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Chapter 91 - Chapter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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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화

우현이 이 정도로 잔인한 사람일 줄은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 걸핏하면 손찌검하고 게다가 때린 상대도 서울에서 온 귀족이었다.역시 악명이 괜히 자자한 게 아니었다!“감... 감히 날 때려?”여호준은 따끔거리는 볼을 부여잡고 믿을 수 없는 표정으로 말했다.자그마한 곳에서 날개 치던 양아치가 감히 그를 때리다니! 그는 여씨 가문의 도련님인데!“때리면 뭐? 내 구역에서 행패를 부리는데 그럼 가만히 있어?”우현이가 싸늘하게 웃었다.“내가 여씨 가문 사람인 거 몰라?”여호준이 얼굴을 굳혔다. 체면을 목숨보다도 중히 여기는 그가 많은 이들 앞에서 따귀를 맞았다는 건 평생의 치욕이었다.“여씨 가문? 그런데 뭐?”우현이 가소롭다는 듯이 웃었다.“아무리 대단한 외지인이라도 토박이 세력을 억누르지 못한다는 말 몰라? 내 구역에서 내가 벌벌 기라고 하면 기어야 해. 알아듣겠어?”예전에 여씨 가문이 잘 나간 건 사실이었다. 그땐 우현뿐만 아니라 그의 배후에 있는 보스도 여씨 가문의 눈치를 봐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겉으로는 강해 보이나 속은 텅 비어있다. 번지르르한 이름뿐인 그들은 사실 진작 삼류 가문으로 전락했다.“우현! 지금 공개적으로 우리 여씨 가문에 도전장을 내미는 거야?”여호준의 낯빛이 조금 어두웠다. 원래는 가문의 명성으로 상대를 제압하려 했지만 전혀 먹히지 않았다.“내 앞에서 그만 시건방을 떨어! 여씨 가문 이젠 망한 거나 다름없잖아? 솔직하게 얘기할게. 내 배후에 있는 조력자가 바로 안씨 가문의 안 어르신이야!”우현이는 두 눈을 부릅뜨고 호통쳤다.“안 어르신?”여호준의 두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가득 찼던 분노가 순식간에 확 사그라들었다.안 어르신은 재벌가인 안씨 가문 출신인데다가 진정한 사업 거물이다. 서울 전체에서도 아주 명성이 자자한 인물이다.여씨 가문이 전성기였을 때도 안 어르신을 만나면 깍듯하게 예를 갖춰야 하니 얼마나 대단하겠는가!우현 같은 별 볼 일 없는 양아치에게 안씨 가문 같은 조력자가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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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화

우현의 낯빛이 어두워지더니 날카로운 두 눈으로 주변을 경계했다. 그리고 대답 대신 날아온 건 맥주병이었다.“퍽, 퍽, 퍽, 퍽...”맥주병은 마치 폭탄처럼 끊임없이 날아왔고 게다가 어찌나 정확하게 조준했는지 한 무리의 건장한 사내들이 전부 힘없이 바닥에 쓰러졌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1인당 맥주병 하나로 해결했는데 아주 깔끔 그 자체였다!“젠장, 대체 누가 숨어서 이런 짓을 하는 거야? 재간 있으면 어디 한번 나와봐!”우현은 분노하며 고함을 질렀다. 단지 맥주병으로 십여 명의 사람을 쓰러뜨린 걸 보면 절대 만만한 자가 아니다.“우현, 관용을 베풀 수 있을 땐 관용을 베풀어야지, 모조리 없애 버릴 필요까진 없지 않나?”유진우가 인파 속에서 천천히 걸어 나오자 사람들의 시선이 순식간에 전부 그에게 쏠렸다.“저 사람은 누구야? 누군데 감히 우현 씨 부하들을 습격해? 죽고 싶어서 환장했나?”“얼굴은 잘생겼는데 머리가 좀 나쁘네. 감히 우현 씨를 건드리다니.”“나 같았으면 맥주병 던지고 바로 도망쳤어. 굳이 얼굴은 왜 내밀어? 아주 제 발로 불구덩이에 뛰어들었네!”구경꾼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어떤 이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고 어떤 이는 그를 존경하기도 했으며 또 어떤 이는 우물에 빠진 사람에게 돌을 던졌다.