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용왕사위: Chapter 101 - Chapter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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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화

공장 밖을 지키던 직원들은 놀라서 다리에 힘이 풀렸다.악명이 자자한 장해성이 바로 눈앞에 있었다.그의 등 뒤에는 백 명이 넘는 조폭들이 살기를 뿜으며 이쪽을 노려보고 있었다.매일매일 성실하게 일해서 밥벌이나 하는 노동자들 입장에서는 영화에서나 볼법한 장면이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겁에 질린 일부 직원들은 부리나케 도망쳤다.장해성은 느긋하게 담배를 피우며 뚜벅뚜벅 한지훈 일행에게 다가왔다. 그가 단추를 풀고 외투를 벗자 옆에 대기하고 있던 부하가 나와서 외투를 받았다.장해성은 각진 얼굴에 사나운 인상을 가지고 있었다.“후!”그는 하얀 담배연기를 내뿜으며 앞에 있는 공장 직원들에게 물었다.“내 애들 건드린 자가 누구지?”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직원들의 시선이 일제히 한지훈에게로 향했다.한지훈은 싸늘한 목소리로 대꾸했다.“나야. 내가 그랬어.”장해성은 한지훈을 힐끗 쳐다보더니 담배를 바닥에 던지며 말했다.“이놈 다리 두 개 부러뜨려서 내 앞에 무릎 꿇려. 어린 놈이 건방지네.”장해성이 살아온 인생에서 한지훈처럼 대드는 자들의 말로는 다 비슷했다.그의 뒤에서 쇠파이프를 든 장정들이 나오더니 험악한 표정으로 한지훈에게 달려들었다.소리를 들은 강우연은 다급히 공장 밖으로 달려 나왔다. 그 순간 그녀의 눈에 보인 건 한지훈을 향해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조폭이었다.“지훈 씨!”하지만 그 순간!요란한 소리와 함께 쇠파이프가 바닥에 떨어졌다.한지훈에게 달려들었던 네 명의 장정이 공중을 날아 바닥을 뒹굴었다. 한 명은 기절해서 정신도 못 차리고 있었다.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고 현장에 있던 모두가 경악했다.뒤에서 느긋하게 상황을 지켜보던 장해성은 제자리에 꿋꿋이 서 있는 한지훈을 보고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싸움 좀 하네? 그래도 혼자서 백 명은 무리지 않겠어?”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등 뒤에서 수십 명의 조폭들이 칼과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달려나왔다.한지훈은 피식 냉소를 짓고는 그들을 싸늘하게 노려보았다. 등골이 오싹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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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화

"장해성 잘 들어! 마지막 경고야! 무기 버리고 바닥에 엎드려!"스피커를 든 양규혁이 안쪽을 향해 소리쳤다.뒤늦게 도착한 지찬웅은 양규혁의 손에서 스피커를 빼앗아 들고 소리쳤다."장해성! 넌 오늘 이곳을 못 빠져나가! 당장 나와서 자수해!"불리한 상황에 처한 장해성의 얼굴도 창백하게 질렸다.그가 데려온 조직원들은 전부 바닥에 납작 엎드려 있었고 순식간에 안으로 들어온 무장경찰이 그들을 하나씩 끌고 나갔다.결국 그는 천천히 두 손을 머리위로 올리고 바닥에 엎드렸다.지찬웅은 성큼성큼 다가와서 장해성을 발로 걷어차고는 한지훈에게 다가가서 공손히 말했다."많이 놀라셨죠? 저는 서림 경찰서 서장 지찬웅이라고 합니다. 송 청장님의 명을 받고 달려왔습니다."한지훈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이며 대꾸했다."너무 늦은 거 아니에요?"그 말을 들은 지찬웅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그는 눈앞의 젊은 청년이 내뿜는 압도적인 카리스마에 완전히 기가 죽었다. 송호문이 왜 그렇게 호들갑을 떨었는지 이해가 가는 부분이었다.안에서 달려나온 강우연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한지훈에게 물었다."