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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3화

의원으로 돌아온 유진우는 한참이 지나도 마음이 가라앉지 않았다.

이청아의 말은 그에게 커다란 충격을 안겨주었다. 그녀가 이런 사람일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단지 복수하려고 일부러 가까이하고 그를 손아귀에 놓고 가지고 놀았다. 분명 좋게 좋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데 왜 적이 되지 못해 안달 나 하는지 도무지 이해 되지 않았다.

‘대체 왜일까? 내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은인님, 무슨 일 있어요?”

그때 왕현이 객실에서 걸어 나오며 떠보듯이 물었다.

“제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씀하세요.”

며칠 동안의 치료를 거친 결과 그의 단전도 꽤 회복되었다. 비록 아직 완전히 회복된 건 아니지만 이 정도만 해도 만족스러웠다.

“술 한잔할까요?”

유진우가 진열장에서 술 두 병을 꺼냈다. 주정뱅이 영감이 있는 한 술이 떨어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었다.

“좋죠.”

왕현도 흔쾌히 동의하며 자리에 앉았다.

두 사람은 주거니 받거니 술잔만 기울일 뿐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분위기가 왠지 모르게 침울했다.

술을 몇 잔 들이킨 유진우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다친 데는 어때요?”

“이젠 괜찮아요. 이틀 후면 다 나을 것 같아요.”

왕현이 감격에 겨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게 다 은인님 덕분이에요. 안 그러면 전 진작 폐인이 됐을 겁니다.”

“어색하게 은인님이라고 부르지 말고 그냥 진우 씨라고 불러요.”

유진우는 그에게 술을 따라주었다.

“어찌 감히 그렇게 부르겠어요... 그럼 그냥 형님이라고 부를게요.”

왕현이 멋쩍게 웃었다.

“마음대로 해요.”

유진우는 술잔을 들고 단숨에 들이마셨다.

“지금 형님의 모습을 보아하니 혹시 여자 때문인가요?”

왕현도 한 잔을 들이켰다.

“어? 어떻게 알았어요?”

유진우가 눈썹을 치켜올렸다.

“하하, 같은 처지에 놓이게 되면 당연히 알죠.”

왕현이 자신을 비웃었다. 자신의 스승과 약혼녀가 그렇고 그런 짓을 했는데 이보다 더 비참한 일이 어디 있단 말인가?

“하긴.”

유진우는 왕현의 처지를 생각하며 자신을 위로했다. 그는 술을 마시며 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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