“네가 여긴 어떻게...”이청아가 잠깐 흠칫했다. 유진우가 이곳에 나타날 거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저 쓸모없는 놈이 여긴 왜 왔대?”장경화와 이현이 어리둥절한 얼굴로 서로를 쳐다보았다.“넌 또 누구야? 감히 내 사람을 때려?”우현은 그를 잡아먹을 기세로 으르렁거렸다.“내가 누군지는 중요하지 않아. 너의 안전을 위해서 오늘 일은 그냥 없던 걸로 하지.”유진우가 덤덤하게 말했다.“없던 걸로 한다고? 네까짓 게 뭔데 그런 소리를 지껄여? 난...”우현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려던 그때 맥주병 하나가 갑자기 그의 머리에 떨어졌다.“퍽!”굉음이 울려 퍼지더니 시뻘건 피가 술과 함께 흘러내렸다.그 모습에 현장 전체가 경악을 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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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화

“너... 감히 날 쳤어?”갑작스러운 상황에 멍해진 우현은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머리를 어루만졌다. 손에 시뻘건 피가 흥건했다.몇 년 만에 이런 상처를 입었는지 모르겠다. 남쪽 구역을 평정한 이후로 그에게 예의 없게 구는 사람도 없었는데 술병으로 그를 가격한다는 건 있을 수도 없는 일이었다.다들 유진우가 죽고 싶어서 환장했다고 생각했다.“우현, 내가 충고하는데 그냥 넘어가는 게 좋을 거야.”유진우가 덤덤하게 말했다.“넘어가긴 개뿔. 너 오늘 내 손에 죽었어. 사지를 갈기갈기 찢어 죽일 거다!”정신을 차린 우현은 연신 포효했다. 그런데 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칼이 그의 목을 겨누고 있었다.날카로운 칼날이 피부를 찌르면서 시뻘건 피가 흘러나왔다. 조금만 더 깊게 찌른다면 경동맥을 찌르게 된다.술집 전체가 갑자기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우현의 포효 소리도 멈췄고 사람들도 더는 수군거리지 않았다.칼을 든 유진우를 보고 있는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만약 술병으로 내리쳤다면 실수로 그랬다고 변명이라도 할 수 있지만 칼을 겨누는 건 그에게 대놓고 도발하는 뜻이었고 그야말로 치욕 그 자체였다.유진우의 겁 없는 행동은 다시 한번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었다.“야 이 자식아! 너 지금 뭐 하는지 알기나 알아?”우현이 뻣뻣하게 굳은 몸으로 흉악스럽게 말했다.“오늘 내 털끝 하나라도 건드렸다간 이 대문을 못 나갈 줄 알아!”“아이고 무서워라. 난 겁이 많은 사람이라 혹시라도 손이 떨려서 실수로 확 찌르면 어떡해? 그럼 내 탓은 아니겠네.”유진우가 칼을 앞으로 더 들이밀자 칼날이 살을 파고들면서 피가 더 세게 흘렀다. 그의 움직임에 혼비백산한 우현은 입꼬리를 파르르 떨었다.“그만해!”그때 빨간 옷차림의 한 여자가 호통쳤다.“당신이 누구든 우현 씨를 당장 풀어줘. 안 그러면 네 친구들도 다 죽어!”“유진우! 멍청한 짓 해선 안 돼! 당장 그 칼 내려놔!”이청아가 고래고래 고함을 질렀다. 유진우가 갑자기 충동적으로 우현을 죽일까 걱정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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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화

