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Chapter 571 - Chapter 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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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1화

“하하... 안 부장관님이 오셨어. 우리 조씨 가문도 드디어 살 길이 생겼어.”“안 부장관님이 계시는데 선우희재가 계속 나댈 수 있는지 어디 한번 보자고!”안정양이 모습을 드러내자 조씨 가문 사람들은 정신이 번쩍 들었고 더할 나위 없이 기쁜 얼굴이었다.조금 전 선우희재에게 눌려 고개도 들지 못했는데 드디어 기를 펼 수 있게 되었다.호풍장군이면 또 어떤가? 고작 3품일 뿐인데.부장관은 종2품인데다가 병권까지 손에 쥐고 있어 웬만한 직급은 다 쥐락펴락할 수 있었다.안 부장관 앞에서 천재라 불리는 선우희재라 할지라도 고개를 숙여야 한다.“셋째야, 정말로 안 부장관님을 모셔왔구나. 역시 대단해.”조군해의 입이 귀에 걸릴 지경이었다.“형님, 그건 아니죠. 안 부장관님께서는 어쩌면 우리 아들의 신분 때문에 오신 걸지도 모릅니다.”조군표가 자신만만한 얼굴로 말했다.“일리가 있어요. 일명이는 범표사 출신인데다가 뒤에 전쟁의 여제까지 있어 앞날이 아주 창창하죠. 안 부장관님은 인재를 아끼는 마음에 오신 게 틀림없어요.”조윤지가 맞장구를 쳤다.“그래그래... 일명이야말로 우리 조씨 가문에서 가장 훌륭한 천재지.”조군해가 크게 웃었다.조씨 가문의 힘만으로 안정양을 불러 선우희재와 맞선다는 건 확실히 어려웠다. 하지만 홍연 전쟁 여제라면 말이 또 달라진다.“흥, 선우희재가 오늘 얼마나 더 나댈 수 있는지 한번 보자고.”사람들이 치켜세우자 조일명의 어깨가 한껏 올라갔다. 그는 이 공로를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들였고 조군수도 딱히 반박하지 않았다.이 상황을 해결할 수만 있다면 누가 모셔왔든지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생일 연회에 호풍장군은 무슨 병사를 이리도 많이 데려왔어요?”안정양이 천천히 다가와 싸늘하게 물었다. 양측의 호위병들은 서로 대치하고 있었고 곧 폭발할 것 같은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돌았다.“안 부장관님과 상관이 없는 일이니 끼어들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선우희재가 덤덤하게 말했다. 상대의 관직이 그보다 높아도 선우희재는 전혀 두려워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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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2화

“네가 아니면 누구야?”조씨 가문 사람들은 더욱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대체 누가 무슨 재주로 황보용명 어르신까지 모신 거죠?”조군수는 다시 한번 고개를 내저었다. 황보용명이 이 자리에 나타날 거라고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선우희재, 내가 너의 병사를 막을 수 없을 것 같아?”우뚝 서 있는 황보용명의 기세가 대단했다. 그냥 서 있기만 할 뿐인데도 마치 커다란 산이 짓누르고 있는 것 같아 숨조차 제대로 쉴 수가 없었다.특히 선우희재의 뒤에 서 있는 병사들은 총을 쥐고 있던 손을 저도 모르게 부들부들 떨었다. 무도 마스터의 위압감을 아무나 다 당해낼 수 있는 건 아니었다.“뭐야?”그 순간 줄곧 덤덤한 표정이던 선우희재가 눈살을 찌푸렸다.‘막을 수 있냐고? 당연히 있지.’무도 마스터 경지의 강자는 이미 인간을 넘어섰고 혼자서 만 명도 충분히 상대할만한 실력을 지녔다. 하여 그가 데려온 병사들을 아주 손쉽게 해결할 수 있었다.그리고 무엇보다 황보용명은 실력이 강할 뿐만 아니라 세간에서의 지위도 아주 높았다. 