 배운 놈들이 무식한 법이지. 내가 보기엔 이 기회로 인터넷에서 인지도 좀 쌓아서 뭔가 하고 싶은 것 같아! 우리 미미의 인기를 이용하려는 거지!”극성팬들의 악랄한 인신공격에 한지훈뿐만 아니라 현장에 있던 다른 고객들도 깊은 빡침을 느꼈다.도대체, 저 사람들은 머리가 장식품인가?극성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이 무슨 말을 하든 간에 미친 사람처럼 그 말을 무조건 지지했다. 그 말이 옳은 말이건 틀린 말이건 그들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들은 자신이 뱉은 말이 누군가에게는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전혀 생각도 하지 않는 족속들이었다.그리고 팬들이 업어 키운 이 스타들은 더 많은 기회와 자원이 주어졌음에도
정체 모를 필련이 떨어지게 되는 순간, 한지훈 체내의 자기장은 순식간에 봉쇄되었다. 마치 보이지 않는 족쇄가 있는 듯이 한지훈은 제자리에 몸을 고정하게 됐다. 그는 그저 자신에게로 날아오는 필련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다. “찰칵!” 눈 깜짝할 사이에 필련은 완전히 떨어졌고, 한지훈은 순간 머리부터 발까지 심지어 몸속의 모든 세포가 비할 데 없는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을 느끼게 됐다. 그 느낌은 마치 수만 개의 화살이 심장을 뚫은 것 같았고, 또 수만 볼트의 고압 전류를 맞는 듯한 기분이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한지훈이 걸친 전투복은 사라지게 됐다. 심지어 그의 손에 있는 오릉군 가시조차 갑자기 알 수 없는 은빛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것은 단지 시작에 불과했다. 갓 첫 번째 필련의 세례를 받은 후 불과 1초도 지나지 않아 수십 개의 필련이 다시 하늘에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때 하늘의 먹구름 덩어리 사이에서는 무수한 천둥 번개가 교차하면서 지면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한지훈 발밑의 자갈조차도, 수많은 번개로 형성된 강력한 전류를 맞아 아예 투명하게 변해버렸다. 그렇게 한지훈이 거의 절망에 빠져있을 무렵, 알 수 없는 외부의 어떠한 힘이 한지훈의 체내 자기장을 다시 풀어냈다. 바로 그 순간, 한지훈은 급히 체내의 자기장을 동원하여 날아오는 수백 수천 개의 필련을 전력을 다해 막아냈다. 두 갈래의 강대한 위압이 한곳에 부딪히게 된 순간, 곤륜허 전체는 순식간에 태양보다도 백배, 천배나 더 밝은 빛을 발했다. 비록 한지훈의 온몸은 금강석처럼 단단하긴 했지만, 그 역시나 이렇게나 강대한 위압을 감당해 내지 못하고는 피부가 찢어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지훈 몸 곳곳의 상처 부위에서는 피가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지훈이 마지막 한 가닥의 힘을 동원하여 대항하고 있을 무렵, 그의 눈앞에 갑자기 붉은색과 검은색의 두 기류가 나타나게 됐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 두 갈래의 기류는 음양어의 형태로 바뀌어, 한지훈의 머리 위에서 맴
“넌 잘 모를 수 있겠지만 이 음양양의진은 너를 죽지 않게끔 보호해 줄 수 있어. 만약 네가 나중에 백룡심을 융합하게 된다면, 절대 이 비밀이 다른 사람에게 알려지지 않도록 명심해!”“그리고 백룡심을 융합하게 되면, 너의 실력은 천신계 강자까지 돌파하게 될 거야. 그렇게 되면 더 이상 마음대로 세속의 일에 손을 댈 수가 없지. 하지만 그 규칙을 어겼다가는 예상치 못한 번거로움을 초래하게 될 거야!”정봉교는 이내 단검 한 자루를 천천히 꺼냈다. “그런데... 두 분께서도 그동안 세속의 일에 자주 개입하면서...”한지훈은 예충기 역시 자신을 도와 세속의 일에 개입하여 사람을 참살한 건 아니냐고 말하고 싶었다. 그런데 그의 말이 나오기도 전에, 정봉교와 예충기 두 사람은 일제히 단검을 자신들의 목구멍에 겨누었다. “두 분!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한지훈은 두 사람의 행동에 깜짝 놀랐다. 