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Chapter 301 - Chapter 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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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1화

만약 상대가 강제로 밀어붙인다면 머리를 박고 죽는 한이 있더라도 그의 뜻대로 되게 내버려 두진 않을 것이다.“강요하면 뭐? 이미 결혼 한 번 했었던 여자가 어디서 순진한 척이야? 당장 옷 벗어!”용호걸이 성난 목소리로 소리쳤다.“싫어요!”이청아는 이를 꽉 깨문 채 불편한 몸을 이끌고 비틀거리며 밖으로 나갔다.“도망쳐? 도망칠 수 있다고 생각해?”용호걸은 흉악스럽게 웃으며 재빨리 쫓아갔다. 이청아가 엘리베이터 문 앞까지 도망치려던 그때 용호걸이 갑자기 그녀를 확 덮치고는 미친 듯이 옷을 찢기 시작했다.“땡!”그때 엘리베이터 문이 갑자기 열렸다.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든 두 사람은 순간 멈칫했다. 유진우가 무뚝뚝하고 차가운 표정으로 엘리베이터에서 걸어 나오는 것이었다.“당신들 지금 뭐 하는 거야?”유진우가 살기를 내뿜으며 이를 꽉 깨물었다.통화할 때 얼버무리는 이청아의 모습에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 이청아 차의 위치를 추적했었다. 그런데 현장에 오자마자 이런 광경이 눈 앞에 펼쳐질 줄은 생각지 못했다.“어머, 당신이었군요.”용호걸이 천천히 일어서며 자연스럽게 바지를 올리더니 조롱 섞인 미소를 지었다.“내가 여자친구랑 애정행각을 하는 걸 몰래 훔쳐보려고 왔어요?”“여자친구?”유진우가 눈살을 찌푸리며 이청아에게 물었다.“대체 어떻게 된 거야?”“아니야... 진우 씨가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야.”이청아는 미친 듯이 고개를 내저었다. 하지만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청아 씨, 이런 일도 저 사람한테 숨길 건가요? 오늘 밤에 나랑 술도 마시고 더 가까워지고 싶다고 했잖아요. 이렇게 만났으니 그냥 솔직하게 얘기해요.”용호걸이 웃으며 말했다.“청아 씨, 이 사람이 바로 당신이 만나야 한다는 고객이야?”유진우의 낯빛이 말이 아니게 어두워졌다.통화할 때 하도 머뭇거려서 무슨 일이라도 생긴 줄 알았는데 이런 밀회일 줄은 생각지 못했다.“그게...”이청아는 말하려다가 멈추었다. 그를 속인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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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2화

“왜 아무 말이 없어? 대답 못 하겠어?”이청아가 아무 말이 없자 유진우의 마지막 희망도 완전히 깨지고 말았다. 그는 그녀에게 설명할 기회를 주었지만 아쉽게도 원하는 대답은 얻지 못했다.“미안해... 말 못 할 사정이 있어.”이청아는 칼로 마음을 도려내듯 찢어지게 아팠고 호흡마저 가빠졌다.“말 못 할 사정?”유진우가 코웃음을 쳤다.“무슨 사정이길래 몸도 팔고 설명조차 못 하는 건데?”“미안해... 정말 미안해...”이청아는 눈물을 비 오듯 흘렸다.“미안하다는 소리 그만해. 우린 이미 이혼했어. 당신이 뭘 하든 나랑 상관없어. 그러니까 미안해할 필요 없어.”유진우의 표정이 점점 차가워졌다.“하지만 앞으로는 날 귀찮게 하지 마. 나도 사람이야, 마음이 아프다고. 그러니까 부탁인데 제발 나 좀 놔줘.”“나...”이청아는 말하려다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다시 멈추었다.이런 상황에서 모든 걸 끝내버리면 오히려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남동생과 가족, 그리고 유진우를 위하여 용호걸의 뜻대로 할 수밖에 없었지만 신혼 첫날밤에 이 세상을 떠날 결심까지 마쳤다.“됐어요, 됐어요. 할 얘기는 다 한 것 같으니까, 이제 그만해요.”그때 용호걸이 비웃으며 입을 열었다.“청아 씨, 먼저 방에 가서 기다리고 있어요. 우린 이따가 제대로 즐겨요.”