강남의 10만 무사들 중에 감히 그의 명령을 거역할 자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어르신, 이건 저와 조씨 가문의 개인적인 원한이에요. 어르신은 간섭하지 말았으면 합니다.”선우희재는 비굴하지도, 겁먹지도 않은 태도로 말했다.“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이 있으면 도와줘야지. 오지랖이 넓은 내가 오늘 마침 이런 일을 목격했는데 모른 척해서야 되겠어?”황보용명이 덤덤하게 말했다.“조씨 가문 때문에 우리 선우 가문과 등을 돌리겠다는 말씀입니까?”선우희재가 두 눈을 가늘게 떴다.3대 가문인 두 가문은 각자 장점이 있고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단지 그저 얼굴을 붉히고 싶지 않을 뿐이다.“내가 빚진 게 있어서 오늘 반드시 갚아야 하거든. 두 가문 사이에 무슨 원한이 있든 그건 나중에 다시 얘기하도록 해. 아무튼 지금은 여기서 소란을 피워선 안 돼.”황보용명이 경고했다.“어르신, 만약 제가 물러서지 않겠다면요?”선우희재가 되물었다.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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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3화

“물러설 거야, 말 거야?”황보용명은 거만하게 서서 위압감을 뽐냈다.“선우희재 씨, 적당히 해요.”안정양은 앞으로 다가와 황보용명과 나란히 섰다.안정양 혼자였더라면 선우희재를 당해내기 어려웠겠지만 전 무림 맹주의 세력이 더해지면 선우희재에게 겁을 주기에는 충분했다.선우희재도 바보가 아닌 이상 물러서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선우희재가 밀리는데?”“두 거물이 손을 잡았는데 누가 버틸 수 있겠어?”“조씨 가문의 영향력이 이 정도로 대단할 줄은 몰랐어. 선우희재마저 진퇴양난에 빠지다니.”매섭게 몰아붙이는 두 사람을 보며 사람들은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선우희재가 훌륭하고 배경도 어마어마하며 심지어 조씨 가문 족장의 생일 연회를 대놓고 망쳐도 나서서 뭐라 할 사람이 없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안정양과 황보용명이 힘을 합쳐 압력을 가한다면 아무리 어마어마하고 훌륭하다고 해도 고개를 숙이고 물러서야 한다.“두 분 오늘 저와 끝장을 볼 생각인가 봐요? 하지만 절 물러서게 하는 건 쉽지 않을 겁니다.”선우희재의 낯빛이 점점 싸늘해졌다. 젊은 나이에 높은 자리에 앉은 그가 인맥이 없을 리가 있겠는가?“상황의 흐름을 잘 알아야 뛰어난 인물이 될 수 있어요. 똑똑한 사람은 절대 무리하지 않죠.”안정양이 덤덤하게 말했다.“지금 세력을 믿고 몰아붙이겠다는 거죠? 좋습니다. 그럼 누가 누굴 제압하는지 한번 보죠.”선우희재는 갑자기 휴대 전화를 꺼내 누군가에게 문자를 보냈다.잠시 후, 문밖에서 질서정연한 발걸음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고 쿵쿵하는 소리가 사람의 가슴을 두드리는 것 같았다. 곧이어 조씨 가문의 집사가 혼비백산한 얼굴로 헐레벌떡 뛰어오며 소리를 질렀다.“족장님, 큰일 났어요! 밖에 한 무리 사람들이 쳐들어왔어요.”“한 무리?”조군수는 잔뜩 찌푸린 얼굴로 다급하게 물었다.“누가 이끌고 왔어?”“나야.”우렁찬 목소리와 함께 장군복 차림에 우람한 체격의 중년 남자가 한 팀을 이끌고 위풍당당하게 걸어 들어왔다.남자를 본 순간 안정양의 표정이 살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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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4화