설마 스스로 이곳에 무덤을 파려는 건 아니겠지? “한지훈, 내가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그 놈들이 더 이상 나를 가만히 놔두지 않을 거 기 때문이야. 게다가 내가 그동안 죽인 사람들은 손에 꼽을 정도로 많아. 하나같이 다 마땅히 죽어야 할 놈들이긴 했어. 하지만 너는 다르지!”“우리 이 두 늙은이는 충분히 오래 살았어. 만약 우리가 계속하여 살아있는다면, 혹시나 나중에 뇌해가 형성되기라도 한다면 그 위력은 상상도 할 수 없을 거야! 그러니 우리가 죽어야만 네가 살 기회가 있어!”예충기는 고개를 들어 먹구름으로 덮인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 검은 구름층 속에는 천둥과 번개가 교차하고 있었다. 비록 뇌해는 아직 형성되지 않았지만, 사람들로 하여금 두려움을 자극하는 그 기세는 이미 형성되었다. “안됩니다! 어르신, 설령 내가 이곳에서 분골쇄신하더라도 두 분과 함께 무사히 나갈 것입니다! 어떻게 저 혼자 살기 위해서 두 분을 여기서 죽게 놔둘 수 있겠습니까!”이내 한지훈은 오릉군 가시를 뽑아 들어 자신의 목구멍을 겨눴다. “만약 두 분께서 기어코 이런 태도를
기나긴 오솔길을 따라 숲속으로 깊이 들어가긴 했지만 전방에는 짙은 안개만 있을 뿐 더 이상 출구는 보이지 않았다. 예충기 부부는 한지훈과 함께 절벽을 돌아서고 나서야 한 낡은 비석 앞에 도착했다. 짙은 안개는 마치 이곳에서 경계가 나뉘는 것 같았다. 앞쪽에는 안개가 전혀 없지만 뒤에는 짙은 안개 바다가 여전히 있었다. “더 앞으로 나아가면 바로 곤륜허야. 그곳이야말로 진정한 곤륜이라고 할 수 있지. 과거 많은 고대 전설들이 바로 그곳에서 유래된 거야.”예충기는 눈앞의 수림을 바라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곤륜허와 곤륜이 근본적으로 전혀 다른 두 곳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고 있었다. 곤륜산에 관한 모든 전설은 사실 곤륜허를 가리키고 있었다. 한지훈은 눈앞의 광경을 주의 깊게 지켜보았다. 그곳은 온통 죽음의 기운으로 가득해 보였다. “어르신, 그나저나 곤륜허는 왜 이렇게 죽음의 기운이 짙은 겁니까?”한지훈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러자 예충기는 앞으로 나아가 담담하게 말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백룡심 때문이야. 백룡심은 원래 생사를 좌우할 수 있기에 죽음과 삶을 얼마든지 번갈아 왕복할 수 있지. 즉 죽음이 곧 삶이고, 삶이 곧 죽음인 거야!”“그리하여 곤륜허 외부에 보이는 건 단지 죽음의 기운 뿐이야. 곤륜허 내부에 들어가야만 생기를 보아낼 수 있어. 진정한 제준의 유총에 들어서야 보아낼 수 있어.”예충기의 얘기를 들은 한지훈은 오히려 더욱 의심스러워졌다. 자고로 묘지라면 죽음의 기운이 모인 게 당연한 거겠지. 그런데 왜 제준의 유총에는 생기가 모여있는 걸까? 비록 내심 많은 의문이 들긴 했지만 한지훈은 더 이상 묻지 않았고, 그저 예충기 부부 두 사람의 뒤를 따라 곤륜허의 가장 깊은 곳으로 걸어갔다. 안으로 들어설수록 한지훈은 짙은 죽음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심지어 공기 중에서는 시체 썩은 냄새까지 나기도 했다. “쾅! 우르릉!”한참을 걸어가던 와중, 하늘에서 갑자기 천
조용하기 그지없던 밤이 지나가고 이튿날 새벽, 짙은 안개가 자욱하게 깔리게 되었고 심지어 한지훈은 반경 1 미터 밖의 사물조차도 똑똑히 보이지 않았다. “예 씨 어르신, 이 산에는 왜 안개가 이렇게 뿌연 거예요?”한지훈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사실 이것은 안개가 아니라 살기란다. 곤륜 뇌해에서는 그동안 수많은 생명이 희생되었지. 이유를 알 수 없지만 뇌해 부근에 다다르기만 하면 그 누구든지 죽게 되더라고!”“그 음산한 기운이 오랫동안 이 자리에 있었기에 이렇게나 큰 안개를 드러낼 수 있었던 거야! 준비됐지?”예충기는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출발할 준비됐습니다!”한지훈은 단호하게 대답했다. 그러자 예충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일단 밖에 나가서 나를 기다리고 있어!”