괜찮은 거죠?"한지훈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괜찮아. 여기 서장님까지 놈들 체포하러 오셨잖아. 조폭들 체포 현장에 직접 오시다니. 우리 입장에서는 감사한 일이지."강우연은 그제야 고개를 돌리고 지찬웅에게 허리를 꾸벅 숙여 인사했다."강우연이라고 합니다. 이 공장 담당자입니다. 정말 너무 감사해요. 형사님들이 제때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정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이었어요."지찬웅이 웃으며 말했다."우린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장해성은 우리 강력계에서 오래 쫓던 인물입니다. 덕분에 이번 기회에 오성파 놈들을 일망타진하게 되었네요! 공장이 입은 피해액은 저놈들이 변상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겠습니다."강우연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감사인사를 했으나 지찬웅은 오히려 한지훈 눈치를 살폈다.그는 한지훈이 고개를 끄덕인 뒤에야 뒤돌아서 현행범들을 끌고 공장을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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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화

털썩!이한승의 불호령에 정도현은 바로 바닥에 무릎을 꿇고 당황한 표정으로 물었다."이 회장님, 무슨 말씀인지 제대로 말씀해 주셔야죠. 제가 무슨 잘못을 했단 말입니까?"이한승은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추궁하듯 물었다."장해성 네가 데리고 있던 애새끼 아니야?"정도현은 곧장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 제가 부리던 애 맞습니다만… 그게 저랑 무슨 상관이란 말입니까?"말은 그렇게 해도 그는 스멀스멀 올라오는 불길한 예감을 느끼고 있었다.조금 전에 장해성이 잡혀갔다는 소식을 접하고 인맥을 동원해서 그를 빼내올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가 이번에는 사고를 쳐도 단단히 쳤다는 생각이 들었다.이한승은 짜증스럽게 정도현의 어깨를 걷어차며 으르렁거렸다."네 밑에 애새끼들이 그렇지! 여기서 가만히 기다리고 있어!"말을 마친 이한승은 곧장 정도현의 옆으로 가서 무릎을 꿇었다.정도현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경악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S시 재계의 거장, 하늘 같은 존재가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그는 비장한 표정으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정도현은 갑자기 머리가 어지럽고 귀에서 이명이 들렸다. 이한승이 누군가의 앞에 무릎을 꿇는 날이 올 줄 누가 알았을까?정도현은 무릎을 질질 끌고 이한승의 가까이 다가가서 말했다."이 회장님, 저 좀 살려주세요. 장해성 그 놈이 혼자 날뛴 거지 저는 아무것도 모른단 말입니다!"이한승은 허리를 곧게 세우고 두 눈을 감으며 말했다."나한테 말해도 소용없어. 그분이 오셔서 판결할 거야!"아니나 다를까, 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별장 밖에서 날카로운 엔진소리가 들려왔다.잠시 후, 차분한 걸음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내뿜으며 다가왔다.고개를 든 정도현의 눈에는 날카로운 인상을 가진 젊은 남자가 보였다. 그는 모든 것을 꿰뚫어 본다는 듯이 매서운 눈매로 정도현을 쏘아보고 있었다. 정도현은 저도 모르게 가슴이 쿵쾅거리고 온몸이 떨려왔다.어디서도 본 적이 없는 살기였다.한지훈의 뒤에는 건장한 체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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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화

