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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2화

“왜 아무 말이 없어? 대답 못 하겠어?”

이청아가 아무 말이 없자 유진우의 마지막 희망도 완전히 깨지고 말았다. 그는 그녀에게 설명할 기회를 주었지만 아쉽게도 원하는 대답은 얻지 못했다.

“미안해... 말 못 할 사정이 있어.”

이청아는 칼로 마음을 도려내듯 찢어지게 아팠고 호흡마저 가빠졌다.

“말 못 할 사정?”

유진우가 코웃음을 쳤다.

“무슨 사정이길래 몸도 팔고 설명조차 못 하는 건데?”

“미안해... 정말 미안해...”

이청아는 눈물을 비 오듯 흘렸다.

“미안하다는 소리 그만해. 우린 이미 이혼했어. 당신이 뭘 하든 나랑 상관없어. 그러니까 미안해할 필요 없어.”

유진우의 표정이 점점 차가워졌다.

“하지만 앞으로는 날 귀찮게 하지 마. 나도 사람이야, 마음이 아프다고. 그러니까 부탁인데 제발 나 좀 놔줘.”

“나...”

이청아는 말하려다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다시 멈추었다.

이런 상황에서 모든 걸 끝내버리면 오히려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남동생과 가족, 그리고 유진우를 위하여 용호걸의 뜻대로 할 수밖에 없었지만 신혼 첫날밤에 이 세상을 떠날 결심까지 마쳤다.

“됐어요, 됐어요. 할 얘기는 다 한 것 같으니까, 이제 그만해요.”

그때 용호걸이 비웃으며 입을 열었다.

“청아 씨, 먼저 방에 가서 기다리고 있어요. 우린 이따가 제대로 즐겨요.”

이청아는 제자리에 가만히 선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다만 유진우의 숨소리가 점점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여기 서서 뭐 해요? 계속 구경할 건가요?”

용호걸은 마치 하찮은 인간을 쳐다보듯 유진우를 아래위로 훑어보았다.

“아참, 당신 여자 아주 죽여주던데요? 피부도 하얗고 부드러운 게 정말 최고예요. 이따가 제대로 즐겨야겠어요. 물론 당신만 괜찮다면 옆에서 구경해도 돼요. 하하...”

용호걸의 미소가 사악하기 그지없었다.

“이 자식이 뒤지려고!”

순간 화가 치밀어 오른 유진우는 용호걸의 배를 힘껏 걷어찼다. 곧이어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용호걸은 벽에 부딪히면서 그대로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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