이내 예충기는 신한국과 강만용의 거처로 향했다. 방문을 열자, 두 노인은 이미 자리에서 일어나 창밖에 선 채 눈물을 머금고는 입구에 있는 세 사람을 바라보고 있었다. “우리 부부 두 사람, 오늘 떠나게 되면 아마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거야. 그러니 이 작은 정원은 모두 내가 너희들에게 남기는 유물이라고 생각하거라. 그리고, 여기에는 책도 뒀으니 틈만 나면 아이한테 읽어도 주고!”“다시 돌이켜보면, 우리 부부는 그래도 이 세상에도 헛되이 살지는 않은 것 같네!”예충기는 고서를 강만용의 손에 건네주며 무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 “예 씨 어르신! 설마... 어르신이랑 사모님 혹시...”“하하, 생사는 원래 한 끗 차이일 뿐이야. 오래 살수록 더더욱 생사를 신경 쓰지도 않아. 게다가 우리 부부는 이곳에서 수백 년을 살아왔어!”“옳든 그르든 오늘 어떻게든 한 판을 걸긴 해야 해. 만약 3일 후에 한지훈이 돌아오지 못한다면, 우리 부부가 도박을 잘못 걸었다는 것을 설명하겠지. 결국 하느님한테 진 거라고 볼 수 있겠지!”“너희들 굳이 나 때문에 괴로워할 필요는 없어. 용국이 유유한 역사의 시간을 보내는 동안, 그 과중에 죽은 사람들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아. 난
즉, 백 년 안에 단 한 번뿐인 기회라는 뜻이었다.만약 한지훈이 이를 포기한다면, 다시 백 년을 기다려야 했다.그렇지 않다면, 설령 뇌해에 들어간다 해도 필멸의 길이 될 터.하지만 지금 한지훈의 상태로 뇌해에 들어간다면, 그 또한 구사일생이었다!“구사일생일지라도, 백 년에 한 번뿐인 기회를 놓칠 수는 없습니다!”한지훈은 결연한 표정으로 말했다.이 말을 들은 강만용과 신한국은 아무 말 없이 침묵에 빠졌다.예충기는 한지훈을 한 번 쳐다보더니,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정말로 죽음이 두렵지 않단 말인가?”한지훈은 담담하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생사는 이미 도외시한 지 오래입니다. 북양에서만 해도 수백, 수천 번은 죽을 고비를 넘겼지요.”예충기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더니, 안쪽에 있는 나무집을 가리켰다.“먼저 들어가 쉬어라. 내일 아침, 함께 곤륜허에 들어가도록 하지.”그렇게 말한 뒤, 예충기는 뒷짐을 진 채 문밖으로 걸어 나갔다.한지훈이 무언가 말하려 하자, 정봉교가 손짓으로 그를 제지하며 먼저 들어가 쉬라고 신호를 보냈다.그리고는 예충기를 따라 함께 작은 뜰을 나섰다.곤륜 대산 속에 도착하자, 예충기는 깊이 숨을 들이마신 뒤 정봉교에게 말했다. “내일, 우리 둘은 반드시 함께 들어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는 반드시 죽을 거야!”“영감, 저는 오히려 우리의 경지로 더 강력한 천뢰의 세례를 불러오지 않을까 두려워요. 자칫하면 그를 구하기는커녕, 오히려 죽음으로 몰아넣을 수도 있어요!”예충기는 한참을 침묵하더니,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다.“아니면, 우리가 진법을 완성한 후 곧바로…”그는 끝까지 말을 잇지 않았다.사실, 둘 다 이미 알고 있었다.만약 자신들이 진법을 완성한 후 곤륜허에서 사라진다면, 뇌해의 위력이 기하급수적으로 강해지지는 않을 것이다!그러나 그들은 어디까지나 인간일 뿐, 신이 아니었기에 단숨에 자신의 기운을 완전히 숨길 방법도 없었다.그렇다면, 가장 확실한 방법은 뇌해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이다!오직 죽은
한지훈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강우연의 손을 잡고 함께 헬기에 올랐다.그들이 탄 헬기가 멀어질 때까지 지켜보던 약종의 사람들은 비로소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궁주님, 강중로 돌아갈까요, 아니면......?”부조종석에 앉아 있던 용월이 몸을 돌려 물었다.“우연이를 집까지 데려다줘라. 난 곤륜산으로 약속을 지키러 가야 한다. 그리고 앞으로 당분간 약종의 움직임을 철저히 감시해! 그들이 수상한 행동을 하면 이 번호로 연락해라. 이자가 나서서 문제를 해결할 거다.”