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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7화

“뭐죠? 지금 이 상황에서 손을 쓰겠다고요?”

유진우는 앞뒤를 둘러보며 냉소적인 웃음을 지었다.

“나는 여러분들의 딸을 구했고 그 후에는 약제를 전해 주었으며 어제는 어르신을 저승 문턱에서 끌어내 왔습니다. 이토록 많은 일을 해왔는데 안씨 가문은 감사는커녕 오히려 은혜를 원수로 갚으려 하다니... 이 사실이 밖으로 알려진다면 안씨 가문의 체면과 명성이 어떻게 될 것 같으십니까?”

이 말에 안두천을 포함한 모두의 얼굴이 미묘하게 변했다.

안두천은 가문의 명성을 지키기 위해 규철에게 독을 쓰게 했던 것이다.

그렇게 하면 만일 문제가 생기더라도 규철을 희생양으로 삼아 책임을 회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규철이 죽은 상태에서 공공연히 문제를 일으킨다면 어떤 비난을 받을지 장담할 수 없었다.

살인과 배신, 은혜를 원수로 갚는다는 소문이 퍼지면 안씨 가문의 신뢰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이 분명했다.

심사숙고 끝에 안두천은 일단 물러나기로 결정했다.

“지금 뭐 하는 거야? 선생은 우리 안씨 가문에 큰 은혜를 베푸신 분인데 어찌 그리 무례하게 굴 수 있단 말이야? 정말 예의가 없군! 어서 물러서!”

안두천은 송자현을 꾸짖으며 길을 막고 있던 무도 고수 둘을 밀어내고 유진우에게 다가가 웃으며 말했다.

“정말 미안하네. 우리 아내가 아버지의 건강을 염려하다 보니 순간적으로 감정이 격해져 말이 지나쳤어.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길 바라네.”

이 부부는 상황에 따라 서로 역할을 나눠 하나는 위협하고 다른 하나는 유화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이 상례였다.

위협이 통하면 좋고 통하지 않더라도 완전히 체면을 잃지는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안씨 가문에도 이성을 가진 사람이 있군요. 아예 체면은 신경도 안 쓰는 줄 알았습니다.”

유진우는 비꼬듯이 웃으며 말했다.

“너...!”

송자현은 곧바로 반발하려 했지만 안두천의 눈빛에 의해 멈췄다. 그리고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진우 씨의 은혜, 우리 안씨 가문은 결코 잊지 않을 거야. 혹시 필요하신 것이 있다면 말만 해.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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