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Chapter 191 - Chapter 200

1430 Chapters

제191화 모든 것이 그의 공로

운경의 말이 떨어지자 강진성과 강일헌은 마치 무슨 농담이라도 들은 듯 웃었다.“큰댁은 정말 재미있군요. 큰 할머님 병세가 위급해서 병원으로 모신 거 아닙니까? 이런 상황에서 저런 루저에게까지 희망을 걸다니 정말 우습기 짝이 없네요. 지금 이 자리에 다른 분들도 계시니 형님 체면을 봐서 이 정도만 하지요. 그런데 형님께 그런 기대를 품고 계시다니 본인의 의견은 들어 보셨습니까?” 강일헌은 말하는 내내 무진을 응시했다. 명백한 경멸의 시선을 담고.“그럼요, 고모님. 너무 그렇게 편파적이시면 안 되지요. 저희도 절반은 고모님 조카 아닙니까? 앞으로도 고모님의 회사 내 위치는 절대 낮지 않을 겁니다. 형님에 대해서는 더 이상 기대를 갖지 않으시는 게 좋을 거라 말씀드리고 싶군요. 그렇지 않다가 너무 실망하시지 않겠습니까?”강진성의 말에는 운경을 끌어들이려는 의도도 들어 있었다.강무진의 친 고모이긴 하지만 작금의 큰 댁 상황에서 볼 때 강운경이 아직 회사에 발을 담고 있어야 했다.직위도 낮지 않은 강운경이 자신들에게 돌아서면 자연 일이 훨씬 수월해질 것이다다만, 강운경이 호의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었다!눈치 빠른 사람들이라면 강무진이 루저라는 사실을 다 알 것이다.안금여와 강운경은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한사코 저런 쓸모없는 놈을 편애하다니.그들은 시간으로 증명할 것이다.과연 누가 최선인지.“회사를 더 높이 끌어올려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익을 줄 수 있지 않겠습니까? 우리 무능력하신 형님에 대해 말하자면 저택에 머물며 정신병부터 치료해야 맞는 것 같은데, 고모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강일헌 저들은 강무진을 무시하고 있음이 명백했다.요 몇 년 동안 회사에서 고생한 사람은 자신들이었다. 그에 반해 강무진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 않나 말이다.회장직을 물려받으려면 자신들의 동의뿐만 아니라 주주들까지…….물론 동의하지 않을 테지만.강운경의 눈이 조소를 띠었다. 속이 쓰린 건 말할 것도 없고.저들보다 몇 십 배나 뛰어난 무진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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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화 상상 속에서 나온 것 같네요

운경의 말이 끝나자 회의실 안이 잠시 정적에 잠겼다. 그러더니 곧이어 믿을 수 없어 하는 소리들이 들렸다.차라리 이 모든 일들을 안금여 회장이 한 것이라면 모를까 강무진이라는 저 루저가 했을 거라고는 절대 믿기지 않았다.강상철과 강상규의 반발은 더 컸다.큰집이 회장직을 지키려고 모든 공을 억지로 강무진에게 돌린 것에 불과하다는 생각이었다.“강 대표, 거짓말도 정도가 있어야지. 있지도 않은 일을 늘어놓고 사람들을 기만하다니. 재미없군.”“그래요, 고모님. 늘 형님을 아껴 오신 걸 잘 알지만, 이렇게 과장할 필요는 없지요. 아마도 모두 고모님의 상상에서 나온 것 같은데요.”말하면서도 강일헌은 웃음을 참느라 죽을 지경이었다. 얼굴에 경련이 일 정도였다.일부러 지어낸 과장된 표정과 동작은 모두 큰집의 호의도 모르는 큰 댁을 비웃기 위함이었다.저들의 태도를 하나하나 지켜보던 운경의 마음이 한층 더 차가워졌다. 냉소를 띈 운경이 입을 열었다.“여러분들이 믿지 않을 줄 알았죠. 그래서 증거를 준비했습니다.”대형 스크린을 열고 세계 100대 기업 중 하나와 직접 연결했다. 현재 WC그룹과 협력관계에 있는 유럽 최대의 회사였다.세계적적 기업으로 이 회사의 회장은 미스터 애벗이었다.자리에 참석한 주주들은 모두 알고 있다 할 수 있는 인물.하지만 비즈니스에서는 보통 자신의 비서를 대리인으로 내세워 처리했고, 미스터 애벗 본인은 사람을 잘 만나지 않는 걸로 유명했다.그러나 지금 미스터 애벗의 익숙하지만 직접 대면하기 힘든 얼굴이 대형 스크린에 등장해 주주들에게 놀라움을 안겨주었다.동시에 운경의 말에 대해 조금씩 믿음이 가기 시작했다.스크린에 모습을 보인 미스터 애벗은 곧장 무진에게 시선을 고정한 뒤 인사를 건넸다.“헤이, 무진. 요즘 잘 지냅니까?”“음, 아주 좋아요. 애벗 씨도 좋아 보이는군요.”두 사람은 오랜만에 만난 오랜 친구처럼 먼저 인사를 나누었다.그리고 사업상의 일을 논의하기 시작했다.강씨 그룹이 최근 계약을 체결한 대형 수주 건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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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화 회복 불가능