한지훈은 말을 마치며 도청전인의 연락처를 용월에게 건넸다.이번에 도청전인은 한지훈과 동행하지 않고,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 진법을 깨우치고 있었다.그동안 강우연과 두 아이의 안전은 신룡전이 맡아야 했다.한지훈 역시 천신계 강자들의 금지가 해제되는 것은 단지 시간문제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도청전인의 실력이 강해지는 것은 그의 가족들의 생명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였다.만약 그가 이 기회를 통해 천신계를 돌파할 수 있다면, 그것은 한지훈 자신에게도 큰 도움이 될 터였다!“알겠습니다!”용월은 즉시 대답하며 조종사에게 지시를 내려 헬기를 산 정상에 착륙시켰다.멀어지는 한지훈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강우연은 불안한 듯 두 손을 꼭 쥐었다.그가 이번에 어떤 위험과 도전에 직면할지는 몰랐지만, 그의 굳은 표정을 보면 이번 여정이 결코 순탄치 않으리라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었다.하지만, 어떤 일이든 한지훈은 반드시 해야 했다. 그것이 그의 사명이었기 때문이다!강우연은 그저 간절히 그를 위해 기도하며, 묵묵히 그의 뒤에서 응원할 뿐이었다.천부성에서 곤륜산까지는 수백 리 거리였지만, 한지훈은 단 하루 만에 곤륜허 옆의 작은 정원에 도착했다.마침 강만용과 신한국은 손자를 데리고 마당에서 음식을 먹고 있었고, 옆에서는 예충기와 그의 아내가 각자의 의자에 기대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발소리를 들은 예충기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오, 제법 정확한 시간에 왔군! 내일이 딱 한 달 기한인데, 좋아
이 옥고리는 한지훈에게 큰 쓸모가 없었지만, 강우연에게는 그야말로 최고의 보물이 될 수 있었다!하지만 그 효능을 검증하기 위해 한지훈은 냉정하게 말했다.“너희는 약종의 사람들이니 독을 다루는 고수들이 적지 않겠지? 비상을 갖고 있는 자가 있다면 꺼내도록!”“저, 저에게 있습니다!”군중 속에서 한 젊은 남자가 황급히 앞으로 나와 하얀 종이봉투를 한지훈에게 바쳤다.“그걸 먹어라!”한지훈은 말하며 그 하얀 종이봉투를 승소천에게 건넸고, 승소천은 침을 삼키고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한 선생님, 제가 비록 옥고리를 차고 있다 해도, 이 독을 먹으면 삼 일 안에 옥고리를 다시 빼는 순간 저도 죽을 것입니다!”해독에도 시간이 필요했고, 삼 일 만에 비상의 독을 완전히 중화시킨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대단한 일이었다.“안 먹으면 지금 당장 죽는다!”한지훈의 냉혹한 음성이 울렸다.승소천은 절망적으로 자신의 사형 초천서를 바라보았으나, 초천서는 감히 그를 거들떠보지도 못했다.조금이라도 경솔한 행동을 했다간 한지훈을 자극할 것이고, 그러면 순식간에 뼈도 남지 않게 될 터였다!결국, 승소천은 어쩔 수 없이 그 비상의 봉투를 받아 입을 벌리고 독약을 털어 넣었다.그가 독약을 삼킨 뒤에도 아무런 고통스러운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30분이 지난 후에도 아무 이상이 없는 것을 확인한 후, 한지훈은 그의 손에서 옥고리를 빼앗았다.하지만 옥고리를 빼앗은 지 불과 오 분도 지나지 않아, 승소천은 바닥에 쓰러지며 코와 귀에서 검붉은 피를 흘리기 시작했다.“초... 초 사형...... 구, 구해 줘...”승소천은 남은 힘을 다해 초천서에게 애원했지만, 초천서는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 한지훈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있었다.“됐다. 네가 살릴 수 있으면 살려 보도록 해라.”한지훈은 무심하게 말한 후, 옥고리를 강우연에게 건넸다. “예!”그제야 초천서는 허둥지둥 일어나 검은색 환약을 꺼내 승소천의 입에 넣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승소천의 상태는 서서히 호전되었다.“악