얼굴 곳곳에 멍이 든 장해성은 자신이 모시던 형님과 S시 최고의 재벌 이한승이 바닥에 무릎을 꿇은 모습을 보고 깊은 절망감을 느꼈다."선생님, 제발 한번만 봐주세요! 제가 잘못했어요! 앞으로 다시는 그러지 않을게요! 제가 순간 정신이 나갔었나 봐요. 제발… 목숨만 살려주세요. 저도 돈 받고 한 일이란 말이에요…."장해성은 무릎을 질질 끌고 한지훈 앞에 다가가서 머리를 땅에 박았다.한지훈이 무심한 얼굴로 물었다."그래서 돈 주고 너한테 이런 일을 시킨 자가 누구지?"장해성은 사실 경과를 남김없이 실토했다."오찬그룹 오관우 사장이 1억 현금을 가지고 와서 저한테 부탁했습니다. 저는 일순간 돈에 눈이 멀어서… 제 말 전부 사실입니다! 전 아무것도 모르고 그랬어요! 살려만 주세요!""오관우?"익숙한 이름이 나오자 한지훈의 눈에 살기가 번뜩였다.그는 장해성을 내려다보며 차갑게 말했다."돈에 눈이 멀어 타인을 사지로 내몬 자는 살려둘 필요가 없지!"쾅!한지훈의 주변으로 살기가 치솟더니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장해성이 날아올랐다. 그는 끈 떨어진 연처럼 날아서 벽에 몸을 부딪히더니 벽을 부수고 저 멀리 나가떨어졌다.위력은 가슴뼈를 뚫고 오장육부에 가해지면서 장해성은 입에서 피를 뿜으며 바닥에 쓰러져 숨을 거두었다.그 모습을 지켜보던 정도현의 두 눈이 공포로 가득 찼다."죄송합니다, 선생님! 제가 애들 교육을 제대로 안 시켜서 이렇게 되었습니다. 제발 한 번만 살려주십시오. 앞으로 선생의 충실한 개가 되겠습니다."결국 겁에 질린 정도현은 자존심도 잊고 떨리는 목소리로 애원했다.한지훈은 싸늘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예전이었다면 당신도 죽었을 거야. 하지만 이 도시에 내가 아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내 일을 대신 처리해 줘야 할 사람이 필요해.""알죠, 알죠. 앞으로 이 정도현이를 노예처럼 부려주십시오. 대대손손 선생에게 충성하겠습니다!"마지막 기회라는 것을 직감한 정도현은 고개를 낮게 조아리며 충성을 맹세했다. 살면서 이렇게 생생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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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화

잠시 후, 오관우와 강희연은 돈 박스를 가지고 정도현의 별장을 찾았다."어떻게 오셨습니까?"입구를 지키던 경호원이 험악한 표정을 지으며 오관우를 가로막았다.오관우는 지극히 공손하게 대답했다."정 회장님 좀 만나러 왔습니다. 장해성 형님의 동생이라고 전하면 아실 거예요. 오찬그룹 오관우라고 합니다."문앞을 지키던 경호원은 싸늘한 눈빛으로 오관우를 훑어보고는 말했다."알았으니까 여기서 기다려요!"말을 마친 그는 바로 안채로 향했다.강희연은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 오관우에게 바짝 붙어 섰다.악명이 자자한 정도현 회장을 직접 만나는 건 처음이라 긴장되지 않을 수 없었다."관우 씨, 회장님이 우릴 만나줄까?"강희연이 조심스럽게 물었다.오관우는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걱정하지 마. 해성 형님 동생이라면 분명 만나는 주실 거야. 그리고 우리 오찬그룹도 S시에서는 꽤 잘나가는 기업이잖아."그들이 대화를 나누는 사이 아까 안채로 들어갔던 경호원이 다시 밖으로 나왔다.그의 뒤에는 야구방망이를 든 조폭들이 살기를 내뿜으며 다가오고 있었다. 오관우를 본 아까 그 경호원이 차갑게 말했다."회장님 지시다! 저 놈 잡아서 족쳐!"오관우가 예상치 못한 전개에 당황하는 사이 조폭들이 그를 에워싸더니 거침없이 방망이를 휘둘렀다."제발! 얼굴은 때리지 마세요! 뭔가 오해가 있으신 거 같은데 저 오관우예요! 오찬그룹 오 회장 아들이라고요. 정 회장님 만나러 왔어요. 저 해성 형님 동생이에요. 제발 멈춰요! 그만… 그만… 잘못했어요."바닥에 쓰러진 오관우는 손으로 머리를 감싸며 살려달라고 애원했다.하지만 상대는 조폭, 폭행을 휘두르는데 거침이 없었다. 그 뒤로 한참 동안 그의 처절한 비명소리가 조용한 산속에 메아리쳤다.겁에 질린 강희연은 다가가서 한 조폭의 손목을 잡고 소리쳤다."다들 그만해요! 사람 잘못 보셨어요! 이 사람 오찬그룹 후계자라고요. 뭔가 오해가 있으신 게 틀림없어요!"짝!조폭 남자가 짜증스럽게 그녀의 뺨을 후려치더니 인상을 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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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화