“2대2면 우리도 뒤지지 않아요.”황보용명이 덤덤하게 말했다.“맹주님, 아무래도 2대1 같은데요? 안 부장관이 이 진흙탕 싸움에 끼어들 생각이 있는지 먼저 물어보세요.”강동국이 의미심장하게 말했다.“뭐라고요?”황보용명은 고개를 돌렸다. 안정양의 안색이 어둡고 한마디도 하지 않는 걸 보니 중도에 물러날 생각인 게 틀림없었다.안정양에게 선우희재 한 사람과 맞서 싸울 실력은 그래도 있었다. 하지만 강동국까지 합세한다면 그건 또 별개 문제다. 게다가 조씨 가문과의 친분도 그리 깊지 않아 굳이 자신의 앞날까지 희생하면서 도와줄 필요가 없었다.안정양의 침묵에 조씨 가문 사람들의 표정이 잿빛이 되었다. 안 부장관이 이대로 물러선다면 조씨 가문은 이 고비를 넘기기 어려워진다.“족장님, 오늘 족장님의 계획에 놀란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아직은 부족해요. 인제 어떡하실 생각인가요?”선우희재는 고개를 살짝 들고 조군수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강동국이 힘을 보탠다면 황보용명 혼자서는 결코 조씨 가문을 구할 수 없다.조군수는 말없이 미간을 잔뜩 찌푸렸고 얼굴에 수심이 가득했다.오늘 정녕 선우 가문에 고개를 숙여야 한단 말인가?“호풍장군, 할 얘기 있으면 말로 해요. 굳이 이렇게까지 할 필요 있나요?”상황이 뜻대로 돌아가지 않자 조군해가 나서서 수습하려 했다. 조금 전까지의 당당함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더 이상 화를 입고 싶지 않으면 수그러드는 수밖에 없다.“말로 할 수는 있어요. 하지만 조건이 더 있어요.”선우희재가 덤덤하게 말했다.“무슨 조건이죠?”조군해가 물었다.“저 자식의 목숨을 가져갈 겁니다.”선우희재가 갑자기 유진우를 가리키며 생각지도 못한 말을 내뱉었다.‘천민 주제에 우리 선우 가문의 위엄에 도발했으니 대가를 치러야지. 오늘 저 녀석을 죽이는 걸로 다른 사람에게 경고를 할 거야!’“그건...”조군해의 표정이 굳어졌고 저도 모르게 옆에 있는 조군수의 눈치를 살폈다. 조군수는 당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아무 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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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5화

“하 총독? 하 총독님이 오셨어?”“세상에나! 총독님까지 친히 오시다니, 하늘이라도 무너지려나?”“대체 누구야? 누가 총독님까지 모신 거야?”중년 남자의 등장에 현장 전체가 발칵 뒤집혔다.눈앞에 나타난 이 사람은 총독이자 남성 전체의 군정 대권을 쥔 인물이며 1품에 속한다. 그야말로 진정한 지방 수석 장관이다.발만 굴러도 서울을 뒤흔들 수 있는 존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강 장관이든 호풍장군이든 그의 앞에서는 명함도 내밀지 못한다.“총독님이 왜 오셨지? 설마 선우희재가 모신 거야?”“망했어, 망했어... 우리 조씨 가문 이젠 완전히 망했어.”“저분은 남성의 일인자신데 누가 감히 저분과 맞서 싸우겠어?”조씨 가문의 진영이 떠들썩해졌고 하나같이 절망적이고 겁에 질린 얼굴들이었다. 그들은 당연히 총독을 모실 재간이 없다. 그렇다면 선우희재의 지원군일 가능성밖에 없다.그런데 그 시각 조씨 가문 사람들만 충격에 빠진 게 아니라 선우희재도 경악한 얼굴이었고 영문을 알지 못했다. 사실 선우희재와 하 총독은 그렇다 할 친분이 딱히 없었다.“아니, 저분은...”상대의 얼굴을 확인한 후 줄곧 덤덤하던 유진우의 표정도 살짝 흔들렸다. 그의 관직 때문에 놀란 게 아니라 전에 만난 적이 있는 지인이었기 때문이다. 바로 하지원의 아버지 하용만이었다.며칠 전 병원에서 만났을 때는 하용만의 신분을 알지 못했다. 그런데 그가 총독이자 남성 전체를 거스르는 지방 수석 장관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어머, 총독님, 무슨 바람이 불었기에 총독님까지 친히 발걸음을 하셨어요?”잠깐 넋을 놓았다가 정신이 번쩍 든 강동국은 재빨리 활짝 웃으며 다가가 인사했다. 눈앞의 이분은 강동국의 가장 높은 상사였다.“강동국, 방금 내 사람들을 전부 내쫓겠다고 했어? 사실이야?”하용만이 담담하게 물었다.“오해입니다... 전부 오해예요.”강동국이 비굴하게 웃었다.“총독님의 근위병이라면 제가 맞이해도 모자랄 판에 내쫓는다니요.”“그래?”하용만이 주변을 두리번거렸다.“그럼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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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6화