미스터 애벗 쪽의 회담이 끝난 뒤 무진은 또 다른 두 기업과 영상 회의를 진행했다.믿고 싶지 않지만 생생한 현실이었다.강상철과 강상규 등 무진을 무시하던 이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예전 강무진을 얼마나 경멸했는지 생각하면 지금 얼마나 난감할까.강무진이 보여주는 현실에 그야말로 자신들의 얼굴이 땅에 처박힌 꼴이었다.모든 회의가 끝나자 주주들은 모두 조용했다.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더 이상 말할 면목이 없는 표정들이다.천지분간 못하고 눈앞에서 껍죽댔는데 결국 강무진이 그룹의 리더였던 것이다.운경 곧장 일어나 선언했다.“요 몇 년 동안 회사가 지금의 성장을 할 수 있었던 모든 게 무진이 뒤에서 손을 쓴 덕분입니다. 이 일은 회장님과는 전혀 무관합니다. 지금 회장님의 연세는 쉬셔야 하는 게 맞습니다. 강무진은 자신의 신분에 맞게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야 합니다.”이때 무진은 예전처럼 침묵으로 대처하지 않고 마침내 입을 열어 발언했다.“여러분은 조금도 불안해하실 필요 없습니다. 계속 회사에 남아서 여러분이 원하는 것들을 가져가실 수 있습니다. 제가 능력이 부족해서 회사를 더 잘 이끌 수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의견을 제기하셔도 됩니다.”무진이 차가운 눈으로 사방을 둘러보았다.패기가 넘치는 말투에 그동안 애써 가두어 뒀던 기운이 발산되자 다들 엄청난 압박감을 느꼈다.타고난 카리스마에 두려움에 몸이 떨릴 정도였다.소위 지배자의 기운이란 게 아마 이렇지 않을까.주주들 중 누구도 입을 열지 못했다.중요한 합작회사들과 모두 긴밀한 관계에 있는 무진이 그룹의 생명줄을 쥐고 있다고 봐야 했다.지금 만약 화가 난 강무진이 모든 인적 자원을 거둬 버리기라도 한다면자신들은 조금도 이익을 얻지 못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경악으로 입을 다물지 못하는 주주들의 모습을 운경이 흐뭇하게 바라보았다.지금 저들이 목격한 강무진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다.평소 말하지 않은 건 그들과 실랑이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일 뿐.강상철과 강상규까지 더하니 진짜 못 볼 지경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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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화 한 번도 실수한 적 없어