사람들은 안 어르신이 나타나면 유진우는 죽은 목숨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두 사람이 만나자마자 싸우기는커녕 진작 알고 지낸 사이처럼 이야기꽃을 피웠다.그 바람에 가장 놀란 건 우현 일행과 이청아 가족들이었다. 다들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그 광경을 지켜봤다.“말도 안 돼. 저 자식이 안 어르신과 아는 사이라고?”“세상에나, 저 자식 뭐야? 대체 뭔데 안 어르신이랑 웃으며 얘기를 나누는 건데?”뭇사람들은 수군거리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안 어르신, 저 사람을 알아요?”우현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침을 꿀꺽 삼켰다.“유진우 씨는 선미 친구야. 너 간이 배 밖으로 나왔어? 감히 이분을 건드려?”안도균의 얼굴이 싸늘하기 그지없었다.“네? 조선미 씨 친구라고요?”우현이 혼비백산했다. 조선미는 강능의 3대 거물 중 한 명일 뿐만 아니라 배후에 서울의 재벌이 받쳐주고 있어 안 어르신과 같은 레벨인 거물이었다.자기 사람이라면 끔찍이도 아끼는 조선미인데 그런 그녀의 친구를 건드렸으니 앞으로 엄청난 보복을 당할 게 뻔했다.“안 어르신, 그... 그게... 저...”우현이 횡설수설했다.“됐어, 그만 버벅거리고 진우 씨한테 사과해. 오늘 일은 여기서 끝내도록 해.”안도균이 손을 내저었다.“네네...”우현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더니 유진우에게 웃으며 정중하게 사과했다.“유진우 씨, 정말 죄송합니다. 아까는 제가 멋도 모르고 나댔습니다. 부디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번 한 번만 용서해주시길 바랍니다.”“이럴 필요까진 없어요, 우현 씨. 우현 씨가 복수만 하지 않으면 됩니다.”유진우도 예의 바르게 말했다.“그럴 리가요...”우현은 줄줄 흐르는 식은땀을 닦았다.“앞으로 진우 씨와 진우 씨 친구분들은 저희 고객들입니다. 여기서 소비하시면 전부 공짜로 해드리겠습니다.”그의 비굴한 모습에 구경꾼들은 여간 놀란 게 아니었다. 조금 전까지 흉악스럽기 짝이 없던 우현이가 갑자기 굽신거리며 사과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진우 씨, 우린 이만 본론이나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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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화

“도균 삼촌,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할게요.”유진우는 차를 한 모금 마신 후 덤덤하게 말했다.“인삼을 이미 구했다면서요? 물건은요?”“진우 씨가 조급해하는 것 같으니 나도 더는 숨기지 않을게요.”안도균이 웃으며 손뼉을 치자 한 경호원이 나무 상자를 들고 걸어왔다. 안도균은 경호원에게서 나무 상자를 건네받고 테이블에 내려놓은 후 바로 열었다.손바닥만 한 크기에 겉은 누런색이었고 뿌리가 이상하리만큼 풍성한 인삼이 눈앞에 모습을 드러냈다.“역시 좋은 물건이네요!”인삼을 확인한 유진우의 얼굴에 기쁜 기색이 역력했다. 오백 년 된 인삼은 아주 희귀한 보물이나 마찬가지였다. 영약 한 알을 만들기 위한 목표까지 또 한 걸음 가까워졌다.“진우 씨, 어때요? 마음에 들어요?”안도균이 웃을 듯 말 듯 한 얼굴로 물었다.“당연하죠. 고마워요, 도균 삼촌.”유진우가 활짝 웃으며 가져가려고 손을 내밀자 나무 상자가 갑자기 턱하고 닫혔다.“진우 씨, 급할 거 없잖아요. 얘기 좀 더 나눠요.”안도균이 한 손으로 나무 상자를 잡고 있었는데 딱 봐도 지금 당장 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도균 삼촌, 이건 또 무슨 뜻이죠?”유진우가 두 눈을 가늘게 떴다.“진우 씨, 난 우금환의 제조 비법에 대해 아주 관심이 많아요. 그 제조 비법을 나한테 팔 수 있나요?”안도균이 진지하게 물었다.“도균 삼촌, 이건 약속이랑 다르잖아요. 내가 병을 치료해 주면 오백 년 된 인삼을 구해주겠다고 했잖아요.”유진우가 말했다.“진우 씨가 잘못 기억한 거 아니에요? 내 병을 치료해 준 건 맞아요. 그래서 그 보수로 클라우드 호텔을 주었잖아요. 그리고 이 인삼은 당연히 우금환의 제조 비법이랑 바꿔야죠.”안도균이 씩 웃었다.“지금 한 입으로 두말하겠다는 뜻인가요?”유진우의 낯빛이 점점 더 차가워졌다. 원래는 안도균이 인삼을 가져다주러 온 것인 줄 알았는데 우금환의 제조 비법에 눈독을 들였을 줄은 생각지 못했다.“말을 그렇게 해서는 안 되죠, 진우 씨. 우린 그저 서로 필요한 것만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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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화