"아파 죽겠네! 젠장, 정도현 그 인간 미친 거 아니야?"차에 오른 오관우가 욕설을 내뱉으며 문을 닫으려는 순간, 너덜너덜한 상태로 차에 오른 강희연이 다짜고짜 그를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오관우 이 나쁜 자식아, 어떻게 날 버리고 혼자 도망갈 수 있어?"오관우는 지끈거리는 이마를 짚으며 진지하게 말했다."희연아, 내가 널 두고 도망간 게 아니라 그 인간들 나만 쫓아오면서 때리는 거 못 봤어? 그 상황에서 널 차에 태웠다가 너까지 다칠까 봐 그런 거지. 결국 내가 도망치니까 놈들도 그만뒀잖아."그 말을 들은 강희연은 산발이 된 머리를 뒤로 넘기고는 울먹이며 말했다."진짜? 난 그런 줄도 모르고… 관우 씨가 날 버리고 갈 리가 없는데. 내가 오해해서 미안해. 많이 아파?"오관우는 인상을 찡그리며 엄살을 부렸다."아야… 너무 아파!"강희연이 말했다."그 정도현 회장 노망난 거 아니야? 어떻게 사람을 만나주지도 않고 다짜고짜 패기부터 해?"오관우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말했다."중간에 뭔가 오해가 있었던 것 같아. 돌아가서 알아보면 알겠지. 일단 나 집에 좀 데려다줘."한편, 한지훈과 강우연의 집.한지훈은 평소처럼 저녁을 준비하고 있었고 고운이는 거실에서 퍼즐놀이를 하고 있었다.강우연은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왔다. 어디서 울었는지 눈은 새빨게져 있었고 볼에도 손바닥 자국이 있었다. 집으로 들어오자마자 그녀는 곧장 침실로 숨어버렸다.밥상을 다 차린 한지훈은 조심스럽게 침실 문을 노크했다."우연아, 나와서 밥 먹어."하지만 답은 돌아오지 않았고 조용히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한지훈은 미간을 확 찌푸리며 안으로 들어갔다. 강우연은 책상에 엎드려 울고 있었다."왜 그래?"힘겹게 몸을 일으킨 강우연은 억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아무 일 없으니까 나가서 밥 먹어요."식탁에 마주 앉은 강우연은 입맛이 없는지 깨작거렸다.한지훈이 고운이에게 눈짓하자 아이는 고개를 갸웃하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엄마, 무슨 일 있어? 눈이 왜 이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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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화

강우연은 흐르는 눈물을 손으로 쓱 닦고는 고운이한테 말했다."고운아, 배불리 잘 먹었어? 엄마랑 샤워하고 이제 잘까?"고운이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싫어! 고운이는 아빠랑 놀래!"강우연은 못 말린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아빠 오늘 피곤하시대. 내일 아빠랑 놀아."아이는 그제야 입을 삐죽이며 그녀의 품에서 나와 한지훈에게 다가가서 뽀뽀했다."아빠, 사실 엄마는 아빠를 정말 보고 싶어했어. 예전에 고운이 잠자기 전에 아빠 얘기를 많이 해줬거든. 엄마는 아빠가 슈퍼맨이라 돌아와서 엄마랑 고운이를 지켜줄 거라 했어. 아빠, 다시는 고운이랑 엄마 버리고 떠나지 마. 알겠지?"아이는 애처로울 정도로 긴장된 표정으로 한지훈을 바라봤다.한지훈은 그 모습에 울컥하며 눈물이 났다. 그는 서둘러 표정을 수습하고 아이의 볼을 꼬집으며 말했다."그래! 약속할게. 이제 절대 너랑 엄마 곁을 떠나지 않을 거야!"고운이는 힘껏 고개를 끄덕이고는 한지훈의 볼에 입을 맞추고 방긋 웃으며 강우연에게 말했다."엄마, 들었지? 아빠가 다시는 우리 버리고 안 떠난대."강우연은 급기야 입을 틀어막고 침실로 달려 들어갔다.아이는 입을 잔뜩 내밀고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한지훈에게 물었다."