이청아는 제자리에 가만히 선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다만 유진우의 숨소리가 점점 거칠어지기 시작했다.“여기 서서 뭐 해요? 계속 구경할 건가요?”용호걸은 마치 하찮은 인간을 쳐다보듯 유진우를 아래위로 훑어보았다.“아참, 당신 여자 아주 죽여주던데요? 피부도 하얗고 부드러운 게 정말 최고예요. 이따가 제대로 즐겨야겠어요. 물론 당신만 괜찮다면 옆에서 구경해도 돼요. 하하...”용호걸의 미소가 사악하기 그지없었다.“이 자식이 뒤지려고!”순간 화가 치밀어 오른 유진우는 용호걸의 배를 힘껏 걷어찼다. 곧이어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용호걸은 벽에 부딪히면서 그대로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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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3화

의원으로 돌아온 유진우는 한참이 지나도 마음이 가라앉지 않았다.이청아의 말은 그에게 커다란 충격을 안겨주었다. 그녀가 이런 사람일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단지 복수하려고 일부러 가까이하고 그를 손아귀에 놓고 가지고 놀았다. 분명 좋게 좋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데 왜 적이 되지 못해 안달 나 하는지 도무지 이해 되지 않았다.‘대체 왜일까? 내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은인님, 무슨 일 있어요?”그때 왕현이 객실에서 걸어 나오며 떠보듯이 물었다.“제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씀하세요.”며칠 동안의 치료를 거친 결과 그의 단전도 꽤 회복되었다. 비록 아직 완전히 회복된 건 아니지만 이 정도만 해도 만족스러웠다.“술 한잔할까요?”유진우가 진열장에서 술 두 병을 꺼냈다. 주정뱅이 영감이 있는 한 술이 떨어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었다.“좋죠.”왕현도 흔쾌히 동의하며 자리에 앉았다.두 사람은 주거니 받거니 술잔만 기울일 뿐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분위기가 왠지 모르게 침울했다.술을 몇 잔 들이킨 유진우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다친 데는 어때요?”“이젠 괜찮아요. 이틀 후면 다 나을 것 같아요.”왕현이 감격에 겨운 목소리로 말했다.“이게 다 은인님 덕분이에요. 안 그러면 전 진작 폐인이 됐을 겁니다.”“어색하게 은인님이라고 부르지 말고 그냥 진우 씨라고 불러요.”유진우는 그에게 술을 따라주었다.“어찌 감히 그렇게 부르겠어요... 그럼 그냥 형님이라고 부를게요.”왕현이 멋쩍게 웃었다.“마음대로 해요.”유진우는 술잔을 들고 단숨에 들이마셨다.“지금 형님의 모습을 보아하니 혹시 여자 때문인가요?”왕현도 한 잔을 들이켰다.“어? 어떻게 알았어요?”유진우가 눈썹을 치켜올렸다.“하하, 같은 처지에 놓이게 되면 당연히 알죠.”왕현이 자신을 비웃었다. 자신의 스승과 약혼녀가 그렇고 그런 짓을 했는데 이보다 더 비참한 일이 어디 있단 말인가?“하긴.”유진우는 왕현의 처지를 생각하며 자신을 위로했다. 그는 술을 마시며 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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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4화

