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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6화

“그래? 그런 일이 있었어?”

하용만의 시선이 조군수에게 머물렀다.

“예전에 혼약을 맺은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금 문제가 생겨서 다시 상의해야 해요.”

조군수가 솔직하게 대답했다.

“문제가 있으면 앉아서 천천히 의논하면 될 것을 왜 이렇게 분위기를 살벌하게 하고 그래?”

하용만이 불만을 드러냈다.

“제가 의논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라 조씨 가문에서 아예 체면을 세워주지 않아요.”

선우희재가 말했다.

“결혼은 남녀가 서로 원해서 하는 거죠. 병사까지 데리고 와서 결혼을 강요하는 건 강도질이나 다름없지 않아요?”

조선미가 갑자기 목청을 높였다.

“아주 맞는 말이네. 결혼은 남녀가 서로 동의해야지. 상대가 싫다고 하면 넌 강요할 자격이 없어.”

하용만도 조선미의 말에 동의했다.

그의 말에 선우희재는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상대의 태도를 보니 조씨 가문의 편에 서겠다는 마음이 확고한 것 같다.

“총독님, 조씨 가문이 대체 총독님께 뭘 주셨습니까? 제가 10배 드릴게요.”

선우희재가 한마디 불쑥 던졌다.

“무엄하다!”

하용만의 낯빛이 어두워지더니 매섭게 호통쳤다.

“선우희재, 너 날 대체 뭐로 본 거야? 탐관오리? 썩어 문드러진 간신?”

“그럴 리가요. 희재 장군이 실수했나 봐요. 부디 화를 가라앉히세요, 총독님.”

강동국이 상황을 수습하려 했다.

“젊고 혈기 왕성해서 그런지 위아래도 모르는구나! 당장 네 사람들을 데리고 꺼져!”

하용만이 무섭게 몰아붙였다. 원래는 상대의 체면을 남겨주려 했지만 호의도 모르고 나댈 줄은 생각지 못했다.

“희재 장군, 오늘은 이만하고 무슨 일이 있으면 나중에 다시 얘기해요.”

강동국이 선우희재에게 눈치를 줬다. 총독 앞에서 두 사람이 힘을 합쳐도 그를 당해낼 수가 없었다.

선우희재의 천부적인 재능이 뛰어나고 앞날이 창창한 건 사실이지만 하용만과 맞서 싸우기에는 아직 한참 부족했다.

“총독님, 정말 조씨 가문을 도우실 겁니까?”

선우희재가 실눈을 뜨고 물었다.

“그래. 아무도 조씨 가문을 건드릴 수 없어. 불만이 있으면 언제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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