모두 의문을 품고 있음을 알아차린 운경이 숨김없이 솔직하게 털어놓았다.“그 해 큰 오빠와 올케가 사망한 이후, 무진이 또한 알 수 없는 살해 위협에 끊임없이 시달려 왔습니다. 요 몇 년 동안 여러분들이 편안하게 배당금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여러분들이 ‘쓰레기’라고 부르던 무진이 만들어 낸 것입니다.”주주들은 순간 한 대 크게 얻어 맞은 듯했다. 창피해서 고개조차 들기 힘들었다.주주들 하나같이 닳고 닳은 사람들이다. 자연히 자신들에게 이익을 줄 사람을 편들 것이다.강무진이 회사를 이어받아 경영하는 것에 아무런 이견이 없는 게 당연했다.이날 회사 경영권을 정식으로 넘겨받은 무진이 드디어 음지에서 양지로 나왔다.그러나 회장직에 관심이 없는 무진은 그룹의 총괄 대표이사 직을 넘겨받았다. 최고 의결권을 가진.회사 직원들 동작도 빠르지, 회사 내에 즉시 무진의 집무실이 만들어졌다.의심할 여지없이 그룹 건물 전체에서 채광이 가장 좋은 위치였다.그의 위상이 단연 돋보이는 상황이다.그동안 사람들의 눈을 가리기 위해 안금여의 사무실에서 일을 봐 왔었다.사실 무진에게는 별도의 사무실이 있었다.회사 내 아는 사람이 없었을 뿐.사무실 준비를 벌써 끝내다니 회사 직원들이 그래도 눈치가 좀 있는 듯하다.직원들이 새로 마련한 소파에 앉아 있다 회의실에서 나온 무진이 휠체어에서 일어나 직접 걸어 들어왔다.맞은편에 앉아 있던 운경의 눈엔 염려의 빛이 아직 남아있었다.“다리는 괜찮아? 의사가 서서 걸어도 된다고 했어?”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는 고모 운경이다.가까스로 좀 나은 터라 하루아침에 다치기 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었다.“괜찮아요. 의사가 운동을 많이 하는 게 다리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하더군요.” 무진이 운경을 달래듯 웃었다.성연의 치료 방식이 아주 좋은 덕에 그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빨리 회복되었다.시간이 좀 더 필요하겠지만 그의 다리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그럼 됐어. 성연이가 도와준 거지? 엄마 말씀이 맞나 봐. 성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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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화 그걸 어떻게 받아들이라고

주주총회 직후.강상철의 집으로 들어서는 강상철, 강상규의 안색이 좋지 않았다.“형님, 무진이 다리 진짜일까요?” 사실 눈살을 찌푸린 강상규가 진짜 묻고 싶은 것은 따로 있었다. 무진이 뭔가 기억을 떠올린 건 아닐까, 하는.“걷기까지 했는데 가짜겠어? 내가 그 놈을 얕잡아보았어. 지금 그 놈 능력이라면 우릴 속이는 것도 간단했겠지.”강상철의 얼굴이 차갑게 굳어 있었다. 형수 안금여 쪽에서 이런 수를 남겨 두었을 줄은 전혀 예상 못했다. 간신히 손에 넣었는가 싶었더니 또 이렇게 빠져나가 버렸다.본가 형수 쪽은 정말 운이 좋은 듯하다. 그런데 어째서 매번 이렇게 공교롭게 여겨지는 거지?괜히 그들을 힘들게 한 셈이 아닌가.가만 생각해 보면 그들을 힘들게 한 것도 아니지 않나?큰형님이 계실 때 늘 눌려 살았는데, 형님 가시고 난 뒤 또 눌려 지냈다.자신들보다 일찍 태어난 게 그렇게 대단한 거란 말인가?강상철의 마음에는 깊은 불만이 자리하고 있었다.“그럼 이제 어찌 해야 합니까?” 입을 연 강상규의 얼굴이 음산했다. 강무진의 명이 그리 길 줄 누가 알았겠나.가장 마음을 놓고 있던 대상이 거꾸로 화근이 되었다.“지금의 강무진은 우리가 건드릴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우선 조용히 상황을 지켜보지.”강상철이 양 입술을 힘주어 다물었다. 본가의 회생을 누구보다 원치 않는 이가 바로 자신이었다.그러나 또 누구보다 정세 판단이 빠르기도 했다. 지금 강무진과 강하게 부딪혀봐야 아무런 이득도 얻지 못할 것이다. 아니 엄청난 손해를 볼 수도.기회를 봐서 일격에 그 놈을 보내 버리는 수밖에는!“어떻게…….”강상규 또한 불만이 가득한 표정이었으나 결국 한숨만 길게 내쉴 뿐이었다.매번 성공을 코 앞에 두고는…….강상규가 강상철의 어깨를 살짝 두드렸다.“형님, 운이 나빴습니다. 우리가 큰집의 자리를 대신할 날이 꼭 올 겁니다. 그땐 저 눈엣가시 같은 놈을 반드시 뽑아버릴 겁니다!”“네 말이 맞다. 형수를 치매로 만든 우리가 아니냐? 강무진을 못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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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화 정말 가증스럽다