남자는 사납고 포악한 눈빛으로 두리번거렸다.“제가 유진우인데 무슨 일로 오셨죠?”유진우는 고개를 들어 그를 힐끗 보고는 계속하여 술을 마셨다.“전 현무문 건당의 제자입니다. 이렇게 직접 찾아온 건 민간의 룰대로 도전장을 건네러 온 것입니다. 우리 일곱째 형님인 준혁 형님을 죽였으니 마무리 지어야 하지 않겠어요? 그래서 큰형님이 당신이랑 끝장을 보려고 친히 강능으로 오셨어요!”남자는 기고만장하며 선전 포고서를 던졌다. 복수해도 당당하게 해야 했고 또 이 기회를 빌려 현무문의 위엄을 선보일 생각이었다.“그냥 돌아가요. 전 관심 없으니까.”유진우는 선전 포고서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단칼에 거절했다.“왜요? 두려워요?”남자가 조롱 섞인 웃음을 지었다.“준혁 형님을 죽일 땐 미쳐 날뛰더니 큰형님이라는 소리에 바로 쫄았어요?”“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아요. 난 당신네 큰형님이 누구인지도 모르니까.”유진우가 덤덤하게 말했다.“흥! 그럼 지금 알려줄게요. 우리 큰형님은 스카이 랭킹의 고수이자 현무문의 8대 천재 중 한 명인 송호예요. 다들 죽음의 칼잡이라고 부르기도 하죠.”“죽음의 칼잡이 송호?”왕현의 낯빛이 확 어두워지더니 두려움이 조금 짙어졌다. 현무문 제자인 그는 당연히 송호의 명성을 들어본 적이 있었다.현무문에 여덟 개의 파벌이 있었는데 각각 건, 곤, 이, 감, 태, 진, 손, 간이다. 매개 파벌마다 최고의 고수가 있었고 그 고수를 수석이라고 불렀으며 당주에 버금가는 존재였다. 권력으로 보나 실력으로 보나 현무문의 오너보다 더 강했다. 그리고 송호가 바로 건당의 수석제자였다.그는 30대 초반밖에 안 된 나이에 스카이 랭킹에 이름을 올린 천재이다.“죽음의 칼잡이는 무슨. 들어도 못 봤어요. 죽고 싶지 않으면 멀리 떨어져 있는 게 좋을 거예요.”유진우는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았다.“흥! 오만하기 짝이 없는 놈!”남자는 더는 예를 갖추지 않고 하찮은 인간을 쳐다보듯 그를 쳐다보았다.“이 자식아, 지금까지 우리 현무문이 보낸 선전 포고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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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5화

어느덧 이틀이라는 시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다.현무문의 최고 고수인 송호가 유진우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소문이 세간에 쫙 퍼졌다. 이 소식을 들은 무사들은 재미난 구경을 놓칠세라 곳곳에서 모여들었다.한 사람은 현무문 건당의 수석이자 스카이 랭킹에 이름을 올린 죽음의 칼잡이 송호이고 다른 한 사람은 요즘 명성이 부쩍 높아진 다크호스 유진우이다.두 사람이 대결을 벌인다는 소식에 세간이 시끌벅적해졌다. 수많은 구경꾼들이 아직 해가 뜨기도 전에 벌써 기운산에 도착했다.그 시각 기운산 아래.“사람이 이렇게나 많이 왔어요?”빼곡하게 늘어선 차량을 본 순간 유진우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원래는 그냥 일반적인 대결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 정도로 일이 커질 줄은 생각지 못했다.“현무문이 이래요. 명성이 자자한 제자가 누군가와 링 위에서 싸울 때마다 위세를 펼치거든요. 이젠 각 파벌 사이에 암암리에 정해진 규정이 돼 버렸어요.”왕현은 조금도 놀란 기색이라곤 없었다.“그래요?”유진우가 덤덤하게 웃었다.“일을 이렇게 크게 벌여놓고 혹시라도 지면 얼마나 창피해요?”“진다고요?”왕현의 입꼬리가 파르르 떨렸다.‘상대는 죽음의 칼잡이 송호예요. 현무문의 젊은 세대 중에 송호의 상대가 될만한 자가 거의 없는데 진다는 게 말이 돼요?’반드시 이긴다는 확신이 있기에 현무문이 대대적으로 일을 벌인 것이었다. 공증인을 모셔 왔을 뿐만 아니라 각 파벌의 엘리트 제자도 불러 모았다. 현무문의 위상을 과시하여 명성을 떨칠 계획이었다.“형님, 지금 후회해도 늦지 않았어요. 정말 올라갈 거예요?”왕현이 떠보듯이 물었다.“여기까지 왔는데 왜 그냥 가요? 올라가서 송호인지 뭔지 한번 만나봅시다.”유진우는 기지개를 켜고는 한 걸음 한 걸음 계단을 올랐다. 그런데 산 중턱까지 다다랐을 무렵 치열하게 싸우는 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에 따라 고개를 돌려 보니 도로 옆쪽의 울창한 숲속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싸우고 있었다.정확히 말하면 건장한 사내 십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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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6화