“그래? 그런 일이 있었어?”하용만의 시선이 조군수에게 머물렀다.“예전에 혼약을 맺은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금 문제가 생겨서 다시 상의해야 해요.”조군수가 솔직하게 대답했다.“문제가 있으면 앉아서 천천히 의논하면 될 것을 왜 이렇게 분위기를 살벌하게 하고 그래?”하용만이 불만을 드러냈다.“제가 의논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라 조씨 가문에서 아예 체면을 세워주지 않아요.”선우희재가 말했다.“결혼은 남녀가 서로 원해서 하는 거죠. 병사까지 데리고 와서 결혼을 강요하는 건 강도질이나 다름없지 않아요?”조선미가 갑자기 목청을 높였다.“아주 맞는 말이네. 결혼은 남녀가 서로 동의해야지. 상대가 싫다고 하면 넌 강요할 자격이 없어.”하용만도 조선미의 말에 동의했다.그의 말에 선우희재는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상대의 태도를 보니 조씨 가문의 편에 서겠다는 마음이 확고한 것 같다.“총독님, 조씨 가문이 대체 총독님께 뭘 주셨습니까? 제가 10배 드릴게요.”선우희재가 한마디 불쑥 던졌다.“무엄하다!”하용만의 낯빛이 어두워지더니 매섭게 호통쳤다.“선우희재, 너 날 대체 뭐로 본 거야? 탐관오리? 썩어 문드러진 간신?”“그럴 리가요. 희재 장군이 실수했나 봐요. 부디 화를 가라앉히세요, 총독님.”강동국이 상황을 수습하려 했다.“젊고 혈기 왕성해서 그런지 위아래도 모르는구나! 당장 네 사람들을 데리고 꺼져!”하용만이 무섭게 몰아붙였다. 원래는 상대의 체면을 남겨주려 했지만 호의도 모르고 나댈 줄은 생각지 못했다.“희재 장군, 오늘은 이만하고 무슨 일이 있으면 나중에 다시 얘기해요.”강동국이 선우희재에게 눈치를 줬다. 총독 앞에서 두 사람이 힘을 합쳐도 그를 당해낼 수가 없었다.선우희재의 천부적인 재능이 뛰어나고 앞날이 창창한 건 사실이지만 하용만과 맞서 싸우기에는 아직 한참 부족했다.“총독님, 정말 조씨 가문을 도우실 겁니까?”선우희재가 실눈을 뜨고 물었다.“그래. 아무도 조씨 가문을 건드릴 수 없어. 불만이 있으면 언제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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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7화

그 생각에 조군수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고 재빨리 고개를 돌려 유진우를 쳐다보았다. 그의 표정은 한없이 덤덤하기만 했고 마치 아웃사이더 같았다. 하지만 그럴수록 그를 더 가늠할 수 없었다.자세히 생각해보면 유진우가 선우희재와 싸운 그 순간부터 조씨 가문의 상황이 역전하기 시작했다.그렇다면 지금까지 눈앞의 젊은이가 이런 상황을 만들었다는 말인가?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실로 무서운 사람이 아닐 수 없다.“족장님, 전 다른 일이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하용만은 인사를 마친 후 자리를 떠났다. 유진우의 신분을 밝히지 않은 건 혹시라도 그에게 귀찮은 일이 생길까 걱정돼서였다. 굳이 얘기하지 않아도 되는 말은 아껴도 좋다.“더 싸울 일이 없는 것 같으니 저도 이만 가보겠습니다.”황보용명은 유진우를 쳐다보고는 성큼성큼 자리를 떠났다.“족장님, 나중에 또 봐요.”안정양은 두 주먹을 가슴 앞에 맞잡고 예를 표한 후 따라나섰다.거물들이 다 떠나자 연회장 안이 더욱 떠들썩해졌다. 하객들은 이러쿵저러쿵 수군거렸고 조씨 가문 자제들도 이런저런 추측을 늘려놓았다.“아빠의 체면이 이렇게나 대단할 줄은 몰랐어요. 맹주님과 하 총독님까지 모셔오다니, 정말 대단해요!”조선미는 환하게 웃으며 다가갔다.두 거물이 뒷받침해주고 있으니 선우희재도 더는 결혼을 강요하지 못할 것이다. 그녀도 드디어 한시름을 놓을 수 있게 되었다.