회사 업무를 시작하면서 무진은 먼저 회사 내 썩은 부분부터 정리하기 시작했다. 정식으로 회사를 인수한 셈이다.그동안 강상철과 강상규 측은 훼방을 놓지 않고 의외로 숨을 죽인 채 조용했다.이제 이 일도 완전히 일단락된 셈.운경의 속도 상당히 풀렸다.오랫동안 숨 죽인 채 참기만 하다가 드디어 어깨를 펴게 되었다.찍 소리 못하던 두 늙은이를 보니 막혀 있던 속이 시원하게 뚫리는 것도 같다.마침내 큰집 본가에서 둘째, 셋째 일가를 제압할 인물이 나온 것이다.기분 좋아 보이는 운경을 보던 무진도 마음이 홀가분했다.하지만 아직 방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고모, 안심하긴 아직 일러요. 쉽게 단념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어요.”강상철과 강상규가 회장직을 노린 게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 만큼 지금은 잠시 숨 죽인 채 엎드려 있을 뿐.위험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의미는 아니었다.강상철과 강상규가 있는 한 선선히 물러날 사람들이 아니었다.그 점을 염려하고 있던 운경 또한 굳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니 너도 당분간 최대한 조심하도록 해. 외출할 때도 인원을 좀 더 배치해서 빈틈을 보이지 않도록 하고!” 마음을 놓지 못한 운경이 신신당부를 했다.“아직은 대놓고 저에게 손을 쓰지는 못할 겁니다. 현재 제 수중에 있는 방대한 자원 때문에라도 최소한의 좋고 나쁨은 구분하겠죠. 설마 그 정도도 분간 못 할리가……. 어쨌든 고모가 더 조심하셔야겠어요.”무진이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저들의 향후 행동을 분석했다.무진의 말에 운경은 외려 대수롭지 않은 듯 손을 휘휘 저었다.“내 걱정은 안 해도 돼. 저들이 말한 것처럼 나는 출가외인이야. 그저 직장인으로 회사를 다니는 사람일뿐이니 나에게 손을 대지는 않을 거야. 그럴 가치도 없다고 생각할 걸?” “할머니 쪽을 지킬 사람들을 좀 더 보내도록 할게요.” 무진이 곧바로 운경의 뜻을 이해했다.지금은, 확실히 할머니 안금여가 더 위험한 상황이 맞았다.할머니는 이미 치매가 온 상태였다. 예전이라면 더 이상 작은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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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화 너무 이목을 끌 필요 없어

무진의 일이 알려지고 무진 또한 사람들의 시선에 노출되었다. 그러나 무진은 매일 꼬박꼬박 회사에 나가긴 하지만 예전과 매한가지로 일을 하는 듯 마는 듯했다.마치 자기 일이 아닌 것처럼.하지만 회사는 이미 완벽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은 채.이는 예전에도 무진이 회사를 관리해왔다는 강운경의 말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했다.그렇지 않았다면 이렇게 빨리 인수할 수 없었을 것이다.많은 주주들이 안금여를 만나려 고택을 방문했으나 사실은 강무진의 비위를 맞추려는 이가 대부분이었다.예전에야 온갖 비난들을 퍼부었지만, 이제 회사의 실권이 무진의 손아귀에 들어왔으니…….만일 스스로 뒤통수라를 친다 해도 이젠 득보다 실이 많은 상황인 것이다.그들의 방문 목적이야 우선 무진 태도를 떠보고 또 관계도 맺어 놓고 싶은 마음일 터.현재 강무진의 힘이 막강하니 관계를 터 두어도 좋으리라 생각하는 듯했다.그렇지만 고택 입구에 막 도착한 그들 앞을 막아서는 사람이 있었다.“이보게, 손 비서. 우리는 회장님을 뵈러 왔네. 이전에 업무가 바쁜 관계로 아직 회장님을 뵐 겨를이 없었어. 어쨌든 회장은 우리 회사의 일등공신이 아니신가? 당연히 찾아 뵙고 안부를 여쭈어야지.”무진의 실력이 점차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주주들의 눈에 비치는 손건호의 위치 또한 같이 상승한 듯.무진의 비서 손건호를 대하는 주주들의 태도가 매우 정중했다.예전이었다면, 벌써 비난하고 난리였을 것이다.이 늙은이들은 항상 시류에 따라 왔다갔다하는 기회주의자들이었다.꼿꼿하게 똑바로 선 손건호의 말투가 어째 좀 차갑다.“회장님은 지금 휴식 중이십니다. 회장님은 지금 무엇보다 안정이 필요하신 상태입니다. 그러니 주주 여러분들께서 이해해 주시기를 바랍니다.”강무진의 곁을 지킨 시간이 오래되어서인지 손건호의 몸에도 자연 특별한 아우라가 있었다.비록 강무진 같은 위압감은 아니지만 사람을 긴장시키기만 매한가지였다.앞으로 나섰던 주주가 마른침을 삼킨 후 조심스럽게 말했다.“그럼 강무진 총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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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8화 그녀의 소원을 풀다