노인은 몸에 묻은 먼지를 툭툭 털었다. 그에게서 엄청난 고수의 기운이 풍겼다.“할아버지 역시 대단하세요!”노인이 승리를 거두자 소녀는 손뼉을 치며 유진우와 왕현을 쳐다보았다.“어때요? 우리 할아버지 아주 대단하시죠?”“현영아, 방금 할아버지가 했던 공격 잘 봤지? 이게 바로 철장문의 장법이야. 열심히 훈련해서 성공한다면 반드시 천하에 명성을 떨칠 수 있을 거야.”고창석이 우렁찬 목소리로 말했다.“할아버지, 꼭 열심히 훈련해서 할아버지의 기대에 부응할게요!”고현영이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아 참, 이 두 분은 누구셔?”고창석의 시선이 유진우와 왕현에게 향했다.“지나가는 사람들인데 오지랖 넓게 끼어들려고 하는 걸 제가 막았어요. 저 사람들 실력에 괜히 끼어들면 민폐만 되잖아요.”고현영이 설명했다.“그런 거였구나.”고창석이 두 사람을 아래위로 훑어보았다.“이 기운산에 도적 떼가 많고 맹수들도 아주 많아요. 두 젊은이는 괜히 이리저리 다니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충고 감사합니다. 어르신이 괜찮으시니, 저희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유진우는 두 손을 가슴 앞에 맞잡고 예를 표하고는 곧장 돌아서려 했다.“잠깐만요!”그때 고현영이 갑자기 불렀다.“두 사람도 송호 선배가 유진우인지 뭔지 그 사람이랑 대결하는 거 보려고 온 거예요?”“네, 설마 그쪽도?”유진우가 되물었다.“당연하죠.”고현영이 우쭐거리며 고개를 들었다.“사실대로 얘기할게요. 이번에 현무문에서 아주 많은 무림 선배들을 공증인으로 모셨다고 해요. 우리 할아버지가 바로 공증인 중 한 분이거든요.”“공증인?”유진우는 가소롭게 웃었다.“그럴 필요가 있나요?”“왜 필요가 없죠?”고현영이 두 눈을 부릅떴다.“딱 봐도 당신은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은데 조금이라도 명성이 있는 고수가 대결을 펼친다면 반드시 공증인을 모시거든요. 대결의 공정성을 위해서.”“그렇군요.”유진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세간의 이런 규정을 잘 알지 못하는 건 사실이었다.“젊은이들이 생각도 바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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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7화

“싫으면 말고. 난 또 아까 우리를 돕겠다는 마음이 기특해서 기회를 준 건데. 굴러들어온 복을 제 발로 차버리겠다면 어쩔 수 없지, 뭐.”고창석은 점잔을 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더니 두 사람이 언젠가는 꼭 후회할 거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의 모습에 유진우와 왕현은 서로 눈짓을 주고받으며 웃기만 했다.“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우리랑 함께 올라가요. 혹시라도 다른 위험이 있을지도 모르니까.”고창석은 뒷짐을 지고 산을 올랐다.“우리 할아버지랑 나란히 걸을 수 있는 걸 영광으로 생각해요.”고현영은 그들을 째려본 후 재빨리 따라나섰다.유진우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피식 웃었다. 산을 오르는 길이 이 길밖에 없어 하는 수 없이 따라나섰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산꼭대기에 도착했다.기운산 산꼭대기에 커다란 야외 링이 놓여있었는데 이곳이 바로 유진우와 송호가 대결을 펼칠 곳이었다.링 주위에 벌써 많은 사람이 몰려들었다. 대부분 명성을 듣고 찾아온 무사들이었는데 삼삼오오 모여드니 참으로 시끌벅적했다.“어머, 고 오너님 아니십니까? 만나서 반가워요!”“고 오너님의 존함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습니다. 