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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화

“너... 감히 날 쳤어?”

갑작스러운 상황에 멍해진 우현은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머리를 어루만졌다. 손에 시뻘건 피가 흥건했다.

몇 년 만에 이런 상처를 입었는지 모르겠다. 남쪽 구역을 평정한 이후로 그에게 예의 없게 구는 사람도 없었는데 술병으로 그를 가격한다는 건 있을 수도 없는 일이었다.

다들 유진우가 죽고 싶어서 환장했다고 생각했다.

“우현, 내가 충고하는데 그냥 넘어가는 게 좋을 거야.”

유진우가 덤덤하게 말했다.

“넘어가긴 개뿔. 너 오늘 내 손에 죽었어. 사지를 갈기갈기 찢어 죽일 거다!”

정신을 차린 우현은 연신 포효했다. 그런데 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칼이 그의 목을 겨누고 있었다.

날카로운 칼날이 피부를 찌르면서 시뻘건 피가 흘러나왔다. 조금만 더 깊게 찌른다면 경동맥을 찌르게 된다.

술집 전체가 갑자기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우현의 포효 소리도 멈췄고 사람들도 더는 수군거리지 않았다.

칼을 든 유진우를 보고 있는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만약 술병으로 내리쳤다면 실수로 그랬다고 변명이라도 할 수 있지만 칼을 겨누는 건 그에게 대놓고 도발하는 뜻이었고 그야말로 치욕 그 자체였다.

유진우의 겁 없는 행동은 다시 한번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었다.

“야 이 자식아! 너 지금 뭐 하는지 알기나 알아?”

우현이 뻣뻣하게 굳은 몸으로 흉악스럽게 말했다.

“오늘 내 털끝 하나라도 건드렸다간 이 대문을 못 나갈 줄 알아!”

“아이고 무서워라. 난 겁이 많은 사람이라 혹시라도 손이 떨려서 실수로 확 찌르면 어떡해? 그럼 내 탓은 아니겠네.”

유진우가 칼을 앞으로 더 들이밀자 칼날이 살을 파고들면서 피가 더 세게 흘렀다. 그의 움직임에 혼비백산한 우현은 입꼬리를 파르르 떨었다.

“그만해!”

그때 빨간 옷차림의 한 여자가 호통쳤다.

“당신이 누구든 우현 씨를 당장 풀어줘. 안 그러면 네 친구들도 다 죽어!”

“유진우! 멍청한 짓 해선 안 돼! 당장 그 칼 내려놔!”

이청아가 고래고래 고함을 질렀다. 유진우가 갑자기 충동적으로 우현을 죽일까 걱정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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