처음에 안도균은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자신만만했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뭔가 심상치 않음을 바로 깨달았다. 유진우의 힘이 그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강했던 것이었다.엄청난 힘이 마치 파도가 밀려오듯 무섭게 전해지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고 심지어 그의 손바닥 전체가 뚜두둑 하고 소리 나기 시작했다. 이대로 더 버텼다간 뼈가 다 부러질 것 같았다.안도균의 낯빛이 어두워지더니 결국 참지 못하고 유진우를 물리치려고 주먹을 뻗었다. 그런데 유진우는 피하기는커녕 오히려 그 주먹을 그대로 받아쳤다.“쾅!”두 주먹이 부딪치면서 안도균이 앉아있던 의자가 순식간에 산산조각이 났다. 안도균도 그 힘을 이기지 못하고 뒷걸음질 치다가 벽에 기대고서야 멈춰 섰다. 그런 그와 달리 유진우는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가만히 앉아있었다.양측의 실력이 한순간에 판가름 났다.“너 아주 실력을 숨기고 살았구나. 내가 널 과소평가했어!”안도균은 실눈을 뜨며 당황한 기색을 감추려 애를 썼다. 나이도 어린 유진우에게 이런 엄청난 힘이 있을 줄은 정말 몰랐다.고작 주먹 한 방을 당해내지 못하다니.비록 힘으로 전력을 완전히 파악할 순 없지만 적어도 상대의 몸이 아주 강하다는 건 증명되었다.“도균 삼촌, 그럼 이 인삼은 제가 가져가도록 할게요.”유진우는 주저하지 않고 나무 상자를 들고 자리를 뜨려 했다. 안도균같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 자는 이미 그의 블랙리스트에 들어갔다. 앞으로 다시는 그와 거래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안 어르신, 제가 사람을 보내서 물건을 빼앗아올까요?”우현은 떠보듯 물었다. 그는 안도균과 유진우가 친한 친구는 아니라는 걸 단번에 알아챘다. 그렇다면 그도 더는 무서울 게 없다.“쟤 꽤 실력 있는 놈이야. 네 밑의 애들은 아예 상대가 안 돼.”안도균이 저릿저릿한 팔을 움직였다.“그럼... 그냥 이대로 보낼 건가요?”우현은 내키지 않아 하며 말했다. 조금 전 잃은 체면을 다시 찾고 싶었다.“보내다니? 하하... 절대 그럴 수 없지!”안도균이 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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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화

“난 그냥 무슨 일이든 생각 좀 하고 움직이라고 충고하는 거야. 든든한 배후가 있다고 해서 제멋대로 굴어선 안 돼.”이청아가 진지하게 말했다.“남자는 그래도 스스로의 능력으로 높은 자리에 앉아야지. 권력 있는 사람한테 빌붙으면 한때는 잘나가겠지만 오래 가지 못해. 네가 이 도리를 제때 깨달았으면 좋겠어.”그녀의 말에 유진우는 저도 모르게 피식 웃었다.“내가 권력 있는 사람한테 빌붙었다고 누가 그래?”“아니야? 조선미 씨의 명성이 아니었더라면 아까 우현 씨가 널 놔줬겠어?”이청아가 솔직하게 얘기했다.“네가 그렇다면 그런 거지, 뭐. 아무튼 난 당신들 눈에 한낱 무능력자니까.”유진우가 웃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한번 뇌리에 박힌 인상은 바꾸기 어렵다. 어느 날 갑자기 사실이 눈 앞에 펼쳐진다고 해도 어떤 이들은 믿지 않고 다른 핑계로 자신을 설득하려 한다.“유진우, 아니꼬워하지 마. 정말 자존심이 있으면 자신의 능력으로 성과를 이뤄봐. 여자한테 빌붙는 기생오라비로 살지 말고!”이청아가 얼굴을 굳혔다.“기생오라비가 어때서? 그것도 능력이야.”유진우가 어깨를 들먹였다.“너...”화가 난 이청아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그녀가 좋은 마음으로 얘기했지만 상대는 고마워하기는커녕 오히려 영광스럽게 생각했다.‘정말 답이 없네!’