오늘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서 정말 영광입니다.”고창석이 나타나자 많은 무사들이 다가와 깍듯하게 인사했다. 철장문이 그래도 꽤 지위가 있다는 걸 보아낼 수 있었다.“봤죠? 이게 바로 우리 할아버지의 위엄이에요!”고현영은 우쭐거리며 유진우와 왕현을 째려보았다.“벌써 후회하기 시작했죠? 하지만 아쉽게도 이미 늦었어요.”유진우는 그녀의 말을 못 들은 척했고 왕현도 고개를 옆으로 돌리며 거들떠보지 않았다.“오너님이 이번 결투의 공증인이라면서요? 오너님은 누가 이길 것 같아요?”그때 누군가가 갑자기 물었다.“그게 질문인가요? 당연히 죽음의 칼잡이인 송호 선배가 이기죠.”고현영이 앞다투어 대답했다.“송호 선배는 현무문 건당의 수석제자이자 스카이 랭킹에 이름을 올린 고수예요. 명성을 떨친 후에 단 한 번도 진 적이 없다고요.”“죽음의 칼잡이의 실력이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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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8화

“흥! 잘난 척하긴!”고현영이 그를 째려보며 아니꼽게 말했다.“이따가 보면 알겠죠. 누가 더 강한지.”“유진우가 송호의 상대가 아니라고 해도 오래간만에 보는 천재인데 존중해줘야죠.”아까 말했던 그 사람이 또 입을 열었다.“맞아요. 송호가 도전장을 내민 걸 보면 유진우의 실력이 꽤 만만치 않다는 걸 뜻하겠죠. 안 그러면 일을 이렇게 크게 벌일 필요도 없고요.”“유진우가 인제 고작 20대 초반이래요. 그런데 벌써 천재 무사라는 소리를 듣는 걸 보면 아주 보기 드문 인재인 건 맞는 것 같아요.”“유진우가 송호한테 지더라도 그건 영광스러운 패배입니다.”그 순간 많은 사람들이 너도나도 한마디씩 보탰다. 그들은 송호가 이길 거라고 믿었지만 유진우의 실력과 천부적인 재능도 부정하진 않았다.“듣건대 유진우는 지금까지 아무 파벌도 없이 스스로 전부 깨우쳤대요. 우리 양정문에 들어온다면 앞날이 참 창창할 텐데.”“하하... 백여 명밖에 안 되는 양정문 규모로 가능하겠어요? 그냥 포기해요. 괜히 인재의 앞날을 망치지 말고.”“맞아요! 파벌 규모로 보나 발전 가능성으로 보나 우리 청산파가 훨씬 낫죠. 우리가 초대한다면 유진우는 절대 거절하지 않을 겁니다.”“저기요... 다들 철장문은 안중에도 없는 거예요?”그때 고현영이 언짢은 얼굴로 말했다.“파벌의 유구한 역사라면 우리 철장문과 비교할 만한 파벌이 없죠. 유진우가 진짜로 파벌을 선택했다면 당연히 우리 철장문을 선택하겠죠.”그 소리에 유진우는 고개를 갸우뚱했다.‘저 여자는 참 자신감이 넘친단 말이지. 아직 누군지 보지도 못했으면서 승리를 확신하고 말이야.’그리고 무엇보다 고창석도 당연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다들 의견이 분분하던 그때 한 무리의 현무문 제자들이 갑자기 다가왔다. 그들 중 맨 앞에 선 사람이 전세권과 진경준이었다.“어머, 큰형님 아니십니까?”전세권은 왕현을 단번에 알아보고 잇몸을 드러내며 웃었다.“큰형님, 몸이 다 망가졌는데도 세간의 일에 끼어들려고 왔어요?”“내가 뭘 하든 너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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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9화

“선배님!”“세권 오빠!”전세권이 휙 날아간 걸 본 순간 주변 사람들은 저마다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고 두려움에 떨었다. 단전이 망가진 왕현에게 아직 이런 실력이 남아있을 줄은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감... 감히 날 때렸어요?”전세권은 가슴팍을 고통스럽게 움켜쥐고 분노를 터뜨렸다.‘파벌에서 쫓겨난 쓸모없는 놈이 무슨 배짱으로 이렇게 나대?’“때리면 뭐? 죽인 것도 아닌데. 이 정도면 충분히 자비를 베푼 거야!”왕현이 앞으로 다가가 민아의 손을 덥석 잡았다.“민아야, 겁먹지 마. 내가 있는 한 아무도 널 괴롭히지 못해. 내가 이 목숨을 바쳐서라도 널 꼭 지킬 거야.”“선... 선배... 