“셋째야, 그동안 계속 숨기고 있었던 거야? 이 형이 이번에 제대로 한 수 배웠어.”그때 조군해 일행도 다가왔다. 하나같이 흥분한 얼굴로 어깨를 들먹였다.하 총독과 전 무림 맹주가 있는 한 조씨 가문은 앞으로 무슨 일이든 순조로워질 것이다.“큰형님, 저 아니에요. 제가 무슨 재간이 있어서 그분들을 모시겠어요.”조군수는 고개를 내저었고 전혀 우쭐거리지도 않았다.“너 아니면 누구야?”조군해는 어안이 벙벙했다.“저도 누군지 알고 싶어요...”조군수는 아래턱을 어루만지며 유진우를 쳐다보더니 의미심장하게 물었다.“진우 씨, 대체 누가 이런 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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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8화

조윤지가 쌀쌀맞게 말했다.“스스로 큰 재간이 없으니까 일명이 잘 되는 걸 질투하는 거지. 넌 정말 속이 좁아. 일명이의 실력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어디 한번 말해봐. 여기 있는 조씨 가문의 자제들 중에 누가 그분들을 모실 수 있는지?”“그건...”조선미는 말을 잇지 못했다.관직을 놓고 보면 조일명은 조씨 가문의 젊은 세대 중에서 가장 훌륭한 건 사실이었다.“왜? 할 말이 없어? 일명이가 너보다 훌륭하다는 걸 인정하는 게 그렇게 어려워?”조윤지는 대놓고 조선미를 비웃었다.“선미야, 오늘 네가 화를 면할 수 있었던 건 다 내 덕이야. 그러니까 앞으로는 나에게 잘해.”조일명이 약을 올리자 조선미는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조일명과 조윤지 둘이서 그녀를 몰아세웠다.“당신 덕이라고요? 볼 덕이라도 있어요?”조선미가 비웃음을 당하자 유진우가 언짢은 기색을 드러냈다.“그분은 1품 총독이지만 당신은 고작 6품 장교에 불과해요. 신분이 천지 차이인데 당신 때문에 왔다고 하는 건 대체 무슨 근거죠?”“흥! 나 때문이 아니면 너 때문이야?”조일명이 하찮다는 듯이 말했다.“맞아요. 내 체면을 봐서 온 거예요.”유진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말에 사람들은 잠깐 놀라는가 싶더니 마치 우스갯소리라도 들은 것처럼 크게 웃었다.“하하...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해?”“유진우, 네까짓 게 뭔데? 무슨 자격으로 총독님을 움직여?”“흥, 자기 주제도 모르고 나대는구나.”조씨 가문 사람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유진우를 비웃었고 마치 멍청이를 쳐다보듯 했다.아무것도 없는 돌팔이 의사가, 여자에게 빌붙어 사는 기생오라비가 무슨 배짱으로 저런 막말을 내뱉는단 말인가?“진우 씨, 정말 하 총독님과 아는 사이예요?”조선미가 경악한 얼굴로 물었다.“며칠 전에 총독님 사모님의 목숨을 살려준 적이 있거든요. 그래서 총독님께서 신세 진 걸 갚으러 왔다고 한 거예요.”유진우가 사실대로 말했다.“너에게 신세 졌다고? 하하... 잘난 척하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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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9화

“다들 웃기 좋아하잖아요? 어디 한번 계속 웃어봐요.”유진우가 영패를 꺼내며 질문을 던졌다.조일명은 순간 얼어붙었고 조윤지도 두 눈이 휘둥그레졌으며 나동수 등 3인은 더 말할 것도 없이 충격에 빠졌다.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상 위에 놓인 은색 영패에 쏠렸다. 그들은 경악한 얼굴로 뚫어지게 쳐다보았고 얼굴에 웃음기라곤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다.황보 가문의 객경령은 수많은 사람들이 꿈에 그리는 보물과도 같은 존재다. 이 영패만 손에 쥐고 있으면 황보 가문이 뒷받침해주고 있다는 뜻이고 심지어 황보 가문의 여러 자원까지 동원하여 쓸 수 있다.