두 사람이 대화하는 사이 순찰차 몇 대가 갑자기 달려오더니 길목을 봉쇄했다. 곧이어 차 문이 열리자 제복 차림의 경찰들이 드높은 기세로 걸어왔다.“누가 유진우야?”그중 한 소대장이 물었다.“접니다.”유진우가 대답했다.“무슨 일인가요, 경찰관님?”“방금 당신이 귀중 물품을 훔쳤다는 신고가 들어왔어. 우리랑 함께 경찰서로 가.”소대장이 호통쳤다.“훔치다니요? 경찰관님, 무슨 오해가 있는 거 아닙니까?”유진우가 실눈을 뜨며 물었다.“지금 그 상자 안에 든 게 뭐야?”“인삼입니다.”“그럼 맞네! 지금 당장 경찰서로 가서 조사받아!”소대장은 더는 얘기하지 않고 유진우에게 수갑을 채웠다.“경찰관님,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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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화

그날 밤, 어두운 감방.유진우와 이청아가 서로 등진 채 의자에 묶여있었다. 방 안이 어찌나 습하고 어두운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았고 왠지 모를 위압감이 느껴졌다.“미안해. 너도 끌어들일 줄은 몰랐어.”유진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네가 귀중 물품을 훔쳤다던데 그게 정말이야?”이청아가 갑자기 물었다.“네 생각은?”“넌 그럴만한 용기가 있는 사람이 아니야. 누군가 뒤에서 널 모함했겠지. 우현 씨랑 연관이 있어?”“우현은 그저 시키는 일이나 하는 부하고 진짜 주모자는 안도균이야.”유진우가 대답했다.“안도균? 안 어르신 말이야?”이청아가 화들짝 놀랐다.“아까 웃으면서 얘기도 나눴잖아? 그새 안 어르신을 건드린 거야?”“내가 한 대 때렸어.”유진우가 덤덤하게 말했다.“뭐?”이청아의 낯빛이 확 바뀌었다.“안 어르신을 때렸다고? 너 미쳤어?”안 어르신이 누구인가? 안 회장의 친척이자 서울 재벌가인 안씨 가문 사람이다.흉악하기 그지없는 우현마저도 그의 앞에서는 쩔쩔매는데 유진우가 그를 때렸다니. 이건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는 거나 다름없었다.“안도균이 먼저 때리려고 했으니까 난 정당방위야.”유진우의 낯빛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넌 매사에 너무 충동적이야!”이청아가 분노를 터뜨렸다.“안 어르신이 어떤 분인지 몰라서 그래? 네가 감히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어? 안 어르신 한마디면 널 쥐도 새도 모르게 없앨 수 있다고!”“어차피 이렇게 된 거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대책을 세우면 되지, 뭐.”유진우는 전혀 개의치 않아 했다.“말은 참 쉽게 하네. 너 혼자서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아?”이청아가 퉁명스럽게 말했다.“이따가 기회 봐서 조선미 씨한테 전화해서 도와달라고 해. 지금 널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조선미 씨밖에 없어.”이 말을 내뱉는 그녀의 마음이 왠지 모르게 쓰라렸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조선미의 집안 배경은 확실히 그녀가 넘어설 수 없다는 생각이 가끔 든다.“철컥!”두 사람이 한창 얘기하던 그때 감방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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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화