지금 뭐 하는 거예요!”민아는 굳은 얼굴로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민아야, 그동안 네가 많이 힘들었다는 거 알아. 이제부터는 잘해줄게. 우리 둘이 그냥 도망치자, 응? 강남을 떠나서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가는 거야. 어때?”왕현이 기대에 찬 눈빛으로 물었다. 전원중을 이길 수는 없어도 그의 여자와 함께 도망칠 수는 있었다. 최대한 위험을 멀리해야 했다.“선배, 미쳤어요? 전 이젠 세권 오빠의 사람이라고요!”민아가 눈살을 찌푸렸다.“네가 어쩔 수 없어서 이러는 거 알아. 너 전세권 안 좋아하잖아. 네가 고개만 끄덕인다면 바로 떠날 수 있어!”왕현의 눈빛이 한결 부드러워졌다.“싫어요... 전 안 가요!”민아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너 무슨 말 못 할 사정이라도 있는 거지? 걱정하지 마. 너한테 무슨 일이 있든 내가 최선을 다해 해결해 줄게!”왕현이 진지하게 말했다.“이거 놔요!”민아는 왕현의 손을 홱 뿌리치며 소리를 질렀다.“선배, 아직도 모르겠어요? 전 선배를 좋아하지 않는다고요! 그러니까 제발 정신 좀 차려요!”그녀의 말에 왕현은 넋이 나간 얼굴이었다.“뭐... 뭐라고?”“일이 이렇게 된 이상 저도 더는 숨기지 않을게요.”민아가 숨을 깊게 들이쉬고는 싸늘하게 말했다.“그때는 선배의 높은 신분 때문에 선배랑 결혼하겠다고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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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0화

“쨍!”장검이 왕현의 목을 찌르려던 그때 누군가 갑자기 손을 내밀어 칼끝을 덥석 잡았다.“뭐야?”고개를 든 전세권은 눈앞에 서 있는 사람을 보자마자 움찔했다.“당신이 어떻게 여기에...”조금 전 모든 신경을 왕현에게 쏟은 바람에 그의 뒤에 누가 서 있었는지 제대로 보지 못했다. 그보다 더 강한 사람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사랑할 가치도 없는 여자 때문에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어요?”유진우는 전세권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왕현만 뚫어지게 보았다.“계속 죽겠다고 고집을 부리겠다면 그렇게 해요. 당신 같은 쓸모없는 사람을 살린 적이 없다고 생각할 테니까. 하지만 아직 자존심이 남아있다면, 남자라면 당장 일어나요! 천하제일의 검객이 되겠다면서요? 지금 이 꼴로 그럴 자격이나 있다고 생각해요? 정신 차려요!”그러더니 손을 내밀어 왕현의 따귀를 후려갈겼다.“짝!”왕현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아무 빛도 없이 멍하던 두 눈이 드디어 정신이 조금 든 것 같았다.그는 전세권의 흉악스러운 얼굴과 혐오 가득한 눈빛의 민아를 번갈아 보고는 자신을 비웃었다.“형님 말씀이 옳아요. 절 사랑하지 않는 여자 때문에 목숨까지 바쳐서야 하겠어요? 고마워요, 형님!”왕현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금 이 순간 그는 마치 무언가를 내려놓은 듯 얼굴에 드리워졌던 침울함이 완전히 사라졌다. 단전 부위의 내공이 미친 듯이 요동치기 시작했고 점점 다음 레벨로 돌파할 기미가 보였다.“뭐지?”유진우는 의외라는 듯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는 왕현이 곧 본투비 레벨로 돌파할 거라는 예감이 확 들었다.“무슨 일이야?”그때 몇몇이 그쪽으로 다가왔다. 맨 앞에 서 있는 남자는 깔끔한 옷차림의 중년 남자였다. 벌레 한 마리도 못 죽일 것 같은 이미지였지만 눈빛에 서늘함이 담겨 있었다. 이 사람이 바로 현무문의 오너 전원중이었다.“아버지! 마침 잘 오셨어요!”전세권의 두 눈이 반짝이더니 대뜸 고자질하기 시작했다.“아까 여기서 왕현을 만났거든요. 그런데 그 자식이 질투 때문에 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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