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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8화

조윤지가 쌀쌀맞게 말했다.

“스스로 큰 재간이 없으니까 일명이 잘 되는 걸 질투하는 거지. 넌 정말 속이 좁아. 일명이의 실력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어디 한번 말해봐. 여기 있는 조씨 가문의 자제들 중에 누가 그분들을 모실 수 있는지?”

“그건...”

조선미는 말을 잇지 못했다.

관직을 놓고 보면 조일명은 조씨 가문의 젊은 세대 중에서 가장 훌륭한 건 사실이었다.

“왜? 할 말이 없어? 일명이가 너보다 훌륭하다는 걸 인정하는 게 그렇게 어려워?”

조윤지는 대놓고 조선미를 비웃었다.

“선미야, 오늘 네가 화를 면할 수 있었던 건 다 내 덕이야. 그러니까 앞으로는 나에게 잘해.”

조일명이 약을 올리자 조선미는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조일명과 조윤지 둘이서 그녀를 몰아세웠다.

“당신 덕이라고요? 볼 덕이라도 있어요?”

조선미가 비웃음을 당하자 유진우가 언짢은 기색을 드러냈다.

“그분은 1품 총독이지만 당신은 고작 6품 장교에 불과해요. 신분이 천지 차이인데 당신 때문에 왔다고 하는 건 대체 무슨 근거죠?”

“흥! 나 때문이 아니면 너 때문이야?”

조일명이 하찮다는 듯이 말했다.

“맞아요. 내 체면을 봐서 온 거예요.”

유진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말에 사람들은 잠깐 놀라는가 싶더니 마치 우스갯소리라도 들은 것처럼 크게 웃었다.

“하하...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해?”

“유진우, 네까짓 게 뭔데? 무슨 자격으로 총독님을 움직여?”

“흥, 자기 주제도 모르고 나대는구나.”

조씨 가문 사람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유진우를 비웃었고 마치 멍청이를 쳐다보듯 했다.

아무것도 없는 돌팔이 의사가, 여자에게 빌붙어 사는 기생오라비가 무슨 배짱으로 저런 막말을 내뱉는단 말인가?

“진우 씨, 정말 하 총독님과 아는 사이예요?”

조선미가 경악한 얼굴로 물었다.

“며칠 전에 총독님 사모님의 목숨을 살려준 적이 있거든요. 그래서 총독님께서 신세 진 걸 갚으러 왔다고 한 거예요.”

유진우가 사실대로 말했다.

“너에게 신세 졌다고? 하하... 잘난 척하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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