밤이 점점 깊어갔다.그 시각 장경화와 이현 일행이 감방문 앞에서 조급하게 기다리고 있었다.이청아는 이씨 가문의 기둥이라 그녀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이씨 가문이 망하게 된다. 하여 이청아를 구하기 위해 이씨 가문에서는 동원할 수 있는 관계를 몽땅 동원했다.뭇사람들이 소식이 나타나기만을 고대하던 그때 한 경찰이 갑자기 걸어 나왔다.이현이 경찰에게 바로 달려갔다.“혁재 형, 상황이 어때? 우리 누나 풀어줄 수 있겠어?”“이현아, 내가 방금 알아봤는데 이 일은 서 경장님께서 직접 담당한 일이라 나 같은 경찰은 아예 끼어들 자격도 없어.”장혁재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그럼 어떡해? 다른 방법은 없어?”이현이 당황함을 감추지 못했다.“그래그래! 장 경관이 우릴 도와준다면 이 은혜를 평생 잊지 않겠어.”장경화가 간곡하게 부탁했다.“최선은 다하겠지만 확실한 답변을 드릴 순 없어요. 그리고 사람을 빼내려면 자금이 필요하니까 미리 준비하시고요.”“형, 방금 4억을 준비했는데 먼저 갖고 있어. 부족하면 내가 더 마련해 보도록 할게. 형이 도와주면 일이 끝난 후에 사례는 제대로 할게.”이현이 은행 카드 한 장을 꺼내 그에게 건넸다.“알았어. 다시 알아볼게.”장혁재는 남몰래 돈을 챙긴 후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이현아, 4억이 적은 돈도 아니고 네 친구 믿을만해?”장경화가 불안한 얼굴로 물었다.“어찌 됐든 시도는 해봐야 할 거 아니야.”이현이 이를 꽉 깨물었다.“아 참, 호준 도련님은 어디 갔어요?”그때 누군가가 갑자기 물었다.“호준이 친구 만나러 간댔어. 친구 분이 청아를 빼낼 수 있는 능력이 있나 봐.”장경화가 대답했다.“그렇군요. 호준 도련님까지 도와준다면 이중 보험을 든 거나 마찬가지니까 아무 문제 없을 거예요.”뭇사람들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 시각, 어느 한 화려한 별장.여호준은 한 장발 미녀와 함께 욕조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한데 뒤엉킨 채 이리저리 자세를 바꿔가며 즐기는 두 사람의 얼굴에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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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화

바깥이 발칵 뒤집힌 그때 감방의 경장 사무실은 쥐 죽은 듯이 고요했다.“서 경장, 어떻게 됐어? 그 자식 그렇게 하겠대?”우현이 자리에 앉자마자 다급하게 물었다.“걔 선택은 중요하지 않아. 어차피 내 손에 들어온 범인은 결국에는 굴복하게 돼 있으니까.”뚱보가 시가를 입에 물고 여유 있게 말했다.“서 경장이 직접 나서는데 당연히 문제없겠지. 하지만 길게 끌어봤자 좋을 건 없으니까 최대한 빨리 해결해 줘.”우현이 말했다.“뭐야? 지금 날 가르치려 드는 거야?”뚱보가 싸늘하게 째려보았다.“그럴 리가. 그 자식 배후에 든든한 조력자가 있어서 빨리 해결하지 않으면 일이 복잡하게 될까 봐 그래.”우현은 재빨리 미안한 얼굴로 해명했다.“복잡할 게 뭐가 있어? 난 그저 원칙적으로 일을 처리할 뿐이야. 그리고 여긴 내 구역인데 누가 감히 날 건드려?”뚱보는 한껏 여유를 부렸다.“그럼 그럼. 서 경장은 황상수 님의 사위인데 다들 서 경장 앞에서는 굽신거리기 바쁘지.”우현이 그를 치켜올렸다.“하하! 그래도 넌 머리가 좋네.”뚱보가 큰 소리로 웃었다. 그가 가장 의기양양 해하는 건 자신의 경장 자리가 아니라 황상수가 그의 장인어른이라는 것이었다. 황상수는 강능의 최고 권력자였다.“서 경장, 이건 안 어르신께서 준비하신 선물이니까 받아줘.”우현은 그에게 선물 상자를 건넸다. 선물 상자를 열자 금빛이 반짝이는 걸 본 뚱보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하하, 안 어르신도 참, 뭘 이런 걸 다 준비하셨대? 돌아가서 어르신한테 감사하다고 전해줘. 그리고 이 일은 내가 실수 없이 제대로 처리할 테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전해.”“그럼 서 경장만 믿을게!”우현과 서 경장이 한창 얘기를 나누던 그때 아까 그 소대장이 갑자기 들어왔다.“무슨 일이야?”뚱보가 재빨리 선물 상자 뚜껑을 닫았다.“경장님, 이씨 가문 사람들이 지금 밖에서 돈은 얼마든지 줄 테니까 이청아라는 여자를 풀어달라고 사정하고 있습니다.”소대장이 사실대로 고했다.“흥! 그 여자는 풀어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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