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아침, 안씨 가문의 어느 객실 안.유진우는 가부좌를 틀고 앉아 조용히 마음을 가다듬으며 수련 중이었다.그때, 갑작스럽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누구지?”유진우는 천천히 눈을 떴다. “선생님, 저 규찰이에요. 아침 식사를 가져왔습니다.”문밖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아, 그래.”곧 유진우는 일어나 문을 열었다.문밖에는 열다섯, 열여섯쯤 되어 보이는 가냘픈 소년이 서 있었다. 소년은 정성스럽게 준비된 음식상을 들고 있었다.소년의 이름은 규철, 안씨 가문의 하인으로 부모 없이 외롭게 자란 불쌍한 아이였다.유진우가 안씨 가문에 머물기 시작한 어제부터, 규철은 그의 시중을 들며 차를 내고 안부를 묻는 등 성실하게 돌봐주었다.아주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성격의 불운한 아이였다.“수고 많았어.”유진우는 살짝 몸을 비켜 규철에게 들어오라고 했다.“아니에요. 당연히 할 일입니다.”규철은 감격스러운 듯 허리를 굽혀 인사한 뒤, 조심스럽게 음식 상자를 내려놓고 테이블에 내려놓고 하나씩 꺼내기 시작했다.“선생님, 오늘 아침엔 여덟 가지 요리를 준비했습니다.”규철은 요리를 내놓으며 설명했다.“첫 번째 요리는 잡채.”“두 번째 요리는 돼지 갈비찜.”“세 번째 요리는 생선 양념구이.”“네 번째 요리는 더덕구이.”“다섯 번째 요리는 탕평채.”“여섯 번째 요리는 달걀찜.”“일곱 번째 요리는 오이 숙장아찌.”“여덟 번째 요리는 된장찌개입니다.”모든 요리를 다 내놓고 그릇과 젓가락을 준비한 뒤, 규철은 고개를 숙인 채 조용히 한쪽에 물러섰다.“아침부터 이렇게 거하게 차릴 필요 없는데? 그냥 두유나 죽이라도 간단하게 주면 될 텐데.”유진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선생님은 저희 안씨 가문의 귀한 손님이십니다. 어르신께서 특별히 정성껏 대접하라고 하셨습니다.”규철이 대답했다.“아, 맞다. 어르신 상태는 어때? 깨어나셨나?”유진우가 갑자기 물었다.“오늘 아침에 어르신께서 잠시 깨어나셨습니다. 정신도 돌아오셨고...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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