이 객경령의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가치가 어마어마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문제는 이 귀한 보물이 왜 유진우의 손에 있냐는 것이다. 설마 진짜로 황보용명의 목숨을 구해줬단 말인가?그 생각에 유진우를 쳐다보는 사람들의 눈빛이 사뭇 달라졌다.“말... 말도 안 돼요. 당신이 어떻게 황보 가문의 객경령을 갖고 있을 수 있죠?”조윤지는 도무지 이 상황이 믿어지지 않았다.“난 이미 정확하게 얘기했으니 더는 같은 말을 반복하고 싶지 않아요.”유진우가 무덤덤하게 말했다. 두 사람이 조선미를 조롱하지만 않았어도 영패를 꺼내지 않았을 것이다.“조윤지, 어때? 아직도 내 남자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자신감이 생긴 후 이번에는 조선미가 그녀를 비난했다. 조금 전 비웃음을 당했던 걸 인제야 그대로 갚아줄 수 있게 되었다.“흥, 너무 우쭐거리지는 마. 객경령이 있다고 해도 아무것도 설명하지 못해.”조윤지의 낯빛이 어두워졌다.“맞아!”조일명도 나서서 맞장구를 쳤다.“네 신분에 어떻게 황보 가문의 객경령을 얻을 수 있겠어? 이 객경령은 가짜인 게 틀림없어!”“가짜라고?”그의 말에 뭇사람들은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눈치만 보았다. 객경령은 황보 가문의 얼굴이나 다름없다. 그런 객경령을 위조한다는 건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는 일이다.“조일명, 헛소리 지껄이지 마!”조선미가 예쁜 두 눈을 부릅떴다.“이 영패 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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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0화

“맞아요. 황보 가문의 객경령은 엄청 단단해서 절대 망가지지 않아요. 짝퉁이니까 이리 쉽게 망가지죠.”조윤지가 나서서 힘을 보탰다.그녀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결국 가짜였구나. 깜짝 놀랐네.”“정말 파렴치한 놈이야. 허세 한번 부리겠다고 객경령까지 위조하다니, 간덩이가 부어도 아주 단단히 부었어.”“흥, 일명 도련님이 통찰력이 있어서 저 자식의 본색을 까발렸기에 망정이지, 안 그러면 우리 다 속을 뻔했어.”유진우를 비난하는 사람이 점점 많아졌다. 그들은 아무 존재감 없는 유진우보다 재벌 도련님인 조일명을 더욱 믿었다.한 사람이 성공하기 전에 아무리 옳은 소리를 해도 아무도 믿지 않지만 성공한 후에는 헛소리를 지껄여도 진리라고 받아들인다.“조일명 씨, 당신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대놓고 객경령을 망가뜨렸어요. 결과가 어떨지 생각해봤어요?”유진우가 싸늘하게 말했다.“결과? 하하... 짝퉁으로 다른 사람을 속이려 한 주제에 되레 큰소리를 쳐? 난 그저 하늘을 대신하여 정의를 실행했을 뿐이야.”조일명이 또박또박 말했다.“맞아요! 당신에게 책임을 묻지 않은 것만 해도 고마워해야 할 판에 무슨 낯짝으로 큰소리를 쳐요?”조윤지가 씩씩거렸다.“두 사람 적당히 해!”조선미는 화가 슬슬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 그녀는 유진우의 말이라면 거의 백 퍼센트 믿었다. 하여 조일명의 조금 전 행동은 완전히 사실 왜곡이고 일부러 모함한 거라고 생각했다.“됐어, 다들 그만해. 가족끼리 여기서 언성을 높이면 어떡해?”조군해가 제때 나서서 말렸다. 수많은 하객 앞에서 젊은 세대들이 싸우기라도 한다면 조씨 가문의 체면이 뭐가 되겠는가?“유진우, 큰아버지의 체면을 봐서 더 따지지는 않겠어.”조일명은 앞으로 다가가 망가진 영패를 건네며 조롱 섞인 말투로 말했다.“자, 짝퉁은 돌려줄게.”“진짜인지 가짜인지 당신이 잘 알겠죠.”유진우가 덤덤하게 말했다.“하하...”조일명이 갑자기 웃더니 유진우의 귓가에 대고 두 사람만 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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