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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화

우현이 이 정도로 잔인한 사람일 줄은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 걸핏하면 손찌검하고 게다가 때린 상대도 서울에서 온 귀족이었다.

역시 악명이 괜히 자자한 게 아니었다!

“감... 감히 날 때려?”

여호준은 따끔거리는 볼을 부여잡고 믿을 수 없는 표정으로 말했다.

자그마한 곳에서 날개 치던 양아치가 감히 그를 때리다니! 그는 여씨 가문의 도련님인데!

“때리면 뭐? 내 구역에서 행패를 부리는데 그럼 가만히 있어?”

우현이가 싸늘하게 웃었다.

“내가 여씨 가문 사람인 거 몰라?”

여호준이 얼굴을 굳혔다. 체면을 목숨보다도 중히 여기는 그가 많은 이들 앞에서 따귀를 맞았다는 건 평생의 치욕이었다.

“여씨 가문? 그런데 뭐?”

우현이 가소롭다는 듯이 웃었다.

“아무리 대단한 외지인이라도 토박이 세력을 억누르지 못한다는 말 몰라? 내 구역에서 내가 벌벌 기라고 하면 기어야 해. 알아듣겠어?”

예전에 여씨 가문이 잘 나간 건 사실이었다. 그땐 우현뿐만 아니라 그의 배후에 있는 보스도 여씨 가문의 눈치를 봐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겉으로는 강해 보이나 속은 텅 비어있다. 번지르르한 이름뿐인 그들은 사실 진작 삼류 가문으로 전락했다.

“우현! 지금 공개적으로 우리 여씨 가문에 도전장을 내미는 거야?”

여호준의 낯빛이 조금 어두웠다. 원래는 가문의 명성으로 상대를 제압하려 했지만 전혀 먹히지 않았다.

“내 앞에서 그만 시건방을 떨어! 여씨 가문 이젠 망한 거나 다름없잖아? 솔직하게 얘기할게. 내 배후에 있는 조력자가 바로 안씨 가문의 안 어르신이야!”

우현이는 두 눈을 부릅뜨고 호통쳤다.

“안 어르신?”

여호준의 두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가득 찼던 분노가 순식간에 확 사그라들었다.

안 어르신은 재벌가인 안씨 가문 출신인데다가 진정한 사업 거물이다. 서울 전체에서도 아주 명성이 자자한 인물이다.

여씨 가문이 전성기였을 때도 안 어르신을 만나면 깍듯하게 예를 갖춰야 하니 얼마나 대단하겠는가!

우현 같은 별 볼 일 없는 양아치에게 안씨 가문 같은 조력자가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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