아빠, 엄마 오늘 왜 저래?"한지훈도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굳게 닫힌 방 문을 바라보았다.공장에 다녀온 뒤로 강우연은 마치 다른 사람처럼 낯설게 행동했다.깊은 밤, 정원으로 나온 한지훈은 담배를 물고 한참을 고민에 잠겼다. 반면 피곤에 지친 강우연은 고운이를 안고 잠이 들었다.조용히 침실 문을 열자 깊게 잠든 그녀와 고운이의 모습이 보였다. 한지훈은 다시 조심스레 방 문을 닫고 정원으로 나가 용일에게 전화를 걸었다."우연이 오늘 공장에서 무슨 일 있었어?"용일이 공손한 말투로 대답했다."장해성이 잡혀간 뒤로 사모님은 동서구 공장으로 가셨습니다. 강문복 일가가 관리하는 공장인데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네요."강문복 일가가 동서구 공장을 관리한다고?그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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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화

정도현은 싸늘한 표정으로 그에게 말했다."손영표, 내 앞에서 되도 않는 연기하지 마! 살고 싶으면 빨리 사실을 말해! 난 성격이 급해서 오래 기다려 줄 수 없어. 말 안 하고 버티다가 그분이 오시면 넌 죽은 목숨이야!""회장님…."그 말을 들은 손영표는 이마에 난 땀을 훔치며 잠시 고민했다.정도현은 주저하는 손영표에게 싸늘하게 한마디 하고 뒤로 물러섰다."어떻게 할지는 알아서 결정해!"손영표는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두려움에 떨었다. 천하의 정도현까지 겁낼 인물이면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분이기에!"회장님! 말할게요! 제발 그분께 잘 말씀드려 주세요! 전 이 일과 아무런 관련이 없어요! 강문복 이사랑 설해연 여사가 오늘 공장에 왔다가 강우연 씨랑 언쟁이 좀 있었어요. 강 이사가 강우연 씨를 때리면서 더 이상 그들을 자극하지 말라고 협박했어요. 저는 그냥 옆에서 듣기만 했어요! 제가 끼어들 자리가 아니었다고요!"조급해진 손영표는 곧바로 사실을 털어놓았다."아까 처음에 물어봤을 때는 왜 얘기하지 않았지? 이미 늦었어! 여기서 그분이 오실 때까지 기다려!"정도현이 차갑게 말했다.손영표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고는 바닥에 머리를 박았다.그리고 이때, 입구에서 훤칠한 키의 젊은 남자가 차가운 아우라를 뿜으며 다가왔다.한지훈이 들어오자마자 정도현은 직접 의자를 찾아 그가 앉을 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그 모습에 손영표는 당황했다."당신이 손영표 공장장?"자리에 앉은 한지훈에게서 풍기는 압도적인 카리스마에 손영표는 숨이 올라오지 않았다."네. 제가 손영표입니다."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공손히 대답했다.그는 팔짱을 끼고 싸늘한 말투로 물었다."아까 밖에서 다 들었어. 강문복 부부가 우리 집사람을 괴롭혔다지?"손영표는 말까지 더듬으며 대답했다."네! 오늘 갑자기 공장에 찾아오셔서는 1억을 내놓으며 강우연 씨의 지시를 무시하라고 했어요. 마침 강우연 씨도 공장에 왔다가 세 명이서 언쟁을 벌였는데 강 이사가 강우연 씨의 귀뺨을 때렸어요."손영표는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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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화