손건호가 모든 해외 관계망을 총동원해서 브라이언 교수의 행방을 수소문하고 있었지만 시간만 지체되고 아직도 찾지 못했다. 결국 치료제를 구하지 못해 안금여의 병세는 그대로 방치되다시피 한 상태였다.무진뿐만 아니라 손건호도 애가 탈 지경이었다.그런 무진 측에 비하면 성연 측은 진전이 있었다.그동안 틈만 나면 연구소에서 지낸 성연이다.서한기 또한 성연 옆을 지켰다. 보스가 일하는데 수하 직원들이 쉴 도리가 있나.“보스, 완성했어요.” 뛰쳐나오며 소리치는 서한기의 음성이 흥분으로 떨리고 있었다.연구를 진행하며 수면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던 성연은 지금 연구실 소파에 누워 잠을 보충하고 있던 중이었다.서한기의 호들갑스러운 목소리가 잠에 빠져 있던 성연을 깨웠다.성연은 좀 심한 ‘모닝 성깔’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서한기가 전한 소식은 그녀의 짜증을 싹 없앴다.“정말 성공한 거야?” 지금 ‘성공했다’는 건 물론 안금여의 치료제를 말하는 것이다.자신이 자는 동안 수하의 연구원들이 치료제를 개발할 줄이야.인재들을 힘들게 키운 보람이 있었다.“물론이죠. 저와 같이 보러 가시죠.” 서한기의 목소리가 다시 차분해졌다.치료제 개발은 중차대한 일이었다. 안 그랬다면 감히 잠든 보스 송성연을 깨우는 간 큰 짓은 못했을 터.성연이 서한기와 함께 내부 깊숙한 곳에 있는 연구실로 들어갔다.옆에는 이미 흰 가운을 입은 조수 몇 명이 서 있었다.모두 눈 밑이 시커멓다.밤새 쉬지도 못한 행색들이다. 바로 이 치료제 때문에.성연이 다가가서 자세히 보았다. 과연 시험관 아래에 순백색의 영롱하고 투명한 알약 한 알이 있었다.실험기구를 사용해서 약물의 성분을 검사한 결과, 안금여의 치매 증세를 해독시켜 줄 수 있음을 먼저 확인했다. 성연은 특수 용기에 치료제를 담았다.그리고 주머니에 넣은 후 직원 모두에게 감사를 전했다.“요 며칠 정말 고생했어요. 모두에게 3일간의 휴가를 줄 테니 놀고 싶은 만큼 놀다 오세요. 모든 비용은 서한기 비서가 결재해 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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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화 결코 낙담하지 않아

