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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4화

“2대2면 우리도 뒤지지 않아요.”

황보용명이 덤덤하게 말했다.

“맹주님, 아무래도 2대1 같은데요? 안 부장관이 이 진흙탕 싸움에 끼어들 생각이 있는지 먼저 물어보세요.”

강동국이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뭐라고요?”

황보용명은 고개를 돌렸다. 안정양의 안색이 어둡고 한마디도 하지 않는 걸 보니 중도에 물러날 생각인 게 틀림없었다.

안정양에게 선우희재 한 사람과 맞서 싸울 실력은 그래도 있었다. 하지만 강동국까지 합세한다면 그건 또 별개 문제다. 게다가 조씨 가문과의 친분도 그리 깊지 않아 굳이 자신의 앞날까지 희생하면서 도와줄 필요가 없었다.

안정양의 침묵에 조씨 가문 사람들의 표정이 잿빛이 되었다. 안 부장관이 이대로 물러선다면 조씨 가문은 이 고비를 넘기기 어려워진다.

“족장님, 오늘 족장님의 계획에 놀란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아직은 부족해요. 인제 어떡하실 생각인가요?”

선우희재는 고개를 살짝 들고 조군수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강동국이 힘을 보탠다면 황보용명 혼자서는 결코 조씨 가문을 구할 수 없다.

조군수는 말없이 미간을 잔뜩 찌푸렸고 얼굴에 수심이 가득했다.

오늘 정녕 선우 가문에 고개를 숙여야 한단 말인가?

“호풍장군, 할 얘기 있으면 말로 해요. 굳이 이렇게까지 할 필요 있나요?”

상황이 뜻대로 돌아가지 않자 조군해가 나서서 수습하려 했다. 조금 전까지의 당당함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더 이상 화를 입고 싶지 않으면 수그러드는 수밖에 없다.

“말로 할 수는 있어요. 하지만 조건이 더 있어요.”

선우희재가 덤덤하게 말했다.

“무슨 조건이죠?”

조군해가 물었다.

“저 자식의 목숨을 가져갈 겁니다.”

선우희재가 갑자기 유진우를 가리키며 생각지도 못한 말을 내뱉었다.

‘천민 주제에 우리 선우 가문의 위엄에 도발했으니 대가를 치러야지. 오늘 저 녀석을 죽이는 걸로 다른 사람에게 경고를 할 거야!’

“그건...”

조군해의 표정이 굳어졌고 저도 모르게 옆에 있는 조군수의 눈치를 살폈다. 조군수는 당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아무 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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