안으로 들어온 한지훈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저녁에 좀 과식했더니 소화가 안 돼서 산책 좀 하고 왔어."그는 그녀에게 다가가서 가녀린 그녀의 손을 잡았다. 강우연은 쑥스러운지 얼굴을 붉히며 손길을 피했다."들어왔으면 일찍 쉬어요."그녀는 일어서서 침실로 걸어가다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한참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앞으로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할게요. 제발 부탁인데 더 이상의 개입은 하지 말아주세요. 부탁할게요."한지훈은 굳게 닫힌 방 문을 바라보며 쓴 미소를 지었다. 소파에 앉으니 테이블 위에 놓인 강우연과 고운이의 사진이 보였다. 공원에서 찍은 사진이었는데 연이 하늘을 날고 있었고 고운이는 비누방울을 불며 활짝 웃고 있었다. 사진 속 두 모녀는 무척이나 행복해 보였다.한지훈은 사진을 손에 들고 눈시울을 붉혔다."우연아, 고운아, 걱정하지 마. 이제 더 이상 고생하지 않게 해줄게."다음 날.강문복 일가는 아침 일찍 회사로 나왔다.강희연은 높은 하이힐에 가슴골을 드러내는 검은색 H라인 원피스를 입고 요염한 자태를 뽐냈다.그녀는 곧장 강우연의 사무실로 들어가서 책상을 쾅 치며 강우연에게 따지듯 소리쳤다."강우연, 어떻게 된 거야? 잘 돌아가던 동서구 공장이 왜 갑자기 생산을 중단했지? 여기 네 담당 아니었어? 지금 시간이 얼마나 귀한지 알아? 하루만 지체해도 손실이 어마어마해! 그런 판단으로 무슨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당장 물러나는 게 모두를 위해 좋지 않아?"강우연은 다급히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언니, 미안해. 안 그래도 거기 다시 들를 예정이었어."말을 마친 강우연이 핸드백과 서류를 준비해서 자리에서 일어서는데 강희연이 우악스럽게 그녀의 팔목을 잡더니 다짜고짜 귀뺨을 날렸다. 그녀는 강우연의 코앞에 대고 삿대질하며 욕설을 퍼부었다."가긴 어딜 가? 네가 가서 뭘 할 수 있어? 오늘은 협상 따위 하러 온 게 아니야! 당장 공장들 생산라인 통제권을 나한테 넘겨! 넌 백화점 건설 현장 관리나 맡아. 다른 건 다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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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화

비서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밖에서 작업복을 입은 거친 인상의 사내들이 문을 비집고 안으로 들어왔다. 그들은 돈이 담긴 박스를 바닥에 던지며 큰소리로 말했다."강 이사! 손 공장장께서는 당신들의 똥내 나는 돈이 필요 없다고 말했소! 우리 공장은 강우연 씨의 지시에 철저히 따르기로 했소! 그러니 더 이상 귀찮게 하지 마시고 이 돈 도로 가져가시오!"말을 마친 사내들은 싸늘한 눈빛으로 직원들을 쏘아보고는 기세등등하게 사무실을 나갔다.강문복 일가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밖에서 업무를 보고 있던 직원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뭐야? 강 이사님이 돈으로 손 공장장을 매수하려 시도했어?""강우연 하나 저격하겠다고 이런 비열한 수를 쓰다니! 강 이사님 그렇게 안 봤는데 실망이야.""세상에 착한 재벌이 어디 있어? 강희연 실장도 봐. 평소에 우리 같은 아랫사람들을 벌레만도 못하게 취급하잖아? 난 애초에 저 인간들이 그런 사람인 걸 알고 있었어."강문복은 수치심에 이를 갈며 소리쳤다."뭣들 하는 거야? 당장 입 다물고 일 안 해? 이상한 소리 떠드는 새끼들 다 해고야!"말을 마친 그는 문을 쾅 닫고 바닥에 떨어진 현금 박스를 힐끗 보고는 매섭게 으르렁거렸다."강우연, 이렇게 나온다 그거지? 손영표 이 자식은 어제는 좋아서 돈 받아 처먹고는 오늘 바로 나 몰라라 하네?"강희연은 조바심이 나서 발을 동동 굴렀다."아빠, 이제 어떡해? 강우연 이년은 도대체 무슨 수로 손영표를 구워삶았지? 설마 둘 사이에 말할 수 없는 비밀이라도 생긴 거야?"강문복이 눈을 부릅뜨며 통탄하듯 말했다."그랬겠지! 그년 그거 얼굴이랑 몸매만 믿고 손영표 늙다리에게 달라붙은 거 같아. 희연아, 당장 공장에 사람 보내서 알아봐. 강우연이 손영표랑 바람난 증거를 가져와. 이사회에서 내가 저들 얼굴도 들지 못하게 해주겠어!""알았어!"강희연은 곧장 공장에 사람을 파견했다.한편, 30분 전에 강우연의 연락을 받은 손영표는 생산 라인을 일단 모두 중지시켰다.모든 공장 직원들은 대문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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