집으로 돌아간 후에도 성연은 여전히 고민 중이다. 할머니에게 어떤 식으로 약을 먹여야 자연스러워 보일지.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신분이 드러날 수밖에 없을 터.다만, 지금 당장 실행 가능한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다.저녁을 먹는 동안 할머니를 돌보기 편하도록.요 며칠 안금여의 주치의인 조승호가 고택에 머물렀다. 장모 안금여를 살필 겸 돌발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였다.운경이 남편 조승호에게 물었다.“엄마 치료제는 어떻게 되어가요? 가능성은 좀 있어요?”조승호는 이 분야의 전문가였다.운경의 희망이 모두 그의 어깨에 달려있었다.무진에게 너무 큰 스트레스를 주고 싶지 않았다. 회사 경영으로 이미 충분히 바쁜 아이니까.결국 남편 조승호만 다그칠 수밖에 없었다.조승호가 물을 한 모금 마시며 대답했다.“이미 가닥이 잡혔어. 외국에서 이런 방면 약을 연구하는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했는데, 며칠이면 회복을 도울 약이 배송될 거야.”“정말요? 약을 보내오면 엄마가 예전과 같아지실까요?” 운경의 눈이 반짝거렸다.‘엄마가 정말 호전되시기라도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즘 매일 밤마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 까닭은 바로 엄마 안금여에 대한 걱정 때문.지금의 엄마가 귀찮다는 것이 절대 아니었다.앞으로 평생 이런 모습의 엄마를 돌보라고 해도 상관없었다.다만 평생을 바쁘게 사신 만큼 외부에 대해 아무런 지각도 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여생을 보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것뿐.그건 엄마에게 너무 불공평하지 않은가.엄마가 눈을 떠 직접 보셨으면 좋겠다. 회장직과 강씨 집안 본가를 지켜낸 자신들을.이제 엄마는 안심하고 노후를 보낼 수 있으실 텐데.특히나 흉악한 자들에 의해 쓰러지셨으니 더 그래서는 안 되는 것이다.조승호가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계속했다.“다만 아직 실험 단계여서 약의 효과를 단정하긴 어려워.”약을 드시고 회복하시지 못하면 아내 운경이 더 실망할까 봐 미리 설명했다.운경의 눈이 한순간 어두워졌지만, 그렇다고 낙담한 건 아니었다.‘그래도 지금은 희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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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화 조심해야 해

저녁 식사 후, 운경과 무진은 또 서재에 들어가 업무 처리로 바빴다.조승호는 의학 자료들을 검토하러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자연 남은 성연이 안금여를 돌보게 되었다.평소처럼 할머니가 앉은 휠체어를 방 안으로 밀고 간 성연이 이야기도 들려주고 노래도 불러 드렸다.할머니를 돌보며 성연이 생각해낸 방법이었다. 이야기 중간에 노래를 곁들이니 할머니가 좀 더 빨리 잠이 들었던 것이다.10분도 안 되어 할머니 안금여가 잠이 들었다.성연이 가방에서 침을 꺼냈다.조명 아래 차가운 빛을 띠는 침이 특별 제작한 케이스에 한 줄로 가지런히 꽂혀 있었다.긴 것, 짧은 것, 굵은 것, 가는 것 모두 있었다.넓은 부위에는 굵은 침을 사용했다. 혈관은 그렇게 민감하지 않았다. 뇌나 눈 등 중요한 부위라면 가는 침을 쓸 수밖에 없다. 중요 부위의 신경들은 반드시 조심해야 한다.만약 실력이 받쳐주지 않는다면, 감히 침을 사용하지 못할 것이다.성연은 케이스 안에서 가느다란 침 여러 개를 꺼내어 평소대로 안금여의 뇌에 꼽기 시작했다.동작 하나하나가 매우 신중했다.다행히 아무런 돌발 상황 없이 시침이 끝났다. 성연의 등이 땀으로 흥건했다.이미 습관이 된 지라 아무렇게 옆에서 휴지 한 장을 뽑아 등을 닦았다.그리고는 한쪽에 앉아 안금여를 바라보았다.이번에는 휴대폰도 들여다보지 않았다. 지금은 어느 때보다 중요한 때.반드시 안금여의 반응을 관찰하며 침을 뽑을 시간을 추산해야 했다.다행히 평소 무진과 운경의 회의가 비교적 오래 걸리는 편이었다.그 참에 성연도 한숨 돌릴 여유가 있었다.성연이 긴장을 풀려고 할 때 문밖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성연은 아직도 침이 꽂혀 있는 안금여를 보며 이마에 힘을 주었다. ‘지금 여기로 오는 건가?’지금 침을 꽂은 지 절반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다. 지금은 뽑을 수 없었다.뽑게 된다면 분명 영향이 있을 터.하지만 방이 이만큼 큰데도 숨을 곳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잠시, 당장 실행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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