“북양왕님! 그들은 우리 천부성 약종의 중추적인 인물들입니다. 제발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나장명이 서둘러 뛰어 내려오더니, 퍽 소리를 내며 무릎을 꿇었다.“그들을 살려달라고?”한지훈이 차가운 눈빛으로 무릎 꿇은 자들을 바라보더니, 갑자기 손을 들어 올렸다.“푹!”낙천산이 정신을 차릴 새도 없이, 한지훈의 손날이 그의 몸을 내리쳤다.찰나의 순간, 낙천산 역시 낙천택과 마찬가지로 피비린내 나는 안개가 되어 사라졌다.이 광경을 본 사람들은 충격에 빠졌다.그가 누구인가? 오대 명산조차도 감히 건드릴 수 없는 낙천산이었다!그런 인물이, 한지훈의 손에 단숨에 소멸되다니!낙천산의 피가 튀어 나장명의 얼굴을 붉게 물들였고, 그 온기가 남아 있는 피가 피부에 닿는 순간 나장명의 몸이 절로 움찔했다! 한지훈은 북양왕으로 진정한 왕작이며, 그가 작은 시의 우두머리 따위를 처형하는 데는 어떠한 보고도 필요 없었다. 그것이 바로 북양왕의 특권이었다!그 순간, 나장명은 기어서 한지훈의 발 앞까지 다가가 외쳤다.“북양왕님! 저는 억울합니다! 저는 정말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그저 시독을 치료할 방법이 있다고 들어서 직접 확인하러 왔을 뿐입니다!”“만약 믿지 못하시겠다면, 강우연 아가씨께 물어보십시오! 저는 단 한 번도 그녀에게 단방을 내놓으라고 말한 적이 없습니다!”“제발 믿어주십시오! 저는 정말 천부성의 백성을 위할 생각뿐이었습니다!”나장명은 더 이상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낙씨 가문의 두 기둥이 이미 죽었으니, 이제 그들을 위해 함께 죽을 이유는 없었다.“변명할 필요 없다. 너희들이 내 아내의 단방을 강탈하려 했다면, 너는 그에 걸맞은 대가를 받을 것이다. 너희들이 가진 것 중에서 내가 탐낼 만한 것이 있다면, 지금 당장 내놔라. 그렇지 않으면, 여기서 단 한 명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한지훈의 말이 끝나자, 모두가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낙천산조차 죽였으니, 자신들의 목숨 따위가 대체 무슨 가치가 있단 말인가?비록 낙씨 가문의 사람이
“쾅!”한지훈의 발길질이 떨어지자, 낙천택은 전혀 저항할 수 없었다.그것은 단순한 오성 용급 천왕의 일격이 아니었으며, 한지훈은 주변 자기장을 조종하여 공간을 압박하는 무시무시한 위력을 보인 것이다!이 위압은 단순한 기세가 아닌, 공간 자체의 중력이 한꺼번에 내려앉는 것이었다.공기조차 무게를 가지는데, 하물며 수십 배로 강화된 자기장의 압박을 견딜 수 있겠는가?그 무시무시한 힘 앞에서 낙천택은 감히 저항조차 하지 못했다.굉음과 함께 낙천택의 몸에서 순식간에 피비린내가 진동하기 시작했다. “천택아!”낙천산은 핏덩이조차 남지 않은 낙천택을 보며 비통한 절규를 터뜨렸다.그러나 그의 눈물이 눈가를 벗어나기도 전에, 한 짝의 전투화가 이미 그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었다.“한지훈! 네가 도대체 무슨 짓을 하려는 거냐? 설마 나까지 죽이겠다는 거냐?!”낙천산은 붉어진 두 눈으로 이를 악물며 고개를 들었다.그는 한지훈이 감히 자신을 죽이지 못할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다.게다가 오늘 강우연을 노리고 온 것이 비단 천신종만이 아니었다.약종 전체의 팔 할 이상의 문파가 이 사건에 가담한 상태였으니, 만약 한지훈이 보복을 감행한다면 그는 약종 전체의 원한을 사게 될 것이다!“널 죽이면 안 되나?”한지훈은 냉정하게 대꾸했다.“너 혼자서 이 많은 사람을 상대할 수 있겠느냐? 오늘 여기에 누가 와 있는지 넌 알고 있나? 약종의 팔 할 이상이 이 일에 관여했고, 게다가 항산 약종의 제자들도 있다!”낙천산은 확신에 차서 말했다.그가 죽는다면 한지훈은 그 후로 약종 전체를 적으로 돌려야 할 것이고, 심지어 항산까지도 그를 적대할 것이었다!한지훈이 아무리 강하고, 북양왕이라는 칭호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무종의 세계에서는 그것이 절대적인 힘이 될 수 없었다.무종은 오직 실력으로 말하는 곳이었다!여기서는 국왕의 어명도 절대적인 권위가 될 수 없었다.설령 한지훈이 천하무적이라 해도, 그의 가족과 친지, 그의 아내와 자식들도 한지훈처럼 무적일 수 있을까?그렇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